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115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51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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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요, 그건 좀 달라요! 정민 씨는 사람이지만 사람의 힘을 뛰어넘은 분이라 신수 산다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답니다. 단지 정민 씨의 힘으로만 자신을 회복시킬 수 있어요. 그러니 저희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답니다. 그 사이에 정민 씨의 주위를 지키고 정갈하게 유지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어요.
“아빠가 그렇단 말이야, 와아 굉장해!”
정연은 자신도 모르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리광 아닌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 정연은 어렸을 때 자신을 돌봐주던 사람들이 곁에 있게 되자 다시 어린 아이가 된 듯하였다. 게다가 자상한 엄마까지 꿈속이 아닌 현실에서 만나 이렇게 지내고 있는 것이 더욱 기뻤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어리광을 피우고 있었다.
“허! 연아, 그렇게 좋으냐?”
“물론이죠, 삼촌! 그동안 내가 혼자 지내면서 얼마나 외로웠는데. 게다가 사고 날까봐 삼촌이랑 고모가 어디 있는지 알면서도 찾지 못했어요. 근 이렇게 모두 한곳에 모였으니 얼마나 좋아요!”
“호호호, 그렇구나! 네가 어렸을 때는 어른스럽더니 이젠 다시 애가 된 것 같다.”
“헤헤헤, 그래, 고모! 근데 나한테는 삼촌하고 결혼 안한다고 해놓고 어떻게 된 거야?”
“야! 그, 그건…. 참 너, 나 결혼하면 존댓말 써주기로 했잖아? 근데 또 반말이냐!”
“아, 미안해…요, 고모! 앞으로 꼬박꼬박 존댓말 할께…요!”
“하하하!”
“호호호!”
- 호호호!
정연의 모습을 보고 모두가 큰소리로 웃었다. 그러나 정민을 살피던 수는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심각한 얼굴이 되어 정민의 몸을 더욱 꼼꼼하게 살폈다.
- 수님, 왜 그래요?
연정은 수의 기색이 좋지 않자, 곧 바로 정민의 곁에 다가가 수와 같이 정민의 몸을 다시 꼼꼼하게 살폈다.
- 어머나, 이럴 수가?
정민의 몸을 살핀 연정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정민의 상태가 거의 절망적인 상태였기 때문에 연정은 앞뒤 생각지 못하고 큰소리를 냈던 것이다. 연정의 소리에 놀라 모두가 정민에게 집중되었다.
- 언니, 너무 놀라지 마세요. 그래도 오라버니가 잘 버티고 계시니…!
- 어쩌면 좋지요, 수님! 이렇게까지 되시다니. 어쩌면…, 흑흑흑!
- 언니, 울지 마세요! 그렇게까지 되지 않으실 거예요, 오라버니는 이 수의 주인님인데…!
수는 급기야 냉정을 잃고 울음을 터트린 연정을 달래기 시작했고, 잠시나마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다시 무겁게 내려앉았다. 연정의 울음소리와 수가 연정을 달래는 소리이외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무거운 공기가 신단수 안을 감싸 돌았다.
잠시 동안의 침묵을 깨고 신단수 안 가운데서 빛이 솟아나더니 그 안에서 신수 산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 주모님, 다녀왔습니다. 헌데 주인님은…?
신수 산다는 신단수 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정민의 누워있는 곳을 바라보더니 곧 그 자리에 돌이 된 듯 굳어 버렸다.
- 산다, 왔느냐?
- 네, 네에, 수님!
신수 산다는 정민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것에 정신을 빼앗겨 수에게는 미처 인사를 못했다가 당황한 모습으로 대답을 했다. 수의 얼굴에 불편한 표정이 잠시 떠올랐다 사라졌다.
- 그래, 오라버니가 매우 위독하시다. 그러니 지금 즉시 저들의 거처를 마련해주고, 이곳에 결계를 치도록 하여라. 서둘러라! 나와 언니는 오라버니를 돌볼 것이다.
- 아, 알겠습니다! 작은 주인 서둘러야겠다. 가영을 안아라. 그리고 두 사람은 내 꼬리를 잡고 따르시오.
“알았어!”
정연은 신수 산다의 말대로 가영을 품에 안았고, 하란과 준일은 신수 산다의 꼬리를 잡았다. 신수 산다와 정연은 준일의 식구를 데리고 신단수 밖으로 나섰다.
“하아!”
“어머!”
“와아, 굉장하다!”
