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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렛 (4) 그는 실연극복 전문의다.

瓚禧 |2005.05.03 21:09
조회 2,664 |추천 0

   

                       30개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렛

 

 

 


(4) 그는 실연극복 전문의다.




“어떻게 그를 잊게 할 건가요?”



신애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 한 강에게 묻자 그는 별것 없다는 듯 말했다.



“날 사랑하면 돼!”

“그게 말이 되요?”

“왜 안돼? 싱그러운 청춘 남녀가 만나서 사랑이라는 것을 해보겠다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예요. 난 누군갈 쉽사리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누구나 성격은 변하는 법이지. 두고 보라고. 내가 과연 어떻게 실연의 아픔을 고치는지.”




한 강은 자신 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신애는 그의 당당함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아직 하나도 모르지만, 그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어쩜 그라면 우현에게 받은 상처가 아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희망마저 품게 하고 있었다. 신애는 한 강을 하느님이 불쌍한 자신을 위해 내려주신 천사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신애의 병명은 과로 및 영양실조였다. 우현 때문에 신경을 너무 쓴 탓이었다. 신애는 퇴원한 다음날부터 바로 출근 준비를 했다. 좀더 쉬고 싶다고 몸은 아우성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의 몸을 편하게 하면 바로 우현의 생각이 비집고 들어와 버려 그녀로써는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다음날 여전히 6시 30분에 일어나 8시에 집을 나서기 위해 열쇠를 찾았다. 열쇠고리를 손에 걸고, 현관문을 연 그녀는 갑작스레 보이는 인영 때문에 화들짝 놀랐다.




“어머?”




그녀의 목소리에 놀랐는지 그 인영은 부스스 일어나 신애를 바라보았다. 그 사람은 한 강이었다. 꽤 오랫동안 쭈그려 앉아 선잠에 빠졌었는지,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얼마나 있었던 거예요? 어서 들어와요.”




신애는 차갑다 못해 얼음 같은 그의 손을 이끌고 자신의 집안으로 끌어당겼다. 한 강은 그녀의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집인양 그녀의 침대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그녀는 핸드백을 바닥에 내려놓고 따스하게 커피를 내렸다. 부드러운 커피향이 집안에 가득 퍼질 때 즈음 그녀가 노란 머그잔에 커피를 따라들고, 그에게 권했다.




“좀 마셔봐요.”

“으으으. 춥다.”

“얼마나 있었던 거예요?”

“한 3시간 쯤.”

“들어오지 그랬어요.”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마음대로 들락거릴 수가 있나?”




한 강은 여태껏 신애의 집에 들어온 적이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의 모순된 행동에 신애가 ‘풋’하고 웃자 한 강이 말했다.




“뭐야? 항상 자기 멋대로 들어와 놓고선, 이라는 표정인걸.”

“독심술을 해도 될꺼같네요.”
“여자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한 강은 신애가 준 커피를 홀짝이며 그녀의 침대위에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있었다. 시계는 어느새 8시 20분을 향하고 있었다. 지금쯤 출발하지 않으면 지각할지도 모르는 시간이었다. 신애는 바닥에 내려놓았던 핸드백을 챙겼다.





“가봐야 겠어요.”

“가봐.”

“안나가요?”

“뭐야? 당신 때문에 아픈 사람을 몸도 녹이기 전에 내 쫓을 생각인가?”

“그, 그게…….”

“아무 짓도 안할 테니깐 열쇠만 주고가. 몸만 조금 녹이고 갈 테니깐.”




신애는 고민이 되었다. 그만 혼자 자신만의 공간에 남겨둔다는게 꺼림직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신애는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발장 위에 놓여있던 열쇠를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나갈 때는 구멍 속에 넣어두고 가요.”

“알았어. 어서가! 지각하겠어!”




신애를 애써 밀어 내 놓고, 한 강은 자신의 집인 마냥 현관문을 철커덕 잠가 버렸다. 신애는 순간 자신의 집에서 내쫓긴 신세였다. 신애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8시 30분을 향해 분침과 초침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 시간은 누가 장난으로 빨리 돌려놓는 것 같아.”




신애는 지각할 세라 은행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신애를 보내고 한 강은 그녀의 집안을 휙휙 둘러보았다. 그의 짐작대로 그녀는 깔끔했다.




