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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라고 -34-

여시녀 |2004.12.20 14:50
조회 722 |추천 0

 

-34-

“뻐꾹 뻐꾹..”


허거덕..이게 웬 새소리?..

중간고사를 치고 있는 이 신성한 시험 시간에..웬 문자 소리? 혹시~~얼마 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아니었다..나의 휴대폰이 자신을 봐달라는 듯 처량하게 울고 있었다.

“허거걱...아니 이게 웬일이랴..”

내가 너무 놀래서 당황해 하자..학생들이 여기저기서 킥킥거리고 있었다..


“음음...미안하다..애들아..어서 시험에 집중하렴..”

말을 마친 나는 급히 휴대폰을 열어보았다..


‘유경아..오늘 머하냐? 수업마치고 보자..’


싸갈텡이엿다..언제나 이 녀석의 문자는 이리도 짧고 간결했다만..


아그야..오늘은 이 누나가..쪼까 바빠서 안되겠느니라..


나는 단번에 거절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지만...시험 중임을 자각하고는 퇴근을 하고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자 마자..나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교수님께서 부탁했던 꼭 찾아보아야할 자료가 있었는데...세상에나 그걸 또 까먹고.. 여지껏 시험기간이라고 시험문제를 출제해 놓고는 할일 없다고 땡가 땡가 놀고 있었던 것이다..


“어휴 내가 못살아 못살아..이게 먼일이냐고.낼까지 내야할 자료를..이일을 우짜냐고..밤을 새도

모자르겠다..증말....”

허겁지겁 노트북을 펼쳐든 나는 정신없이 자료를 복사해서 붙여 대고 정리를 하고...하여간 혼자서 공부

하는 사람마냥 모든 자료를 책상에 하나 가득 쌓아놓고는 해가 지는지 저녁시간이 흘러가는지도 모른 체

공부에 열중햇다..


11시..도서관 경비 아저씨가 나를 찾아왔다..

지금 아무도 없다고..아가씨 혼자 집에 어떻게 갈거냐고?

폐관시간은 12시지만...지금 혼자 내려가면 무서울텐데..어쩌냐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나는 주섬주섬 책들을 덮고 정리를 하고 노트북에 저장을 한 다음...물건들을 하나하나 챙겼다..


그런데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뭔가 하나가 빠진 것이다..멀까? 지갑인가? 노트북은 앞에 잇고..디스켓인가?


하나하나...다시 챙겨보던 나는 아뿔사..폰이 없다는 것을 그제사 발견했다..


주머니속을 모두 뒤지고...가방을 다시 확 뒤집어서 찾아보아도...없었다..


잃어버린 걸까?

어휴 자료 정리하던 도중 내 머리는 모두다 책속에 빠져버린건지..상황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도서관 중앙에 있는 뻐꾸기 시계가 12시를 가리키자..뻐꾹 소리를 듣는 순간..

생각이 났다..


아~낮에..학교 시험 시간 도중에..내가 교탁 안에 넣어두고는 그냥 놔두고 왔다..


이론...현빈이...학교 마치고 문자를 주기로 햇는데..어쩐다?


너무 당황스럽고 머리도 하애지고..손까지 떨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

입안이 빠짝 말라서는 침을 삼킬 수도 없었고 삼킬 침도 없었다..


이론...쓱을..급하게 짐을 다 챙긴 나는 우선 도서관 1층으로 내려가 보았다..

공중전화기가 한대 있었다..


그런데..이런 동전을 3개나 그냥 먹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악재다 악재..


다시금 나는 노트북 가방과 내 쎅을 들춰 메고는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버스정류장 까지는 꽤 먼거리였고...밤엔 우범지역으로 변하는 곳이엇기 때문에

굉장히 무서울 법한데..나는 공중전화기를 찾느라 정신없이 달리고 달려서 환한 불빛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런데..요즘 핸드폰이 워낙 잘 발달되어 있어서 공중전화기가 많이 없어졌다고 하더니..

정말 10분 이상을 달렸는데도...공중전화기는 한대도 없었다..

