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사람들
큰 맘 먹고 때밀고 광내러 목욕탕을 가기로 결심했다.
나에게 있어 목욕탕 가는 날은..
매년 한 번씩 치뤄지는 체육대회나 축제처럼
연중행사로 있는 고귀한 날이었다.
항상 집에서
은밀하게 혼자 밀었지,
밖에 나가서 밀고 싶지가 않았다.
다.. 그런 이유가 있다. -_-
암튼....
샴푸, 린스, 칫솔, 타올, 폼클랜징을
바리바리 싸들고 집 근처 목욕탕엘 쫄레쫄레 갔다.
나의 럭셔리한 조각같은 몸매가
대중탕 안에 빛을 뿜어내자,,
욕탕에 물을 쏟아내고 있는
수도밸브에서 물이 뚝! 멈춰버리고
때를 밀던 모든 사람들도
하던 동작을 멈추고서
날 미친듯이 부러워하며
감탄사를 연발해댔다.
거품내던 아저씨,
"허얼~~~ 쇼케이스에 진열된 마네킹 같은 저 몸매.... 0_0"
때밀이 아저씨,
"우아~~~ 근육공장인데? 1세기에 한 명 있을까 말까한 훌륭한 인간문화재야.
제발 나에게 때 밀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아... @_@"
온탕에서 반신욕하고 있는 아저씨,
"오우~~~ 남자가 봐도 캡짱 섹시하네. 아.. 꼴리는걸..
제 발 내 옆자리로 살포시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아... 아.... 아... 0_0"
으음..... -_-
허험... -_-;
아...
알았어! 알았어!!
사실대로 불게. -_-
거품내던 아저씨,
"저 쓰박새끼! 저거 ET야? 배가 싸가지 없게 많이 튀어나왔네.. 아.. 징글러브. -_-"
때밀이 아저씨,
"둘리 같은 새뀌... 때 밀어달라 할까봐 겁나네. 쓰벌. -_-"
온탕에서 반신욕하고 있는 아저씨,
"얼른 나가야지. 저 쉑히 배만 살짝 담궈도 바로 익사할 것 같단말야. -_-"
움하하하하하....
사실, 내 배가 좀 나왔어.
흐흥.. ^.,^
-_-!
처음부터 얘기가 빗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본 주제로 다시 퐁당 빠져보겠다. -_-
온탕에 들어가 따끈따끈한 물에
몸을 푹 삶은 다음...
온 몸에 비누거품을 묻히고 샤워를 했다.
그런데 아까부터 어떤 비계덩어리 아저씨가 나의 몸을
시시탐탐 훔쳐보고 있는 것이었다.
뿌연 거울로 그 비계 덩어리의 동태를 살펴보았는데
계속해서 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아저씨: 우와~! 엉덩이가 먹음직스러운 사과같은걸? ^0^
그냥 늘 있는 일처럼 내 아름다운 뒷모습에 뻑 반했나보구나 생각하고
룰루랄라 샤워를 마쳤다.
그리고는 바가지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슬슬 때를 밀려고 준비자세를 취하는데...
그 아저씨가 고개를 내려
자꾸만 내 상큼하고 향기로운 숲을 야려보고 있는 것이었다.
아우.... 민망해라~ ^.,^;
또 비웃네. -_-
아무튼..
넋이 나간 상태로 입을 떠억~! 벌리고는
나의 거대한 물건을 한참동안 감상하더니
말하는 것이었다.
아저씨: 워우~! 천하장사 이만기 안다리 제껴 날려버릴 정도로
힘도 꽤나 쓸 것 같은데, 내 등 좀 밀어주겠수?
쓰박!!
이래서 내가 목욕탕을 안 가려고 하는 거라니까.. -_-
어차피...
나도 그동안 1년동안 숙성시켜온
두꺼운 살껍따구들을 벗겨내야 했기 때문에..
