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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길들이기 (9부)

베리소다 |2005.07.07 16:45
조회 775 |추천 0

"엄마야~ 깜짝이야.."

뭐야..현욱이도 안자고 있었던거야..깜짝 놀랬네..짜식...

" 너 속으로 나 욕하고 있었지..? "

현욱이가 날 쳐다보며 말한다. 헛..어떻게 알았지..? 이 녀석 관심법이라도 쓰나..?

" 아..아니~ 내가 뭘.... 근데..너 안자...?"

" 응.. 술도 다 깨고,,,,,,,,   니가 내 옆에 있으니까.. 잠이 안와.. "

얼굴색 하나 안변하고 저런 말을 한다.. 난 가슴이 콩닥콩닥거려서 미치기 일보직전인데 말이다.

괜히 마른 침을 꼴깍 하고 삼키는데.. 헛.. 소리가 너무 컸다. 현욱이가 날 쳐다보더니 피식 웃는다.

" 일로 가까이 와라.. 내가 팔베개 해줄께..."

오른쪽 팔을 쑥 내밀면서 현욱이가 팔베개를 해준댄다.

' 내 머리 생각보다 무거울텐데....'

혼자 괜한 걱정부터 한다.

" 어서..."

하면서 재촉하는 현욱이다. 살며시 팔베개를 했다. 되도록이면 머리에 힘주지 말아야지.. 왜 티비보면..

남편이 아내한테 자상하게 팔베개 해주다가 아내는 스르르..잠이 들고 옆에서 남편은 팔에 쥐가 나

침을 코에 묻히는 장면이 있지 않은가. 내 머리 무게 때문에 현욱이 팔에 쥐 나면 안되니까.. 이건

현욱이를 생각하는 나의 배려라고나 할까..? 픗... 근데 머리에 힘을 빼고 몸에 힘을 주니 부르르 ...

떨리는게,, 좀 힘들다.. 에구...  이런 내 맘이라도 읽은건지..

" 박하은.. 힘줘..그냥!  그러다 니 전신에 마비오겠다.. 응..?"

뭐야.. 어떻게 눈치챈거야.. -_ -; 암튼 현욱이 품에서 팔베개 하고 있으니까 이거 왠지 신혼부부

같기도 하고, 현욱이랑 더욱 더 가까이 밀착되서 내 심장 뛰는 소리가 아까보다 3배는 커진 느낌이다.

 

그렇게 한참 아무 말 없이 눈만 깜박깜박 거리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스윽.... 다가오는 게 있었으니.

현욱이 얼굴이다. 꼴깍... 침 한번 더 넘어가네 이거~ 현욱이 입술이 살며시 내 입술을 포갠다.

난 두 눈을 꼭~ 감고,, 파르르 떨고 있다. 그런데 !!!

현욱이의 손이, 내가 입고 있는 현욱이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고 있는것이 아닌가....?

뭐..뭐..지..? 꼭 감고 있는 눈을 뜰 수도 없고. 혼자 별의별 생각을 혼자 다하는 나, 나중에..나중에..

현욱이랑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할 일이긴 하지만.. 이건 좀 빠르지 않나..? 야아.. 어떡하지...??

셔츠 단추가 다 풀어지자, 난 더이상 못참겠다 싶어서.. 눈을 번쩍 떴다.

" 야아~ 나..나... 나는... "

현욱이가 멈칫해서.. 쳐다본다..

" 나..나는 말이야... 난..처음이란 말이야..." 

현욱이가 한참을 멍~ 하니 쳐다보더니, 피식 웃는다...

" 나도.."

뭐..? 현욱이 너도 처음이라고..? 저..정말...?  못믿겠다는 듯 쳐다보니까..

" 정말이야.. 키스는 하은이 니가 처음은 아니었어.. 근데, 나 정말.. 처음이야..."

그..그래..? 믿어주지..뭐...

" 싫으면, 안해두 되. 나도 억지로 하고 싶지는 않아..."

