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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천하 - 6. 회상

아랑 |2005.08.31 21:50
조회 960 |추천 0

***** 당당천하 ***** 

 

 


6 - 회상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저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그는 어머니에게 인사를 간신히 한 후 2층 그의 방으로 올라 가기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 왜 이렇게 초주검이 돼서 들어오는 거니?”

“아 아니에요. 어머니 그냥 체한 것 같아서....... 흐 윽!”

 

대한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시험지 채점을 마저 해야 했지만, 그녀의 오토바이에서 느끼던 울렁거림 때문인지 도저히 그럴 힘조차 없었다. 그 찜찜한 기분을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까지 느끼고 있었다.  어머니가 몇 마디 더 물어 보기도전 입으로 쏟아져 나오려는 걸 간신히 손으로 틀어막고서 제 빨리 화장실로 달려갔다.  

 

우 우 윽!!!!!!

 

“도대체 낮에 뭘 먹어서 그러는 거니 아니 제가 정말 많이 체했나 보네. 쯧 쯧 약 안 먹었으면, 나와서 약 좀 먹으렴”

“네. 어머니  으 우 욱!”

 

그의 어머니가 심히 걱정스런 목소리로 대한에게 약을 권했지만, 그는 그 약조차도 도저히 먹을 기운이 없었다.

 

‘내 이 여자를!’

 

사실 대한은 그녀를 볼 때마다 다르게 변신하는 모습에 조금쯤 그녀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고 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했던 거짓말에 대한 복수심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여자가 아니었다. 대한이 그토록 무서워하는 오토바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아니 생각보다 멋있게 탈줄 아는 겁 없는 그런 여자였다. 선배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그는 은근히 선배가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대한아 속은 이제 좀 괜찮니?”

“네 어머니 걱정하실 정도는 아니에요.”

 

그의 어머니가 해마다 정성스레 담아 놓는 매실원액을 진하게 타서 그의 방으로 가지고 올라왔다. 어머니가 건 내준 매실을 마시며, 그는 유난희 라는 여자에 대한 확고한 복수심을 키웠다.

 

“참 대한아 저번에 너 선본 아가씨 정말 마음에 안 드는 거니?”

“네?  누구?  아!  그 여자요? 그건 왜요 어머니”

“그쪽에서 너를 마음에 들어 한다고 오늘 전화가 왔지 뭐냐 정말 넌 관심 없는 거야. 이젠 그만 눈높이 좀 낮추고 이 엄마 좀 편하게 결혼 좀 하렴. 네 누나도 너 장가보내고 자기 있는 곳에서 마음껏 놀다가라고 성환데........”

“네! 그쪽에서 연락이 왔다 구요?  언제요?”

 

그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양쪽 집다 신부 감으로 나온 여자가 대타였다는 걸 알면 상당한 오해의 말들이 오갈게 뻔한데....... ‘이를 어쩌나, 참, 당신이란 여자는 골칫덩어리야.’ 정말 대한은 어머니가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묘책을 생각해야 했다.

 

“저 어머니 그쪽에서 뭔가 착오가 있는 게 아닐까요. 사실 그 여자가  아니 그 분이 절 무지 싫어하거든요. 요즘은 선생이란 직업을 그다지 좋게 보지만은 않아서........ ”

“아니 뭐야? 넌 선생님이란 얘가 어째서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니 그 아가씨가 아무리 요즘 사람이래도 선생님에 대한 그런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게 말이 되니. 게다가 넌 누가 뭐래도 모범을 보이는 선생님인데 그렇게도 네가 하는 일에 자신이 없는 거야?”

“아니 저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에 효~ 이런 젠장 당신 때문에 편히 쉬지도 못하고 어머니한테 훈계를 들어야 하다니 정말 난 당신이 싫어.’ 그 뿐만 아니라 그의 집안은 대대로 교육자 집안이었다. 그의 어머니도 얼마 전까지 초등학교 교감으로 계시다가 정년퇴직 하셨다. 그런데 그런 어머니를 모독하는 것과 똑같은 말을 해버리다니 정말 자신의 아둔해진 머리를 단단한 벽에 박고 싶었다.


그녀는 언니네 집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한 후 집으로 돌아 왔다. 형부가 걱정하는 바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혹여 자신을 엄마가 있는 미국에 가라고 말할 것 같이 형부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먼저선수를 친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운 채 오래 전 그날을 회상했다.