누이좋고 매부 좋자는 뜻에서..
쌍방합의를 하고서는
아저씨의 등 뒤로 몸을 옮겼다.
그러자...
아저씨: 그래도 내가 먼저 권했는데, 자네가 먼저 대야지. ^0^
그러면서 날 마주보더니 내 몸을 팽이 돌리듯 홱~! 돌려버린다.
그리고는 나와 끈적끈적하게 밀착하더니 손에 때타올을 껴넣는다.
순간,
내 어여쁜 똥꼬에 접착된 그 무엇인가가
날 끔찍하도록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이대리: 아저씨! 좀 떨어져서 밀어요!!! >_<;
아저씨: 허허.. 너무 붙었었군. 알았다구. ^0^;
쓰박! 기분 죵나 드러웠다. -_-
열탕에 좔좔좔 흘러내리는 용암같은 따스한 물로
한 바가지 부어 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동성연애자가 아닐까하는 드러운 마음에...
그냥 뛰처나가고 싶었지만...
참을 인자를
손바닥에 세 번 새긴 다음......
참을 인! 人
참을 인! 人
참을 인! 人
꿀꺽 먹어삼켰다. (-ε-;)
또 비웃음 소리가 들리네. -_-
빡빡빡~!!!!! ♬♩♪~
때~ 때~ 때~ 때~~! ♬♩♪~
아저씨는 내 등을 열심히 밀기 시작했고...
내 등에서는 마치 지우개 가루 나오듯이
끊임없이 때가 밀려 나왔다.
때가 잔뜩 묻어있는 때 타올을 내 앞으로 내밀며
아저씨가 요란하게 웃어댔다.
아저씨: 허허허.. 이걸로 기념품 하나 만들어줄까? ^0^
이대리: -_-
아저씨는 요리조리 몸을 움직여대며 계속해서
정성스럽게 때를 밀어줬고
밀려나오는 때에서 보람을 느꼈는지
충분히 내가 밀 수 있는 팔까지
밀어 주었다.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대사가 튀어 나오질 않았다.
사실, 내가 밀어도 되지만...
자신이 미는 것 보다 남이 밀어주는 게
더 잘 나오고 더 시원하기 때문에 그냥
아가리 닥치고 있었던 것이다.
맞는 얘기잖아. -_-
그런데....
어찌나 정성스럽게 때를 밀어주는지...
내 팔을 번쩍 들어가며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를 해주었다.
풀이 웅성하게 자란 그 위대하도록 향기로운 곳 까지
누릉지 빡빡 긁어내듯이
온 열성을 다해 비벼주었다.
( ^/^)/~ 빡빡!!!
그렇게 내 더러운 때를 마치 어린 아이의 앙증맞은 때마냥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상큼하게 봐주면서
땀을 흘리며 노동하는 모습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꼭, 내 아빠같았다.
어느새 내 옆구리까지 간지럽히며
때를 빡빡 긁어모아주는....
그 분에게...
1g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선한 사람을 괜히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을 뻔 했기 때문이다. -_-;
어느덧 내 차례가 돌아왔다.
나도 그 분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그리고...
아까전 나의 잘못된 생각을 뉘우치기 위해,
오늘 이 한 손 불살러보겠다는 다짐으로
고무장갑 끼듯이 때 타올을 손에 팽팽하게 껴댔다.
그리고는 때밀기의 적극적인 자세인
앉아 똥 싸 자세로 돌입하기 위해
붙어있던 바가지의자에서 엉덩이를 살짝 들었다.
그런데....
순간,
미끄러운 바닥에서 발을 헛 딛는 바람에
앞으로 살짝 미끄러져서
그 아저씨 등에 스파이더맨 처럼 철썩~!
달라붙으면서 자빠지게 되었다.
철푸덕~! _(≥∇≤)ノミ
근데... 이게 웬일인가!!!
넘어지면서 때타올로
등을 살짝 스쳐갔던 것 뿐인데..