하면서 다시 셔츠 단추를 채워준다. 아..싫다는 뜻은 아니었는데, 난 그냥.. 좀.. 너무 당황하기도

하구.. 난 처음이라서,, 아.. 현욱이도 처음이랬지..? 그래서.. 음..그래서...

" 아니야.. "

헛.. 나 지금 뭐라고 하는거야..? 현욱이가 단추를 잠그다

" 응..? 뭐...?"

놀란 표정으로 쳐다본다.

" 아니야, 나.. 나..괜찮아.."

무슨 용기에 배짱으로 이런 말을 하는거야..박하은! 그러자 현욱이가 살며시 날 안아준다.

그리고 우린 그렇게 어설프고, 쭈뼛쭈뼛함 속에서.. 사랑(?)을 나눴...다..

 

다음날 아침,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린다. 

" 누구세요...?"

하면서 현욱이가 나가자, 하준이다.

" 즐거운 시간 보냈냐..? 어제 니네방, 시끄러워서 나 잠 못잔거 아냐..?"

하면서 장난을 또 건다. 아씨.. 창피해...  유린이는 하준이가 깨기도 전에 집에 가버렸단다.

술 깨고 나니 창피해서 그랬나보지뭐.

" 어이~ 박하은이! 우리도 얼른 집에 가자.. 친척들 다 내려오시겠다.."

하면서 재촉했다. 나랑 하준이는 집이 같은 방향이고, 현욱이는 반대 방향이라 우린 헤어지고,

후다닥 지민이 집에 갔다가 옷을 갈아입고 왔다.  하준이 녀석은 버스를 타자마자 창문에 기대어..

이내 잠이 들어 버린다. 짜식, 어제 잠든 유린이 보면서 한숨도 못잤나부다.

아직까지, 어젯밤 일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 얼굴이 나도 모르게 빨개졌다.  이내 집에 도착하고,

엄마는 동창회를 밤을 새면서까지 하냐며 또 한바탕 잔소리를 해댄다.

" 얼른 옷갈아입고 전 부칠 준비하고 나와.. 아유.. 일이 끝도 없어.. 니네 작은 엄마는 아직 부천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큰며느리가 죄지, 큰며느리가 죄야..."

하면서 나더러 장남한테 시집가겠다고 하면 끝까지 뜯어말리시겠단다. 흠.. 현욱이는 아들 하난데..

그럼 장남도 되고, 외동아들도 되고, 막내도 되는거자나.. 울 엄마한테 이쁨 받기는 글렀다..김현욱!

 

한참동안 전도 부치고, 엄마 나물 무치는 것도 돕고, 그러다.. 잠깐 밖을 나와 현욱이한테 전화를 했다.

따르릉.....

" 어..현욱아! 응.. 나 집에 도착했어.. 너네집도 친척들 마니 오셨어..?  응..? 너네집은 큰집 아니야..?

그럼 너네집은 큰집안가..?"

큰집은 아니라는데, 친척들도 안오시고, 친척집에도 안간댄다. 친척들이 없나..?더 이상 물어보기

뭣해서.. 그냥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추석 연휴는 훌쩍~ 지나가버렸다.

 

3일 내내 놀다가 학교 가려니, 아침부터 눈도 안떠지고 정말 학교 가기 싫다. 아침은 대충 먹고,

등교를 했더니, 유린이가 날 흠칫 보더니 눈길을 피해버린다. 뭐..동창회 일 때문에 그러는건가..? 픗!

이제 정말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의 100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서영이 앞에서

큰소리 뻥뻥~ 쳐야겠다! 100일은 죽어도 못넘길거라더니, 100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흠..100일 땐 뭘할까..? 현욱이한테 무슨 선물을 하지..? 생각한 김에 오늘 시내에 나가서 선물을

미리 사기로 했다. 내 짝꿍 소은이와 함께..

하교를 하고 시내로 갔다. 흠.. 마땅히 선물 할 게 없네..? 음..현욱이한테 뭐가 필요하지..?

현욱이한테 필요한 물건이..가만있자... 하다가.. 이쁜 가방을 하나 선물하기로 했다. 우선..

