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57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36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36
원래 정민의 의식을 지배하는 깊은 곳에는 두 가지 영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나는 위대한 영의 반쪽과 원래 정민이 존재하게 하기위하여 하늘님의 뜻에 의하여 선택받은 영이 다른 하나였다. 정민이 극도의 슬픔과 분노로 인하여 선택받은 영이 타격을 입자 잠재의식에 깊이 잠들어 있던 영이 깨어나기 시작하며, 삼 태극의 문양을 떠올리게 했고 정민의 의식은 위대한 영이 선택된 영을 대신하여 관장하고 있었다. 따라서 선택받은 영이 극도로 약해진 지금의 정민은 전혀 다른 사람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었다.
정민은 다시 주위를 살피다 자신이 괴수의 사체를 이용하여 만들어놓은 무기를 발견하고 다가갔다.
“어라, 아하하하! 이건 어린애 장난감 수준 아닌가!”
정민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무기들을 바라다보며 크게 웃었다.
“이거 연정이 만든 건 완벽한 전투복인데, 내건 완전히 어린애 전쟁놀이 장난감 수준밖에 안되다니…! 이것부터 다시 만들어야겠군.”
정민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무기들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다 그것들을 해체하여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활과 화살, 그리고 송곳니로 만든 칼까지, 예전의 정민이 아닌 듯이 아주 능숙하게 무기를 완성해나갔다. 활은 더욱 작게 만들고 괴수의 넓적다리를 다듬어 폭이 30cm, 길이가 45cm 정도 되는 크기로 한 손으로 쉽게 다룰 수 있는 크기의 석궁을 만들었다. 석궁이 완성되자 너무 무거워 쓸모없다 생각되어 한 쪽에 버려두었던 괴수의 뼈로 만든 활살을 다시 손을 봤다. 정민은 완성된 석궁에 괴수의 뼈로 만든 활살을 재고 밖으로 나섰다.
광장에 내려선 정민은 주변에 변화가 있었는지 세세하게 살폈다. 신단수 입구에서 바닥으로 낙하산 줄이 메여있는 쪽 건너편에는 신단수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누런 액체가 조금씩 굳어 만들어놓은 종유석 비슷한 것이 서있었다, 상단에는 미쳐 굳지 않은 누런 액체가 고여 있어서 일정한 간격으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밖에 광장은 삼 년 전과 별로 변한 게 없었지만 수액우물과 웅덩이는 수액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형태도 부서져 있었다는 흔적만을 남겼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두 종류의 괴수발자국들이 어지럽게 나 있었다.
‘으흠, 한 종류는 원래의 괴수이고, 이 큰 것들은 나에게 독상을 입혔던 종류인데…! 오호라, 이것들 봐라! 큰놈들은 계속 자란 모양인데 원래 있었던 놈은 크기가 그대로군.’
정민은 발자국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 크기가 뚜렷하게 구분이 되었다. 한쪽은 점점 커져, 작은 쪽의 두 배나 됐다.
‘어,…! 이 작은놈은 무언가를 매달고 다니는 모양이군. 그렇다면…, 그래 이놈은 내가 놓은 덧에 걸렸던 놈이란 소린데…! 후후, 아직도 돌을 달고 다니는 모양이군. 근데 다른 두 놈은 어디로 사라진 건가?’
정민은 좀 더 세심하게 발자국들을 살피기 시작했으나 돌을 달고 다니는 괴수이외의 작은 괴수들의 발자국은 없었다.
‘그놈들은 큰놈들에게 잡아먹힌 모양인데, 요놈은 용케도 살아남아 버티는 모양이군.’
정민은 다시 주변을 살폈다. 정민은 주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석궁의 성능을 시험하기로 했다. 목표물은 100m 떨어져 있는 작은 돌을 목표로 발사하였다.
- 핑
- 팍
화살은 돌을 향해 날아갔고 정확히 맞았다. 그런데 화살은 그 돌을 그대로 관통하여 땅바닥에 박혔다.
‘오호, 생각보다 큰 파괴력을 발휘하겠는 걸! 이젠 괴수들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겠어.’
정민은 화살을 회수해서 다시 신단수 안으로 돌아와 나머지 무기들도 손을 보았다. 특히 탄력이 좋은 괴수의 갈비뼈를 각궁을 만드는 기법을 이용해서 정교하게 다듬어 손바닥에 들어갈 정도의 작은 활을 하나 더 만들었고, 넓적한 뼈를 골라 활을 고정시킬 틀과 격발장치를 만들어 왼쪽 팔뚝에 고정시키고, 6cm되는 작은 화살을 10여개를 만들었다.
‘됐어, 이거 완전히 새총이네…! 후후, 이정도면 위급할 때 접근해있는 적을 물리치는데 유용하게 쓸 수 있겠어. 그리고 보자…, 그래 제대로 된 칼을 하나 더 만들어야겠는 걸! 이런 장난감 가지고는 큰 괴수를 상대하긴 힘들겠어.’
정민은 수리검과 대검, 그리고 괴수의 송곳니와 뼈를 이용해서 만든 칼을 뒤적이며 생각에 빠졌다.
“그래, 그거야! 그렇게 하면 되겠군, 하하하!”
정민은 군장을 뒤져 쇠붙이란 쇠붙이는 다 모았다. 그리고는 종류별로 분류해놓고 주변을 살폈다.
