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사람들은 대체로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남을 돕는것을 좋아 하지만, 일단 문제가 생기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안타까와 할뿐, 딱 거기 까지인거 같다. 잘못된 이유가 뭔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누군가 나서서 책임지고 해결 하려고 하지 않는거 같다.
어릴 때부터 남들을 사랑하고 늘 용서하란 말 보다는 정직해라, 무책임 한것은 수치스런 일이란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내가 처음 동남아시아나 중국, 중남미나 인도/파키스탄 계통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면서 경험한 어이없고 황당했던 국민성의 차이에, 처음엔 그들에게 화를
내고, 다음엔 무척 실망하고, 수 년이 흐른 뒤엔 결국, 그게 그들 국민성 이려니 하고 받아 들였듯이,
손님의 안전에 무감각해서 자기도 생판 첨 본다는 남자에게 혼자 여행하는 여자 손님을, 것두
목적지도 아닌 다른 도시로 데려가 투어를 시킬 거란 놈에게 딸려 보내면서도 당사자에겐 일언
반구 말 한마디 안 해 준 케말이 그래도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고, 다 그 느끼남이 나쁜 놈 이라고만
우기며, 네가 넴룻에 못 간건 유감이지만, 오늘 호텔가서 하루 자고 낼까지 기다리면 여행 할 수도
있지 안냐고 하는데 정말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
아니, 내가 여정이 타이트 해서 시간이 안되면 넴룻 포가하겠다고 첨부터 얘기 했구만, 자기가 호텔
잡아 줄테니 하룻밤 자고 낼은 꼭 넴룻에 갈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해도 화가 풀릴동 말동인데, 시간
여유가 없다고 한 내가 내돈 내고 호텔에 하루 묵어가며 기다려서 낼 손님이 있으면 넴룻에 가고,
안 그럼 또 기다릴 수도 있다는 이런 황당한 사과도 사과 축에 들까 ???
솔직히 진짜 열은 받지만, 혹시라도 터키인들이 워낙에 너그러운 민족이라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도
진심으로 사과만 하면 서로 이해해 주고 덮어주는 민족이라면 케말 할아버지의 사과에 황당하다고
펄펄 뛰는 내가 이상한 애가 되는거다. 진짜 그런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케말 할아버지도, 거기있던
사람들도, 케말이 사과 했음됬지 쟤가 대체 뭘 바라는거야 ? 하는 표정으로 쳐다 보는데..... 만일,
정말 그들의 정서가 그렇다면 나 또한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다. 여긴 한국이
아니니 내가 아무리 열을 내 봐야 얻을 것이 없다. 이래서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지 않던가....
하도 열 받아 관광안내소 소장을 찾아가 강력하게 항의 하면서, 나 터키에 와서 이렇게 대 실망하고
complain 한 거 첨이다. 다들 케말이 친절하다 재미있다 그래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은 좋을
때 만 친구고 곤란해지면 나 몰라라냐, 노인을 그렇게 몰아 세운 건 정말 미안하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외국 여행자들은 케말 하나 믿고 투어를 하는 건데, 문제가 생기면 그런 식으로 책임 회피할
수 있느냐. 그리고, 이런 일이 생전 처음이라고 하지만 난 그 말도 못 믿겠고,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생기지 말란 법도 없으니 관광안내소 소장이 책임지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신신 당부를 한 후 정중한 사과를 받고 나오니 쬐끔 속이 후련 했다.
암튼, 얻는 것 없이 싸우느라 하루를 홀랑 까 먹은 관계로 할 수 없이 Old Malatiya에 가서 옛 실크로드
길목에 있던 마을도 구경하고, 손님들에게 팁을 받고 모스크 안을 살짝 보여주는 꼬마를 따라 유서
깊은 말라띠야의 모스크도 구경하고, 작지만 모든 직원들이 똘똘 뭉쳐 열심히 키워 나가고 있다는
말라띠야 박물관도 구경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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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물관은 전시물은 그다지 많지 않은 작은 박물관인데, 내가 궁금한 것이 있어 뭔가를 물어 봤더니
터키 전형적인 글레머 미인인 한 여직원이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 해 주다가 영어로 설명하기가 넘
어려운지 날 박물관장의 방으로 안내해 준다. 덕분에 마치 내가 VIP라도 된 양, 박물관장 방에서
차를 얻어 마시며 말라띠야 인근의 유물 발굴과 역사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 환대를 받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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넴룻을 못 간 건 정말 섭섭했지만, 덕분에 세비(“사랑” 이란 뜻의 터키어)란 이름의 친절한 박물관
여직원(그녀는 고고학자로 박물관에서 말라띠야 근처 유적지 발굴 일을 맡고 있다고 했다)을 만나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내게 돼서 너무나도 다행이 좋은 추억을 가지고 말라띠야를 떠날 수 있었다.
이런 거 보면 내가 아주 재수 없는 편은 아닌 거 같지만… 말라띠야를 거쳐간 여행자 중에 케말에게
이런 최악의 케이스로 걸린 여행자는 나 말고는 없는거 같은걸로 봐선 난 항상 매우 드물게 재수
없게 걸리는 경우가 아닌가 싶다…
참, 말라띠야에서 박물관 가는 길에 한국 태권도 도장을 하나 발견했다. 케말 사무실에 얼쩡 거리던
어떤 사람 이 자기도 한국 사람에게 태권도와 한국어를 조금 배웠다고 하더니, 아마도 거기서 배웠나 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