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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애틋하고도 영원한 사랑 이야기

풍류오크 |2005.02.25 16:51
조회 442 |추천 0

자주 가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어느 분이 올리신 글인데 너무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라 널리 알려야겠기에 올려봅니다. 본인의 허락을 아직 받지 못했으므로 나중에 삭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

....

...

..

.

 

- 사 시 (박 찬 현 : 朴 贊 炫)-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교복을 입고 머리는 까까머리(상고머리)를 하고 국어 수업시간에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 이란 시를 처음 접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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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
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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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용운을 잘 알진 못했다.
아니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잠깐이나마 내 두뇌에 저 시를 담아두었던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아직까지 외우고 있진 않았다.
그러나 내가 저 시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
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바로 이 한소절 때문이다.
이별의 아픔을 한 구절로 함축시킨 저 글귀야말로
그 당시 나의 아픔을 대신해주는것 같기 때문이였다.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 시는 사랑의 이별을 주제로 쓴 시가 아니였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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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아 우리가 커서 나 군대 갔다 오면 우리 꼭 결혼하자"

"응. 당연하지~~!  "

차분한 단발머리에 새하얀 피부를 가진 정현이는 나의 첫 사랑이였다.
그 당시 난 고등학교를 갓 입학했고, 군대를 가기엔 아직 4~5년이란 시간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날때마다 우린 언제나 저 약속을 했다.
같이 밥을 먹다가도,  같이 공원을 걷다가도, 자기전에 통화를 할때에도....

정현이를 처음 본 것은 영어,수학,국어를 가르키는 종합학원에서였다.
내 나이 그때 17살이였고, 정현이는 16살의 중3이였다.
같은 학원을 다녀서 그런지 정현이와 나는 지나가다 서로 많이 마주치곤 했다.
인사를 먼저 건내고 싶었지만 난 너무나 내성적이여서 그런일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었다.
엘레베이터 안에서 단 둘이 있을때에도, 강의실을 옮길때 마주칠때에도  언제나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기에 난 너무나 못생겼구, 정현이는 너무나 예뻤던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그러지 않았던가.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그 말은 절대 헛소리가 아니였다.  어느 날 부터인가 정현이에게 고백을 하기로 맘 먹은 순간부터
난 정현이에게  적극적으로 변해가구 있었다.
먼저 인사를 건네고, 작은것이지만 선물을 사주기도 했고,  배고플까봐 항상 간식같은것을 사주기도
하였다.
그러기를 몇개월째 어느덧 학원에서는 자연스레 우리 둘이 사귀는 것으로 소문이 나있고,
정현이도 싫지는 않았는지 그 소문을 듣고도 나를 멀리 하지 않았다.

1994년 7월 어느날 저녘 9시

이미 해는 저 수평선 넘어 간 지 오래였고, 보름달의 빛이 어느 한 놀이터를 비추고 있었다.

"정현아. 나 너 좋아한다"

"......."

나의 고백을 듣고도 정현이는 말없이 그네를 타고 있었다.

"내 여자친구가 되줄래?"

"......."

정현이의 그네는 삐끄덕 삐그덕 소리를 내며 앞뒤로 높게 올라갔다 내려오고 있었다.
대답을 하지 않는 정현이를 보며 난 그것이 무언의 거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잠깐 동안의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나도 그네타기에 열중하고 있었
다.

"찬현오빠. 오빠 그네가 나보다 높게 올라가면 내 남자친구로 받아들일께"

"정말???"

난 솔직히 그네를 잘 타진 못한다.
항상 그네를 타봤자 조금만 왔다갔다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내가 저렇게 높이 올라가는 정현이의 그네를 앞지른다는것은
한 여름밤에 눈을 내리게 하는 것과 같은 일이였다.
그러나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고  누군가 얘기하지 않았던가.
난 등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그네타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조금더  높이 올라가려 온 몸에 체중을 실고있었다.
처음있는 일이였다. 내 키정도 높이를 훨씬 뛰어 넘은 높이로 그네를 타고 있었던 것이다.
난 고개를 돌려 정현이의 그네를 보았다. 정현이는 나보다 밑에 있었다.
한 여름밤에 눈이 내리고 있었던 것이였다.


