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말 바보같이 살았다고 팍팍 느낍니다.
이사람 정말 괜찮습니다.
저한테 잘합니다.
조금 무뚜뚝하긴 하지만 옆에서 조금만 살살거리면 바로 넘어갈정도로 저한테는 쥐약이구요
제 말이라면 팥으로 된장 만든다해도 그런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헤어지기로 한건가?
언젠가부터 저에게 자꾸만 의존하려는것 같은 이사람 태도에 거의 미치기 직전입니다.
처음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연봉 1800정도였고 저도 일하니깐 제 월급으로 살고 자기 돈은 다 저금 해서 5년안에 집살 계획이였습니다.
물론 대출 조금 받긴 해야겠지만 그것도 살면서 갚으면 되니깐 문제될게 없었죠
이 사람 빚도 천만원 정도있었습니다.
그치만 저 자신있었습니다.
워낙 돈쪽으로는 이골이 났기 때문에 둘이 열심히 하면 문제 될거 하나도 없는 액수였죠
그러다 갑자기 회사에 문제가 생겨 백수가 돼버렸습니다.
그때부터 기우뚱하더군요
저 한달 60만원 벌었습니다
지금이야 훨많이 받고있구요
제 월급 한달에 30~40정도쓰고 나머지는 저금하고 적금도 넣어습니다
근데 생각치도 못하게 그렇게 돼서 방세, 생활비, 차량 유지비, 보험료, 폰요금, 기타등등등등
제가 다 감당하게 됐죠
학원 그만뒀습니다.
가까운 거리 웬만하면 걸어다녔습니다.
폰요금 되도록이면 공용전화쓰면서 자기 전화못쓰게 했습니다.
그래도 돈 모잘라서
인터넷 판매 알바 좀 했습니다.
제가 재주가 좀 있어서 요것조것 만든거 내다 팔았습니다.
그럼 뭐하겠습니까? 나가는게 더 큰데..
결국 카드 만들게 됐고
그걸로 조금씩 생활했죠
그게 쌓이고 쌓이고 나중에 제 연봉치만큼 커지더군요
그래도 이사람 다시 일하면서 월급이 들어오니 카드값 조금씩 정리되고
생활도 그럭저럭 안정권 찾아갔습니다.
돈 아끼려고 아침 점심 저녁 전부 도시락 싸서 갖다 퍼 먹여가며 돈 아꼈습니다.
다시 직장을 잡고는 일년정도 일하더군요
어느날 회사에서 한판하고 때려치우고 왔습니다.
참았습니다.
몇달 놉니다.
다시 집장 구했습니다.
한, 두달 일하더니 그만두고 또 한두달 놀고
다른데 들어갔다 또 한두달.
다른데 옮기고 또 한두달
보통 아무리 돈 많이 주는 회사도 한달 다 못채우는데 얼마나 나오겠습니까?
30, 40, 70, 젤 많이 갖다 준게 90정도.....
저는 십원이라도 더 모으려고 발버둥치고 이사람은 돈만 생기면 누구 불쌍하다 누구 불쌍하다하면서 그집 퍼다줍니다.
애들옷, 어른옷, 화장품, 집에 쓰는 생필품, 먹는거, 과자, 음료수, 과일, 식당가서 밥사먹이기 등등..
어느날은 그집에 컴퓨터 없다고 애들 컴퓨터 100만원짜리 사준다고 하더군요....
집만 안 얻어준거지 아예 살림 살이 다 키우준거죠
거기다 아는 동생, 친구
왜 만날때마다 자기가 돈 다내냐구요.....
제가 화내면 나도 얻어 먹고 다녔다.
걔들이 돈이 없다
제가 보기엔 있어도 안내놓는것 같은데 잘도 그런소리합니다.
한번은 그 친구들하고 싸웠습니다
우리가 봉이냐고 어떻게 친구들 만나는 자리에 천원짜리 하나만 달랑 들고 나오냐고?
