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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길들이기 (34부)

베리소다 |2005.08.01 00:01
조회 644 |추천 0

" 갑자기 그런 말은 왜해...?"

나는 난데없이 전화를 해서는 세강이 이야기를 하는 서영이가 이상했다..

" 글쎄.. 어제 술집 나올 때.. 연락처 주고받았자나... 나랑 세강이랑..."

" 그랬지.. 근데 왜...?"

" 오늘 점심 때 쯤 연락이 왔드라구..."

" ........"

" 전화를 해서는 막.. 뭐라뭐라 횡설수설하더니.. 내가 답답해서 무슨 말 하는 거냐고 하니까...

너 소개시켜 달라고.. 그러더라고...."

" 나...를...?"

" 응.. 너 그 술집 몇번 갔던 적 있었다면서...?"

" 어.. 요즘 들어.. 아는 친구랑도 갔었고.. 미영이랑도 갔었어..."

" 그때부터 널 유심히 봤었나봐..세강이가...."

" 나를... 그때부터...?"

" 응.. 마침.. 내 친구라는 것이 너무 반가웠다나...? 그래서 연결 좀 시켜달라고.. 내일이나.. 모레쯤

다시 한번 술집에 데리고 오라고.. 나한테 부탁을 하드라구..."

" 그래서....?"

" 뭘 그래서야.. 니 생각을 물어보는 거야..."

" 내 생각 뭐...?"

" 너 아직 현욱이 못 잊고 있자나.. 내가 사실대로 세강이한테 말했어.. 니가 남자친구랑 헤어지긴

했는데..아직도 못 잊고 그렇게 혼자서 가슴앓이 하고 있다고...."

" 뭐하러 그런 얘기까지 해...?"

" 동병상련이야...."

" 그게 무슨 말이야...?"

" 세강이도 딱 한번 연상 누나를 사귄 적이 있는데.. 누나가  멀리 대학 가면서..헤어져서.. 오랜동안..

힘들었다나봐.. 그래서 그 아픔을 안다는 얘기지..."

" 정...말...?"

왠지.. 그 아이 잘은 모르지만.. 안쓰러웠다.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나처럼.. 그렇게 매일같이..

잠 못들고.. 멍...하니.. 생각하고.. 그랬을까.. 싶어서....

" 세강이는 하루라도 너 빨리 다시 보고 싶다는데.. 너 어떡할래...?"

" 아직.. 난 별로.. 안내켜...."

" 그래..? 내가 뭐..강요할 부분은 아니니까.. 나중에라도.. 그냥.. 편하게 만나 볼 맘 있음.. 연락해..."

" 알았어.. 나중에 연락하자.. 끊어..."

 

전화를 끊고.. 한참을 생각했다. 그 아이... 나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그냥 어제까지 해서...

3번 얼굴 본게 다인데.. 무슨 이유로.. 무슨 근거로 날 끌려하는거지...?

나도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이지만.. 누가 날 첫눈에 반했다고 좋아한다고 말하면.. 질색한다...

이 세상에 아빠 빼곤 남자들은 다 도둑놈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왠지.. 기분이 좋다기 보다는...

경계심부터 먼저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몇번 얼굴 보지도 않았는데.. 맘에 든다고

소개를 시켜달라는 그 아이의 의도가 궁금하다.. 아니..뭐 때문에..? 도대체 왜...?

 

음악이나 들을까 하고.. 컴퓨터를 켰다.. 내가 젤 좋아하는 음악들을 골라 틀어놓고.. 싸이월드에

들어가보았다. 다들 바쁘게 지내서.. 싸이를 통해서나마 서로의 소식이나 안부를 전할 수 있었다...

로그인하자.. 새 쪽지가 1통 와 있었다.. 쪽지 보낼 위인은 없는데..누구지...? 헛.....

그 아이.. 강세강이었다..

[ 혹시..서영이 친구 박하은 아닌가요...? 검색해 보니까.. 35명 나와서.. 일일이 찾아봤는데.. 혹시..

맞나..해서요.. ]

뭐야...? 이름으로 검색해서 쪽지를 보낸건가...? 나는 조금은 놀래서.. 어떻게..할까..하다가...

답장을 보내기로 했다..

[ 네.. 서영이 친구 맞는데요.. 어제.. 그 ... 술집에서.. 알바생.....맞죠...? 안녕하세요....]

나 지금 뭐하는 거지...? 현욱이 말고는 다른 남자한테 눈길 한번 준 적 없는 내가.. 이렇게 쪽지 답장을

보내다니 말이다.. 그런데.. 어...? 바로 답장이 왔다.. 뭐야..? 접속하고 있었나...?

[ 아.. 그래요...? 어제.. 친해지고 싶었는데.. 선뜻 말하기가 좀 그랬어요.. ]

아.. 그래서 서영이한테 일부러 말을 걸면서 우리 테이블을 빙빙 맴돈건가...? 평소엔.. 주문하고...

