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상황인 딱 반절은 그대로고 딱 반절은 반대이네요. ^^
전 결혼을 전제로 동거 중입니다.
전 울집에다 손 벌리는 거 싫고(그전에 모아둔 돈은 제 가족만큼 소중한 친구가 넘 힘들어해서 줬어요.)
울 랑이는 아직 형편이 안 되서 같이 살구있어요.
전 솔직히 식에 대한 미련이 없어서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 살았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
울 랑이 그건 결국 여자한테 한이 되는거라고 그러는 거 아니라며 말리기도 하고..
또 울 집이 님의 집안 상태랍니다.
ㅁ^^ 많은 분들이 리플 다신 것과는 바르게 울 엄마랑 아부지 교육자시지만..
울 어머니는 생각이 많이 열려있는 분이고 또 허례허식을 무지 싫어하시는 편이지만..
아부지는 위치가 위치다보니 또 큰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셔서 절대 용납 안 해주실 꺼거든요.
솔직히 랑이네 집에서는 다 알고계시고 허락도 받은 상태지만 동거하는 거 저희 집에선 모르셔요.
참 불효를 저지르는 중이지만 쉽게 결정한 일 아니고 둘이서 마음 확고히 노력 중이니까 세월이 가면서 차차 효도하면서 갚기도 했답니다.
물론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있겠지만 저희가 지금까지 헤쳐온 방식은 이렇다는 얘길 드릴테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울 랑이.. 아버지 안 계시고 홀어머니랑 누나 형.. 이렇게 단촐한 가족이랍니다.
누난 결혼해서 부산에 있고 형은 사업 실패 뒤 어무이랑 같이 살고있어요.
*^^* 형이 배포가 큰(?) 사람이라 집안 살림을 많이 말아먹었거든요...
같이 살기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얘기하는 것들이 있답니다.
랑이는 형 가게 떠앉고서 정리를 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지금 가진 게 하나도 없답니다.
그래서 제가 그냥 간단하게 식 올리면 되지않냐고 물어보면..
물론 지금 벌써 같이 살고있으니 잘못이야 이미 저질렀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볼 거 없는
녀석이 찾아와서 울 아버지한테 '고이 기른 딸 주십시오.' 못하겠답니다.
가끔 우리끼리 농담삼아 말하듯.. 조건만으로 따지자면 저가 비록 못났어도 선 자리 나가면..
어디가서 기울진 않을꺼란 말처럼 자기가 딸 길러놓고 아무것도 없는 사람한테 간다하면 못 보낸다구요.
그래서 지금 사는 집 전세로 돌려놓고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같이 인사 가기로 했어요.
제가 나이가 좀 있다보니 30 넘기기 전에 자리 잡아야한다구요.
어무이(랑이 엄마)는 일찍 남편 사별하고 아들만 바라보고 사시던 분이랍니다.
큰아들은 무뚝뚝하고 잔정이 없는 탓에 둘째인 울 랑이랑 같이 살꺼라 하시던 분이셨어요.
울 랑이도 저랑 첨에 사귈 때 자긴 엄마 모시고 살꺼라고 몇 번이구 얘기했었구요.
그래서인지 첨 인사 드리러 갔을 때랑 같이 살고서 몇 번 뵜을 때 여자들만의 '기 싸움'이 있었답니다.
엄마두 여자이고 또 남편 역활을 대신 해준 아들을 뺏긴 심정이니 당연하지요.
문제는 *^^* 철썩같이 자기 편을 들어줄 줄 알았던 아들녀석이 배반을 때린거지요.
조금 더 어릴적이긴 하지만 그전 랑이가 사귀던 여자가 맘에 안 들면 이유를 말하면서 헤어지라고 해서 헤어진 적도 있었던 랑이인지라 이번에도 자기 편을 드실 줄 알았나봐요.
랑이 저랑 대면식(?)을 시키기 전에 사전 공작을 치밀하게 준비했었어요. 이미 누나랑 형은 본 상태였는데 다행히 두 분이 절 무지 좋게 봐주셔서 옆에서도 칭찬을 해주시고..