매장에 들어가서 골라야지.. 흠.. 이리저리..고르다.. 맘에 드는 이쁜 가방 발견이닷...

이거 선물하면 현욱이도 좋아하겠지..? 매장 언니한테 포장을 해 달라했다.

 

오늘은 나 박하은이와, 김현욱의 100일날이다. 아침부터 내가 잔뜩~ 준비한게 있었으니, 아침에

학교 올라오면서 매점에서 3000원치 산 사탕들이다. 박하사탕, 자두맛 사탕, 캬라멜, 오렌지맛 사탕..

등등등.. 반에 들어서자, 서영이가 우리반에 와 있었다..

" 야아~ 박하은! 너 왠일이냐, 오늘 현욱이랑 100일이라며..? 자.. 여기! 내가 내기에 졌으니까...

만원..받어~"

크크.. 서영이랑 지난번에 100일을 넘기냐 못넘기냐에 만원씩 걸어 내기를 했었다. 아싸.. 공짜돈도

생기고.. 아침 자율학습 시간이 끝나고, 나는 사탕봉지를 들고 우리반 한바퀴를 돌았다..

" 자자.. 나 박하은이..오늘 내 남자친구 현욱이랑 100일 되는 영광의 날이닷! 사탕은 먹고 싶은대로

맘껏 가져가도 되.. 글구, 알지..? 알아서들 넣어라~~ 응..?"

하면서 반 강제적(?)으로 반 전체를 돌면서 돈을 걷었다.. 흐흐흐.. 역시 난 머리가 좋다니깐..

그렇게 해서 모아진 돈이.. 8만 7천 600원이다. 와~ 이정도면 짭잘한데..?

 

여긴 현욱이와 만나기로 한 커피숍이다. 나 먼저 들어가래놓고, 조금만 기다려 달랜다.

지난번에 산 가방을 조심스럽게 옆에 놓고, 주문은 이따 하기로 하고 현욱이를 기다리기로 했다.

딸랑딸랑.. 현관문에 달린 종소리가 울리자 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현욱이다!

한쪽 속에는 케잌상자가 들렸다. 왠 케익..?

" 많이 기다린거 아니지..? 잠깐 뭣 좀 사느라구..."

" 근데 무슨 케익이야..? 누구 생일인가..?"

그러자 씨익 웃으면서..

" 생일은 무슨.. 오늘 우리 100일이자나..그래서 자축하는 기념으로 산거야..."

하며 케익을 꺼냈다. 때맞춰 잔잔한 음악도 깔리고.. 커다란 초 하나를 꽂더니,, 현욱이가..

" 우리 100일을 축하합니다. 자..하은아.. 불 끄기 전에 소원부터 빌어.."

소원..? 무슨 소원을 빌지..? 그래.. 지금 이 맘 그대로 나 박하은과 김현욱이 항상 행복하고...

예쁜 사랑 하게 도와주세요.... 크큭...

" 소원 빌었어.. 자..현욱이 너도 소원 빌어! "

그러자 가만히 맘속으로 소원을 비는 현욱이! 우린 같이 하나 둘 셋~ 하면서 촛불을 껐다..

케익은 건들지 말고 그냥 집에 가져가서 언니랑 엄마랑 나눠먹으라고 해 그대로 상자에 넣어뒀다.

그러더니 뒷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쪼그만 상자였다.

" 뭐야..그게..?"

" 응.. 하은이 니가 열어봐..선물이야 "

하면서 상자를 쑥...내민다.. 뭔가 싶어서 천천히 상자를 열었더니.. 와.. 목걸이다..

" 야~~ 정말 이쁘다..  "

꽃모양 큐빅이 이쁘게 장식된 팬던트가 달린 목걸이였다. 현욱이가 내 옆자리로 옮겨오더니..

한참동안 얼 빠져서 구경만 하고 있는 목걸이를 손수 매 주었다.

" 이야.. 이쁘다.. 목걸이가 주인을 잘 만났네.."

" 고마워.. 현욱아.. 목걸이 진짜 이쁘다.."

" 뭐가.. 다음엔 더 이쁜 걸로 선물해줄께.."