“성격 보니 깔끔할 줄 알았어.”




한 강은 그렇게 중얼대며, 한쪽에 놓여있는 엔틱풍의 책상으로 걸음을 옮기며 중얼댔다.




“신애같은 여자들은 열에 아홉은 일기를 쓰지.”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서랍을 열었다. 한 강의 짐작대로 첫째 서랍에 연한 꽃무늬 천으로 싸여있는 다이어리가 자신을 읽어 달라는 듯한 자태로 누워있었다. 한 강은 바로 이것이라는 표정으로 다이어리를 덥썩 집어 올렸다. 첫째 장을 여니, 날짜가 적혀있었다. [2005년 1월 1일] 이라고 적혀있었다. 한 강은 다이어리를 들고, 침대로 향했다. 침대에 베게를 뒤에 받치고 다이어리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깨알 같은 글씨를 읽어 가면 갈수록 한 강은 한번 밖에 본 적 없는 우현에게 살인 욕구마저 일었다. 어떻게 한 여자를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들었을까? 그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라는 의구심이 연속하여 그를 자극했다. 신애의 눈물로 번져있는 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의 앞에서는 웃었지만, 속으로 아팠다는 그녀의 말에 한 강은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대체 당신이라는 여자는............”




이젠 우현보다도 한없이 인내하기만 한 신애에게 더 감정이 쌓이는 그였다. 한참을 다 읽은 그는 그 다이어리를 원래 있던 서랍에 곱게 넣어두고선 허공에 대고 말했다.




“화 내지 말라고. 환자의 상태를 알려면 그 사람의 생각정도는 알아둬야 하는 법이니깐.”




한 강은 그녀가 쓴 문구 하나를 떠올렸다. 치즈케이크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그달은 우현의 명품 가방을 사주느라 여력이 없어서 못 먹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에서 그녀는 자신이 더 비싼 것을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시계를 바라보니 11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한강은 서둘러 나가, 자신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언니는 언니 남자친구한테 너무 잘해주는 것 같아요.”

“내가?”

“네! 남자는 그렇게 잘해주면 당연한줄 안 다구요.”

“그건 남자나 여자나 같은 것 아니겠어?”

“그렇긴 하지만…….”

“너도 내가 답답해 보이니?”



진아의 말에 신애가 포기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아는 잠시 주춤대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둘의 대화를 들었는지 유대리가 화장실로 향하며 신애를 향해 한마디 던졌다.




“남자는 믿을만한 동물이 아니라고.”

“어머? 그럼 유대리님도 믿으면 안 되는 거예요?”

“나는 남자가 아니라 유부남이지!”




진아의 핀잔에 유대리가 넉살좋게 넘어가며 허허댔다. 그때 누군가 은행 안으로 들어섰다. 진아가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그 남자는 창구로 다가와 먼저 신애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고객님.”

“내가 고객은 아니고, 오늘은 아가씨가 고객이요.”



남자는 그 말과 함께 들고 온 케이크 상자를 신애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맛있게 들어요. 내 평생 은행으로 배달오기는 처음이네! 내가 방금 만든 거라 맛있을 거요.”




남자는 제과점 주인인 듯 했다. 그 사람은 너털거리며 인상 좋게 맛있게 먹으라는 인사를 남기고는 사라졌다. 신애는 한참동안 데스크 위에 놓인 케이크 상자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에게 이런 것을 보낼 사람이 없었다.




“언니는 좋겠다. 남자친구가 보낸 거죠?”



진아는 신애의 남자친구가 보낸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듯 했다. 애써 변명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헤어졌다는 이야기가 튀어나올 것 같아 신애는 가만히 있었다. 케이크 안 어디에도 쪽지는 없었다. 누군가 특별히 부탁한 듯 신애가 지금까지 먹어본 치즈케이크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상당히 풍부했으며, 보통 제과점에서 파는 맛과는 달랐다. 그런 맛을 진아와 유대리도 느꼈는지 유대리가 한마디 거들었다.




“남자친구가 상당히 안목이 있는데? 우리 와이프가 임신했을 때 이놈의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난리 치는 바람에 조선호텔 베이커리까지 가서 사왔는데 거기 맛이랑 똑같네. 엄청 비쌀 텐데 말이야.”

