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들어 그런 생각이 참 많이 드네요.
갈 친정이 있다는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정말 부럽다는 생각말이죠.
힘들땐 아무 생각없이 찾아가서 하소연도 하고 맘편히 쉬기도 하고...
조건없이 투정도 다 받아주고 힘들면 도와주고 하는 친정엄마가 참 그립습니다.
동생과 연년생인 탓에 저는 조부모님 아래에서 살았고 동생은 부모님과 살았던지라
통 엄마정은 모르고 살았던 저였습니다.
거기다가 초등학교 4학년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아빠를 따라가서 바로 새엄마와
살았는지라 엄마랑은 정이 거의 없다고 해야 맞겠지요.
그런데 그런 엄마가 너무 그립네요.
돈벌어 올테니 외갓집에서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을때 그냥 기다릴껄...
왜 아빠를 따라갔을까 하는 후회도 참 많이 되구요.
어릴때는 단순히 엄마가 우리를 버리고 갔다는 원망감에 전화가 와도 안받고
딱 한번 만났을때도 그렇게 모질게 대했는데 아이를 하나 낳고 결혼생활을 해보니
그때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이해도 되고 많이 미안하기도 하네요.
물론 새엄마가 팥쥐엄마처럼 구박하고 그런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자기 배로 낳은
자식과는 틀릴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 미묘한 차별때문에 저랑 동생은 완전히 마음 열기가 참 힘들었어요.
게다가 동생은 공부를 하고싶다고 한학기 등록금만 보태달라고 아니면 빌려달라고 했지만
집안형편이 어렵다며 매몰차게 거절한 새엄마에게 완전히 마음을 닫아버렸구요.
아빠가 다정다감한것도 아니고 어릴때부터 너무 폭력적이었고 조부모님과 살때는 좀 덜했는데
분가를 해서 나와 살면서는 정말 인간으로써 해서는 안될 짓까지 하더군요.
바람을 피우고 의심을 하는 새엄마와 싸우고 때리고 집어던지고 부수고...
어쩔때는 칼도 들고 위협을 하고 자고 있는 저와 동생을 깨워 그런 광경을 보여주니
동생은 놀라서 경기를 일으킬뻔 한적도 많았고 오죽하면 경찰에 신고하자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러다가 잠시 집에 일이 있어서 고모집에서 살다가 동생이랑 자취를 하게되서
아빠의 폭력으로부터는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나가사는 대신 아빠는 자식이라 여기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꼴보기 싫다면서...
밖에서 살다보니 참 자유롭더군요.
11시까지 통금시간도 지킬 필요도 없고 놀고 싶은만큼 놀기도 놀고 참 좋더군요...
그러다가 지금 우리 애기가 생기게 됐습니다.
젊은 나이에 부모가 된다는건 참 힘든 일이겠지만 귀한 생명을 내손으로 죽일수는 없었어요.
결혼하겠다 생각도 하고 있었고 시기가 좀 빨라진거라 여기자며 낳기로 하고
양가허락을 받는데 신랑쪽엔 쉽게 허락을 받았고 저는 조부모님과 고모에게 허락을 받았지요.
아빠는 남의 일처럼 말했다고 하더라구요. 상관없는 일인냥...
저역시 상관안하고 살았습니다. 친정이 없어도 서로 의지하며 믿고 살아가자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애기를 낳으면서 그리고 낳고나서 참 엄마가 그립더군요.
다른 산모들은 진통하면서 친정엄마가 옆에 있어주고 애기 낳고도 친정엄마가 있어주는데
저는 할머니가 계셨지만 70이 넘으셔서 산모수발하는게 힘드셨는지 금새 골아떨어지시는데
화장실이 가고싶다고 새벽에 깨울수도 없고 혼자서 링겔들고 걸어가는데 참 서럽더군요.
같은 병실을 쓰던 산모 하나는 친정엄마가 있어서 힘들다 투정도 부리고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게 너무 서러워서 새벽녘에 진짜 많이 울었습니다.