난 정현이보다 높게 그네를 타고 있었던 것이였다.
정현이는 가만히 날 쳐다보며 웃고 있었고, 나도 그제서야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가슴 떨레이는 내 고백이 받아들여지는 순간이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날 정현이는 내가 힘들게 그네를 타고 있다는것을 알고
자기의 높이를 낮춰준것이였다. 나보다 높지 않을려고......
그것도 모르고 매일 그네를 잘탄다고 자랑을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내가 어렸던 것 같다.

^^:;;


정현이는 공부를 참 잘했다.
그에 비해 난 공부하고는 담을 쌓은 흔히 말하는 반평균을 깍아 먹는 놈중의 하나였다.
그렇다고 내가 공부를 처음부터 못한 것은 아니였다.
나름대로 중학교에선 전교 10등밖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을만큼 공부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로 진학 이후 난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공부보단 컴퓨터 오락과 만화,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 언제나 성적표 나오는 날엔 긴장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성적표를 학원에 가져오는 날이였다.
내가 다니는 학원은 학교의 성적표를 제출하고 떨어진 등수만큼 나머지 공부 및 매타작을 당해야
했다.
물론 오늘날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마대자루로 학생들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때린다는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일이지만 내가 고등학교때만해도 언제나 회초리는 선생님의 준비물이였었다.

퍽! 퍽! 퍽! 퍽! ....

학원선생님에게 매타작을 당하고 난 그날 밤부터 다음번 시험볼때까지 밤 11시까지는
학원독서실에서 공부를 해야만 했다.
물론 선생님의 감시하에 .....
멍이 들은 허벅지를 문지르며 난 독서실에 앉아있었다.

'에이씨...공부가 재미없는데 어떻하라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은 정석책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오빠~~~~ 수학을 눈으로 푸는 사람이 어딨어~~?"

정현이가 내 옆에서 조용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여태까지 집에 안가구 뭐해?? 밤이 늦었는데"

"오빠야 말루 집에 안가구 뭐해?"

"나?........오늘 성적표 나왔어"

"훗...오빠 나머지 자습하는구나?? 성적 떨어졌어?"

"응..( T_T );

"여기 오빠 먹으라구 간식거리 사가지고 왔어. 여기 파스도 있구. 많이 맞았을테니까 ㅎㅎ"

눈물이 핑 돌았다.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 여자친구란 말인가.

"오빠가 만약 반에서 5등하면 내가 뽀뽀해줄텐데...."

쿵!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정현이가 나에게 뽀뽀를 해준다는 말을 했다.
심장이 쿵닥 쿵닥 뛰기 시작했고, 어느덧 나의 귓볼은 빨개져있었다.

"정말??"

"치..오빤 내가 거짓말 하는거 봤어?"

"반에서 25등안에 들면 뽀뽀해준다고?"

"오빠! 농담하지말구~~~~ 반에서 5등안에 들면 해줄께"

"정현아 그건 오빠에게 무리야."

"해보지도 않고 무리래. 오빠 그런 사람이야?"

"........"

뽀뽀란 소리에 희망을 느꼈다가 반에서 5등안에 들어야 한다는 소리에 절망감으로 바뀌고 있었다

"오빠~~ 내가 뽀뽀해준다는데 반에서 5등도 못해? 치...내가 그정도 밖에 안돼나"

"아냐........다음번 기말고사때 내가 꼭 반에서 5등안에 들께. 대신 그 약속 잊으면 안돼"

"알았어 ~~~ 난 약속 잘 지키는 아이야 "

"잠깐만"

쓰윽...쓰윽.....

'나 정현이는 찬현오빠가 반에서 5등안에 들면 찬현오빠에게 뽀뽀를 해주겠습니다'

찌~~익

"여기다 싸인해"

"ㅎㅎ 오빠~~넘 귀엽다"

정현이는 웃으면서 서약서에 싸인을 했고 난 마치 그 종이가 상장인마냥 조심스럽게 접어서
지갑에 넣어뒀다.

 

그리곤  그날 이후 난 내가 좋아하는 컴퓨터 오락과 만화보는것을 끊었다.
물론 친구들과 스포츠하는 시간도 상당시간 줄였고, 그 대신에 오직 공부에만 몰두했다.
무엇보다도 제일 놀란건 부모님과 학원 선생님들이였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난 그 칭찬에 힘입어 더욱더 열심히 공부를 했다.