하면서 쑥스러워 한다. 아.. 내 정신 좀 봐.. 나도 준비한게 있었지..하면서 옆에 놓인 상자를 현욱이

앞에 밀었다..

" 이건 하은이가 주는 선물!"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현욱이.. 가방을 꺼내들더니..

" 와.. 나 이 가방 갖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았어..? 고마워..하은아.."

하며 좋아하는 현욱이다! 맘에 들어해서 정말 다행이다..^-^

 

다음주면 수능이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울 학교 수능 공부엔 정신이 없고, 온통..

D-day에 정신이 팔렸다. 수능 보는 날짜에서 자기 번호를 뺀 만큼의 날짜 말이다.

점심시간이랑 저녁시간, 쉬는시간에 배달되는 케익이며 선물로 요즘 학교는 떠들썩하다..

몇반에 누구는 남자친구가 뭘 선물했느니.. 케익을 몇개를 받았느니.. 그런게 요즘 울 학교 여자애들의

중요한 관심사다. 다음주 수요일은 내 디데이기도 하다. 허나 별 신경은 안쓴다. 그 다다음주는..

우리 현욱이의 디데이가 있는 날인데.. 뭘 준비할까..?

 

오늘은 내 디데이날이다. 아침부터 늦잠을 자.. 헐레벌떡 학교로 뛰었다.

아.. 점심 먹을 종이 울리자 이 얼마나 반가운가. 소은이랑 손을 잡고 얼른 매점으로 달렸다.

매점에는 우리보다 몇 발 더 일찍 달려온 애들 때문에 북적거렸다. 우리도 삐죽삐죽 틈을 비집고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어휴.. 점심 한번 먹기 되게~힘들다...

" 소은아..우리 아이스크림도 먹자.."

쭈쭈바 하나씩을 입에 물고 다시 교실로 들어가자.. 애들이 난리가 났다..

" 야..하은아.. 방금 너 케익이랑 떡이랑 배달왔어.. 너 매점 가고 없길래 그냥 받아놨어.."

" 응..? 누구지..? 누가 보냈지..? "

현욱이가 보냈나.. 싶어.. 현욱이한테 연락을 했다..

" 현욱아.. 케익이랑 떡이랑 니가 보낸거야..?"

" 아니.. 난 보낸적 없는데.. 케익이랑 떡이랑 배달 온거야...?"

헉.. 현욱이가 아니였어..? 그럼 누구야..

" 어..?어... 잘못 온건가봐.. 응.. 점심 맛있게 먹어..응..끊을께.."

누구지..? 혼자 별의별 생각을 하다 띵동..문자가 왔다..

[박하은! 케익이랑 떡이랑 먹고 수능 잘 봐야된다.. 화이팅!!! ]

어..? 하은이다. 나랑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기도 하고, 나랑 성이랑 이름까지 똑같은 친구이기도

하다. 내가 더 늦게 태어났는데 나때문에 이름까지 개명했다. 하영이로..-_ -; 그래서 난 그냥 하영

이라고 부른다. 하영이가 보냈나부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됬다.. 저녁을 먹고 오니.. 내 책상 위엔..

또 케익이 놓여 있었다.. 뭐야..오늘 케익만 진장 먹고 죽으란 말인가.. 이건 또 누가 보냈지...?

현욱이가 보냈나..? 연락해볼까..? 아니다.. 아까 현욱이한테 전화했을 때..현욱이 목소리가 별로

안좋아보였어.. 어..? 카드도 있었네..? 하면서.. 케익상자위에 달린 카드를 열어보니..

중학교 후배녀석이다.

[누나, 이번에 수능 잘 보시구요.. 내년 디데이 저도 챙겨주시는거 잊지 마세요]

픗..귀여운 자슥.. 암튼 고맙다...  따르르릉...... 어..? 현욱이다.

" 여보세요..어..현욱아..."

" 나 지금 너네 학교 앞이야..잠깐 빨리 내려와봐...."

뭐..? 우리 학교 앞이라구..? 자율학습은 어쩌고 온거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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