 

고3 그녀의 마음이 가장 많이 다쳤던 겨울 수험생이던 그녀를 그녀의 언니 재희가 학교까지 찾아 왔다.

 

“언니”

“어. 그래 춥지?”

 

그녀의 언 손을 잡고 따뜻하게 자신의 입김으로 녹여주던 언니의 훈훈한 마음에 그녀는 어느새 추위를 잊어버렸다.

 

“아니 안 추워. 언니야 말로 이게 뭐야 나보고는 멋 부린다고, 야단하더니 언니는 더 추워보이 잔아.”

 

그들의 따듯한 마음이 주위의 눈들을 포근히 녹일 듯 그렇게 겨울이 무르익었다. 언니가 찾아 와준 게 너무나 좋았던 그녀는 재희의 얼굴이 유난히 어둡게 변한걸 알지 못했다.

 

“나가자 선생님한테는 내가 벌써 예기 해놨으니까. 우리 오늘 신나게 놀자.”

“우와!  정말?  하하하  어쩐지 오늘 하루종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더니만, 우 하하하 언니 고마워”

“어? 어........ 그래 그럼 가방가지고와. 언니 차에 있을 게.”

“어? 차? 그럼 아저씨도 같이 온 거야?”

“그래. 빨리나와.”

“알았스........... 금방 나올게.”

 

저렇게 좋아하는 동생을 떠나보내야 하다니......... 재희의 가슴이 미어지면서 한줄기 눈물이 주르륵 그녀의 볼을 타고 흘렀다. ‘미안해......... 미안하다 난희야.’

 

“난희는?”

“어....... 나올 거예요.”

“............ 미안하다. 유재희 약속 못 지켜서.”

 

그녀는 승욱의 말 한마디에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학교운동장을 가르며 신나게 뛰어오는 동생을 보면서 하염없이 울었다. 그런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승욱이 오늘따라 더 버겁게 다가왔다.

 

“그만 울어 저기 난희 처제 오고 있어.”

 

그의 입에선 언제부턴가 난희를 부르는 호칭이 ‘난희야’에서 난희 처제로 바뀌었고, 그들은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 들였었다.

 

“언니.  히히히 아저씨 안녕하세요. 제가 좀 늦었지요?”

“아니 어서와. 처제”

 

그의 처제라는 말이 주는 낮 간지러움에 아직도 적응이 안 된 걸까. 난희는 볼을 빨갛게 물들이며, 뒷자리에 올라탔다.

 

“자, 공주님들 어디로 모실까요?”

 

승욱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두 여자에게 다정히 물었다. 재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애써 단아한 목소리로 용평이라고 말했다.

 

“우와!!!!!!!!  여기가 정말 우리나라에 있는 스키장 맞아요?”

“하하 그래 맞아 여기가 그 유명한 용평스키장이지. 어때 맘에 들어?”

“네!!!!  우 하하하 미주가 알면 속상하겠다. 그치 언니!”

“하하하 그래그래. 미주한테는 절대로 비밀이다.”

 

미주는 승욱의 조카였다. 언제부터 난희와 미주를 데리고 다니며 데이트를 해오 던 그들인지라 난희와 미주가 자주 말다툼을 하기도 했지만, 잘 지내기도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승욱이 평소 안면이 있는 스키장 직원에게 자신들이 쓸 스키 장비를 가져왔다. 난희는 처음타보는 스키라는 새로운 스포츠에 벌써부터 들떠 있는 모습으로 흥분한 듯 말소리를 높였다.

 

“와!   와아!  언니 저기 좀 봐 저 사람 너무 잘 탄다. 나도 저렇게 타고 싶은데.......  우와!!!!! 멋지다.”

“얘 난희야 진정 좀 해. 사람들이 다 너만 보는 것 같잖니. 그리고 저 사람들도 다 너처럼 처음일 때가 있었는데 뭐가 걱정이야. 안 그래요 승욱씨?”

“그럼, 그럼 자 그런 의미로 저기 보이는 스키강사한테 가서 열심히 배워 오실까요. 공주님”

“네!!!!!”

 

승욱이 가리킨 곳으로 난희가 어느새 달려가는 모습에 두 사람 다 흐뭇하게 웃고 말았다.

 

“나 말할 수 있을까?”

“......... 걱정 마 자긴 잘 할 거야. 내가 옆에 있잖아.”

