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
-여자의 이야기-
병원에 입원한지 벌써 일주일째다.
아 고 ,,,,지겨워... 아무것도 없는 병실에 혼자 있으려니 좀이 쑤시고 따분해 죽겠다
민현씨는 퇴근하고 곧바로 내가있는 병원으로 직행하지만 , 그전까지는 혼자서 시간을 때워야만했다
나를 박은 승용차의 주인은 40대가 넘은 아저씨였는데 , 새벽에 술을 한잔하고 잠깐자다가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낸 거였다.
신호등이 없는 곳이라 나보고 잘못한거라고 덤탱이를 씌우는 탓에 나보다 민현씨가 애를 먹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음주까지 했으면서 어디서 그렇게 큰소리를 치는지.
평소 같으면 자상하며 배려있는 민현씨가 내가 다치자, 오히려 더 흥분해 합의하지 말고 법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탓에 그런 민현씨를 말리느라 힘들었다.
아무리 뻔뻔하고 미워도, 5섯살의 딸을 둔 한 가장의 아버지라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봤다.
그리고 시간 날때마다 전화를 수십 통씩 하는 민현씨를 보며 나도 모르게 내입가엔 미소가 그려있었다.
나는 민현씨의 우김에, 일 인실 병원으로 옮겼고 이넓은 병실에서 민현씨가 사다준 책을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띵동~
핸드폰에서 문자메세지 도착을 알렸다
[지수씨 보고 싶어요.!!심심하죠? 지수씨 얼굴이 아른 거려서 일이 손에 안 잡히는데, 어쩌죠?]
나는 어린아이같은 민현씨가 보낸 문자를 보고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
[사장님!땡댕이 치지 마시고 일하셔야죠~? 직원들에게 모범을^^;]
그리고 얼마 있다 민현씨에게 답장이 왔다
[전 한 회사의 사장보다 , 한 여자의 애인이 더 좋은데요?ㅎㅎ]
이렇게 우리가 문자를 주고받자 병실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며 조금씩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고 들어선 사람은 다름 아닌 민현씨 이모였다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내가 반가움 반 ,놀람 반으로 묻자 민현씨 이모는 웃으며 대답했다
“연락이 안돼서 회사로 전화했더니 입원했다고 하더라고, 몸은 좀 괜찮아?” 민현씨 이모는 나를 여기저기 괜찮은지 살펴보았다
“보시다시피 이제 말짱해요. 민현씨가 몇 칠 더 입원해 있으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있는 거예요”
나는 병원이 지겹다는 듯 투정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줄 알고 내가 놀러온거지”
그렇게 우리의 수다는 시작 되었다.
한 시간...두시간....세 시간...민현씨의 이모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끝도 없이 이야기를 하게 된다. 민현씨 이모역시 나와같은듯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지 병실 밖 창문은 이미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그리고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우린 동시에 문 쪽을 쳐다보았다
“헉”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민현씨였다
“민현씨,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온 거예요?”
민현씨는 나보다 민현씨의 이모가 내옆에 있자 놀란 듯 쳐다봤다
“민현이 왔니? ”
민현씨 이모는 능청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레 인사를 했다
“이모, 어떻게 된 거야? 여긴 웬일이야?”
“뭐가 웬일이야? 지수씨 만나로 왔지”
민현씨는 얼떨떨한 듯 우리 둘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다
“우선앉아요. 설명은 천천히 듣고요” 내말에 민현씨는 자리에 앉았고 나는 민현씨 이모와 첫 만남의 시작부터 설명해주었다
“둘 다 너무하는 거 아냐? 나만 쏙 빼놓고 몰래 만나고, 지수씨 . 이모 섭섭해요”
민현씨가 뾰루퉁한 듯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지수씨가 너한테 말할줄알았지. 그런데 아직까지 몰랐던거 보니 말안했나보네”민현씨 이모는 나를 보고 살짝 윙크했다
“이제 알았잖아요. 속인 거 미안해요” 내가 웃으며 말하자 민현씨는 금세 풀어지듯 웃어보였다
“난 이만 가봐야겠다. 둘이 오붓한 시간 방해하면 안 되지” 민현씨 이모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는 인사를하고 민현씨가 이모를 배웅해드리기 위해 나갔다
그렇게 한참이 지났는데 민현씨는 전화도 받지않고 오지도 않았다. 어떻게된거야...
