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영웅 (1부 19막 : 국지전(局地戰) #03 & #04)

J.B.G |2005.03.18 01:10
조회 126 |추천 0

 

#03

 

성림(聖臨)

안주성에서 살아남아 도주한 몇몇 병사에 의해 안주성의 소식을 들은 성림의 용군은 이미 철저한 방어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둘러라! 적의 화살에 벌집이 되고 싶지 않거든 말이다.”

 

그리고 며칠 후.

성림에 까지 진군한 목진 진영에서 불만에 찬 여산박이 무엇인가를 따져 묻고 있었다.

 

“빼앗은 성을 자신들이 들어와 앉다니? 이거 이래도 되는 것입니까?”

 

적령이 흥분한 여산박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어차피 잘 된 일입니다. 안 그래도 적은 군사인데 안주성을 지킨다고 이 군사를 둘로 나눌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젠장…”

 

성을 내며 막사 밖에 나온 여산박은 진지하게 진을 살피는 묘기를 목격했다. 그는 묘기의 이런 모습을 신기하게 여겨 무위에게 물었다.

 

“저 녀석은 또 무엇을 하는 거죠?”

“적진을 염탐하는 것입니다.”

“이 먼 거리에서 뭘 염탐한다는 겁니까?”

“신기한 물건을 가지고 있더군요.”

“신기한 물건 요?”

“먼 물체를 아주 가까이 보여주는 것입니다.”

“네?”

“직접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할 것입니다.”

“…”

 

여산박은 곧 묘기에게 갔으며, 무위는 다시 막사에 들어가 적령에게 물었다.

 

“저 아이는 지금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아는 것일까요?”

“아마, 지금은 즐거울 겁니다.”

“네?”

“머리 속에서 만 그리던 이론들을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언제까지 진실을 숨길 거죠?”

 

무위의 이 물음에 적령은 잠시 심기가 불편해 졌다.

 

“절… 비난하는 것입니까?”

“…그런 뜻은 아닙니다.”

“저 아이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깨달으면… 스스로 물러날 것입니다.”

“그럼…”

“그때는 미련 없이 보내줄 것입니다. 약속 드리죠…”

 

그리고 또 다시 노동 아닌 노동이 시작 되었다.

 

“이번에는 또 뭐래?”

“이번 성림은 지난번 안주에서의 일을 알고 화살 공격에 대한 대비를 한 모양이야.”

“그래…? 그럼 이번은 그 대비를 무너뜨릴 물건인가?”

“아마도…”

 

한편, 막사에서는 장수들이 전략에 대해 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전략의 중심에는 묘기기 있었다.

 

“제가 살펴보니 적은 지금 성 전체에 수직으로 철판을 심어 놓았습니다. 앞에서 날아드는 화살을 철저히 막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포차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포차라면 이미 20여기가 있지 않느냐?”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지금 있는 포차는 적의 사정권 안에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적의 사정권 밖에서 사용이 가능한 포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포차의 사정거리를 높이는 연구는 많았지만, 그 사정거리가 월등한 포차는 아직 보지 못했는데…”

“제가 설계한 이 포차는 원심력을 이용한 것입니다.”

“원심력?”

 

그리고 한달 후.

20여기의 신형 포차가 배치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여산박이 반신반의한 목소리로 묘기에게 물었다.

 

“이것이 정말 그리 멀리 나가느냐?”

“기존의 것은 포신이 되는 목재의 탄력만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설계한 이 포차는 한 쪽 끝에 큰 추를 달아서 포신 자체를 회전시키는 원리입니다.”

“흠… 난 잘 모르겠는데… 그게 그리 대단한 것이냐?”

“직접 경험해 보시면 알게 됩니다.”

 

성림성.

안주의 일에 대한 대처로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던 성림성의 병사들은 또 다른 무기에 조금은 술렁이고 있었다.

 

“저건 또 뭐야?”

“포차인가?”

“모양이 좀 다른데?”

“발사 할 모양이야?”

“저 먼 거리에서? 설마?”

“발사했어! 그런데…”

 

거대한 포탄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었다.

 

‘꽈꽝!’

 

한발이 성공적으로 날아들자 연속해서 거대한 포탄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으아악!”

 

곧 수 백 개의 포탄이 용군의 사정권 밖에서 날아들었다. 성내는 아수라장이 되었고, 강력한 원심력을 이용한 포탄에 성벽조차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크아악~”

 

포탄으로 성벽과 성 내의 화차 방어용 철판을 무력화 시키자 곧 다사 화차가 동원되었다. 수천의 포탄과 수만의 화살세례를 받은 성림성은 겨우 2시간 만에 목진의 영토가 되고 말았다.

 

용의 황도 진양.

미란을 비롯한 장수들이 첩보병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곳에는 철기주와 무연도 있었다.

