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보니 맏며느리님이 25년간 차례며 제사며 지내다 이번에 휴가를 간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25년을 말없이 ..아니 속 끓이며 맏며느리는 이유만으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둘째 며느리면서 저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는걸 보면 그냥 웃음이 나오네요. 쓰디쓴 웃음이...
저의 남편은 형제가 딱 둘이랍니다.
아주버님 한분과 우리 남편.
결혼한지는 11년이 됐구요, 일남 일녀를 뒀지요.
우리 형님은 딸 둘이구요.
천주교를 다닙니다.
천주교를 다니면 제사를 지내도 그만 안 지내도 그만이라는데 우리 어머님이 제사 지내기를
원하셔서 현재 제사를 지냅니다.
아버님 제사를요.
어머님은 81세이시구요. 다행이 정정하셔서 혼자 사시구요.
처음 결혼을 하고 보니 우리 남편은 형이랑 오해한 일이 있어 형네를 8년동안 가질 않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가지 않겠다는 남편을 홀로 두고 저혼자 얼굴도 모르는 사람(형님댁)댁에 가서
인사 드리고 결혼하고 신행때도 혼자가고 제사때 , 명절때 항상 혼자 갔습니다.
주위에서 신랑이 안 가는데 뭐하러 가냐고...자기들 같으면 얼싸 하고 안 가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안 가면 영영 신랑과 아주버님 화해는 못할것같고
며느리 들어와서 좋은 일 생겨야지 더 안 좋은 일들 생기면 안된다는 우리 친정아버지 말씀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혼자 그리 다녔습니다. 잠실에서 인천 까지요.
큰아이를 임신하고 제사 지내러 가다가 빈혈이 심하니 먼곳 가지말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어긴 죄로 전철에서 혼절을 한적도 있었지요.
그 길고긴 세월 덕분에 큰아이 출산후 남편이 형님댁에 가게 되었고 다들 좋아하더군요.
명절이나 제사때도 조기며 고기며 제사상에 올릴 것들을 장을 봐서 가져 가곤 했습니다.
나물종류만 빼고 다 말입니다.
아무래도 반찬 준비하는 형님을 배려 하는 마음에서지요.
그래서 형님댁보다 제가 항상 장을 더 봐 갔지요.
아이가 세살때인가 그러시더군요.
참~ 형님댁은 딸 둘이라서 먼 훗날 우리 아들이 장성을 하면 제사가 넘어오리란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세살때 쯤에 제사를 모셔가라는 겁니다.
제사 지내는거 별로 하고 싶지않다고...덕볼 생각없다고...
무슨 제사를 덕보려고 지냅니까?
자식된 도리이기 때문에 지내는것 아닌가요?
아주머님도 젊으시고 아들이 있는데 손주가 제사를 가져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제가 기분좋은 말로 거절을 했습니다.
그런데 요번에 형님이 얼굴이 떨려서 병원에 다닌다고 저에게 지내라고 하더군요.
이번만 하는걸로 말입니다.
그런데 형님께 어머님이 제사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지낸다고 뭐라고 하신 모양입니다.
그 일로 아주버님과 어머님이 다투시고 급기야 시끄럽기까지 했습니다.
형님이 그러시네요.
천주교를 믿으니까 저보고 제사를 가져가는것을 한번 생각해 보라고요.
혹시 천주교를 다니시는 분 계시면 말씀 좀 해 주세요.
형님이 천주교를 다니셔서 제사를 안 지낸다고 하면
동생이 가져와서 지내야 되나요?
주위에 보면 기독교 집안은 제사를 지내지 않고 음식을 해서 가족끼리 먹는것은 봤습니다.
물론 집안 전체가 다 제사를 안 지내고요.
둘째인 제가 제사를 가지고 와서 지내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당신은 하기싫으니 니네가 해라라는 식이 정말 싫습니다.
좋은 뜻으로 제가 지내면 얼마든지 하겠다고 지금 그렇게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가지고 오고 싶지
않다고 말씀은 드렸는데....맏며느리도 아닌 제가 왜 이런 문제때문에 고민을 해야 하는지
정말 한심스럽네요.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전처럼 형님과 왕래가 없어질수도 있겠단 생각이 자꾸 드네요.
나도 사람인지라 좋게 마음을 먹었다가도 다른쪽에서 자꾸 그러니까
저 또한 마음이 그렇게 변하는것 같습니다.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둘째인 저에게 제사를 가져 가란 형님 말씀을
따라야 할까요?
아니면 싫다고 해야 할까요?
그것도 아니면 기독교 집안에서처럼 제사를 다 안 지내고 천주교 성당에서 기도만 드려야 하는걸까요?
속 시원히 말씀좀 해 주세요~
긴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