사정? 무슨 사정이 전부 다같이 그렇게 쪼로록 차비도 안될 만큼씩 챙겨 다니냐고
너네 먹은 술값, 밥값 다 내 카드 긁어야 되는데 나 돈없으니깐 다음부터는 니들이 내라고
저한테 쓸데없이 그런소리 했다고 화내는데 하도 어의 없어서 길바닥에서 뺨 날려 버린적도 있습니다.
조금만 열받으면 폰 깨고
새로 사러 가면 무조건 젤 좋은거 사야하고
폰이 하늘에서 거저 떨어집니까?
좋은거 못줘도 50에서 70선이고
한두번도 아니고 나중에 임대폰 일년 쓰면 새로 사준다고 버틴적도있습니다.
직장 열심히 다녔습니다.
고생도 많이하고
일부러 백수된것도 아니고 어쩌다보니 자꾸 재수도 없었고 다치기도하고 그러다 그러다 그렇게 된거였으니깐
불쌍하고 가엽고
저 아무말 안했습니다.
그래도 딴엔 자존심 상할까봐
말도 조심했습니다.
이짓한지 3년쯤됐습니다.
중간 중간 헤어지려고 결심도많이했습니다.
능력안돼 지 자식까지 죽여야하는 팔자
너무너무 싫었고
가끔 게임에 미쳐서 저한테 소리 지를때
자주는 아닌데 한달에 한두번 꼭 미친사람처럼 게임할때가있어요
자기말로는 스트레스 풀데가 없어서라지만
그럴때마다 미친사람처럼 행동하는거 이제 싫습니다.
남들 다 가는 여행가자고 졸라본적도없습니다.
끽해야 바다는 자주 갔습니다.
나중에 돈도 없어 바다도 못갈때
저 그냥 손잡고 공원 한바퀴 돌아달라고 한적있습니다.
그게 그렇게 힘들고 무리한 부탁인지 몰랐습니다.
미친것도 아니고 왜 맨날 공원 돌아달라그러냐고 그럽니다.
니가 돈 못벌어서와 여행가고싶어도 못가니깐 그런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거지같은 자존심 살려주려고 나는 공원 걸어다니면 스트레스 풀린다고 했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자빠져 자랍니다...
저 수술받고 불임됐습니다.
근 일년 숨기다 얘기했습니다.
눈하나 깜짝 안합니다.
웃으면서 입양하면 되지 합니다.
최소한의 양심이란게 있다면 조금은 슬퍼해주길 바랬습니다
모르죠 딴에는 제 기분 생각해서 그랬을지
하지만 전혀 이해 안됩니다.
5월끝날쯤 그만두고
지금 2달째 또 놀고있습니다ㅏ.
직장 좀 알아보라고 맨날 뽑아다 줘도 다 뭐가 문제 뭐가 문제 나이가 있어서 제대로 된데 들어가야 된다고 하길래 그럼 알바라도 좀 하라고 했더니
알바해서 돈이 되냐고 난리칩니다...
맨날 잠만자고 TV보고 어떨땐 게임방에서 날새고...
이제 지겹습니다.
처음 일년...아니..근 2년...일다니면서도 청소며, 밥하고, 설겆이, 빨래하고..
제가 하지 말라고 쫓아다니면서 말릴 정도로 깔끔한 사람이였는데
3년만에 냄새 풍기고 잠만자는 이상한 짐승처럼 변했습니다..
올해 넘어오면서 우울증심해졌습니다.
길가다가도 갑자기 답답해지면 저 웁니다.
그냥 너무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슬프고, 억울하고
어떻다고 말하기 힘들만큼 괴롭고 저도 모르게 웁니다.
불면증이 심해서 늦은 새벽까지 잠도 못잡니다.
