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이 채하의 눈과 마주칠대쯤 지희도 뒤를 돌아봤다.지희는 자신이 잡고 있던 채하의 팔을 놓고는 남경을 노려 보았다.그런 남경은 고개를 떨구곤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그자리에서 뒤돌아서며 바로 뛰어가 버렸다.뛰어가는 남경을 보며 채하가 그녀의 뒤를 따라 가려 할대 지희가 채하의 팔을 잡아 버렸다.
"너희들 지금 뭐하는거야?"
지희는 채하의 팔을 꽉 잡으며 가려던 채하에게 반문했다.
"쟤도 웃기네?쟤가 널 좋아하니?아님 쟤랑 사귀는 거야?그렇치 않고서야 너랑나랑 키스하는 모습을 보고 왜 도망가?"
앞을 보던 채하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던 지희의 손을 풀어버렸다.힘없이 풀린 지희가 채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가지마!"
"내가 가봐야 될것 같애"
그리고 채하는 그녀의 뒤를 힘차게 뛰어갔다.
"곧 시사회 시작한단 말야!!!"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지희가 채하의 점점 보이지 않는 뒷모습을 보며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지희의 눈에 그새 눈물이 맺혔다.이를 악문 그녀의 모습에서 갑자기 살기가 돋혔다.채하도 자신이 왜 뛰어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상황을 왠지 남경에게 설명해 주고 싶었다.도로가로 나온 채하는 뛰어가고 있는 남경을 발견했다.그런데,갑자기 지나가는 사람들이 채하를 알아보고는 순식간에 사람들이 그의 근처로 모여들었다.빠져 나갈수도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채하는 점점 희미해져가는 남경을 보고는 한숨만 쉬었다.
'근데 내가 왜 이러지?왜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하는거지?그사람을 아직도 팬으로써 좋아해서 그러는 걸까?'남경은 자꾸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머릿속으로 생각했다.그러다 뛰던 남경이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혹시나해서 그가 따라올거라는 생각을 잠시 잠깐 했었다.허탈해하던 남경은 콧웃음을 치고는 차도로 내려가 오는 택시를 무조건 잡아탔다.그녀는 엄마가 계신곳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얼마전에 다녀 왔어도 달리 갈길이 없었던 남경은 따뜻한 엄마의 품이 그리웠던 것이다.
"남경이 왔구나"
반갑게 맞아주는 엄마가 참으로 고마웠다.엄마집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몸은 어때 엄마"
"나야 뭐 괜찮지~근데 남경이 너 울었니?"
"아니 왜?"
남경은 자신의 볼을 손으로 문지르고는 화제를 다른말로 바꿨다.
"엄마 혼자 있으니까 많이 심심하지?얼마만 참아,나두 몇개월만 이렇게 지내면 될거래"
"혼자 있으니까 편하기만 하드라.그래 잘왔어.안그래도 남경이 너하고 만나 의논할려고도 그랬다."
남경은 궁금하다는듯 엄마를 빤히 쳐다보았다.
"영순이가,아니 채하 엄마가 나를 자기집 별장에서 깨끗한 공기 마시며 지내라더구나.꽉 막힌 아파트에서 살면 안생기던 병도 또 생긴다구"
"아주머니가요?"
"그래"
"여기 집은 어떻게 하구"
"세내주래.영순이가 날 이렇게까지 생각하는줄 몰랐다."
남경은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아무말이 없는 남경을 보고는 혜자는 걱정스러운듯 남경에게 다시 말을 이었다.
"넌?싫으니?"
고개를쎄게 흔든 남경이가 말을 했다.
"내가 싫긴 왜 싫어.나야 엄마가 몸만 회복이 된다면 어디서 지내든 상관 없지"
"그래,그런 영순이가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진정으로 날 생각하는 영순이가 고마워서 그렇게 하기도 했다.너가 허락할줄 알았어"
남경이는 진심으로 기뻤다.하지만 왠지 모를 허전함때문에 엄마가 고개를 돌렸을땐 슬픔이 가득한 눈으로 고개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웃으면서 엄마에게 한가지 부탁했다.
"엄마 나 여기서 자고 가도 되?"
"뭐어?여기서?채하는 어떻게 하구 가서 챙겨줘야 되는거 아니야?"