 

승욱은 그녀가 무얼 걱정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면서 까지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싶었기에 그의 부모님이 내놓은 최후통첩의 결과를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동생을 미국에 계시는 어머니에게 보내 거라. 그럼 너희들 결혼에 더 이상 군소리 하지 않고, 허락해 주마.”

“!!!!!! 어  어머니? 그건 안 됩니다. 난희는 저한테 무척 소중한 동생이에요. 차라리 다른 걸 말씀하시면..........”

“어허! 내가 말하지 않더냐. 우린 다른 거 바라지도 않아. 네 형편이 어렵다는 것도 우린 이제 반대의 사유로 생각지 않는다. 다만 너와 씨가 다른 동생을 왜 우리 아들이 돌봐야 하는지 그게 못 마땅 한거야. 그러니 더 군소리 하지 말고, 어서 나가거라.”

 

그의 부모님께 모진 소리까지 들으며, 여기까지 왔었다. 그런데 결국에 가서는 자신의 동생을 희생시키면서 까지 그녀가 결혼이라는 걸해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장모님은 뭐라 셔?”

 

 저 멀리 스키강사에게 스키를 열심히 배우는 난희를 바라보며, 그가 무심코 물어왔다. 그녀는 표정을 변화시키지도 않은 채 그에게 어머니와 대화한 내용을 그대로 말했다.

 

“그냥.  뭐..........  오라고,  엄만 나도 들어오래 자기 같은 사람 아니 그 집이랑 그렇게 악연으로 엮기는 게 싫다고...........”

“뭐? 정말?  후후 이거 장모님 사랑은 사위라고 하던데 처음부터 크게 찍혔군 그래.”

“우리 엄마 말 신경 쓰지 마. 엄만 아무런 대책도 없으면서 하는 소리니까.”

“저 재희야 내가 이런 말 하면 정말 미안하지만, 네가 자꾸만 난희 처제한테 미안해 하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저기 우리 신혼기간만 떨어져 있는 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고등학교졸업하면 대학을 미국으로 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안은 거잖아.”

 

그의 장황한 변명에 그녀는 잘 알고 있다는 듯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 걱정 하지 마 당신 잘못 아니니까. 나 당신 원망 안 해.  다    흐흡.....  내가 못나서 인걸 동생하나 잘 지키지 못하고,  결국 엄마에게 보내야 하잖아.”

 

스키를 타러온 그들은 뭐가 그리도 할말이 많은 건지 그녀가 소리를 치며, 불러도 듣지 못한 듯 서로를 마주보며, 무척 심각해 보이는 얼굴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언니. 왜 이러고 있어. 스키안타?”

“어?  어  난 안타고 싶네. 승욱씨랑 같이 타.”

“그래 처제 나랑 타자 그런데 연습은 다 한거야?”

“그럼요! 저기 위에 있는 중 급자 코스에서 타도된다고 강사님이 말해줬어요.”

“정말 에이 거짓말 같은데? 초급자도 아니고 무슨 중 급 자?”

“정말이에요. 아저씨!”

“하하 알았어. 내가 믿어 줄게. 그런데 언제까지 나한테 아저씨란 소리할 거야? 언니랑 결혼해서도 계속 아저씨라 그럼 무척 화날 것 같은데........”

“어? 그럼 두 사람 결혼 하는 거예요?”

“그럼, 당연히 결혼하지. 그걸 꼭 말해야 돼!”

 

그녀의 말에 승욱이 당연하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그의 목소리에 주위사람들이 그들을 주시하며, 바라보았다.

 

“난 또 언니가 시집안가고 나랑 만 살줄 알았지.  하하하”

“뭐야. 처제 거기서!!!!!”

 

두 사람의 실랑이를 바라보며, 재희는 여느 때처럼 웃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와 떨어지기 싫다고 무언의 말을 하는 그녀의 동생 난희를 보면서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저기 형부 언니 무슨 일 있죠?”

“........! 그  글쎄.”

 

난희는 앞으로 형부가 될 승욱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재희를 걱정하고 나섰다. 승욱은 결국 재희의 입을 통해서 알게 될 사실을 자신이 먼저 말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두 자매를 너무나 아끼는 그였기에 난희 또한 상처받지 않고,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 있구나. 말해줘요. 뭐가 문제죠?”

“사실은 언니가 말할 거야.”

“싫어요. 형부가 말해주세요.”

 

그녀는 늘 걱정하던 일이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걸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 집에서 처제를 미국으로 보내길 원하셔.”

