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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생긴 굴욕

굴욕맨 |2007.02.15 17:42
조회 767 |추천 0
전...

유년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고...

그나마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도시(충북 청주를 아시는지 ㅋ)에서 다녔습니다.

 

다음주에 졸업하구요...

직장은 한달전에 구해서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방대 나와서 꽤 괜찮은 곳에 취업했습니다.

지금은 압구정동 살구요...

 

이 비극의 시작은 지난주 일요일로 거슬러 올라가 ㅠㅠ

 

서울 사는 친구 놈이...소개팅을 예전부터 해 준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가지고...부푼 가슴을 안고 소개팅 장소로 향했죠...

 

평범한 카페에서 소개팅이 이루어졌고...

주선자였던 친구놈은 중간에 나갔구요...

 

둘만의 오붓한 대화를 나누던 중...

 

점점 그녀에게 빠져들기 시작한걸 느꼈습니다.

외모에 대한 평을 논하는게 머 하지만...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청순하면서도...지적이고...

대화를 하면 상대방에 대해 조금을 알게 되자나요...

유창한 말솜씨며..교양있고 똑똑하고...

생각이 올바른 참한 여자였습니다.

별 기대를 안하고 갔던터라... 그 기쁨은 더할나위 없이 컸더랬죠..

그녀도 제게 꽤 호감을 느낀거 같았고...

커피숍을 나가서...

밥먹고...영화보고...

진부한 소개팅 코스를 밟아 나갔습니다.

거리를 조금 걷다가...

스타벅스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녀왈...

밥도 사주시고...영화도 보여주셨는데...

제가 커피 살게요..이러는 겁니다.

머...사준다니까 고맙고...소개팅 예의도 있는것 같고...

 

그렇게해서 스타벅스에 들어갔지요...

여기서 문제 하나!!!!!!!!!!!!!!!!!!!!!

 

전 시골에서 자랐고 지방에서 살다보니 스타벅스를 갈 기회가 전혀 없었답니다.

생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타벅스를 간거지요...

스타벅스하면..된장녀 얘기도 많이 나오고 하는데...

전 별 관심이 없어서...눈여겨 보지도 않았었고..

그 흔한 테이크 아웃 커피도 한번도 사먹어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녀와 주문을 하려는데....

종업원왈...

무엇으로 드릴까요?

고르시는게 어려우시다면 주문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러는겁니다.

 

참나...

커피 하나 사 먹는데 멀 도움을 받나 싶어서...

테이크아웃으로 할거구요..

당당하게!!!!!!!!!!!

 

캬라멜 머 머시기였던데 ㅋ

캬라멜 아끼난또????? 였던가 암튼...크게 외쳤다지요

 

그랬더니...

종업원이 사이즈를 물어보는겁니다.

 

그래서 전...

 

양팔을 벌리고...

두 손바닥을 마주보고...

크기를 형상화 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주세요...

적당한 크기로 주세요...

적당한 크기로 주세요...

적당한 크기로 주세요...

적당한 크기로 주세요...;;;

 

 

그 순간...

그 종업원을 시작으로...뒤에 줄서서 기다리던 사람들...

커피 따르던 다른 종업원들...

모두 큭큭 대고 웃는겁니다.

영문을 몰라 어리버리까던 저는...심히 불쾌했었고...

아놔 서울 사람 아닌거 티나나?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찰나...

아름답고 현명한 그녀....

사태를 수습하고자..

"토...톨...사이즈로 주세요;;;"

 

그리고 무사히(?) 스타벅스를 빠져나왔습니다.

커피를 손에 쥐고 걸으며 그녀에게 물었지요..

아까 그 사람들 나보고 왜케 웃은거냐고...

그랬더니...그녀는...

잘 모르겠다고....다른 사람 보고 웃은거 같다고...

그래서 걍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죠..

데이트가 끝나고..

 

그녀를 집앞까지 배웅해주고 집에와서 소개팅 해준 친구한테 스타벅스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설명해 주었더니만...

 

소개팅 주선해준 친구놈...

5분을 통곡소리 비슷하게 쳐 웃더니만...

"이 촌닭같은 놈 아놔 웃겨 디져 ... 적당한 사이즈가 머냐 ..." 이러는 겁니다.

 

자초지종과 스타벅스의 구조와 영업(?)에 대해 간략히 들은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아...그녀가 얼마나 저를 창피해 했을까요 ㅠㅠㅠ

그렇지만 고마운건...

그 상황에서 저를 구해주고(?)

밖에 나와서도...제가 민망해 하지 않게 배려해 주었다는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역시...그녀는 천사였던 것일까요?


그 일이 있은 후

스타벅스 앞을 지날때마다 왜케 낯이 화끈거리는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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