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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신부의신혼일기-여름편4

아리엄마 |2005.06.23 16:42
조회 8,125 |추천 0

ㅋㅋ...애기낳고 정신이 예전같지만은 않나봅니다.

전에는 아리 본명을 노출시키질 않나..

어제는 내 본명을 노출시키질 않나..

지 혼자 비밀로 한다고 나불거려놓고 지가 다 불어대니....바보....ㅋ

그래두 센스 있는 분들이 비밀 지켜주시니 비밀 아닌 비밀 이지만서도...^^;;

그럼 오늘도 들어갑니다!

 

1. 아리엄마 헌팅당하다

 

찌는 듯한 어느 날이었다.

아리 땜에 친정에 살지만 주말에는 원래 저희집으로 가서 곰팅과 아리와 가족끼리 시간을 보낸다.

근데 너무 더워 죽을 거 같은 어느날..

 

푹 늘어져서 잠을 잤었다.

곰팅은 그 더운날에도 공사들어가겠다고 공부질이다..ㅡ.ㅡ;;

도저히 더워서 숨을 허덕거리며 잠을 못 이루는 나...

 

나; 으아아아아아아아...죽겠다.

곰팅; 잘 자다가..왜..

나; 한 숨도 못잤어...아...쓰러질 거같애...아 죽겠다...

곰팅; 벽에는 왜 붙어 있어?

나; 벽이 좀 더 차갑거든...

곰팅;....낙지같애....늘어져서 붙어있는게.....

나; -_-;;;

곰팅; 그렇게 더우면 에어컨을 틀지 바보..

 

헉...그랬다...에어컨이 있었다..

친정집에는 에어컨이 없었기에 우리집에 에어컨이 있다는 사실을 깜박했다.

친정집에서는 선풍기가 있어도 안튼다..

틀었다간 당장 울엄마가 "아까운 내전기"하며 달려든다..

나는 어렸을 때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3시간이상 틀 수 있는 집이 있는지 몰랐다.

12시쯤 보일러 키고 잠들면 엄마가 새벽 두시쯤 몰래 일어나 끄고 잔다...-_-;;;

 

아..또 샛길로 빠졌네..

 

에어컨을 틀다가...땀에 절어 이리 저리 뻗쳐 버린 머리가 아주 가관이다...

 

나; 나 광년이같지?

곰팅; 아냐. 섹시해

나; 바보...-_-;.....안되겠다 날도 더운데 머리좀 잘라야겠다.

곰팅; 야! 얼마나 자르게!

 

울 곰팅의 로망은 까맣고 긴 생머리다...그래서 머리자르는걸 무지 싫어한다.

나는 사랑하면 그사람의 짧은 머리까지도 다 사랑해야된다는 둥 어쩐다는둥 해가며

겨우 동네 미용실로 가기로 했다.

 

처녀때는 무조건 컷트 한번에 13000원 이상 하는 미용실에서 잘라야 스탈이 사는줄 알았다.

근데 아줌마 되더니 동네에서 2주년 기념 세일이란 현수막이 365일 붙어있는 미용실에서

5000원 주고 자르기로 했다.

 

집에서 땀에 절어있다가 대충 세수만 하고 쓰레빠 찍찍 끌고 나갔다. ㅡ.ㅡ;;

 

머리를 다 잘랐다.

너무 졸려서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았다.

아줌마가 드라이도 예쁘게 해준덴다..

보통 커트하고 나서 다른 미용실은 매직기를 가져와서 펴주는데 이 미용실은 동그란 고데기를

가져온다...

졸려서 한번 스윽 쳐다보고 다시 눈을 감았다.

눈을 떳다..

 

세상에나....

좋게말하면 베르사이유의 장미에서 나오는 마리앙뜨와네뜨 머리가 완성됐다.

쉽게 말하면 꽈배기 8개정도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5000원밖에 안하면서 다시 해달라기도 머하고...그냥 동네 미용실이니깐 집에가서 다 풀러야겠따..

하고...그냥 계산 하고 나왔다..

 

길고 까만 생머리를 무지 좋아하는 곰팅이 이 꽈배기8개를 보면 뭐라고 할까싶어..

될 수있는한 막 헝클어봤다..

언니가 얼마나 꾹꾹 눌러 고데를 했는지 꽈배기가 다시 원위치를 찾는다...젠장..