 

너무도 갑작스런 그리고 뜻밖의 말에 난희는 올라가는 리프트에서 벌떡 일어설뻔 했다.

 

“어! 처제 조심해야지.”

“괴 괜찮아요. 그래서요. 우 우리언니가 뭐라고 대답했는데요.”

 

설마를 속으로 외치며, 그녀의 언니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결국 승욱의 말 한마디로 살을 에는 듯한 절망감을 느껴야 했다.

 

“언니는 처제가 좀더 낳은 환경에서 살기를 바라고 있어. 그래서 ........ 장모님께 연락을”

“그만! 그만하세요. 하하 하하하 여기 너무 무섭다.  아  아저씨 그만 내려가고 싶어요. 나”

 

조금 전까지 친근할 정도로 그에게 부르던 형부라는 호칭이 순 십간에 아저씨로 돌아가 버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누가 뭐래도 두 자매의 아픔이 크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로썬 당장에 뛰어 내릴 것처럼 흥분해서 설쳐대는 난희를 말려야만 했다.

 

“그만해 처제 그리고 언니 너무 원망 하지 마 사실 처제가 공부를 좀 못하기만 했어도 이러지는 않았을 거야. 너무 잘하니까 나도 처제를 장모님이 계신.”

“누가 장모님이에요! 누가 내 엄마냐 구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죠!”

 

승욱은 무섭게 화를 내는 난희를 바라보며, 무척 미안해 졌다. 그와 한 직장을 다니던 도도하기만한 재희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는 그녀가 남자에게 왜 그토록 차갑고 냉정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의 엄마인 유여사의 서글프고 기나긴 세월 속에서 그들 자매는 늘 그렇게 자신들 만의 울타리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샌가 그를 사랑하면서부터 그 틀을 깨고 재희가 나오려 하자 그 주위엔 동생 난희가 상항 문제로 남았다.

 

리프트가 꼭대기까지 올라오자 난희는 그가 말릴 세도 없이 서둘러 아래로 내려가려고 했다. 승욱이 간신히 그녀를 따라잡아 그녀가 막 타고 내려가는 리프트에 몸을 실었다.

 

“후~ 처제 정말 면목이 없고, 미안해. 하지만 언니도 좀 이해해 주면 안 될까?”

 

리프트가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그녀의 언니 재희의 얼굴이 걱정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난희는 승욱의 말도 무시한 채 리프트가 멈추길 기다리지도 않고, 문이 조금 열린 틈으로 서둘러 내려섰다.

 

“언니 사실이야? 나 미국 보내려는 거!”

 

 씩씩거리며, 눈밭을 달려온 난희가 난대 없이 그녀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뒤따라온 승욱의 난처해하는 표정을 보며, 동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디 가서 차나 마시자.”

 

동생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문제가 드디어 코앞에 닥쳐버렸다. 하지만 자신보다 승욱이 먼저 말했다는 사실에도 그를 원망하고 싶지 않았다.

 

“싫어! 나 안 갈 거야! 왜!  왜 갑자기 날 보내려는 건데! 내가 싫어! 귀찮아!”

“시끄러. 조용히 하고 따라와!”

 

때를 써서라도 언니의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무작정 때를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언니는 난희의 그런 절규를 무시한 커피숍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처제 진정하고, 우선 우리도 들어가자.”

 

승욱은 화가 난 난희를 달래서 재희가 들어간 커피숍으로 들어왔다. 가장 후미진 곳에 그의 사랑스런 여자가 가장 슬퍼 보이는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그녀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주지 않고, 그들이 다가서자 종업원에게 커피와 따뜻한 우유를 주문했다.

 

“내가 자리를 비켜주는 게 낮겠지?”

 

승욱은 그들에게 시간을 주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진눈깨비가 날리기 시작한 하늘을 바라보며, 모처럼 담배가 그리워졌다.

 

‘하느님 저 나쁜 놈입니다. 저렇게 착한 두 여자를 힘들게 하다니요. 이런 말도 안돼는 상황이 왜 저한테 주어지는 겁니까. 후~’

 

커피숍 안. 밖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난희는 언니의 말없음에 내심 더 두려움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이 서글펐다.

 

“언니.”

“잠깐, 잠깐만, 후~  그래........ 이제 말해 줄게.”

 

난희가 말을 꺼내기도 전 여태 창밖만 응시하던 재희가 때를 기다린 듯 깊게 심호흡을 하며, 동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맺힌 눈물을 한점의 거짓 없이 그녀의 어린동생에게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지쳐있는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눈물도 닦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었다.