서빙하는 것 이외엔 손님 곁에 붙어있질 않았었는데.. 어제는 유난히도 계속 우리 테이블 주위를

배회했던 그 아이였다..

[ 네.. 그렇군요...]

뭐야.. 이 뻘쭘함... 서로 동갑이란 것도 아는데 이렇게 존대말까지 해야하는 거야...?

[ 우리..말 놓을래요..? 서영이 친구면.. 우리도 친구잖아요....^-^]

그래.. 바로 이거야.. 우선 말이나 놓자...

[ 그..래....]

[ 지난번에 우리 가게 온 적 있지...? 은미랑....]

[ 은미 알어...?]

[ 응..  보습학원 같이 다녔었는데.. 그땐 은미랑 이야기도 하고 친했었는데....]

[ 은미도 너 안다고 하드라구....]

[ 아..그래...? 그 다음에 또 친구들 2명이랑 온 적 있지..?]

어맛..? 다 기억하네.. 아..맞다! 그 날 내가 허겁지겁 배가 고파 밥 찌개에 먹을 때 옆에서 뚫어져라

쳐다보던..눈빛.. 너지...?

[ 응... 기억력 좋네...?]

[ 너 밥 잘 먹더라....]

허거덕... 역시나 봤구나.. 난 평소엔 그렇게 많이 먹진 않는데.. 배가 고프면.. 급히 먹고.. 많이 떠

먹는 습관이 있다. 울 언니는 내가 배 고플 때 밥 먹는 모습을 보고 게걸스럽다고까지 했으니...

[ 그..래...]

[ 나 너 첫날부터 유심히 봤었는데.. 아.. 그런데 나랑 같이 알바하는 친구도 너 안다던데....]

아..맞다! 사회학 수업을 같이 듣는 영기라는 친구도 거기서 알바를 하는 것을 보았다.. 둘이 친구였나?

[ 아.. 나도 걔 알어.. 수업 같이 들은 적 있어...]

진짜.. 좁은 시내 바닥은 어쩔 수 없다니까...

[ 나 너랑 친해지고 싶은데..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은 하지 말구.. 우리 천천히 친해져 볼래...?]

[ 글쎄... ]

[ 너 아직 남자친구 못 잊고 있다면서... 나도 그런 경험 겪어봐서.. 니 맘 이해할 것 같아.. 천천히...

친해지자구.. 나 너에 대해서 알고 있는게 별로 없거든.. 근데. 관심은 많아..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

어머..? 얘 점점 노골적이네...? 왠지 첫 날부터 창밖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그 아이의 첫 인상이

나의 기억에서도 선명히 남아있었기에.. 세강이의 말에 동의하고.. 천천히 친해지기로 했다.

[ 나 이제 알바 가봐야 할 시간이거든...? 계속 이야기 하고 싶은데.. 내일도 이렇게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세강이랑 나는 쪽지를 주고 받으면서.. 조금은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사나흘 쯤..시간이 흐르고 나는 서영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 서영아~ 술 마시러 가자..."

" 뭐...? 갑자기 무슨 소리야...?"

" 세강이 일하는 술집 말이야.. 오늘 가자..."

" 진짜..? 너 그럼 세강이 맘에 있는거야...?"

" 누가 맘에 있대..? 세강이가 싸이로 쪽지를 보내오면서 아주 쪼금..친해지긴 했어.. 오늘 같이 가자...."

" 그래.. 이따 7시쯤 시내서 보자..."

 

나는 분홍색 물방울 나시에 흰색 바지를 입고는 시내로 나갔다. 서영이가 쩌기서.. 혜경이랑 같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우린 2층에 위치한 그 술집 계단을 올라갔다. 먼저 서영이가 그 다음은 혜경이가..나는 맨 나중에..

걸어올라갔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세강이는 문 앞에서 술집으로 들어오는 손님을 반겼다..

그러다 서영이가 들어서자.. 너무 반가웠나보다..

" 서영아~"

하는 소리가 계단까지 들렸다.. 곧이어 혜경이도 들어가고.. 나는 좀.. 멈칫해서.. 잠시. 계단에서..

서 있었다.. 과연.. 내가 오늘 이렇게 하는 짓이 잘 하는 것인가..싶기도 하고..

그러다 편히 맘 먹기로 하고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 앞에서 반겨야 할 세강이는 카운터 의자에

앉아 풀이 죽어 있었다. 딸랑...하고 문이 열리고 내 얼굴을 마주치자.. 갑자기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 손님 세명이요..."

하고 주방으로 들어간다..

나는 왜 저러나..싶어서 얘들이 앉아있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 야.. 쟤 왜 저래...?"

그러자 서영이가..

" 너 데리고 온 줄 알고 좋아라 하다가.. 니가 안들어오니까.. 금새 풀 죽어있더니.. 니가 늦게사

들어오니까.. 저렇게 좋아한다.. 쯔쯧.. 이 화상을 뭐가 좋다고...."