 

“두 달 만에 겨우 5천의 군사에게 두 성이 함락되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변괴입니까?”

“이 무기…”

“네?”

“목진이 선보인 새로운 무기 입니다.”

“…”

“독특한 기술이군요. 병사의 기억만으로 재현한 것이라… 자세한 것을 알 수 없는 것이 한이군요.”

 

미란은 성을 잃은 것 보다는 새로운 무기를 보며 자못 심각한 표정이었다.

 

 

 

 

#04

 

양주(陽州)성.

이미 행군을 해서 양주성에 진을 친 목진의 진영의 막사에서 여산박이 말했다. 이미 두 번이나 신기할 일을 경험한 그는 이번에는 다소 기대가 가득한 흥분된 얼굴이었다.

 

“저 녀석이 이번에는 무슨 신 무기를 선보일 요량이죠?”

“적진을 살펴보고 있으니, 곧 대안을 내어 놓겠죠.”

 

그러자 곧 막사에 묘기가 들어섰다.

 

“적이 이번에는 가만히 앉아 당할 생각이 없나 봐.”

“얼마나 되니?”

“족히 군사만 2만은 되겠어. 주변이 다른 지방에서 병사를 징발한 모양이야. 더구나 성을 나와서 사정거리를 좁혀 먼저 진격해 올 기세야.”

 

그러자 여산박이 다소 화급한 내심을 드러내며 기대에 차 물었다.

 

“그래서 네 생각은 어떠한 거냐?”

“지금까지는 장거리 공격이었어요. 그런데 적이 역으로 해서 접근전으로 공격해 오는 것이죠.”

“흠… 그럼, 접근전은 어쩔 수 없이 우리 적귀대가 맡아야겠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뭣이라?”

“이번에는 접근전용 무기를 만들까 해요.”

“접근전용 무기?”

“지금의 전차를 개량해서 말이죠.”

“전차를?”

“네.”

 

이리하여 목진의 진영에서는 또 다시 때아닌 노동이 시작 되었다.

 

“이번엔 또 뭐야?”

“적령장군님의 동생한테 물어보지 그래?”

“동생?”

“그 꼬마가 누님이라 부른다며?”

“그렇기야 하지만… 정말 촌수가 그리 되나?”

“헌데 우리는 언제쯤 전투다운 전투를 해 보는 거야? 이거야 원 맨날 기계가 다 이겨놓고 뒤치다꺼리나 하니… 기마대의 체면이 말이 아니군…”

“어허, 사람도 참… 안 싸우고도 이기는 것이 최상의 전술이라는 것도 모르나?”

“어라? 언제 그렇게 박식해졌나?”

“뭐야?”

 

연전 연승에 병사들의 사기도 충천에 있었다. 그리고 또 다시 2주일이 지났다.

 

“준비는 다 된 거니?”

“물론이지. 이제 아저씨들도 나와 호흡이 척척 잘 맞아서 일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었어.”

 

적령의 물음에 자신 있게 말한 묘기는 개조 된 한 전차로 나아가 장수들에게 자신의 신무기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2대의 전차를 붙여 말 4필로 마력을 높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 전차가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이죠. 그 대신 말과 기수 전체를 원형의 갑옷으로 감싸고 그 갑옷 밖에는 예리한 칼날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칼날을 바퀴의 동력을 전달 받는 축에 연결해서 회전하도록 설계했어요. 이 전차가 한번 적진을 지나가면 주변의 적들은 모두 물러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묘기의 설명을 듣고 있던 여산박은 그만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저 꼬마… 정말 천재인가?’

 

설명을 다 들은 적령이 이번에도 묘기에게 명 했다.

 

“묘기 야.”

“왜?”

“이제 곧 결전이 벌어질 것이니 넌 안전한 후방에 가 있어.”

“또?”

“네가 사고라도 당하면, 초란이 날 가만 두지 않을 거야.”

“그래도…”

“또 군령으로 명을 해야겠니?”

“알았어.”

 

몇 시간 후.

곧 양 군의 조우가 있었다. 그러나 신형 전차를 앞세운 목진군 앞에 2만의 용군은 살이 찢기고 사지가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아역실색 하지 안을 수 없었다.

 

“이럴 수가…”

 

먼저 진격하여 앞으로 나아오던 용군은 그만 신형 전차라는 큰 벽에 막혀 막상 본대인 적귀대에 이르기도 전에 머리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선두가 무기력하게 무너지자 후방은 영문도 모르고 진이 흩어지고 있었다. 이리하여 앞에서 혼비백산해 물러나는 선발대와 뒤에서 달려드는 후발대가 엉켜 한데 아비규환이 되어버린 용의 진영을 목진의 전차부대가 마치 밭을 갈 듯이 흩어놓았다. 이리하여 2만대 5천의 양주성 전투는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그렇게 적령의 적귀대는 양주성 마저 함락시켰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