 

그렇게 집앞에 도착했는데 바로 그때..

 

남; 저기요!

 

뒤를 돌아보았다. 올~ 새끈한 총각~

 

나; 네?

남; 저기..다른게 아니라..아까 미용실에 계실때부터 밖에서 보고 따라왔거든요..

     이상한 사람은 아니구요..호감이 가서요..

 

뭣이여? 순간 내가 한 행동은 재빨리 주위를 살폈다.

신동엽이 하는 프로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몰래카메란줄 알았다.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따.

그 당시 내 꼬라지가 그랬따.

희안한 꽈배기 머리에 집에서나 입는 후줄근한 나시티에 짧은 반바지...아....쓰레빠..

그것도...오빠 쓰레빠...

미용실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는 나를 보고 반한걸까?

미용실에 나와서 꽈배기를 헝클어대는 내가 섹시했던걸까?

커다란 쓰레빠를 찍찍 끌고 다니는 모습이 야성적으로 보였던 걸까?

 

나; 그...근데요?

남; 저...연락처좀 알 수 없을까요?

 

우우우웅!! 헌팅이다!! 아싸!

결혼  한 이후로는 놀다가시라는 나이트 삐끼의 대시 이외에 처음으로 받아보는 진짜 헌팅이다.

마음 속 악마는..."머 어때~ 좀 놀아줘~"라고 유혹하고 있었지만...

마음 속 더 큰 자리를 차지하는 곰팅이 큰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노가리 까지 말고...들어와....."

결국...거절을 하기로 결심한 나..

 

나; 저.....주..주분데요...

남; 네???

 

바보~병신~그지~똥개!!!

머저리같이 주분데요 가머야...좀 세련되게 "됐어요. 결혼했어요!"그러던가.

그냥 단호하게 "싫어요"하던가...주분대요는 먼가..

남자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남자의 당황한 얼굴을 뒤로 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남; 저..저기여!

나; 네?

남; 저..전 괜찮은데요..정말 호감이 가서 그러는데 연락처좀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머야? 이남자 변태야? 아줌마래는데...

아님 내가 넘 깜찍해서 구라로 들렸나? 홍홍홍홍

 

결국 나는 "됐어요"라고 말하고 얼른 집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 마자 곰팅한테 바로 달려가서 자랑했다.

 

나; 유후~ 나 아직 안 죽었어~ 유후~

곰팅; 왜 그래!

나; 나 요 앞에서 헌팅 당했으셔~

곰팅; 이게 미쳤나! 너 그걸 지금 신나서 자랑하는거야?

나; 왜? 왜? 부럽지? 유후~

곰팅; 아유 진짜 이쁜 마누라 두면 고생이라니깐. 앞으로 너 절대 혼자 다니지마

나; 유후~ 유후~

곰팅; 이게진짜...야! 너 일루 와바

나; 왜? 샘나셔?

곰팅; 아니...그 빠삐코 머리는 머야..

나; 헉...빠삐코...ㅡ.ㅡ;;;;;

곰팅; 너 머리만 자르기로 한거 아니었어? 누가 빠삐코 머리하래

나; 아줌마가 자고 일어나니깐 고데기로 이렇게 해논거야

곰팅; 그럼 평생 그렇게 해야되는거야?

나; 아니 감으면 펴져

곰팅; 휴우.....

 

희한한 일이다..

곰팅도 이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정도로 끔찍한 마리 앙뜨와네트 꽈배기 빠삐코 머리를 보고

따라오다니...

사지도 멀쩡하니 잘생긴 총각이 왜그랬을까..

정말 몰래카메라였을까?

 

나; 여봉. 나 국 끓이게 무 사러 가자

곰팅; 나 이거 마저 읽어야 되는데?

나; 그럼 나 또 헌팅당하는데?

곰팅; 에이씨. 기다려! 같이가!

나; ㅋㅋㅋㅋ

곰팅; 야 머리 그대로 묶지, 더운데 왜 다시 풀러?

나; 어? 아...어....저기 고무줄이 찡겨서....

 

말은 그렇게 했지만....혹시나..또 진짜 꽈배기머리에 호감을 느끼고 남자들이 쫓아올까봐..

내심.....음흉한 아리엄마다...ㅡㅡ;;;;

 

하하...그뒤로 헌팅당할지도 모른다는 핑계로 곰팅과 꼬옥 붙어다니는 즐거움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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