하면서 농담을 하는 서영이다. 우린 늘 시키는 안주와 소주 1병을 주문했다. 집에서 일찍 나오느라

저녁도 못 챙겨먹고 나오느라.. 항상 술집에선 찌개에 공기를 시켜 저녁까지 때우곤 했다..

" 서영아.. 밥 먹었냐..? 배 안고파..?"

" 고프다.. 우리 공기 시킬까...?"

" 그러자.. 혜경이 넌?"

혜경이는 별로 생각 없다고 해서.. 우린 공기 2개를 시켰다... 잠시.. 후 살포시.. 담은 서영이의 공기와

꾹꾹 눌러담은 머슴밥 같은 내 공기가 테이블에 놓였다.. 뭐야...? 지난번에 팥빙수도 이렇게 주더니..

양으로 승부하는 서비스인가...? 어쨌든.. 배고팠던 참에.. 신경쓰지 않고 막 먹어댔다...

잠시 화장실을 간다며.. 일어서서 화장실 쪽으로 가는 서영이다.. 그런 서영이를 저 쪽에서 세강이가

붙잡았다..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숙덕댄다.. 무슨 얘기하는 걸까...?

화장실에 볼일을 보고 온 서영이가 의자에 앉더니..나에게...

" 세강이가.. 니가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 물어봐달래.... 야.. 싸이에서 쪽지 보내고 그랬담서

 얘기 좀 하고 그래라.. 세강이 긴장 잔뜩 해 있던데..."

" 뭘.. 별 이야기 한 것도 없는데.. 또 뭘 어떻게 생각해.. 천천히 친해지기로 한거.. 아직.. 뭐...이렇다

할 것도 없는데..."

" 세강이는 바짝바짝 속이 타는가보드라.. 어떻게 생각해..? 좋은 관계로 발전 해 볼 맘은 있는거야..?"

나는 살짝 서영이를 흘겼다...

"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어.. 날 아직 몰라...? "

하자.. 알았다며.. 다시 세강이에게 가서는 뭐라뭐라 일러댄다. 그러자 그 아이.. 금방 또 시무룩해져선

주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리곤.. 다시 나올 생각을 안한다.. 대신.. 영기라는 아이 말고.. 다른 아이가

서빙을 본다.. 뭐야.. 내 한마디에.. 저렇게.. 새초롬하게.. 풀이 죽은거야..? 뭐야..사내자식이...

난 괜히 기분이 안좋고 맘이 편하지 않다..  그 때 장난스레 서영이가...

" 아휴.. 하은이 말 한마디에.. 우리 테이블 서비스가 영~ 안좋아졌다.. 팥빙수 한 양푼 가져다 줄

사람도 없고.. 밥도 꾹꾹 담아 줄 사람도 없고..."

하면서 푸념을 한다.. 뭐야.. 이게... 친구 팔아 안주가 그리도 많이 먹고 싶더냐...?

그러나.. 내 맘도 그렇게 편하지가 않다..  조금씩 취해서는 술집을 나서려고 했다.. 그때.. 그 아이..

세강이도 문 앞에 나와 있었다... 나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서영이가..

" 야..잠깐만.. 세강이랑 이야기 쪼금만 하다와라.. 세강이가 이야기 좀 하고 싶대..."

" 무슨..이야기...? "

" 몰라.. 단둘이 있을 때 할 말이 있나보지.. 나 요 앞 우체국 벤치 앞에서 혜경이랑 기다리고 있을께..

이야기 하고 나와.... 알았지..?"

하면서 서둘러 혜경이랑 술집을 빠져나가 버린다.. 뭐야.. 진짜....

마침 평일이라 손님도 없고.. 다른 알바생에게 서빙을 부탁하고는.. 술집 문 앞 올라가는 계단에서..

세강이는.. 먼저 말을 꺼냈다...

" 저...기.. 내가 맘에 그렇게 안 들어...?"

" 뭐....?"

" 난 너랑 친해지고 싶고.. 알고 싶어하는데.. 넌 그렇지가 않아보여서..."

" 난.. 아직...."

" 첫눈에 반했다고.. 이렇게 성급하게 좋아한다고 해서.. 내 진심까지 물리치진 말아줘...."

진지한 태도로 말하는 세강이의 눈을 보니.. 정말..진심이 가득한 눈빛 같았다.. 나는.. 너무나도..

진지하고.. 썰렁한 분위기에 숨이 막힐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는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해버리고

말았다..

" 저기.. 니가 내 외모만 보고 판단 한건가 본데.. 나 3주 전에 성형 수술 한거거든...? 눈도 하고...

코도 하고..  아무래도.. 니가 외모만 보고....그런 말 하나본데.. 그렇다면.. 그만 해. 이거.. 성형한거

야....우린 아직 대화 한번 제대로 해 보지도 않았는데.. 니가 그렇게 나오는 건 분명히.. 외모 때문

아니겠어...? 그런거라면..  그만 두길 바래...."

 

내가 쉴 새 없이 내 이야기를 하자 세강이가 얼 빠진 얼굴로 날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뭐야...? 괜...히 말했나....? 뭐야.. 이 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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