때 타올에 칼국수 한 줄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
허거덕~!!!! *(")x(")*
기겁을 하고는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쿠쾅~!!
아니겠지.. 아니겠지...
어디서 묻었던 거겠지....
설마... 설마....
그렇게 속으로 현실을 외면하려고 발버둥 쳐봤지만....
그것은.....
요렇게 보고
죠렇게 보고
요리조리 봐도...
분명 때!였다.
쓰박!!!
속았다. -_-!
아저씨: 어서 안 밀고 뭐하나. 좀 밀어보라고. ^0^
사우나를 울리는 아저씨의 낮은 목소리가
괴물이 울부짖는 소리로 들려왔다.
그냥... 만원 기부하고서
때밀이 아저씨랑 터치할까? -_-
된장!
딸랑 500원 남았구나. -_-
에이...
까짓거..
인간이지....
지우개겠어?
때 타올을 등에 올리고서는
손에 힘을 빠득! 주고 힘차게 피스톤운동을 해댔다.
빡~! 빡~! 빡~! 빡~! 빡~! 빡~! 빡~! 빡~!
빡...빡..빡...빡...빡...빡...빡...빡...빡..빡...
허거덕~!!! 0_0
아니나 다를까.
인간 지우개였다!!
한번 씩 밀 때마다 사정없이 길어지는
그 잔인한 때는 고무줄놀이할 때 쓰는
고무줄과 다름없어 보였다.
이렇게 높은 밀도와 넓은 분포로 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이 사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목욕 안 한 사람으로
세계 기네스북 1위에 올라있는 사람일까?
아니면, 강산이 변할 때까지 노숙자생활을 했던 사람일까?
그 무엇이 되었든 때돈 벌 사람인건 확실했다. -_-
아저씨: 가운데만 밀지 말고 요쪽도 좀 밀어보라고. 갓길은 길이 아닌가?
그러면서 팔을 번쩍 들어올리는 아저씨다. ( ^/^)/
그 팔이 본위치에서 사라지자,
그곳에 숨겨져 있던 넓은 평야가
기다렸다는 듯이
시야에 쫘악~! 펼쳐졌다.
허거덕~!!! 0.,0
옆구리 살이 장난이 아니었다.
대형 손잡이 두 개가 옆구리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내 옆구리는 이 아저씨에 비하면
애교덩어리였다.
내 튀어나온 옆구리가 한국 땅이라면..
이 아저씨는 중국 땅이었다.
아니, 쇼킹아시아였다. -_-
쓰박!
돗땠다!! 돗땠어!!
아까, 내 팔 들어올릴 때 부터 알아차렸어야 하는 건데!!
이 또라이 등처먹을 색히!!!
이걸 언제 다 미냐??
오늘 집에 갈 수 있을까??
여긴 문 안 닫나??
악!! 여긴 24시간 사우나잖아!!! {>_<}
그냥 여탕으로 달려가 다이빙하고 싶었다. ㅠ_ㅠ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칼국수 생산에 힘썼다.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
손을 초고속으로 왕복시켰다.
이 때..
나의 손은...
빛의 속도를 초월했다.
속도의 비례해서
처참할정도로 밀려드는
수많은 때를 더이상
바라 볼 수 없어
눈을 꽉 감고서 밀어댔다.
영차... 영차... 영차....
어히야.. 디야.... 잇... 잇... >_<
나의 구호가에 맞춰
바닥에 수북히 쌓이는 때는
어느새 내 발을 삼켜버렸다.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고
그렇게 악을 써가며
때를 미는 나의 모습과
지우개 가루 밀려나오듯
대량생산되는 그 때의 양을 보고 있는
주위의 벌거숭이 아저씨들은
모두들 놀라서 입을 다물 줄 몰랐다.
벌거숭이1: 호오~! 저사람 때 정말 잘 미는데. 자격증 따도 되겠어.