그렇다고 낮에 잘수있는것도 아니고 늘 수면 부족이라 어떨땐 컴퓨터 화면이 두개씩 보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그 단계도 넘었는지 일시적으로 눈이 안보일때도 있습니다.
병원 갈돈도 없어서 오늘도 그냥 집에가서 자볼거라고 생각만 합니다.
신경을 많이 써서 밥만 들어가면 위경련 일으킵니다.
그래도 살아볼꺼라고 꾸역 꾸역 퍼 넣습니다.
한번은 너무 힘들어서 울다 울다 진이 빠져 앉아있었는데
손에 들고있던 칼로 저도 모르게 찌른적도있습니다.
하나도 안아프더군요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 아픈줄도 모를만큼 마음이 아파서 죽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사람은 모릅니다. 제가 그냥 다친줄 압니다.
평소에도 잘다치니깐
얼마전에 누가 노트 한권을 주더군요
하도 잠이 안와서 한날은 그냥 생각나는대로 끄적끄적 썼습니다.
다 써놓고보니 이사람한테 말도 못하던 불만들이 다 적혀있습니다.
그날부터 잠이 안오면 글을 썼고
3일쯤 했더니 길가다 우는 일 없어졌습니다.
가슴 답답하고 터질것같은것도 없습니다.
두, 세장쯤 쓰고 나면 잠도 잘옵니다.
이제는 노트 없으면 미칠것 같을 정도로 무슨일만 생기면 적습니다.
저도 잘해볼려고 했습니다.
잘해볼려고 제가 할수있는건 다 한것 같습니다.
오늘도 그사람이 전화만 받았다면 그렇게 속에 말 다 쏟아내고 나오진 않았을 겁니다.
일자리 알아보게 일찍 일어난다고 하고선
제가 갈때까지 등에 문신이 생길 정도로 자고있는 모습에 울컥했습니다.
얼굴은 개기름 줄줄 흐르고 머리는 비듬천지에
입냄새때문에 가까이서 얘기하기도 힘듭니다.
이런 모습 보는것도 지쳤고
남한테 아쉬운 소리들으면서 돈 빌렸다 갚았다 반복하는것도 지쳤습니다.
카드빚... 저혼자 다 갚을수있습니다. 500정도
지금 하던대로 직장다니면서 인터넷 장사해가면서 꼬박 꼬박 40만원씩 입금하는거 문제될것도 없습니다.
언제는 자기가 도와줘서 갚은것도 아니고
저 혼자 할수있습니다.
저도 이제 좀 잘먹고 잘 살아볼랍니다.
저 이제 겨우 20대 중반 들어왔습니다.
나이도 어리고
하고싶은거, 배우고싶은거, 가고싶은거, 갖고싶은거 많았습니다.
이사람 위해서 버린 세월 다시 찾고싶습니다.
남들 입다 버리는 옷 얻어입지 않고
제 돈 주고 예쁜옷 사입고, 머리도하고
공부도 다시해서 원했던 일하면서
혼자 잘먹고 잘 살랍니다..
못난 부모 만나서 하늘 나라로 가버린 우리 아기들
가짜 무덤도 만들어주고
절에가서 위패도 만들어주고
좋은 부모 만나라고
좋은곳으로 가라고 날마다 빌어주고
우리 아기들이랑 약속한대로 불쌍한 아이들 도우면서 살겁니다.
어차피 임신 못하는 몸이니깐
다른 남자 만나 살아볼 생각도 없고
나만생각하고
나만 좋은거하면서
잘살아볼겁니다..
그래도 죽을만큼 사랑했던 이 남자
끝에 이렇게 됐지만
하늘아래 이사람보 만큼 절 잘알고,
사랑하고 아껴줬던 사람 없었습니다.
이미 서로 상처를 너무 줘버려서 다시 돌아갈수는 없겠지만
다시 옛날처럼 성실하고.. 좋은 사람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 만나도 저한테 했듯이 하지 않고, 상처주지않고...잘 살아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