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트기도전 채하는 남경의 방앞에서 서성거렸다.그녀를 어떻게든 막아야 된다.이제 그녀가 가버리면 자신은 또다시 엄마에게 험한 소리를 들을껀 뻔한 일이었다.그는 부시시한 얼굴로 남경의 방문을 두드렸다.아무소리도 없었다.또한번 두드렸다.이번에도 아무소리 없었다.채하는 그냥 문을 열어 버렸다.채하 시야에 들어온건 남경이 언제부터 일어났는지,남경의 앞에는 짐꾸러미 가 놓여 있었다.
"지금 뭐하는거야?"
"보면서도 일부러 물으시는거에요?보시다시피요"
"너,하룻밤 사이에 굉장히 건방져 졌구나"
"더이상 볼일 없으니까요"
남경은 가방을 들고는 채하가 서있는 문 앞으로 왔다.
"비켜줄래요?"
"안나온다면?"
"당신도,당신 친구랑 똑같이 날 겁탈하실건가요?"
"웃기고 있군,니가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러니까,비키시라구요.당신들처럼 비 인간적인 사람들하고는 일분일초도 같이 있기 싫어요"
약간 비스듬히 선 채하의 옆으로 남경은 잽싸게 빠져나갔다.현관앞에 다달았을때,모기만한 목소리로 채하가 말을 했다.
"...미안해..."
"뭐라구요?"
"다신,친구들 아니,아무도 집에 안들여 보낼께."
채하는 남경앞으로 다가가 들고 있던 짐가방을 낚워채 소파위에 던져버렸다.
"이리내놔요."
사실,남경도 이대로 그냥 나가버린다면,난감했다.엄마한테는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이미 채하엄마에게받은 돈을 다시 돌려줄수도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
"내말 못들었어?이집에 개미 새끼 한마리 못들어 오게 한다구!!.나 배고파 아침 준비 해줘"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채하의 뒷모습을 보고는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저렇게 멋있는 사람이 머리는 까치집을 하고 있었고,얼마나 피곤했던지, 양쪽 눈은 쌍커풀이 쳐질대로 쳐져 있었다.남경도 못이긴척 거실로 들어와 흐트러져 있던 방안을 양소매를 걷어부치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그모습을 채하는 문틈사이로 빼꼼히 쳐다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천하의 유채하가 어쩌다 이러고 됐냐"
"뭐야?민호 그자식이 그랬단 말이야.도대체 생각이 있는앤지....못된녀석 같으니라구"
"관둬,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얼마 다행이야.걔 성격으로 봐서는 일이 엄청 커질수도 있었다구"
정혁은 한심한듯한 눈으로 채하를 쳐다보고는 , 호주머니에서 메모지를 하나 꺼냈다.
"뭐야,또 스케쥴 잡은거야?좀 쉬자구요"
"인터뷰만 있어.사랑 잡지사야.거긴 좋은말들만 써주는 데니까 한번 만나봐"
"몇시죠?"
"오후 2시 점심 먹고 만나기로 했어.거절하지 않는것 보니까?그 기자 나오라고 그럴까?"
"뭔또 뚱딴지 같은 소릴 하려고 그래?"
"김기자 말이야,기자치고는 여성스럽다고 꽤 괜찮다고 니가 얘기한걸로 기억하고 있는데...그럼 다른 기자 나오라고 그럴까?"
"혼자 또 병나셨구만.맘대로 하라구"
예전에 수많은 미모의 여배우들을 만났어도,채하의 눈에 들어왔던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그런데,명화는 그가 있던 스튜디오로 찾아와,기다리는 동안에 많은 사람들을 챙겨줬던걸로 기억했다.수수한 외모에 화장기 없는 얼굴또한 채하가 원하던 그런 이상형이었다.
남경은 모든정리를 하고 난 다음 오디오위에 놓여진 채하의 어렸을때 사진으로 보이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엄마와 단둘이 찍은 채하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외로움이 보였다.
"짜아식,이때도 잘생겼잖아.그래 연예인은 타고난가 보다"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더니,채하의 모습이 보였다.하지만,채하의 얼굴은 몹시 굳어 있었다.남경은 들고 있던 액자를 떨어뜨릴뻔 했다.
"남의 물건 손데는 버릇도 있었냐?"
"그냥 본거에요"
"보기만 하지 왜 만지는데"
"청소하면은 물건 만지는건 당연하죠.앞으로 만지지 않고 청소 할께요.진짜 성격 이상해..."
"너,방금 뒷말 뭐야?이절은 하지마"
채하는 그렇잖아도 기분이 언잖아 있었다.낮에 인터뷰 한 김기자가 결혼한다는 소리에 몹시 기분이 상했었다.여러번 보지도 않았는데,그녀가 좋아지기 시작하는 찰라에 그런소릴 들으니 마음이 허탈했다.
채하는 냉장고에 들어 있는 맥주캔을 가지고 나와 TV를 켜,최대한 볼륨을 높이고 자신이 나온 음악프를 보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하고 보는건지 채하는 연신 맥주만 벌써 다섯개째 들이키고 있었다.방에서 책을 보고 있던 남경이 도저히 참을수 없었던지 밖으로 나와 TV를 꺼버렸다.
"뭐야?"
"혼자 살아요?옆집까지 다들리겠어요"
"너희 동네는 들릴지 몰라도 우리는 아니야.당장,안켜!"
"그래요.내가 사는 동네는 후진데라 옆집에서의 조그만 말소리도 다 들려요.당신이 사는 동네는 비싼동네여서 좋겠네요"
"이게 정말 꼬박고박 말대꾸야?"
채하는 다시 리모켠을 들고 TV이를 켰다.여전히 소리를 크게 하고는 맥주만 계속 마시고 있었다.눈이 동그래진 남경은 씩씩거리며 말을 이었다.
"나두좀 줘요 맥주"
"어?"
채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경은 자신 앞으로 맥주를 잡아당기며 마셔댔다.
"아주,골고루 하시는 구만"
남경은 맥주 한캔을 숨도 안쉬고 들이키더니,방문을 쎄게 닫고 들어가 버렸다.텔레비젼 소리는 여전히 컸다.공부를 하려 해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그녀는 푹신한 베개를 머리위에 가져다 놓고는 양쪽 귀를 막고 공부를 했다.한참 책을 보던 도중 조용하다는걸 느끼고는 남경은 머리위에 배게를 침대위에 올려다 놨다.그제서야 안심한 남경은 다시 책을 보기 시작했다.그런데,갑자기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그것도 아주 리얼하게 남경의 동공이 점점 확대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