또 랑이가 제 칭찬과 함께 제가 좋은 이유에 대해 많이 얘길 해놨더라구요.
문제는... 어무이가 형님이랑 싸우고 울집에 일주일 가출하셨을 때랑.. 추석에 집에 내려갔을 때였답니다.
정말 고부갈등이란 게 이런거구나...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이란 게 이런거구나.. 하고 느꼈던 때는요.
일주일동안 저랑 생활할 때 제가 꼭 임신한 것처럼 몸이 그런 적이 있었어요.
언니가 태몽꿈을 꿨다는 전화까지 주고... 그래서 정말 임신인가하고 의심한 적이 있었는데..
랑이 없을 때 어무이가 낙태 쪽으로 얘길 꺼내시더군요.
어무이가 약간 '공주(?)' 이시라 말도 나긋나긋하게 하시는데 그 말들이 왜 그렇게 소름이 끼치던지..
랑이랑 같이 있을 땐 누나가 한 전화통화 얘기만 했을 뿐.. 진짜 임신이면 어떻할꺼냐고...
입 벙긋도 안 하시던 분이.. 둘이 있을 때 그러더라구요.
울 아들 아직 젊은데 기반도 없는데 발목 잡히는 거 아니냐구요..
정말로 발목 잡힌다는 말과 함께... 사정이 안 되면 낙태라는 것도 있지않니?? 하는 말을 하시는데..
그땐 그냥 너무 충격이 커서 아무말도 못하고 넘어갔습니다.
그전까진 어무이 모시고 영화도 보러가고 장도 보러가고 하다가... 그날부터 그냥 집에서 같이 밥만 먹었죠.
랑이한테 얘길할까하다가.. 노인네 자기 아들 아끼는 마음에서 그랬으려니 하고 한 번은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한 번만 더 이런 소리 들으면 내가 아무리 랑이를 사랑한다해도 헤어질 마음까지도 먹고 있었구요.
태어나면 손주도 자식인데 어찌 그렇게 말을 하실까 싶기도하고.. 마음이 참 복잡하더라구요.
만약 랑이가 계속 자기가 어무이 모시고 살꺼라고 했다면 무지 고민이 됐을텐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그 말을 안 하더라구요.
자기도 자기 엄마가 같이 살기 편한 성격 아니라는 거 안다고 하면서요 또 저랑 성격이 너무 틀려서 힘들꺼란 생각이 들었나봅니다.
그러다 추석 때 고향이 같기에 내려가서 하룻밤을 잤어요.
랑이 늦잠 자고있길래 일찍 일어나 어무미 말상대를 해주었죠.
어무이랑 못 살겠다고 잠시 집 나갔던 형님은 집으로 복귀했다가 친정에 간 상태라..
어무이랑 저 단 둘이었는데..
이번에도 사근사근한 말투로 얘길 꺼내시더라구요.
솔직히 이 날 무슨 말 들었는지 잘 기억도 안 납니다... ㅡ.ㅡ
처음 들었던 말이 더 심하기도 했고 몇 마디 듣다고 그냥 귀를 닫아버렸거든요.
그래도 어른이시라 그냥 알았다고 대답만하고..
랑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점심 때쯤 지나자 하루 더 자고 가라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집에 가봐야한다고 말하고 일어나려 했어요.
집에다는 이제 올라간다고 미리 말해놓은 걸 아는 랑이 의아해서 묻더군요.
'왜? 하루 더 자고가자. '
그래서 그냥 조용하게 난 그냥 찜질방 갈테니까 너는 하루 더 있으라 말했어요.
울 랑이가 장사를 해서 그런지 눈치 디게 빨라요. 가끔 그래서 밥 안 먹구서 먹었다고 냉큼 대답하는데도 잘도 알아챈답니다.
바로 방으로 데려가더니 무슨 일이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너 들어봤자 기분 나빠질꺼고 그냥 얘기 안 하는 게 낳을 거 같다고 한 마디하고는..
