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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얀구름 넘어 세상에는..

어떤사람 |2005.08.07 14:16
조회 131 |추천 0

너무나 오랜만에 친구들과 뜻뭉쳐 오르는 산행이라, 아침부터 등산화를 챙기고, 한번 훅 불면 먼지가 뿌옇게 일어날 고리적 배낭을 챙기고, 붉은색두건을 후루루말아 목에 감싸고 차를 몰고가,
가깝지도 그렇다고해서 그리멀지도 않은 산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올랐을까요?
온몸이 땀에 젖어 두손으로 힘주어 꽉 짜내면 흥건희 물이 짜여질쯤에..
앞쪽으로 나의 눈에뜨는 한사람이있었습니다.
 
굴곡이많은 가파길 이 산길을 오르기에는 왠지 모르게 위태위태 해보이는 사람
당장이라고 달려가 잡아주지않으면 저 머나먼 길로 내동댕이 쳐질사람.
그런사람이 나의눈과 친구들 눈에 띠였습니다.

다가가보니 다리가 불편하신 이 아저씨는 운동화의 한쪽면을 땅바딱에 질질끌며 한손에는 껍질다벗거진 하얀나무 지팡이, 그리고 한손에는 요즘은 보기도힘든 황토빛나무목발. 
그리고 감당하기도 힘들어까지 보이는 짙은색의 배낭을매고 절벽과 가까운 산길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무엇을 도와달라고 한것도 아닌데도 나와 친구들이 보기예는 이 경사깊은 산길을 오르기에는 너무나도 안쓰러워보였습니다. 아저씨! 저희가 조금 도와 드릴까요? 그 짐이라도 들어들릴께요!
아저씨는 너무나 힘겨워보였지만, 뜻밖에 친절에 약간은 익숙하지않은듯 상기된 표정으로
아닙니다! 제가 혼자 할수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치 술기운에 흥정대는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힘들게 산을 오르는 아저씨를보고있으니
나에 대한 위로라고할까요? 아니면 그에 대한 나자신에 너무나 거만한 대리만족이라할까요?
문득 이런 허튼생각이 땀흐르듯 쓸고지나갑니다.

"아저씨! 힘내세요!
아저씨를보니 지금같이 오르는 저희가 힘이납니다."
나도 모르게 그런 서트른말이라도 해드리고싶었지만..
하지만, 이건 이 아저씨에대한 너무나 커다란 나 자신에 대한 사치인것만 같아 그냥 묵묵히 걷기만했습니다.

 

어느덧 숨이 목에 가득차는 가파른산길을지나 정상이 눈으로 보일쯤에 큰 바위가 앞길을 가로막고 서있었습니다.
일반사람도 혼자 힘으로 오르기에는 약간은 벅찬 힘든바위길을 친구의 도움을 받아 한손은 친구의손에 메달여 시골집에 초롱박처럼 대롱대롱 바위를 기여오르고 있을때쯤. 순간, 뒤에서 오르는 그 아저씨가 생각나 고개를 뒤로 돌렸습니다.
아니라 다를까 그 아저씨는 하얀 지팡이를 나의 쪽으로 내밀며 "나좀 잡아줘요!"말에
나는 나도 모르게 친구손에 나의 한손이 메달려있다는것을 모른채 하얀 지팡이를 잡아주었습니다.
하얀게 껍질벗겨진 나무는 오랜 가뭄끝에 비처럼 콩끝 미끄러지듯 내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더 미끄러웠습니다.  순간적으로 손아귀에 힘을주어 조금더 강하게 움켜지려고하다가 그만 친구의 손이 빠져 땅바닥밑으로 쳐박이고 말았습니다.
그리심하게 다친것은 아니지만, 무릎이 까지고 팔은 바위에 끌켜 약간의 피멍이 메쳐 있었습니다.
기역자로 꼬꾸라져있는 나에게 아저씨는 너무나 미안한지 어쩔줄몰라 미안하다는말을 연이어 뒤풀이할뿐이였습니다. 내가 도리어 어느덧 미안해질쯤 나는 그리 심한게 다친게아니며 약간 바위에 스쳐을뿐이라고하며 괜찮다고하며 너무나 미안해하시는 아저씨에게 진정을 시켜드려야한거같아서 약간은 쓰렸지만 태연하게 목에 두르고있던 두건으로 팔을 감싸메고 다시 바위길을 오르기시작했습니다.
 