최진실의 xxCF 선전에서 얘기한 말이 맞는 것 같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예요'

정말 그랬다.
난 2학기 겨울방학이 시작하기 전에 치룬 기말고사에서 당당히 반에서 2등을 하였다.
1등과는 평균점수차가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반이 벌컥 뒤집혔고, 학교가 벌컥 뒤집혔다.
혹시나 내가 부정행위를 저지른것이 아닌가해서 나의 시험지만 유독 10번넘게 재검토를
했다는 얘기도 나중에 담임선생님이 얘기해주셨다.

성적표를 받던 날 난 제일 먼저 정현이의 삐삐에 음성을 남겼다.

"정현아~~!! 나 2등했어~~~!!!!"


콩닥! 콩닥! 콩닥!

심장 뛰는 소리가 내 귀에까지 들렸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었지만 춥진 않았다. 오히려 정현이의 눈감고 있는 모습이 나를 더욱더
떨리게 만들었다.

정현이는 정말로 약속을 지켰다.


"오빠. 너무 멋있어. 것봐 오빠는 하면 할수 있잖아. 안해서~~문제지~~~"

"헤...헤..."

"약속은 약속이니까 오빠한테 뽀뽀를 해주고 싶은데, 나....실은 남자한테 뽀뽀를 한번도 못해봤거든

 무지 떨리니까 나 그냥 눈감고 있을께 오빠가 뽀뽀해줘"

".........."

 

'바보! 나도 뽀뽀는 처음인데.....그래도 남자니까 내가 해줘야지'


정현이의 입술과 나의 입술이 살포시 포개졌다.
이루 말할수 없는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고, 난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멈춰졌으면 좋겠다구
생각했다.

너무나 뜻밖의 상황은 사람으로 대처를 못하게 하여 한순간 바보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건 정현이와 첫 키스 이후 얼마 안있어서였다.
난 정말  정현이와 난 결혼하구 늙어서 죽을때까지 항상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다.
물론 군대가있을적 빼고는 헤어지지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것은 내 어린나이의 짧은 생각이였다.


학원은 방학동안에도 계속 나가야만 했다.
학교와 같이 학원에서도 겨울방학이라고 일주일의 방학은 주었다.
그리고 그 일주일이 끝난 후 난 즐거운 방학생활을 학원에서 보내야 하는 운명을 탓하며
학원으로 갔다.
방학이 되기 전 정현이의 음성메세지를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오늘 학원에 가는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벼웠다.

'오빠...나 학원방학동안에 시골 가. 나중에 보자'

학원에 정현이를 보기위해 난 빠른 발걸음을 하였고, 평소 10분 걸리던 거리를 5분만에 돌파하였다.

수학시간이 끝나고 난 정현이의 강의실을 기웃기웃거렸다.

"이놈아 오늘 정현이 안나왔다. 시골 갔다가 안왔나보다 "

나랑 친한 정현이 담임선생님이 지나가다 알려주었고, 난 실망한 눈빛으로 인사를 하곤
다시 내 강의실로 왔다.

'우...아무리 그래도 시골에서 음성이라도 하나 남겨주지....재미있게 노나보네'


이틀...사흘...나흘......

어느덧 정현이를 못본지 방학기간과 합쳐서 11일을 넘기고 있었다.
무슨일이 있는것 같아 불안하기 조차 하였고, 난 결국 정현이의 집에 찾아가기로 했다.

딩...동......딩....동......딩....동

몇번의 벨을 눌렀지만 집안에 아무도 없는지 반응이 없었다.


"찬현아. 선생님하구 얘기 좀 하자"

정현이의 학원 담임선생님이 나를 찾아오셔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다.


"너 정현이랑 연락 안하지 꽤 됐겠구나?"

"예...선생님이 그걸 어떻게 아세요?"

"................내가 어제 정현이가 너무 학원을 나오지 않아 집에 전화를 했는데,  마침 어머님이 받으

 시더구나. 그리구.............."

선생님은 얘기를 다 끝마치지 않으시고 내 눈을 보면서 손을 잡았다.
난 그게 어린나이에도 앞으로 선생님의 입에서 무슨 종류의 말이 나올지 예감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나에게 좋지 않은 소식일것이였다.

"정현이가 백혈병이란다. 지금 서울대병원에 입원해있는데, 부모님도 하루에 한번 밖에 면회조차
 되지 않는다고 하시네, 의식이 없어서 현재는 산소호흡기에만 의지하고 있는 상태란다"

비틀...