밖으로 나온 세 사람은 지하광장에 펼쳐진 빼어난 경치에 마음을 빼앗기고 벌린 입을 닫을 수가 없었다.
- 어라, 왜 이리 이곳이 거칠게 변했지?
세 사람의 반응과는 달리 신수 산다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 뾰료롱!
솔이 일행에게 다가와 소리를 내자 신수 산다는 잠시 솔과 대화를 나누는 듯 보였다.
- 작은 주인, 솔의 못에 갇힌 영을 보았느냐?
“응, 그 아줌마 진짜 예쁘더라! 참 아빠가 저렇게 된 게 그 아줌마 때문이었어.
- 그건 솔에게 들었다.
“맞다!”
- 작은 주인, 왜 그러냐?
“그 아줌마의 몸이 이 나무위에 있을 거야!
정연은 아고의 영이 깃들어 있던 기 덩어리를 생각해 내고 신수 산다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정연의 이야기를 들은 침울했던 신수 산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 그런가, 잘 되었군…!
“뭐가?”
- 주인님이 쉽게 회복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 같다.
신수 산다는 연정과 수에 비해 사람을 많이 접했던 까닭에 사람들의 몸에 대한 것을 더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수 산다가 정민을 회복시킬 방법을 쉽게 생각해내는 것이 당연했다.
“그, 그래! 그거 잘됐다. 네가 최고다!”
정연은 신수 산다를 다시 쳐다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신수 산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하지만, 주모님과 수님이 반대하실 지도 모른다.
“왜?”
- 그건 솔의 몸에 갇혀있는 영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 그럼 심각한데! 엄마야 괜찮지만 수 이모는 절대로 허락 안할 것 같은데!”
- 우선 주인님이 만들어 놓은 기 덩어리부터 흩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 서두르자 작은 주인!
“아, 알았어!”
말을 끝내기 무섭게 신수 산다와 정연은 준일의 식구를 신단수 아래에 내려놓고 뛰어올라 신단수 위로 올라갔다. 신단수 위에는 아고가 깃들었던 기 덩어리가 원래의 형체를 잃어버리고 둥글게 뭉쳐져 있었고 차츰 그 부피가 줄어들고 있었다.
- 아, 다행이다! 조금만 늦었어도 기가 흩어져 사라질 뻔했다. 작은 주인, 영의 검으로 이 기 덩어리를 가두어라.
“알았어. 하아!”
정연은 신수 산다의 말대로 긴 채찍을 만들어 기가 더 이상 흩어지지 않도록 기 덩어리를 묶었다. 정연과 신수 산다가 신단수 앞에 다시 내려서자 준일과 하란이 아직 정신을 잃고 있는 가영을 안고 맞이했다.
신수 산다는 정연이 묶고 있는 기 덩어리가 더 이상 흩어지지 않도록 신단수에 붙어 놓고는 신단수에 결계를 치기 시작했다. 신수 산다가 결계를 치자 신단수는 붉은 안개에 휩싸이며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졌고 붉은 안개가 사라지자 신단수가 있던 자리는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빈터만 보였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후후, 삼촌도! 산다는 신수라고 했잖아! 참 가영이도 빨리 회복 시켜야 된다. 산다야 빨리 도와줘!”
- 알았다, 작은 주인!
신수 산다는 가영의 몸을 살피더니 곧 바로 몸을 변화 시켜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으 헉!”
준일은 처음 보는 신수 산다의 본모습에 놀라 뒤로 물러서다 넘어질 뻔했고, 너무 놀란 하란은 말도 못하고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신수 산다의 본래모습은 용의 머리에서 뿔이 없는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서는 섬뜩하게 보일 수 있었다. 또한 눈처럼 하얀 몸을 가진데다 붉은 입에서 길게 날름거리는 불꽃같은 혓바닥은 더욱 무서운 모습을 연출하기 때문에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기겁을 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정연은 놀라는 준일과 하란을 진정 시키기 위해 두 사람의 손을 잡아주어야 했다.
“괜찮아요, 저게 산다의 본래 모습이에요. 원래는 기린이 되어야하는데 이곳에 들어오면서 괴수로 변했다가 아빠가 저런 모습을 갖도록 해준 거예요.”
“후! 이거 난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 너는 이곳에 살았었니?”
“아니요! 저도 이곳에 온건 꿈속에서 한번 밖에 없어요. 그때는 이렇게 멋진 모습은 아니었어요. 조금 황량했는데, 지금은 나무도 많아지고 예쁜 동물도 많아 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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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