 

“언니 왜 울어?”

 

정작 울고 싶은 건 자신인데 언니가 먼저 선수를 치다니 정말 속상했다.

 

“네가 보는 건 그냥 허상일 뿐이야. 이건 내 마음이 아픈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 거지. 난희야! 언니 용서하지 마. 흐흑......... ”

 

갑자기 허상이니 마음이 아프니 하더니 또 다시 울어 버리는 그녀의 언니를 바라보며, 그녀도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걸 느꼈다.

 

“흑........ 그러니까 아니라고 말해줘. 나 미국 가기 싫어. 정말 싫다고! 왜 하필 거기야. 그 마귀할멈한테는 가기 싫어, 싫어!!!!!! 어 흐 흑.........”

 

재희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철없는 동생이 그 누구보다 더 미워하고 증오하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을 그래서 그녀를 부를 때 엄마라는 아름다운 호칭을 집어치우고 증오를 담아 마귀할멈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그만해! 너 언제까지 어리광부리고 살래. 이 언니가 언제까지 네 뒤치다꺼리 하면서 살까? 나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랑 나 좋다는 남자랑 살아 보고 싶어. 그러니까.” 

“어  언니 그럼 여태 나 귀찮았어?”

 

동생의 질문에 마음을 다잡으며, 더 이상 흔들리지 않도록 단숨에 대답해 주었다. 그녀의 말이 얼마나더 사랑하는 동생을 상처줄지 잘 알면서도 그래도 서슴없이 말해야 했다.

 

“그래 나 너 귀찮아. 누가 다 큰애 뒤치다꺼리하는 게 좋겠냐? 내가 엄마도 아니고, 너 이제 엄마한테 가 그리고.......... 그리고  넌 나랑 성도 다르잖아.”

 

쿠 구 궁!!!!!!!!

 

18년을 살면서 한번도 그녀에게 모진소리 한번 하지 않던 그녀의 언니가 금기시된 단어를 그녀에게 서슴없이 말했다.

 

“아  아니야. 언니 아니라고 말해줘!!!!! 제발............ 흐흐 흑....... 내가 잘할게 공부 여기서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고, 언니가 하라는 거 뭐든 다 잘할게 그러니까 제발 제 에  발.......”


[전화 왔어요....... 전화 받으세요....... 전화 왔어요....... 전화 받으세요.]

 

그녀의 긴 상념을 깨우듯 시끄럽게 전화기가 울려댔다.

 

“네네 알았음 다.  여보세요.”

“.......... 나요.”

 

‘나요? 이건 무슨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람. 누구? 어.......어........어? 그 재수 탱이 잔아!’

 

그녀를 그란 걸 알면서도 굳이 아는 체를 하고 싶지 않았다.

 

“네? 나가 누구신데요?”

 

대한은 기가 막혔다. 필시 자신을 모르는 척 하고 싶은 가 본데 어림없지. 그는 애써 태연한척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나라고, 최 대 한”

“아~”

 

아~ 아?  이런 망할 여자 같으니라고, 아니 무슨 여자가 이리도 건방질까?

 

“그래 이제야 알겠소.?”

“......... 그렇군요. 네 알겠네요.”

 

난희는 그의 말투가 무척 징그럽게 느껴졌다. 무슨 삼류 소설 속에나 나올법한 그런 말투를 쓰는 남자라니 하여튼 생긴 거하고, 어쩜 저리 똑같이 굴까. 느글느글한 인간.

 

“그  그렇군요?  이 이봐 지금 누구 성질 테스트하는 거야?”

 

하하하 그가 어이없이 그녀 앞에서 무너지는 꼴이라니 그녀는 정말 그를 향해 조소라도 날려주고 싶었다.

 

“이봐요. 최대한씨 필요한 말만 해주시겠어요. 제가 지금 무척! 피곤하거든요.”

 

그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누구 때문에 고생, 고생 쌩 고생을 했는데 미안하다고 그리고 괜찮 냐 고는 못할망정 고작 한다는 소리하고는 정말 그녀의 말투에 속된 말로 열 받아 죽을 지경이었다. 이마에 손을 올려놓으며, 그가 큰소리로 그녀를 윽박질렀다. 평소 차분하기로 소문난 그가 이렇게 이성을 잃다니 그를 아는 그 누구도 이런 상황을 안 믿을 것이다.

