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오브 다크니즈
3장 홍란 24부
카페는 오후 들어서 손님이 조금씩 들어 왔지만 그렇게 바쁠 정도의 손님이 오지는 않았다. 기연이는 카운터 앞에 앉아서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딸랑 딸랑!!”
“어서오세요”
기연과 사장은 동시에 들어오는 손님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기연이 고개를 돌렸을 때 눈에 보인 사람은 홍란이 였다. 홍란도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답해 주었다. 기연은 홍란에게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누나 레모네이드 드시러 오셨어요?”
홍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기연씨 보러 왔어요. 하지만 카페이니 뭐라도 마셔야 겠죠? 레모네이드 한잔 주세요.”
“넵!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기연은 메뉴를 적고 카운터로 다가갔다. 카운터에 오자 사장이 먼저 말을 했다.
“오늘도 저 아가씨는 레모네이드지?”
“하하하 이제는 아예 기억을 해놓으셨어요?”
“기억 해야지 이제는 엄연히 이제 우리 카페 단골인데”
사장은 레모네이드를 재빠르게 만들어 기연에게 내밀었다.
“자 네가 직접 갖다 드리렴.”
기연은 레모네이드가 든 쟁반을 들고 홍란이 앉아 있는 자리로 다가 갔다.
“자! 여기 주문하신 레모네이드가 나왔습니다.”
기연은 조금 과장되는 몸짓으로 레모네이들 내려놓았다. 홍란은 그 모습을 피식 웃더니 기연을 쳐다보았다.
“잠시 시간 좀 내주실수 있어요?”
기연은 카운터를 쳐다보았다. 카운터에 있던 사장의 입가에는 미소가 드리워져 있었다. 기연은 홍란의 맞은편에 앉았다.
“기연씨 오늘 저녁에 시간 어떠세요?”
“저야 카페 일 끝나면 남는 게 시간이죠.”
“그래요 그럼 오늘 저녁에 데이트나 할까 해서요”
기연은 데이트라는 말에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드리워졌다. 홍란은 그 모습이 우스운지 고개를 돌리고 약간 웃음을 참는 듯한 모습 이였다.
“오늘밤에 영화라도 한편 보는 게 어때요?”
“좋아요 오늘 밤 몇 시에 어디서 만날까요.?”
“제가 기연씨 끝날 시간에 어디를 좀 갔다 와야 해서...... 심야영화를 봐야겠네요. 심야영화가 1시쯤 하니깐 12시에 만나죠. 장소는 이 근처에 있는 공원 아시죠?”
“저번에 누나 만난 공원 말씀 는 거죠?”
“네”
홍란은 왠지 기연이 일랑의 이름을 꺼낸다는데 꺼림직 하게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기연의 입장을 생각해 홍란도 일랑의 이름은 가급적 꺼내지 않았다.
“누나 제가 공원 안쪽에 있는 저수지 옆에 벤치에서 기다릴 께요.”
“그럼 12시에 거기서 만나도록 해요”
홍란은 레모네이드를 마시기 시작 했다.
“그런대 누나 무슨 영화 보실 거에요?”
“음...... 기연씨는 특별히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세요?”
“하하 누나랑 보는 거라면 다 괜찮아요.”
홍란은 기연을 보고 빙긋이 웃더니 말을 꺼내었다.
“그럼 제가 재미있는 영화 알아봐서 고르도록 할게요.”
“좋아요!”
홍란은 집 현관문을 열고 집밖을 나섰다. 현관문을 닫은 홍란은 열쇠로 문을 잠갔다. 홍란의 입에서는 작은 흥얼거림이 들려 왔다. 홍란은 기분 좋게 선선한 밤바람을 맞으면서 기분 좋게 길을 걸었다.
'기연씨와 연인이 되어 처음으로 하는 데이트네 어떻게 놀아야 재미있고 기억에 남을까?'
홍란은 앞으로 기연이와 함께 행복하게 지낼 상상을 하자 절로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한편 기연은 먼저 공원에 나와서 홍란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약속 시간이 되려면 약 15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공원에는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한사람도 눈에 띄질 않았다. 어두 컴컴한 공원 에 기연이 서있는 벤치에만 가로등 불빛이 드리워져 있었다. 기연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까만 하늘에는 동그란 보름달이 컴컴한 밤하늘을 비춰주고 있었다. 기연은 문득 홍란이 선물 해준 여우인형이 생각나서 가방 안에서 손수건에 곱게 싸여진 여우 인형을 꺼내었다. 기연은 여우 인형을 들고 여우인형에게 살아있는 듯 인형에게 말을 했다.