다행히 벽에 기대여 넘어지는것을 막을 수 있었지만, 내 머리속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영화나 소설속에서만 나오는 일을 지금 내 눈으로, 내 귀로 겪고 있는것이 마치 나도
혹시나 영화속의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이 모든것이 영화가 아닐까....


난 어렵게 정현이의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 내 소개를 하였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정현이의 면회를 부탁드렸다.
정현이의 부모님은 이미 정현이에게 나의 얘기를 들으셨던지 내 이름을 알고 계셨고,
정현이의 면회부탁에도 허락을 하셨다.

 


삐.......삐..........삐..........

규칙적으로 기계음이 들렸고 그 기계음속에서 정현이는 조용히 자고 있었다.
의식을 잃고 있는것 같이 보이지 않았다.

내 눈엔 자고 있는것 같이 보였다.
자고 있다고 믿고 싶었다. 몇시간 후면 '아우~ 잘 잤다'  기지개를 피고 일어날 것 같았다.

하얀 피부도, 빨간 입술도, 단발머리도 모두 그대로였다.
변한것이 없는데 정현이가 아프다니.......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조용히 면회를 끝마치고 무균실에서 나왔다.

"찬현이라고 했지?"

"예"

"우리 정현이에게서 가끔가다 얘기 들었네.   올해 여름부터인가 이 녀석이 뭐가 그리 기쁜지
 학원만 갔다오면 항상 싱글벙글이지 않겠나. 그래서 애비 입장에서 남자친구 생긴걸 눈치챘지
 그렇다구 정현이 만나는 것에 반대하진 않았네. 오히려 건전하게 잘 만나라구 했는데........

 아......그 생각이 나는구만......시골에 내려가기 전에 차안에서 나한테 그런소리를 하더구만
 남자친구가 반에서 2등했다구, 정말 정말 남자친구가 뿌듯하구 멋져보인다구....아빠 다음으로
 멋있는 사람이라구 얘기하더니....그게 자네였구만 "

정현이 아버지의 슬픈 목소리를 들으며 정현이를 생각하는 순간
난 그제서야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나의 눈에서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정현이 어머니가 내 옆으로 오셔서 나를 안아 주셨다.
난 울고 싶지 않았다.
우는 것은 남자가 수치라고 생각하던 나였다.

울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나 내 의지와 달리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1995년 1월 13일

정현이는 추운 겨울날 한줌의 재로 강에 뿌려졌다.
정현이 아버지, 어머니 그리구 내 손에 의해.....

정현이 부모님과 헤어진 후  난 집으로 돌아오면서 지갑을 열어보았다.
지갑 한 귀퉁이에  곱게 접은 한 쪽지를 펼쳐보았다.

 

나 정현이는 찬현오빠가 반에서 5등안에 들면 찬현오빠에게 뽀뽀를 해주겠습니다.

                                                                                             - 김 정 현 -             


"찬현오빠. 오빠 그네가 나보다 높게 올라가면 내 남자친구로 받아들일께"
"찬현오빠. 오빠 그네가 나보다 높게 올라가면 내 남자친구로 받아들일께"
"찬현오빠. 오빠 그네가 나보다 높게 올라가면 내 남자친구로 받아들일께"

아직도 놀이터에서 했던 정현이의 목소리가 너무나 생생하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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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
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말은 거짓말인줄 알았습니다.
첫사랑인 우리의 사랑은 영원할 줄만 알았습니다.

7개월간의 정현이와 사랑을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전 그 사랑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정현이의 약속이 적혀 있는 쪽지는 정현이를 보낸 그 날 어느 문방구에 가서 코팅을 하고
앨범에 껴놓은 상태입니다.

정현이에게 프로포즈 했던 놀이터는 얼마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지나쳤는데 아직도 그대로이더군요
그네도 역시 2개 그대로였습니다.
옛 생각이 나 잠시나마 그네를 타보았지만 예전만큼 높이 올라갈 수 없더군요.
학원은 지금 어느 기업의 사무실로 바뀐 상태이고, 옛날 학원 선생님들과는 군대를 다녀온 후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정현이의 부모님과의 연락은 아직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현이를 보내고 자식을 보지 않으신 상태로 살아계시고,  명절만 되면 전 정현이 집에 찾아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세배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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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정말 너무나 쉽게 사람을 사귀고 너무나 쉽게 사람과 헤어집니다.
헤어짐은 만남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이란 단어를 말할때 한번은 신중히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사 시 (박 찬 현 : 朴 贊 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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