산후조리하는동안 설날이 끼어서 할머니가 새엄마에게 설 쇨 돈을 받는다고 만났을때
니가 그러고도 엄마냐며 니 친딸이면 그랬겠냐고 애 낳는다 소리 들었으면 전화나 한통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진짜 너무 한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오만원 주면서 쇠고기사서
국이나 끓여먹이라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자기 친딸이 5월에 결혼을 한다면서 그 얘기 하더랍니다.
듣고나서도 어찌나 기가차던지...
그러고 핸드폰으로 문자가 오는데 거기서 산후조리하지마라 집에와서 해라는 걱정이 아닌
입장이 곤란해서 보낸 문자... 새엄마도 일가고 아빠도 일가는데 대체 집에 가면 산후조리는
어떻게 하라는건지 단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보이기 위함이 분명한데 너무 기가차고 화가나서
그냥 무시해버렸습니다.
어차피 친정엄마 없다고 생각한거 그냥 생각하지말고 잊어버리자 잊어버리자...
그러고 나서 얼마있다가 아빠가 왔습니다. 딸은 미워도 손주는 이뻤던겐지 많이 좋아하시더군요.
그 이후론 아빠와의 사이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손주가 보고싶다하니 집으로도 가게되고 평생 안하던 안부전화도 하게되고...
그렇게 사이가 좀 좋아지니 아빠가 자기를 위해서 엄마랑 화해해달라고 하더군요.
생각해본다고 했습니다. 나이 50이 넘어서 혼자 사는 아빠가 보기 싫기도 해서 그러자 맘먹었지요.
할머니집 근처 병원에서 링겔 맞고 있다길래 애기안고 찾아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새엄마는 참 어색했지만 일부러 가서 몸 괜찮냐며 물어보고 했지만
할머니와 거기있는 한시간 내내 제가 들은건 자기딸 결혼준비가 너무 힘들어서 몸살나서
링겔을 맞고있고 혼수는 이런저런걸 했고 집은 내가 몇천 보태줘서 아파트를 얻었고 어쩌고...
웨딩촬영도 직접 따라갔는데 너무 힘드니 어쩌니...
한번도 애기낳는다고 고생했다 몸 아픈데는 없느냐 그런말은 안하더군요.
저한테 그런건 참을 수 있지만 우리 애기한테까지 그러는건 참을수가 없었어요.
애기 얼굴 한번 보자길래 보여줬더니 한번 슬쩍 보고 맙니다. 한번 쓰다듬지도 않구요.
아파서 링겔맞는 사람에게 화낼 수 없어 참다가 그냥 돌아서 왔습니다.
너무 서러워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새엄마 아빠한테 가서는 나땜에 속상하다고 울었답니다.
속상한 사람이 그 앞에서 그렇게 자기딸 결혼한다고 자랑을 하는지...
물론 내가 자초한 일이지만 결혼식도 아직 못올리고 전세집도 못얻어 사는 내게
그렇게 자랑을 했어야 했는지...
그것도 다 참았습니다. 아빠가 새엄마말만 듣고 니탓이라 나무래도 다 참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참을 수 없는건 눈에 보이게 차별하는 아빠의 행동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동생이 결혼할려고 사귀고 있는 남자가 신랑 친구입니다.
그래서 같이 아빠에게 많이 갔는데 갈때마다 신랑에게는 말도 한마디 제대로 안건네고
눈도 제대로 안 마주치고 오로지 동생남자친구에게만 말을 건네고 웃습니다.
같이 밥을 먹어도 사위가 아니라 동생남자친구에게만 밥 더 먹어라 권합니다.
물론 밉겠지요. 정상적으로 결혼해서 애낳고 사는게 아니니 미운건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남도 아니고 둘은 친군데 그렇게 티나게 비교하면 제 속은 타들어갑니다.
신랑은 자기가 숫기가 없어서 그렇다면서 아버님하고 좀 더 친해져야겠다면
일부러 가기싫다는 저 끌고 더 갈려고 하지만 자기도 얼마나 갑갑할까요...
혼자 느낀것도 아니고 우리 동생도 느끼고 동생 남자친구까지도 그럽니다.
자기한테만 말을 시키시는것 같다면서...그러니 얼마나 화가 나고 속상하겠어요...
그래도 아빠가 속상해서 그럴꺼라 생각하며 참고 또 참았습니다.
