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터키 맞남 ???
연이씨와 내가 도착한 올림포스는 우리가 그 동안 봐 왔던 터키와 너무나 “달랐다”. 마치 대관령
구비구비 길을 넘듯, 전혀 안전해 보이지 않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아슬아슬하게 돌아 돌아 올림포스
계곡 바닥까지 내려가면 눈 앞에 평화로운 올림포스 계곡 마을이 펼쳐진다.
올림포스가 뭐가 그리 다르냐 하면… 일단, 산세가 다르다.
내가 그 동안 봐 온 터키 풍경은 광활하게 탁 트인 아나톨리야 평원 아니면 풀 한 포기 없이 메마른
뾰족 산이나 언덕들, 암튼, 무지 크고, 황량하고, 넓고, 그런 것들 이었는데, 올림포스는 마치 아기자기한
한국의 산을 보는 것 같다. 마치 설악산 자락의 어느 계곡 마을에 들어서 좌우의 산세를 바라보는듯한
풍경에 나무들도 꽤 울창해, 우리에겐 너무나 친근한 풍경으로 다가오는 평화로운 마을이다…
딱 하나, 깨는 게 있다면, 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밤이 되면 외국 관광객들(특히 젊은 애들)
신나게 놀라고 계곡이 떠나가라 팝송을 틀어 제낀다는 거다…. 이건 진짜 화악 깬다… 그래서
올림포스에서 숙소를 정하는 요령 중 하나가 그 집이 나이트 클럽과 가까운가, 또는 밤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라운지 쪽에서 가까운 방인가를 확인하는 거다.
올림포스는 안탈랴에서 해수욕을 하기 위해 배를 타고 오기도 하고, 우리처럼 올림포스에서 일-이박
하면서 쉬기 위해 돌무쉬를 타고 오기도 하는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우린 그냥 돌무쉬 타고 왔는데,
배 타고 크루즈 했던 사람들도 너무 좋았다고들 했다. 암튼, 여긴 동네 전체에 오렌지 나무가 많아
오렌지 철이 되면 특히 한국 관광객들은 관광은 제쳐두고 공짜 오렌지 따는데 더 정신이 팔리기도
한다고도 한다.
올림포스에선 누구 하나, 무엇 하나 귀찮게 구는 것이 없다. 수영하고 싶으면 올림포스 계곡을 지나
해변으로 나가 수영하면 되고, 낮잠 자고 싶으면 해변이든 계곡의 팬션 통나무 집이든 어디서든 누워
한숨 늘어지게 자면 도고, 산책이 하고 싶으면 올림포스계곡과 해변 사이에 있는 고대 올림포스 유적지를
탐험해도 되고.
연이씨와 나는 올림포스 입구에서 만난 한 Dutch 아줌마가 (이 아줌마는 올림포스가 넘 좋아 해마다
휴가를 올림포스로 온다고 했다. 이 아줌마 뿐만 아니고, 안탈랴에서 같은 팬션에 묵었던 일본인 자매
역시 안탈랴가 넘 좋아 3년째 계속 안탈랴로 휴가를 오고 있다고 했다) 유창한 터키어로 거기 사람들에게
우릴 자기가 잘 아는 팬션으로 안내 해 주라고 한 덕분에 아주 멋진 나무집(이라고 말해도 될까 ?
나뭇가지 위에 통나무 판자로 듬성듬성 지은 집인데, 나무 사이사이 구멍이 듬성듬성 있어 내 보기엔
거의 야외에서 자는 것 같을 거 같았음…)이 있는 팬션에 묵으면서 나무집에 올라가 수다도 떨고,
해변에 나가 책도 보고, 해변으로 난 길 양쪽에 있는 유적지도 신나게 탐험해 보고, 밤에는 모닥불
가에 모여 형편없는 기타 실력을 가진 어떤 팬션 직원의 노래도 듣고(그래도 노래 실력은 기타 실력
보다 훌륭해 박수를 많이 받았음) 다른 여행자들과 간간히 수다도 떨고, 생각보다 아주 훌륭했던
터키식 식사도 즐기면서 모처럼 정말 여유로운 한때를 즐겼다.
올림포스나 페티예에서 사진을 찍긴 했던 거 같은데 이상하게 집에 와 보니 사진이 하나도 없다. 중간에
실수로 지운 거 같은데, 우찌 한 장도 안 남기고 지우는 실수를 했는지… 도대체 알 수 없네….
**** 3932번에 반 고양이 사진 스켄 해서 올려 놨읍니다만, 원본 사진 상태가 그리 훌륭치 않아 사진이 좀 그러네요... 너무 늦어서 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