벌거숭이2: 하하.. 신의 손인가봐.
벌거숭이3: 무슨 소리? 자넨. 경제 공부도 못했어?
저게 바로 보이지 않는 손이야!
-_-
모두들...
때가 많은 그 아저씨를
흉보는 것이 아니라..
때를 만들어 내는
내 모습에 놀라
나를 칭찬하고 있는 것이었다.
죵나
억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분 좋을듯하면서 기분 드러운
발언들이었다. -_-
결국...
수북히 쌓여있는 때에
목이 서서히 잠겨가고 있을 때쯤
게임이 오버됐다.
온 몸에 힘이 빠져
탈진 모드로 돌입하고 있었다.
퇴폐 이발소 유리간판 처럼 천장이 뱅길뱅글 도는 것만 같았다. @_@
몸을 추스리고...
때타올이 입혀진 손을
대야에 푹 담그자,
길쭉길쭉한
껀대기들이 물 위를
동동동.... 떠다녔다.
완전..
칼국수 탕이었다. -_-
이렇게 자신의 몸에서 생산된 때를
내려보고 있는 아저씨는
무척이나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찌그러진 얼굴에 보조개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0^*
그리고는....
살인의지를 북돋아주는 강력 멘트를 날리고야 마는데...
아저씨: 금요일마다 여기 오는데 우리 때밀기 친구 할까? ^0^
쿠쿵!!! -_-
때타올 낀 손으로
싸대기 100만대를...
조심스럽게..
정통으로 꽃아드리고 싶었다. -_-
아저씨는 개운하다는 표정으로
샤워를 마치더니
수건을 걸치며 밖으로 퇴장했고..
난,
고개를 땅에 처박고 한숨을 푹푹 쉬어댔다.
휴우~~~ 후~~~ (__)
배도 밀어야 하고...
다리도 밀어야 하고....
허벅지도 밀어야 하는데...
더이상 힘이 남아있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축처진 모습으로
멍하니 시선을 바닥에 깔고 있는데,
아까전에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한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아저씨: 이보게. 나도 등 좀 밀어줄텐가.
다 죽어가는 눈빛으로 살며시 고개를 들어
그 아저씨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애절한 눈빛으로 나의 심정을 표현했다.
"제발.. 살려주세요. ㅠ_ㅠ"
그러나...
아저씨는 나의 다 죽어가는 눈깔을 보고도
내 앞에 와서 등을 척하니 내밀고는
뻔뻔스런 말을 내뱉었다.
아저씨: 음료수 살게.
그렇게 말하는 아저씨의 등 뒤로는
수많은 아저씨들이....
번호표 뽑아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때를 밀어주던 때밀이 아저씨는
날 스카웃해야겠다는 기세로
때 미는 침대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는 듯 했다.
쓰박!!
음료수건.... 로또 1등이건....
다 필요없었다.
그냥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고싶은 맘밖에 없었다.
잽싸게 물품을 챙겨
목욕탕에서 뛰처 나왔다.
로 이야기를 끝내고 싶지만..
비극적으로...
그 아저씨의 때를 빡빡 밀어드려야만 했다.
그래도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던가.
그리고 내가 저 등을 안 밀어주면
누가 저 넓은 등판지를 빡빡 밀텐가.
죵나 착해서 탈이라니까. -_-;
아저씨의 때타올을 손에 끼고선...
초고속으로 등을 밀었다.
파바바바바~!!!!!! _(≥∇≤)ノミ
그리고..
사정없이 바닥으로 꼬꾸라지는
그 까만 때들을 바라보며
한가지 다짐을 했다.
죽어도 목욕탕 안 간다!! 파바바바바!! _(≥∇≤)ノミ
<끝>
* 썰렁한 글이지만...
무플 민망...ご_,こ♡
writen by 이대리 (2004.11.6)
http://cafe.daum.net/e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