"오늘 너희 엄마랑 사귀고 나서 처음으로 하는 데이트다"
그리고 기연은 가방 안에서 포장이 된 선물을 들고 기연은 다시 말을 꺼내었다.
"너희 엄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골랐는데 좋아할지 모르겠다."
기연은 빙긋이 웃고는 인형을 가방 안에 다시 집어넣었다. 기연이 고개를 들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연의 고개가 오른쪽으로 돌아갔을 때 가로등 불빛이 비춰지지 않는 어두운 곳에 무엇인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기연은 홍란 인가 싶어서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그것은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덩치도 컸다. 기연이 보기에는 꼭 동물의 털을 뒤집어 쓴 것처럼 보였다. 왠지 느낌이 않 좋은 기연이였다. 그 검은 그림자는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기연에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크르르르르"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기연의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달빛에 드러난 검은 그림자는 커다랗고 털이 나있는 두발로 서있는 괴물 이였다. 얼굴은 마치 늑대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기연은 그 모습을 보고 떨고 있었지만 차마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크르르르"
그 괴물은 기분 나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누나........누나....."
괴물은 기연을 덮치기 위해 기연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기연의 비명소리가 공원 안으로 울려 퍼졌지만 늦은 시간에 공원 안은 사람이 없어 기연의 비명소리는 묻혀 버렸다.
홍란은 공원 근처에 와 있었다. 기연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발길을 재촉했다.
"끼야야앙~~!"
어디선가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홍란에게는 익숙한 울음 소리였다. 홍란은 가던 길을 멈춰 섰다.
'이건 우리 아이 울음소리인데 기연 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홍란은 발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홍란은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거의 달리다시피 공원 안을 정신 없이 뛰어 가던 홍란은 어느 순간 멈춰 섰다. 무슨 냄새가 나고 있었기 때문 이였다. 홍란은 오랜 경험으로 그 냄새가 피비린내라는 것을 알 수 가 있었다. 홍란은 냄새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가로등 불빛아래 무엇인가 쓰러져 있는 것 이였다. 홍란은 다급하게 그곳을 향해 뛰어갔다. 가까워지자 피 냄새는 강하게 풍겨 왔다. 쓰러져 있는 것은 사람 이였다. 그것도 홍란이 잘 아는 사람 이였다. 한쪽에는 새끼여우가 쓰러져 있었는데 아직 살아있는 듯 배가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기연씨.....기연씨!!"
홍란은 쓰러져있는 기연을 불러 보았지만 기연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홍란은 그 자리에 털석 주저앉아 버렸다. 홍란은 기연의 몸을 흔들어 보았다. 하지만 기연의 몸은 꿈적도 안하고 있었다.
"기연씨!! 기연씨!! 기연씨!!"
홍란은 기연을 붙잡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기연의 배에서는 피가 울컥 울컥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기연의 배에는 뭔가 잡아서 찢은 듯한 상처가 있었는데 배에서 창자가 쏟아져 나올 정도로 큰 상처였다.
"누구 에요!! 누구 에요!! 기연씨를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구에요!!"
홍란은 울기 시작했다. 기연의 피로 인해 옷이 엉망이 돼는 데도 홍란은 상관이 없는 듯 기연의 얼굴을 안고 울부짖고 있었다.
"안돼요!! 안돼요!! 500년 만에 당신을 만난 것이라고요!! 500년 만에 당신과 사랑 할 수 있게 되었단 말이에요!! 왜 이렇게 되어야 하는 거 에요!! 왜!! 이제 겨울 사랑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왜!! 일어 나봐요! 기연씨!! 일어 나봐요!! 저에요. 홍란이에요 500년 동안 당신만을 기다린 홍란 이라 구요!! 이렇게 가면 안돼요!! 이렇게 가면 안돼요!! 기연씨......기..연..씨...제발....눈 좀 떠요 .......흑.....흑...기연씨...."
"홍란........"
홍란의 뒤에서 누군가 홍란의 이름을 불렀다. 홍란이 뒤돌아 봤을 때 그곳에는 격연이 서있었다.
"격연 !! 기연씨가!! 기연씨가......."
격연은 침울한 표정으로 홍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홍란의 품속에 있는 사람을 살펴봤다. 그때 뒤에서 희민이 나타났다.
"또 당했어!! 이번이 몇 번째 인줄은 모르지만 이번에는 내가 아는 사람이 당했어......젠장 할!!"
뒤에 있던 희민은 깊은 한숨만을 내쉬었다.
"격연!! 나...나는....이제......."
홍란은 말을 잊지 못하고 울기 시작했다. 격연은 홍란을 안고는 다독거렸다.
공원 안의 가로등 불빛아래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무거운 공기가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