“저도 이렇게 맛있는 치즈케이크는 처음이에요.”



유대리의 말에 진아도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신애도 알고 있었다. 일반 제과점에서 파는 치즈케이크와는 다르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누가 보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치즈케이크의 훌륭한 맛보다 더 컸다.




‘우현일까?’



신애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에게 쓰는 돈이라고는 10원짜리 한 장 아까워하는 그가 이렇게 비싼 치즈케이크를 선물 할리 없었다. 게다가 얼마 전 자신에게 그렇게 인생 끝까지 비참한 기분을 선사 하지 않았던가! 암만 생각해도 자신이 치즈케이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우현밖에는 없었다. 순간 한 강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신애는 이내 단념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일단 맛있게 먹자. 그게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일 테니깐.’



은행 건너편 차도에 세워진 차 안에서 한 강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되돌려 보낼까봐 노심초사 하며 쫓아와 봤는데 다행히 그녀는 아무런 저항 없이 자신의 호의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녀는 분명히 누군지 궁금해 할 것이 틀림없었다. 당분간은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한 강은 핸드폰을 꺼내 단축번호 7번을 눌렀다. 몇 번의 신호음이 가고, 아까 신애의 가게에 들어갔던 걸쭉한 사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강이냐?”

“네, 형. 고마워요.”

“자식! 고맙기는……. 그나저나 네가 찍은 여자냐?”

“아니요.”

“찍은 여자도 아닌데 천하의 한 강이 이런 원시적인 수법까지 쓰고, 의외인데?”

“다른 흔한 여자와는 다른 여자인 것 같아요.”

“그래? 뭐 천하의 한 강에게도 천적이 나타나셨군. 허허허”

“형, 그래서 부탁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매주 수요일 같은 시간에 부탁 좀 드려요.”

“이 녀석. 내 치즈케이크 값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그럼요. 매주 술 한턱씩 거하게 쏘겠습니다.”

“녀석, 역시 마음에 드는 소리만 하는구나. 알았다.”

“고마워요. 형.”

“사내자식이 고맙다는 말은, 이만 끊자!”
“네.”




신애가 치즈케이크를 좋아하는 문구를 보고 한 강은 일본까지 가서 제과를 배워온 학교 선배가 생각이 났다. 치즈케이크는 손이 많이 가고 만들 시간이 없다는 형을 졸라 부탁했던 한 강이었던 것이었다. 원시적인 수법까지 쓰는 여자라는 말에 한 강은 자신의 이마를 툭 치며 피식 웃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런 수법, 완전한 원시적인 수법임에는 틀림없으니 말이다.




“정말 천하의 한 강이 코 끼는 건가?”



한 강은 통유리 너머로 신애를 바라보았다. 뛰어난 미인은 아니었다. 클럽에서 신애에게 말을 걸었을 때도 그랬었다. 특별난 미인은 아니었지만, 남자의 시선을 끄는 묘한 매력, 그 무언가가 있는 여자였다. 그때의 진한 화장을 한 신애나, 지금 저렇게 조용히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신애나 모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알면 알수록 그녀의 속이 궁금해지는 한 강이었다.




“이대로 더 가다가는 박신애 스토커 되기 십상이겠어. 한 강. 정신 차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한 강의 시선은 연신 창문 너머의 신애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녀는 정말 묘하게 사람의 시선을 끄는 맛이 있었다. 그녀 자신은 자신이 한참 모자란 사람이라고 과소평가 하고 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나절 동안 은행 앞에 죽치고 앉아 있은 결과, 근처 책방 알바 생이 그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몇몇 남자들은 아예 대 놓고 그녀에게 구원의 시선을 내비치기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 둔한 여자는 그것도 모른 채 열심히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더 튕긴다고 했다더니, 그 말이 거짓은 아닌 듯 했다. 아마 저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저 소심한 여자는 낯이 벌써 빨갛게 달아올라 어찌할 바를 몰라 했을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신애는 한껏 도도해 보였다. 도도하다 못해 한껏 자신의 값어치를 올리는 여성으로 까지 비춰지고 있었다. 한 강은 그녀를 향하던 시선을 돌리고, 백미러 너머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감정에는 항상 솔직한 그였다. 그의 얼굴이, 그의 눈빛이 점점 그녀에게로 향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좋아……. 하는 거냐?”