급한 일이 생긴건가... 민현씨를 기다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조금씨 저무는 해는 붉은 색 빛을 허공에 뿌리듯 노을은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순식간에 노랑색털을 가진 새한마리가 병실로 들어왔다
진한 노란색이 병아리를 떠올리게했다. 가지런히 놓여져있는 날개와 노란 깃털이 너무 귀엽고 예뻤다. 나는 일단 창문을 닫고 병실 안에 날아다니는 새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어? 문득 새에 목에 걸려있는 리본이 눈에 들어왔다.
리본을 발견하고 나는 조심조심 새의 곁으로 다가가 새를 잡기위해 손을 뻗었다.
윽. 어찌나 빠른지 내손이 근처에 가기도 전에 새는 다른 곳으로 날라가버렸다
그렇게 이놈의 새랑 삼십분을 넘게 실랑이를 벌인 뒤, 노랑색 새는 내 손에 들어올 수 있었다.
체력으로 안되었기에 음식 공략법으로 나에게 완전히 넘어온 것이다.
흐흐흐. 나는 왠지 승리감의 기쁨으로 미소를 짓고 새의 목에 걸린 리본을 살펴보았다
리본을 조심스레 풀어보니 얇은 리본 줄에 반지가 하나 걸려있었다
왠반지지? 그리고 그 반지 안엔 작은 글씨로 이니셜이 적혀있었다. J.S & M.H
설마 민현씨가? 그러자 어디선가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창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았다.
내 병실은 2층에 자리 잡고 있어 밖의 모습은 너무나 잘 보였다
검은색 피아노가 가운데 자리를 잡고 주위에는 병원꼬마들인지 피아노를 감싸며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있었다.
그 원안에는 말끔하게 하얀색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민현씨가 치고있는 곡은 평소에 내가 즐겨듣던 ‘트위스엔’에 [love and me]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사람들도 피아노 연주에 물든 듯 조용히 지켜보았다.
붉은 빛을 뿌리던 노을은 어느새 숨어버렸다. 그리고 주위를 밝히는 가로등과 조명들이 어디선가 켜지며 피아노가 있는곳은 더욱더 집중이 되었다.
나는 병실에서 나와 민현씨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두근두근 , 내 심 장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빠른 맥박으로 뛰고 있었다.
어느새 연주는 끝났고 민현씨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를 향해 걸어왔다
오늘따라 내 사람인 민현씨는 더멋있어 보였고 진지해보였다
조용하고 약간의 어두운 분위기에서 민현씨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자신 있어. 그건 나만이 할 수 있는 사랑이야.
네가 걸을 때, 난 너의 발을 부드럽게 받쳐주는 흙이 될 거야.
네가 앉을 때, 난 너의 무릎 밑에 엎드린 넓고 편평한 그루터기가 될 거야
네가 슬플 때, 난 너의 작은 어깨가 기댈 고목나무가 될 거야.
네가 힘들 때, 난 두 팔 벌려 하늘을 떠받친 숲이 될 거야.
네가 울때, 난 별을 줍듯 너의 눈물을 담아 기쁨의 생수를 만들거야
세상의 모든 숲만큼, 아니 그보다도 더 큰 사랑을 할 거야, 너와 함께..너의 안에서 ]
“지수야 , 나랑 결혼해줄래?”
민현씨의 말이 끝나자 주위의 몰려든 사람들은 부러운 듯 조심스럽게 소곤거리는듯했다.
“[인생의 절벽 아래로 뛰어 내린대도 그 아래는 끝이 아닐거라 당신이 말했었습니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라도 좋다면요....” 나는 수줍게 민현씨를 보고 말했다.
왠지 어색한 분위기속에 어디선가 작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점점 내가 있는 공간속에 박수소리는 커져만갔다.
민현씨는 나를 조심스레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나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민현씨의 품에 안겼다
이번편은 좀 길게썼어요..이제 몇편 안남았어욤 ㅎㅎ
막이 내릴때까지 잼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