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연예인 마약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합법화 주장이 제기된 대마초 흡입과 속칭 ‘엑스터시’(MDMA·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 복용 혐의다. 현재 수사망에는 인기그룹 가수인 K(30)씨와 연예기획자이자 전 DJ인 H(42)씨, 인기 여성댄스 그룹 멤버인 S씨가 올라 있다.
현재 일부 연예인들은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면서 수사·사법 당국의 법 의식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또 마약 복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연예인들의 은막 복귀도 여론의 별다른 제동 없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경찰청 외사과는 25일 “가수 K씨와 DJ H씨는 지난달 강남 한 룸살롱에서 엑스터시와 대마초 등 마약을 수차례에 걸쳐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K씨와 H씨는 마약류 1차 중독검사에서 양성 반응(마약을 복용한 흔적)이 나타나자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미국과 일본에서 마약을 밀수입한 뒤 이들 연예인들에게 공급한 혐의로 김모(37·유흥업소 업주)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단순복용자 7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또 여성 댄스 그룹 멤버 S씨가 마약을 복용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이달 초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S씨는 현재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의 1차 약물 검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왔다(마약의 흔적이 나오지 않음). 경찰은 S씨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2차 약물 검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다음주쯤 수사를 마무리해 이들이 마약을 상습복용한 사실이 밝혀지면 구속할 방침”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들을 상대로 마약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예인 마약 복용은 탤런트 황수정의 필로폰 투약 사건, 가수 싸이와 탤런트 정찬의 대마초 흡입, 그룹 코요태 전 멤버 김구와 탤런트 성현아의 엑스터시 복용 사건 등 2000년대 들어서도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일부 연예인들의 대마초 합법화 주장처럼 마약에 대한 기존의 법 기준과 감정을 재고(再考)하자는 주장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수차례 구속된 영화배우 김부선은 작년 10월 대마초와 관련한 현행법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제청을 신청했다. 영화감독 박찬욱, 가수 전인권 등 문화 예술인 100명이 김씨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물론 검찰은 합법화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사회학과)는 “마약을 창작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하지만 감성의 발산을 약물에 의존하면 결국 약물의 노예가 되고 사회가 병든다”고 말했다.
김태현 경제정의실천연합회 미디어 팀장은 “마약 관련 연예인 대부분이 다시 복귀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소년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해 방송사들의 자정 노력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