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을 사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대학을 갓 입학해 어리둥절한 신입생이었을때..한 학년 선배가 저를 좋다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삼년 가까이를 만났습니다. 1학년 부터 3학년까지 소중한 대학 시절의 추억에 그사람이 고스란히 있습니다..
그 사람은 군대를 갔고, 무릎이 아파 의가사 제대를 한 덕분에 우리는 일년 정도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부산이 집이고, 그 사람은 경북쪽이 집이지만 학교문제때문에 부산의 친척집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만났습니다.
헤어지고 4년이 지났네요.. 하지만 그 사람과의 첫키스.. 첫경험...모두 제 머릿속에 추억이란 이름으로 남아있음을 어제오늘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니홈피를 시작한지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친구찾기가 있더군요... 당연히 그사람 찾았었습니다.. 어찌사나..얼굴이라도 보려구요.
그사람은 등록이 안되있더군요.. 그렇게 또 오랜시간이 지나고 어제...다시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봤습니다.. 동일한 이름이 하나 늘었더군요.. 들어가봤습니다.. 방명록에 하나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자갸.. 홈피가 이게 뭐야..? 이렇게 시작하는... 아마 홈피 주인이 관리를 안해서 그 애인이 타박하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여자의 홈피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냥 이런저런 글들이 있고.. 사진이 있고... 아무생각없이 스치듯이 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꼭 한번은 봤으면..했던 얼굴이 있더군요.. 순간..숨이 멎을듯하고.. 하늘이 노랗고...가슴은 쿵쾅쿵쾅 주체할수 없게 뛰고..사진이 두장이 있었습니다. 멍~하니 보고만 있었죠.. 회사에서 그러고 있으니 다들 무슨일이냐고 하더군요... 얼굴이 많이 상기되었었나봅니다..
그냥 한번 보기나 했음...했었습니다.. 헤어질때 너무 만은 아픔을 줬거든요... 어린나이에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것같았고 내 인생을 한사람과 한다는게 아까웠습니다. 사랑이 뭔지 몰랐었던거죠.. 나만을 사랑해주는 그 사랑이 집착으로 느껴지고.. 아무것도 아닌 타인의 시선이 가슴떨림으로 느껴질때쯔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헤어지자고.. 그냥 헤어지자고... 당연히 절 이해할 수 없었던 그 사람은 저를 어떻게든 붙잡아 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저는 점점 더 그 집착이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어찌어찌 헤어졌습니다...
한동안은 그 해방감으로 잘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옆엔 저를 2년넘게 사랑해주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 사람도 1년 반동안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휴..제 마음을 글로 옮기는게 이렇게 어렵군요..
어제.. 그 사진을 본 후..이상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저를 혼란스럽게 하네요.. 퇴근후 이러이러한 사정을 다 아는 친구를 불러내 소주를 한잔 했습니다. 한잔이 아니군요..ㅡㅡ; 한시간도 안되 한병을 마셨습니다.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내 이런 감정이 뭘까..하고.. 친구가 질투심이랍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그 여자친구를 보면서도 아무 느낌이 없었으니까요...그냥 참하고 이쁘더군요.. 글쓴것 보니까 차분하고 현명한 여자인듯 해보였어요.. 이것도 사진을 보고 한참후에나 파악이 되더라구요. 사진을 본 순간은 다른 모든게 눈에 안 들어왔으니깐요..
저는...그냥...한번만 보고 싶습니다. 다시 잘해보고 어쩌고 이런게 아니구요.. 제가 그토록 힘들게 하고 괴롭혔던 그 남자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냥 한번만 보고 싶습니다.
어제 술이 좀 되서야 친구에게 그동안 못했던 말이 나오더군요.. 사실 그 사람이 군대가서 한달 정도 됐을무렵 저는 임신사실을 알았고, 아무 죄책감이나 혼란스러움도 없이 수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사람이 첫 전화가 왔을때 전화로 말했습니다. 그 사람 소리내서 울더군요.. 옆에 전화시켜주러 따라온 고참들이 부축해줄 만큼 크게 슬퍼하더군요.. 전화기 너머로 그 사람의 슬픔이 전해져오더라구요.. 저는 그떄서야 내가 무슨일을 저질렀고 이 사람이 얼마나 나를 사랑했구나 하는걸 느낄수가 있더군요.. 그 제서야 약간의 제정신이 돌아온거라 생각됩니다. 사람이 사랑을 받기만 할땐 그 사랑의 가치를 모르잖아요. 제가 그랬었습니다.
그렇게 그사람은 일년만에 제대를 하고 전처럼 저를 사랑해주고 저도 나름대로 잘했습니다.
제 얘기를 들은 친구가.. 이제서야 왜 내가 고작 사진한장을 보고 혼란스러워 하는지 알았답니다.
사랑을 했고. 그 사람의 아이까지 가졌었고.. 제 젊은시절의 객기로 그 사람을 잃고.. 하지만 아무 미련없이 잘 살다가.. 갑자기 그 사람의 존재를 상기하기되고...그리고는 혼자서 슬퍼하고...이상하네요..
저는 지금 27, 그 사람은 28입니다. 서로 애인은 있지만 결혼은 하진 않았구요.. 만나봐도 될까요.. 한번만이라도 그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오늘의 톡을 보면서 용기를 내어 주저리주저리 긁적여 봤습니다.
첫사랑에 관한 내용이더군요. 그걸 보면서 그 사람이 내 첫사랑이라는걸 느꼈습니다. 보고싶습니다.. 욕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