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만 하다가 오늘은 한번 써볼랴구 큰맘먹고 자판을 두들겨 댑니다...![]()
지구상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지 10개월...
사귀게 된지 6개월...
혼인빙자 동거 2개월
...
이런거 저런거 다 잘라내고 뼈대만 말하면 그렇습니다...
우리는 나이차이가 좀 납니다...
오빠는 올해스물아홉이고, 나는 올해 스물셋...![]()
오빠는 고등학교2학년때부터 적게는 스물다섯에서 많게는 서른두살까지 멀티플레이를 하는 이른바 노안이었고, 나는 아직도 어디가면 심하게는 초등학교 고학년으로까지 보여지는 동안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오빠와 저의 만남은 처음부터 핫이슈였었죠...
오빠친구들은 만날때마다 도둑놈이라 놀려댔었고, 내 친구들은 저더러 미쳤다고 했었습니다...
어딜가나... 누굴 붙잡고 물어보나 원조교제로 보였으니까요...![]()
그래도 오빠는 나이에 비해 생각도 깊고, 야무지다며 좋아라했습니다...
근데...
대한민국 최고의 명절 설을 앞두고... 일이 생겼네요...![]()
위에도 잠깐 언급했듯이 오빠가 올해 스물아홉개의 나이를 먹은 관계로다가 양가 부모님들께서 결혼은 내년에 하고, 약혼식만하자하셔서 약혼식만 했더랬죠...
거기까지는 좋았다 이겁니다...
왜 양가 부모님들께서 생각하는게 이렇게나 다를까요?!...
울집에서는 함께보내는 마지막 설인데 집에와서 명절을 보내길 원하시고...
오빠네집에서는 약혼식도 했고, 이제 우리집 식구니까 촌에와서 명절을 보내길 원하시고...
첨엔 그래도 오빠네집에 가는게 맞겠다싶어서 그러기로했더랬죠...
게다가 요번설에는 작은형님이 몸이 안좋으신 관계로다가 못내려오신다더라구요...
그래서 엄마한테 얘길했더니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명절인데 저더러 너무한다시며 눈물을 보이시더라구요...;;;
엄마의 눈물에 맘약해져서가지고는... 어머님한테 전화드렸죠... 올해는 집에서 보내야겠다구요...
그랬더니 어머님은 어머님대로 또 섭섭해 하시네요...
큰형님도 좀전에 전화가 와서는 약혼식도 하고 이제 한가족이나 다름없는데... 어머님이 많이 섭섭하신가보더라고... 그러시네요...![]()
괜히 이래저래 마음이 심란해지더라구요...
이번일로 어머님이랑 형님들이 철없다고 미워라하면 어떻하나 싶기도 하구...
또 이번 설만 지나면 아빠, 엄마, 동생이랑 함께 보내는 명절도 마지막이다 싶구...
그러니까 막 서럽고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오빠가 점심먹으러 집에 들렀는데... 그만 막 울어버렸지 뭐예요...
그것도 앞치마 대충 두르고 주걱 손에 든채로 주방바닥에 그대로 퍼질러 앉아갖고는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오빠 얼굴을 보자마자 "나 결혼 안할래요..."그러면서요...ㅡㅡ;;
어찌나 서럽게 통곡을 해댔는지 아직도 머리가 아프고 눈두덩이가 욱신거리네요...
자초지종을 듣고 나더니 오빠가 위로를 해주시네요...
장모님 섭섭해 하시는거 당연하다고, 올해는 우리집 가서 명절 보내고 오라구요...
그리고 어머님이랑 형님도 다 이해하시니까 걱정말라구요...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났더니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밥상에 앉자마자 여즉 흐느낌이 남아 숨쉬기도 힘들면서 어구어구 밥을 먹었더니... 오빠가 아직 한참은 더 커야 될것 같다며 어떻게 데리고 살아야할지 앞이 막막하다하시네요... 나이보다 생각하는게 한참은 성숙하다할땐 언제고...![]()
그러면서 또 한마디... "가서 장모님 젖좀 더 먹고 시집오시지요~!" ![]()
오빠도... 저도...
서로를 만나기 전에 만나던 사람이 있었더랬습니다...
근데 서로가 운명이라 느껴서인지 먼저 만나던 사람들과 헤어지고 우리의 사랑을 시작했죠...
만남에서 결혼을 결심하기까지의 중간 기간이 너무 짧은거 아니냐고 주변에서 걱정들을 많이하셨더랬지만... 많이들 그러대요...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3초면 충분하다구요... 오빠도 저도 이사람이면 앞으로 남은 시간을 함께해도 후회가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사귐도 약혼도 서둘렀더랬습니다...
글쎄요..
단순히 명절때문일까요...
그냥 우리집을 생각하면 좀 속상하기도 하고, 새로 가족이 또 생긴다는 생각에 조금은 겁도나고, 양쪽사이에서 제역할을 다할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철없이 막 좋기만했었는데... 슬슬 겁이나면서 두사람이 만나서 한가정을 꾸리고 사는게 무서워지네요...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라는 말도 자꾸만 나를 짓누르고...ㅡㅡ;;;;;
그냥 막 겁이 나네요...
그래도 오빠믿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나머지도 오빠랑 함께 잘 해나가야지요...
얼른 설이 지났으면 좋겠습니다..
설이 지나면 통통이의 두려움도 조금은 지나갈것같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