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이름 : Annie
별명 : 무뇌(無腦)
견종 : 마르치스
성별 : 암컷
연령 : 5살 몇 개월(이젠 관절 마디마디 주물러 주면 고록 고록 잠드는 나이)
사이즈: 소형 내지 대빵 작음(그때 그때 달라요)
특기 : 목욕할 동안 치와와로 변신하기(사이즈가)
1분쇼 하기(주1)
동생이 나한테서 분가(?)해 나가면서 같이 키우던 애니를 데리고 가버렸다. 난 지금까지 공동 소유라고 생각했는데 애니 살 때 동생이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그 결정에 대해 할 말없다. 애견을 키워보신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얘들은 자기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먹고 자고 행동한다. 네다리 뻗고 깔개 처럼 자는 것은 다반사고, 등 붙이고 자기도 하고, 어떤 때는 베개까지 있어야 잔다.
지난번 간만에 동생한테 전화를 한다.
뭐해?
방닦고 있다./
애니는?/
잔다./
바꿔바바/
애니야, 애니야~~! 애니야아아아~~~ 쉬끼, 빨리 와. 애니야~~~(절대 한번에 움직이지 않는다) 큰언니한테 전화 왔다, 자(동생은 수화기를 귀에 갖다 댄다)/
애니야~~ 언니다. 자고 있었쪄? 넌 왜 맨날 잠만 자냐 애니야, 언니 안보고 싶어? 주저리주저리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효과음이 저 멀리서 들려온다(동생: 애니야 짖어, 짖어). 하지만 안 짖는다. 목소리 듣고 싶은데…결국 포기한다. 동생한테 물었다. 거의 두달 만에 내 목소리 듣고 어떻게 반응했는지. 눈물을 보인다거나, 슬퍼보인다거나 아니면 감상에 잠겼다든가 뭐 그런류의 반응…
동생왈 “오기 싫어서 엉덩이 뒤로 쑥 빼고 꾸역꾸역 오더니… 수화기가 먹을 건 줄 알고 킁킁대기만 한다.”
뭐라구? 내 목소리는 들은체 만체 수화기가 먹을 것인지 못 먹을 것인지 킁킁대기만 했단 말이지? 어우, 신경질나.
내가 지한테 어떻게 했는데? 꼬박 꼬박 목욕시켜줘 제때 밥줘 이틀에 한번씩은 산책시켜줘! 물그릇에 물떨어져 봐라. 요강 안치운 며느리 타박하며 버선발로 요강 탁탁 치는 시어머니 같이 지 물그릇에 물 떨어지면 탁탁 치며 나를 쳐다본다. 그래도 나 화 한번 안내고 “목이 마르면 말을 하지 그랬어? 여하튼 언니가 미안해”.(전 매사에 사람대하듯 했습니다. 자신이 개라는 사실을 알면 좌절할까봐..ㅋㅋㅋ 주인이 세번 이상 바뀌면 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어렴풋이 알기 시작한다고하대요)
그리고 내가 말은 안했지만 잘 때 내 얼굴에 대고 방귀 꿨을 때 정말 독했다. 그래도 나 암말 안했다. 견공의 방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얼마나 독한지. 낮에 조금만 심하게 놀았다 싶으면 밤새 코고는 소리에 나 선잠 자서 회사서 졸기도 했다. 마르치스의 코고는 소리 무시할 만큼 적은 소리 절대 아니다. 동생이랑 같이 살 때 불 끄고 누우면 꼭 내 배위에 올라와서 또아리 틀고 잘 때는 언제고 이젠 본체 만체냐! 나 너한테 최선을 다했다!
속으로 이 말까지 내뱉고 나서 난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 맞는 느낌이었다.
남친하고 헤어질 때 남친이 나한테 그랬었지. “난 너한테 최선을 다했다” 세상은 돌고 돌고 준대로 받는구나…
견마저 나를 버리니 이젠 벽보고 말해야겠다.
(주1)1분쇼 :
아침에 나와서 저녁에 퇴근해서 들어가면 우리 애니 흰자만 보일 정도로 눈이 뒤로 뒤집어지고 숨도 꼴딱꼴딱 넘어간다. 이렇게 1분쇼가 끝나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로 돌아가서 또 잔다. 1분쇼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처음에는 감동하게 만들고 나중에는 공허하게 만든다. 견공들도 시간의 길고 짧음을 아는 것 같다. 내가 2~3시간 나갔다가 돌아오면 그냥 꼬리만 흔든다.
(엉뚱한 상상)
개는 개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라며 엉뚱한 화두 꺼내면 나쁜 사람~~
상상속의 오늘의 톡 제목 : “같이 사는 개와 대화 하는게 정말 미친거야?” 아님 “애완견 도대체 어디까지 허용해야되나?” 요즘 하두 내용과 상이한 제목이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