한 강은 백미러 너머의 자신에게 그렇게 물었다. 백미러 너머의 자신은 자신을 빤히 쳐다만 볼뿐 말이 없었다. 한 강은 단념한 듯 차를 집으로 돌렸다.

퇴근을 하려 진아와 같이 은행 문을 나서는 신애 앞에 누군가가 막아섰다. 한 강이었다. 신애가 아는 척을 하려 하기도 전에 진아가 먼저 상냥한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어? 언니랑 생일 같은 분이시네요? 안녕하세요!”

“네. 타.”



진아의 인사에 짧게 대답한 한 강은 조수석 문을 열면서 신애를 향해 말했다. 신애가 우물쭈물 거리자 한 강이 진아를 향해 말했다.




“어디 까지 가세요?”

“왜요? 태워다 주시게요? 하지만 안탈꺼예요. 남들 데이트 하는데 눈치 없이 끼면 안 되잖아요.”

“데이트는…….”




진아의 말에 신애가 짧게 반문하자, 진아가 다 안다는 듯 혀를 쏘옥 내밀며 말했다.




“언니, 내일 봐요.”




빠른 걸음으로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는 진아의 뒷모습을 보던 신애는 말없이 한 강의 차에 올라탔다. 신애가 차에 타자, 한 강은 조심스레 문을 닫아준 다음 차에 올라타 신애의 좌석을 향해 손을 뻗었다.



“뭐, 뭐 하시게요?”

“안전벨트 매야지.”

“제가…….”




한 강의 호의가 부담스러웠는지 신애가 안전벨트를 잡아 빼면서 말했다. 신애의 행동을 보던 한 강이 신애에게 물었다.




“내가 부담스러워?”

“그건 아니에요!”



한 강의 물음이 끝나기 무섭게 신애가 아니라고 부정했다. 행여나 한 강이 자신의 행동에 마음이 상했을까봐 신애는 연신 한 강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요. 누군가가 날 챙겨 주는 것. 그게 익숙치가 않아요.”

“하지만.......”

“그래서 그런 거니깐 오해는 말아요.”




신애의 말에 무어라 말하려 했던 한 강이 입을 다물며 차를 몰았다. 한 강의 차가 낯선 도로에 진입하고 있었다. 신애는 그가 향하는 행선지를 묻고 싶었지만, 묻지는 않았다. 한참을 달려 차는 월미도 바닷가 근처 주차장에 세워졌다.




“내리자”




아까와 마찬가지로 한 강이 차 문을 열어주려 그쪽 편으로 향했을 때 신애가 그보다 앞서 차문을 열고 내렸다. 한 강은 갈 곳을 잃은 민망한 손을 머쓱한 표정으로 들어올렸다 내리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뭐라고요?”




신애가 그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되묻지 한 강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갑자기 바닷가로 뛰기 시작했다. 신애는 얼떨결에 그에 손에 잡혀 월미도 바다가 보이는 거리를 뛰고 있었다. 한참을 뛰어 그나마 사람이 드문 끝 편에 도착하자 한 강은 그제야 신애의 손을 놓았다.




“헉, 헉, 헉”

“하아, 숨차?”

“난 아무래도 운동 부족인가봐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저길 봐.”



한 강이 가르킨곳은 바다 너머 수평선과 맞닿아져 있는 부분이었다. 빨간 노을이 바다에 비쳐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신애는 한동안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런 신애를 보며 한 강이 말했다.




“마치 바다 속으로 해가 들어가는 것 같지?”

“네. 예뻐요.”

“저 바다와 해처럼 이제 내가 네 마음속에 들어갈 거야.”

“네?”



한 강의 말에 신애가 한 강을 쳐다보자, 한 강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반응한번 즉각적인 여자로군.”

“................”

“난 연속재생에는 소질이 없어. 못 들었으면 말고!”




한 강은 여전히 궁금한 얼굴로 쳐다보는 신애의 얼굴을 외면하며 주차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신애는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넓은 그의 등에 머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정말 당신이라는 사람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신애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한 강의 그림자를 따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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