“어디에 있나? 분명 버리지 않았다면 있어야 되는데…. 옳지, 여기에 있군! 이런…!”
정민은 빈 라이터를 흔들며 허탈해했다. 삼 년 동안에 가스가 다 빠져나가 불똥만 튀고, 불은 붙지 않았다.
“이래서야…, 계획을 바꾸어야겠군.”
정민은 괴수의 남아있는 뼈를 분류해서 칼을 만들 적당한 재료를 찾았다.
“이거야…, 적당한 재료가 없군.”
결국 정민은 송곳니로 만든 칼을 개조하기로 마음먹고, 작업을 해서 길이 60cm 되는 두 개의 단창을 만들었고, 긴뼈들을 가지고 화살 일곱 개를 더 만들었다. 무기를 만들고 있는 정민의 귀에 신단수를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발자국소리와 무언가가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민은 손을 멈추고 석궁을 집어 들고 입구 쪽으로 다가서 밖의 동정을 살폈다.
개울이 있는 동굴 쪽에서 삼 년 전의 모습과 전혀 변화가 없는 괴수가 그동안 닳고 깨져 작아진 돌을 힘줄에 매달고 고개를 좌우로 돌려 경계하며 신단수를 향해 걸어오는 괴수의 모습이 정민의 눈에 들어왔다. 정민은 회심의 미소를 띠우며 소리 내지 않고 괴수의 머리를 석궁을 겨누었다.
- 크르릉!
‘뭐야?’
정민은 석궁의 격발장치를 당기려다 오른 쪽에서 들려오는 또 다른 괴수의 큰 울부짖음에 멈칫했다. 정민은 겨누었던 석궁을 거두고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삼 년 전 정민이 쏜 화살에 맞아 상처를 입은 괴수가 어깨에 부러진 화살이 그대로 꽂힌 채로 나타났는데 그 크기가 황소만 했고, 머리에는 꽤 큰 뿔까지 자라고 있어 더욱 흉물스럽게 변해,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신단수를 향해 다가오던 작은 괴수는 커다란 괴수의 기세에 기가 죽은 듯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이를 본 커다란 괴수의 포효소리가 다시 한 번 동굴을 울렸고, 작은 괴수는 뒤로 물러나기를 멈추고 일전을 결하려는 듯 당당하게 나섰다. 정민은 두 괴수의 대결을 흥미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커다란 괴수가 작은 괴수를 향해 먼저 달려들어 공격을 가했으나, 작은 괴수는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했다. 두 괴수의 싸움은 일반인 보기에는 두 개의 검은 그림자가 정신없이 왔다 갔다하는 정도로 밖에 볼 수 없는 문자 그대로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민은 지니고 있는 목각용마의 힘으로 인해 괴수들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볼 수가 있었다.
그 후로 여러 차례 커다란 괴수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던 작은 괴수는 커다란 괴수가 자신을 공격하다 균형을 잃자, 바로 반격을 해서 커다란 괴수의 엉덩이 쪽에 약간의 상처를 입혔다. 커다란 괴수는 더욱 화가 나서 작은 괴수를 몰아치기 시작했다.
커다란 괴수의 공격을 재빠른 몸놀림으로 효과적으로 피해내던 작은 괴수는 결국 힘줄에 달린 돌이 커다란 괴수의 발에 걸려 커다란 괴수에게 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커다란 괴수는 승리감에 도취된 듯 포효를 다시하고 발버둥치는 작은 괴수의 숨통을 끊으려든 듯 커다란 입을 벌리고 다가섰다. 정민은 흥미로운 두 괴수의 대결의 끝을 보면서 혀를 찼다.
‘결국 이렇게 괴수 한 마리가 자동적으로 사라지는군.’
정민은 커다란 괴수의 머리를 노리고 석궁을 겨누었다.
-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제발 나의 목숨을 구해다오.
‘헉, 뭐야?’
정민은 갑자기 머리를 울리며 들리는 소리에 놀라 입으로 소리를 낼 뻔했다.
- 지금 구해준다면 평생 너를 주인으로 삼겠다. 제발 구해다오.
‘누, 누구지?’
- 바로 네 눈앞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
‘그, 그럼 작은 괴수?’
- 그렇다 시간이 없다. 구해만 준다면 나의 영을 걸고 당신을 주인으로 삼겠다고 맹세한다.
‘흥, 그걸 어떻게 믿지?’
- 나의 영을 걸었다. 그것이면 나의모든 것이다.
‘좋아, 나중에 말을 안 들으면 그때 죽이면 되겠군!’
정민은 결심이 서자 커다란 괴수를 향해 석궁에 재어놓은 화살을 날렸다. 이상한 기미를 차린 커다란 괴수 가 고개를 돌려 정민이 있는 쪽을 노려보았다.
- 피 웅
- 퍽!
- 커 엉!
- 우 웅
커다란 괴수의 처절한 비명이 광장을 울리며 메아리 쳤다. 커다란 괴수는 정민이 쏜 석궁에 머리뼈가 관통되어 그 자리에서 바로 숨이 끊어졌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죽을 위기에서 벗어난 작은 괴수가 일어섰다. 그러나 아직 돌 달린 힘줄이 커다란 괴수의 발톱에 걸려 있어, 그 자리에서만 맴돌고 있었다. 작은 괴수는 괴로운 듯 계속 신음을 흘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 어서 풀어다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