터덜터덜..버스 정류장에 서 있자...순간 12시가 넘어서...버스도 끊겨 버렸다는걸..뒤늦게 깨닫고..


어휴...지갑엔 딱 5천원밖에 없다..


증말..왜 이렇게 재섭는 하룬지 모르겠다..집에 가서 밤을 새도 모자를 판에..이일을 어쩐다..

난감햇다..일단은 택시를 타자..


짐이 많은 관계로...5천원 까지만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아저씨 5천원 될 때까지만 가주세요..”


“오잉?”

굉장히 불쌍한 아가씨 쳐다보듯 바라보는 아저씨 눈길에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파묻으며..


나는 열심히 노트북 가방만 째려보고 있었다..

조금만 더 바라보면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서 가방을 찢고 노트북 안에 저장된 자료마저도 태워버릴 것 같아..창밖을 바라보는데..괜시리 싸갈텡이 생각에 맘이 저려왔다.


‘나는 아직 사귈지 어떨지 결정도 못햇는데...이렇게 맘이 아푸다니..설마 집에 갔겠지..어디서 날 기다리겟어?

이게 웬일이랴...어휴..그 녀석은 갑자기..그렇게 약속을 잡으려고 하고...어휴..‘


가심이 답답해옴을 느낀건..택시비가 4,500원이 되면서 더욱 심해졌다..

4,600, 4,700 어휴.조금있다가 내려야 하는데...가만 보니 우리 집까진 3정거장이나 더 남았다.

시간은 벌써 12:30이 훌쩍 넘어서고..이래저래...신경을 쓰다보니..머리도 지끈 거릴려고 했다..


결국..5,000 땡하자마자..나는 내렷고..야속한 택시 아저씨는 나를 내버려 둔체..내 돈 5,000을 꿀꺽 삼키고선 사라져 버렸다..

휑뎅그렝한 주택가를 혼자 씰씰히..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터벅 터벅 걷는데..


맘은 얼릉 집에 가서 현빈이 녀석에게 전활 하고 싶었지만..요즘 잦아지는 외박과 늦은 귀가에 안그래도

집에서 아웃당할 판이어서 거실에 잇는 전화길 쓸 수 있을지...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집 근처까지 왔는데...


“야!!”


순간 울 동네가 떠나 갈 듯한 고함소리...


“허걱..”


왕왕왕..

조용히 잠을 자던 온 동네 개들이 다 일어나서 일제히 짖기 시작하고...하나둘 불이 켜지는 집도 있엇다.


이게 웬 망신..


“너 머야? 이런 주택가에서 그렇게 큰소리로..망신 스럽게..‘

“망신? 지금 시간이 몇시야? 왜 이시간에 나타나냐고..”

화가 머리끝까지 뻗친 듯..정말 그 녀석의 머리에선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미안 미안해...여기서 이러지 말고 딴데루 좀 가자..”

억지로 억지로..그 녀석을 끌고 좀 조용하고 한적한 놀이터까지 왔다..


“어휴...”

그런데 이 녀석...조용한 곳에 델꼬 오자...방금전까지 나를 칠 듯이 난리를 부리더니..

에게라? 지금은 조용하다?


슬슬 눈치를 살피는 나를 쳐다도 보지 않고 딴곳만 응시하는 그 녀석의 눈꼬리가 터져버릴 듯..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싸갈텡이..아 아니 현빈아...미안해...내가 있잖아?”


“머냐? 지금 내가 어리다고 무시하는거냐?”


엥? 이게 무신 소리여...


“아 아니..그게 아니고..”


“문자 못 봤어? 아무리 문자를 못봐도..지금 이 시간까지 전화 한통 안할 수가 있나?”


“저기 현빈아..”


“됐다.많이 늦었네..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자라..”


아니 저 혼자 화내고...저 혼자 성질 부리더니..그냥 휙 가버리는 건 머냐고요..


내가 말 한마디할 틈도 주질 않고...현빈이 녀석은 그냥 가버렸다..


“아니..현빈아 그게 아니고...내말도 들어봐야지..”


그녀석의 뒤통수에다 대고...내가 이미 말을 끝냈을때..그 녀석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런 증말 우짜라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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