친정이니까 그래도 내가 맘편히 올 수 있는 친정은 여기고 내 아빠니까 생각하고 참았는데,
저번주 주말에 갔다가 다시는 오지 않겠다 다짐하고 왔습니다.
저번에 한번 갔을때 동생하고 동생남자친구에게 아빠시계 하나 사달라고 하길래
빈말인가 싶었는데 동생남자친구는 신경이 꽤 쓰였는지 시계를 하나 샀더라구요.
신랑이 있으니 주기가 그랬는지 나중에 집에 갈때 몰래 드리고 올려고 맘먹었나본데
가자마자 아빠는 신랑하고 동생남자친구하고 산에 약수물 뜨러 가면서 시계 내놓으라 했나봅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사온 시계를 드리게 되고 그뒤로 아빠는 더 심하게 차별을 하더군요.
할머니앞에서 대놓고 시계를 사왔는데 자기한테 어울리냐며 안어울리지 않냐며 자랑을 하고
밥을 먹는데도 동생 남자친구 밥그릇만 챙기면서 밥 안모자라냐 더 먹어라 여기 밥가져와라
고기를 구워도 여기 고기먹어라...
바로 옆에 사위가 있는데도 신경하나 안씁니다.
집에서 밥도 안먹고와서 배도 고팠을텐데 밥그릇 겨우 비우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더군요. 우리신랑...
밥그릇 들고 싱크대에 갖다놓으러 오는 신랑 얼굴을 보는 순간 억장이 무너져서 더이상은
앉아있을 수 없어서 집에 갈 준비를 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길래 몰라서 물어보냐고 원래 당한 사람이 알지 그러는 사람은 모른다고 하면서
짐을 챙기고 밥상을 다 치웠지요.
할머니도 계신데 버릇없이 그렇게 화낸 저에게도 잘못은 많지만 오죽 답답했으면요...
할머니는 아빠 성격을 아시는지라 식사후 가시겠다고 일어나시길래 배웅하고 애기 안고
갈려는데 할머니가 가시자마자 아빠는 고함부터 지르고 욕부터 하더군요.
자기가 뭘 어떻게 했길래 그러냐고 사위와 동생 남자친구도 다 있는데 그렇게 욕을 하더군요.
그래서 왜 차별하냐고 나만 느끼는거 아니고 다 느낄만큼 대체 왜 그러냐고 그러니까
대뜸 선풍기부터 집어던질려고 들고 위협하대요.
얼마나 놀랐는지...다시금 예전의 악몽이 되살아났습니다.
가라고 꼴보기 싫다고 다시는 오지마라고 죽인다고 하길래 그래도 내가 잘못한것도 있으니
풀고 가야겠다 싶어 다시 얘기 하려고 하니까 사람을 개처럼 질질 잡아끌더군요.
사위 보는 앞에서 그렇게 딸내미 목을 잡고 질질 끌어서 집밖으로 패대기를 치더군요.
안가면 죽인다고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 마라며 신발까지 친절히 집어던지더군요.
그래서 아빠가 이러면 나는 정말 올 친정이 없다고 이러지마라고 사정을 해도 또 물건을 집어들며
던질려고 하면서 나가라고 하길래 울면서 그렇게 나왔습니다.
신랑도 왜 그랬냐면서 자기는 괜찮은데 왜 그랬냐면서 하길래 너무 미안하다고 볼 낯이 없다고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정말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런 꼴까지 보이게되서...
동생도 너무 화가 나서 알고있었지만 이정도 인간일줄 몰랐다며 다시는 오지말자더군요.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각하면 서럽네요.
그뒤로 전화 한통도 없습니다. 정말 자식없다 생각하고 사실려나보네요.
티비에서 사위사랑 장모라는 말만 나와도 신랑보기 미안해서 슬쩍 자리를 뜹니다.
그 사랑 못받으니 내가 배로 잘해줘야지 생각해도 속상한건 마찬가집니다.
하도 속이 타서 글로 쓰는데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고모에게 친엄마 있는곳을 물어봤지만 몇년전에 창원에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뒤론 모르겠다고만 하니 찾는것도 쉽지가 않네요.
정말 친정이 그립습니다...따뜻한 친정엄마 품도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