"오늘 시사회라 집에 안들어 올지도 몰라"
"그럼 전화라도 해줘"
"내가 진짜 유채하씨 마누라라도 되나?나같은애한텐 관심도 없는데 전화해 봤자 오히려 나만 머쓱한테 뭘"
"그말도 맞네 그럼 자고가 나야 우리딸하고 오래간만에 한번 편하게 자보자"
간만에 두 모녀는 한이불속에서 밤새 내내 이야기 꽃을 피우며 날이 새도록 얘기 했다.거의 새벽이 되서야 남경과 혜자는 잠이 들었다.
채하는 밤새 내내 뒤척였다.시사회도 펑크를 내자 기획사며 정혁인 난리 아닌 난리도 폈었다.이불속에서 꼼지락 거리던 채하는 동이 틀때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일어나자마자 문열고 나간곳은 남경의 방이었다.혹시나 잠깐 잠이들었을때 남경이 들어왔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는 문을 최대한 조용히 빼꼼히 열어봤다. 횡한 침대를 보자 문을 벌컥 열어버렸다.채하는 그녀의 방을 나와서 그녀의 방문을 쎄게 닫아 버렸다.자신의 머리를 흥클어뜨리고는 거실에서 서성거렸다.목이타서 냉장고 문만 몇번 열었는지 모르겠다.채하는 자신이 이렇게 흥분하며 불안해 할이유가 없어야 되는데 왠지 초조한 자신때문에도 더 미쳐버릴것만 같았다.채하는 자신을 조금 자제를 시키며 소파위에 자신의 몸을 묻었다.그리고 눈을 붙힐려고 노력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눈두덩이는 풀릴때로 풀렸는데 막상 잠을 자려다 보니 또 잠은 오지 않아 짜증만 났다.한참을 그렇게 이리 뒹굴다 저리뒹굴다 하고 있는데 남경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채하는 자는척 얼른 몸을 새우처럼 꾸부리고는 눈을 감았다.남경도 조심스럽게 들어와서 거실을 둘러보고는 소파에 채하가 잠들어 있는걸 확인했다.깜짝 놀란 남경은 여름이어도 에어컨 바람때문에 실내는 차가워서 이불을 덥지 않고 새우잠을 자고 있는 채하를 보고는 방에 들어가 이불을 가져다가 채하의 몸에 슬쩍 덮어주었다.목이 약간 비뚤어진 채하를 보고 남경은 그의 목을 반듯이 눕혀주려다가 갑자기 눈을 떠버린 채하를 보고는 놀란듯이 뒤로 한발짝 물러나자 채하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너 왜 땡땡이 쳐!"
"여기가 학교에요?땡땡이 치게?"
"엄연히 여긴 니 직장이야.누구맘대로 함부로 외박해?"
"무슨 상관이에요?어차피 일만 열심히 해주면 되는거 아니에요?"
"그래서 할일은 다하고 돌아다니는거야?"
말이 없었다.아니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남경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던 채하의 손을 뿌리쳤다.
"다음부터 이렇게 연락없이 다니지마.걱정 되니까"
말을 끝낸 채하는 이불을 걷어차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그의 말을 듣고 나서 남경은 기가 막혔다.그리고 그가 들어간 채하의 방을 이번에는 남경이 열어버렸다.
"내가 걱정 됐다구요?거짓말 하지 말아요.당신은 내가 걱정 된게 아니구 위장결혼을 하게될 이 남경이 걱정 된거 겠죠"
남경을 쳐다보며 채하는 또다시 한숨을 쉬었다.
"알고 있으면 됐어 그만 나가봐.나 자야되"
눈을 감고 있던 채하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나 이불좀 덮어주라"
어이없어하면서도 남경은 채하앞으로 다가갔다.채하의 발밑에 있던 이불을 채하의 몸위로 올려 줬을때 남경이 발을 삐끗하고는 그만 채하의몸위로 안겨버리고 말았다.남경은 놀란눈을 뜨고 채하를 바라봤고,놀란건 채하도 마찬가지였다.고개를 돌린 남경이 일어나려 하자 채하는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손으로 부드럽게 잡더니 숨돌릴틈도 없이 그녀의 메마른 입술을 촉촉하게 적셔 주었다.순식간의 일어난 일이나 남경도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