무조건 나 여기서 안 자. 하고 강짜 부렸답니다.
앞으로 집에 내려와도 이집에선 안 자겠다고요 절대로.
그리고 집에 있을 때 엄마랑 단 둘이 있게하지 말라구요. 진짜 싫다고.
한동안 말이 없더니 한숨 푹 쉬고는 그러대요..
' 지금 니가 얘기해봤자 내 성격에 엄마랑 싸울 건 불을 보듯 뻔하니까 무슨 말을 들었는진 모르겠지만 이번 한 번만 니가 꾸욱 참고 넘겨라. 아무리 엄마라해도 우리 가족의 기본은 너랑 나니까 너무 맘 상해하지 말고 앞으로 우리집 안 온다는 말은 하지마.'
울 랑이가 저보다 한 살 어려요. 남자 나이라면 아직 결혼을 생각하기에 이른 나이일 수도 있지요. 그 날 이 말 듣고서 이 사람이 우리 가정을 제대로 지켜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친 엄마한테 화 내는 표정 하나 안 짓고
' 오늘은 얘랑 여관 가서 잘께. 오늘 형이랑 오는데 집 비좁잖아. '
하고는 같이 나왔답니다.
그리고 울 집으로 올라오고서 어무이한테 전화를 안 했어요.
랑이한테야 전화 드리라고 했지만 제가 해봤자 별루 좋은 말이 안 나올 꺼 같아서 말았답니다.
그리고 한 열흘 정도 있다가 어무이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 **야.. 왜 요새 전화가 없어~ 그날 내가 했던 말 때문에 그러니..? "
"... 아니예요, "
" 기분 많이 상한 거 아니지? 기분 많이 상한 거 아니지..? 가끔 전화도 하고 그래.. "
" 네.."
나이 많은 분한테 정식으로 사과받을 생각도 없었구.. 나름의 사과 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두 기분을 풀었답니다.
중간에 랑이가 무슨 말을 한건지 안한건지 모르지만...
어무이가 이젠 랑이에게 제 1 우선순위가 저란 걸 인정하셨더라구요.
이번 신정에 내려가서도 좀 걱정이 되긴했지만..
이번엔 아무 소리 안 듣고 열심히 놀다왔어요.
님의 여친이 님께 말을 했을 땐 아마 처음 듣자마자 하진 않았을 껍니다.
여자들도 아무리 내 엄마가 잘못됬어도 여자쪽에서 안 좋은 말하면 남자가 싫어한단 거 알아요.
그 말을 했을 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했을꺼예요.
그리고 다른 분들 말씀처럼 시어머니 되실 분들은 안 좋은 얘기 아들 있을 때 안 한다는 것도 저번일로 저도 충분히 느꼈던 바이구요.
실은 저번에 집에 갔다오자고 할 때도 제가 펄쩍 뛰면서 난리치니까 평생 엄마 안 보고 살꺼냐고 머라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정확히는 아니고 대강 무슨 얘기 들었는지 돌려서 얘기했어요.
다신 그런 말 안 듣게 해주겠단 약속 받고서 내려갔었는데 결과가 좋게되서 참 기분이 좋네요.
님의 역활이 중요합니다.
어머니가 약자가 아닌 강자에 속한다면 여친편을 무조건 들어주세요.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갈등이 있는거라면 양쪽 조율을 해가며 편을 들어야겠지만..
지금 여친에겐 님의 도움이 하나의 무기(?)가 될겁니다.
갑옷이란 말이 더 맞으려나요??
어머니께는 지금 여친이 님에게 아주 중요한 존재이고 여친에게 안 좋게 대하셨을 때 님이 어떻게 하실 꺼란 걸 알려드릴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다툼은 안 되구요.. 그럼 여친이 더 피곤해지니까요...
결혼은 두 사람만 하는 게 아니라는 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두 사람이 시작을 해야 그 가족이 있다는 말도 맞는 거 같아요.
여친에게도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용기를 주세요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