보다못한 친구가 하나가 아저씨에게 손한쪽을 내밀며 "아저씨! 저 정상에는 아무것도 없어요!라고말하는 친구의 말한마디가 이렇게 비수처럼 잔인해질수있다는게..
너무나 현실적으로 말하는 친구를 그 아저씨는 한참을 빤히 쳐다보다가
"저 구름넘어 세상에는 내가 생각하고있는 다른 세상이 있는것같아서요"라는
아무뜻도 모르는 이말에 순식간적으로 나와 친구들은 숙연해질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어려웠던 바위길을 지나 한40분쯤 땀에 가득절인발로 걸어오니, 50미터 앞쯤에 정상푯말이 보였습니다. 이젠 다왔구나!생각할쯤에
"이제는 됐어요! 그동안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철퍽덕 주저앉으시는 아저씨를보니 온몸이 배수구에 가득찬 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듯이 힘이 빠져나가는것같았습니다.
얼마나 힘들게 여기까지왔는데.. 바로 눈앞에 손으로 잡을듯한 정상이라는 푯말에있는데..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아저씨! 바로앞이 정상이예요! 정상까지는 오르셔야죠!
목소리에 힘이들어가면서 불끗하고 속에서는 무언가 치밀어오르는것같았습니다.

아마도 그땐 이런 생각이었을겁니다 "내가 당신을위해 팔에 상처까지나면서 불편한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왔는데..
나의 성의를 봐서라도 나를위해 정상까지 올라가 최소한 환희에 찬표정은 않이라해도 그 무언가를 이루었다는표정이라도 보여주어야하는것이아니냐!"라는 한없이 건방진 생각이 들었을겁니다.

아저씨는 내게 물한통을 건네며 "나는 정상에 오를려고 산에 오른것이 아니예요!"하며
짙은배낭속에서 꺼내든것은 뜻밖에도 너무나 어처구니없이생긴 길가에 무심하게 나뒹구는 돌이었습니다.
나와 친구들은 너무 어의없었고, 또한 지금 코끝을 스쳐가는 더위 공기마저 알수없는 불쾌감에 느껴졌습니다. 
"뭐야!" "이 아저씨!" "이 아저씨 정신병자 아냐!"
심지어는 우리가 지금 이 아저씨의 저 보잘것없는 돌맹이를 벗삼아 힘들게 올라온 느낌마저들었습니다.

너무나도 우리가 기분상할쯤에 아저씨는 말한마디를 지나가는 바람속에 뚝 던지듯이 말을 꺼냈습니다.  
"정상에 올랐다는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여기 삶에 대한 열정으로 서있다는것이 중요한게 아니겠어요!"
라고 말하는 아저씨의 뒷모습속에 그동안 불편한 몸으로 얼마나 힘든 편견과 얼마나 끝없는 절망을 견듸었을까는 생각이들어  순간 휘돌아치는 얄싸한 바람에 누구에게 후려맞은것처럼 코끝이 찡해져서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곧 허물어질지모를 너무나 엉성한 돌탑을 싸면서 그 아저씨는 그가 아닌, 세상 다른사람들을위해
고개숙여 기도하는모습도 너무나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몇미터 남겨두고 눈앞에 너무나 선명하게보이는 정상을 차마 오를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정상에 오르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정상에 올랐다는 자만심으로 살아갈까봐서..
하늘을보니 연기구름 몇 조각만이 하늘을 떠받치고있었고,  
건너산에는 지나가는 구름이 손을뻗어 산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이런 삶에 열정으로 살수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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