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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1부 4막 : 인해대전(忍海大戰) #05 & #06)

J.B.G |2004.12.21 00:40
조회 150 |추천 0

#05

 

 

함현평야의 무와 태상의 대전이 명, 암이 갈릴 즈음… 인해에 안개가 엷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정해진 대로 절포진을 떠난 목진의 수군은 한 무리의 작은 나룻배를 율도로 보냈고, 주력 전함은 인해도로 행했다.

 

12시간 후.

인해도에서 망루를 지키던 병사는 봉화를 목격했다. 그리고 급히 그 사실을 인해도의 수군장 영달(英達)에게 보고했다.

 

“뭣이 적이 율도를?”

“네! 장군님!”

“…”

 

그러나 적국의 침략에 대한 보고를 듣고도 장수 영달은 망설였다. 그러자 부장 영위(英威)가 물었다.

 

“형님! 어찌 명을 내리시지 않은 것입니까?”

“사실은 절대로 움직이지 말라는 명을 받았느니라?”

“네? 지금 율도가 공격을 당하고 있는데 어찌해서…”

“나도 도대체 그 영문을 모르겠다. 선우현 군사의 군령이니…”

 

그러나 군령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그를 부장들이 재촉하고 있었다.

 

“장군님! 우리의 병사가 죽어 가는데 모른 체 해야 한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우리 수군이 목진의 수군 따위에게 패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선(善)군사가 비록 전 군의 통수권을 행사한다는 하나, 그가 바다를 우리보다 더 잘 알겠습니까?”

“형님! 어서 명을…”

“…”

 

부장들의 이러한 요구에 그만 장수 영위는 심한 갈등에 빠지고 말았다. 한편, 그가 그런 고민에 빠져 있는 사이에 율도에서는 나룻배를 탄 목진의 병사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 긴 장대로 높이 횃불을 밝히고 불과 함성으로 적을 교란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적은 그러한 보이지 않는 나룻배를 행해 헛된 공격을 계속 하고 있었다.

 

한편, 절포진을 출발한 목진의 수군은 지금 인해도와 율도를 잇는 해로의 양쪽에서 무장을 한 채 인해도의 태상국 정예 수군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올까요?”

“적령장군을 믿어보는 수 밖에… 그녀는 전쟁의 귀신이니…”

 

지금 목진의 수군장 달현(達絢)은 애타게 먹이가 그물에 걸려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희미한 불빛이 노도같이 해로를 따라 달려들고 있었다.

 

“장군… 저건…”

“모두 침묵하시오.”

 

그의 명에 모든 수군은 침묵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물로 달려드는 고기떼를 보며 수군장 달현이 중얼거렸다.

 

“이건 정말… 적령이라는 자를 목진이 얻은 것은 신의 뜻인가 보오…”

“그렇습니다. 장군…

 

목진의 수군은 해로를 열고 소등한 채… 숨을 죽이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맹수의 아귀에 지금 인해도의 태상국 주력 수군이 들어서고 있었다.

 

“저 불빛들을 보시지요… 정말 대군이 아닙니까?”

“전함이 족히 300척은 되겠군…”

“작은 전함까지 하면 500척이 넘을 듯 합니다.”

“200여척의 우리 수군이 과연 당해낼 수 있을까요?”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여기서 수장될 것입니다.”

 

길게 늘어서 이동하는 500여척의 태상의 수군이 반 정도 포위망을 빠져 나갔을 때 갑자기 하얗게 물든 바다를 뒤흔들며 거대한 북소리가 울렸다.

 

“둥! 둥! 둥!”

 

후방에서 노도같이 울려 퍼지는 갑작스러운 북 소리에 태상의 수군장 영달은 그만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그가 뒤를 돌아 보았을 때 뒤에서는 이미 아군의 배가 불에 타고 있었다. 이 광경을 목도하며 그는 곧 탄식하며 신음을 내었다.

 

“이럴수가…”

“장군님! 허리가 끊겼습니다.”

“안돼! 배를 돌려라! 배를!”

 

목진의 수군은 태상 수군의 선두 절반을 보내고 나머지 후반의 절반을 기습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하얀 안개 속에서 진을 유지하며 이동하던 태상의 수군의 배는 서로 너무 가까이 붙어 있었기에 좌, 우의공격에 기수도 돌리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안개 너머에서 날아오는 불화살에 배가 불타고 있었다. 적은 보이지 않은데 불타는 아군의 배에서는 불꽃이 훤히 빛나고 있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적군의 북소리와 빗발치는 화살… 그리고 해전용으로 개량한 포차에서 날아드는 거대한 돌덩이들이 태상의 진영을 아비귀환으로 만들고 있었다.

 

“쏴라! 반격해라!”

 

어둠 속에도 그들은 틀림없이 어디인가로 화살과 함포를 발사하며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배는 계속 불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각 이미 목진의 수군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선두의 나머지 절반의 태상국 수군을 잡기 위해 이동해서 진을 치고 있었다.

 

“이런… 이미 늦은 것인가?”

 

급히 배를 돌린 선두의 배들이 본 것은 안개 속에 불타고 있는 수 많은 아군 범선들 이었다.

 

“이럴 수가…”

“말도 안돼…”

“우리 수군끼리 공격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적선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그때 또 다시 두려움을 몰고 북소리가 밀려왔다.

 

“둥! 둥! 둥!”

 

그리고 그 울림은 영달을 다시 한번 탄식하게 했다.

 

“이것은…”

 

그들은 다시 뒤를 돌아 범의 아귀에 들어온 것이었다. 다시 사방에서 불화살과 포탄이 날아들었다.

 

“저기 불타고 있는 것은 정말로 모두 아군의 배란 말인가?”

 

그렇게 아비귀환은 안개가 걷힐 때 까지 계속 되었다. 그리고 안개가 걷힐 즈음… 목진의 수군은 단 200척의 전함으로 도주한 50여 척의 배를 제외하고 450여 척이 넘는 태상의 주력 수군을 궤멸시켜 버렸다.

 

 

 

#06

 

인해에서 태상의 수순을 궤멸한 목진은 곧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하루 만에 율도와 인해도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곧 이 소식은 운암진의 수군에게도 알려졌다.

 

“어찌 이런 일이…”

 

이러한 참담한 인해에서의 태상국 수군의 패전 소식은 곧 승전해 입성한 함현의 군사 선우현에게도 알려졌다. 그 소식을 들은 선우현은 서신을 찢으며 이를 갈았다. 그는 즉시 빠른 전서조를 이용해 수군장에게 다시는 출병을 하지 말도록 지시했고, 그도 즉시 육군을 이끌고 다시 남하하기 시작했다.

 

‘영달 장군… 절대로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장군… 제가 갈 때까지 3일만 참으셔야 합니다. 장군…”

 

그러나 선우현의 간절한 소망과는 달리 수군장 영달(英達)은 이미 이성을 일고 있었다. 더군다나 또 다시 출병을 제지 당하자 그는 대노 했고, 곧 육지의 운암진(韻闇津)에 진을 치고 있던 모든 잔여 수군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운암진을 출반한 수군이 안개가 걷힌 바다를 가로질러 노도같이 12시간 만에 도달한 인해도에는 황폐화 된 진에서 이미 죽어서 시체가 되어버린 병사들의 시체 더미였다.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이 참담한 광경에 완전히 이성을 잃은 영달과 그의 부장 들은 수군을 다시 율도로 진격시켰고, 그곳은 두 번씩이나 천위국 수군의 무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빨리…”

“군사! 더 이상의 행군은 무리입니다. 좀 쉬어야 합니다.”

 

군사 위창소는 대장군 정무조(貞武造)의 말을 듣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병사들은 이미 지쳐 낙오하고 있었다.

 

“군사… 이렇게 병사들이 지쳐서는 전장에 도달해도 싸우지 못하고 개죽음을 달할 뿐입니다. 이미 무국과의 전투로 지쳐있습니다. 영달 장군을 믿어 보심이…”

“…”

“군사!”

“알겠습니다. 잠시 쉬었다 날이 밝는 대로 새벽에 행군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안개가 걷힌 해로를 가로질러 인해도에서 다시 12시간 만에 율도에 도달한 태상의 수군은 이미 진을 차지하고 싸우는 목진군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멀리 진을 빠져 나와 때를 기다리던 목진 전함이 다시 태상의 수군의 진영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태상의 무적을 자랑하던 해군은 인해에서의 2번째 전투에서도 패하고 말았다. 태상의 수군장 영달이 함선을 다시 추슬렀을 때는 이미 다시 전력의 절반을 잃은 상태였고 그는 대패하여 인해도로 행했다. 그러나 그들은 뜻밖에도 인해도의 아군에게 공격을 받고 말았다.

 

“이게… 도대체…”

“저건? 아군의 복장을 한 목진군이 아닙니까?”

“그럼… 그 시체들은…”

 

영달은 그만 통곡하고 말았다.

 

“으아악~”

 

태상의 수군은 다시 운암진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이미 더 가혹한 운명이 그를 기다라고 있었다. 운암진의 수군이 출항한 24시간 전에 요성에 진을 치고 있던 목진국의 육군이 이미 운암진을 공략하고 있었던 것이다. 목진의 육군은 계속되는 해군의 승전 소식을 접하고 있었으므로 그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으며, 심지어 해군과의 공을 다투고자 빨리 전투를 하고 싶어 몸이 안달인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미 패배를 접한 운암진의 군사를 정 반대였다. 더군다나 2차 출전을 위해 대부분의 병사가 바다에 나가 있었으므로, 운암진은 너무나도 손쉽게 목진의 영토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운암진이 목진의 손에 떨어진 줄도 모르고 패전한 천위의 수군이 운암진으로 모여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 운암진은 이미 대부분 불타고 있었다.

 

“저.. 저건…”

“형님! 운암진이! 운암진이…”

“크허헉!”

 

수군장 영달은 그만 피를 토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형님!”

“장군!”

 

육지에서는 목진의 군사들이 상륙을 하려 하는 태상국의 수군을 향해 공격을 하기 시작했고, 바다에서는 목진의 수군이 뒤에서 천위의 수군을 쫓아 공략해 오고 있었다.

 

“장군! 명을… 어찌해야 합니까? 장군!”

“…”

“장군!”

“함대를… 함대를… 격로진으로…”

“…”

“어서…”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목진은 율도와 인해도 그리고 운암진의 해로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 소식은 남하하고 있는 군사 선우현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참담한 소식을 들은 선우현은 그만 옷을 찢으며 통곡하고 말았다.

 

운암진.

진을 정비하는 무위에게 적령이 말했다.

 

“이제 곧 선우현이 이끄는 대군이 노도같이 달려들 것입니다.”

“이제야 전투다운 전투를 하게 되는군요.”

“…”

 

무위의 이 대답에 적령은 미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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