 

“그래 좋아 나도 당신한테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니까. 내가 전화건 이유는.......”

“이유는?”

“당신 친구에게 전화해서 당장 일을 마무리 지으라고 해!”

“네? 일  무슨 일요?  소희랑 만나서 무슨 일 하세요? 그렇담 직접 하지 왜 하필 나한테 전화하는 거예요. ”

“정말 말이 많군. 일은 무슨 일 당신이 그 친구 대신 선본 게 잘못 됐으니까 하는 말이지!”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좀 알아듣기 쉽게 말할 수 없어요!”

“뭐야? 이 만큼 알아듣기 쉽게 말했으면 되지 뭘 더 말해. 당신 친구 대신 당신이 선본 걸 양가 어른들이 모르고, 나랑 그 소희씨란 여자를 결혼시키려고 한단 말이야!”

“.................!!”

 

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녀는 멍하게 있었다. 그는 조바심이 나서 그녀를 재차 불러댔다.

 

“이봐 유난희 내말 안 들려! 여보세요!”

“아! 시끄러워요. 무슨 남자가 참을성도 없이 그렇게 설쳐대요! 그러니까 당신이 소희랑 결혼하게 생겼다는 말이잖아요.”

“그래.”

 

‘흠, 이제야 제대로 말이 통하는 군.’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는 그를 더 기암하게 만드는 말을 해버렸다.

 

“그럼 뭐가 문제죠? 하면 되지.”

“헉!  이  이봐. 내말 제대로 듣고 하는 소리야! 당신 미쳤어? 내가 말했지 그 조소희라는 여자를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결혼을 생각해. 그리고 잘못하다가는 내가 그 조소희씨라는 분과 결혼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랑 결혼하게 생겼다고!”

“네!!!!!  그런 말도 안돼는 소리를 왜 하고 그래요!  하! 기분 나빠.”

 

‘이런 젠장 그건 내가 할 소리다. 유난희’ 대한은 그렇게 되지도 않을 그녀와의 일을 미리 단정 지어 그녀를 설득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녀의 기분나빠하는 말투에 신경이 날카롭게 줄을 그었다.

 

“시끄러워.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그리고 지금 이런 일로 왈 가,  왈 부 할 게 아니라 당신이 날도와 줘야겠어.”

 

대한은 사실 이렇게 까지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그녀를 골탕 먹이려면 이방법이 제일 유리할 것 같아 찜찜하지만 작전을 바꿨다.

 

“당신을 도와요? 어떻게?”

“간단해 그날 대타로 나온 것처럼 조소희씨 대신 우리 집으로 와서 우리어머니를 만나면 돼”

 

사실 말을 꺼내면서도 당사자인 대한이 더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녀가 싫다고 해도 꼭 밀어 붙이고 싶었다. 그러나

 

“좋아요. 하죠 뭐 그까짓 것. 그런데 얼마 줄 꺼 죠?”

“뭐? 뭐가 얼마야?”

 

그녀는 자신이 하는 아르바이트를 제쳐두고 그의 집에 가는 시간을 내야 한다는 게 못 마 땅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왠지 자꾸만 그와 얽히는 게 싫어서 그와 만나는 시간만큼은 아르바이트 한다는 이유를 갖다 붙이고 싶었다. 그래야 부담이 적을 것 같았다.

 

“당연히 당신이 먼저 요구했으니까 나한테 아르바이트 비를 지불 하셔 야죠”

 

너무도 당연하다는 투로 말을 하는 그녀를 떠올리며, 그는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그랬다 이 여자는 무슨 일이든 돈이면 다 해결 되는 줄 아는 그런 여자였다. 대한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를 만난다는 은근한 기대감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며, 그녀의 말대로 해주기로 했다.

 

“그래 좋아. 얼마면 돼!”

 

그녀의 터무니없는 말에 그가 노발대발 할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의 입에서 낯익은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것도 제법 들어 줄만하게........

 

“쿡. 하하하 제법 그럴싸하네요. 글쎄 얼마면 될까요? 제가 생각보다 몸값이 비싸서.”

“자신을 생각보다 높게 평가하는 군. 한 20만원이면 되나?”

 

그의 뜻밖의 말에 그녀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몹시 기분이 나빠졌다. 마치 뭐랄까 몸을 파는 그런 여자취급을 당하는 느낌이 한순간 그녀를 기분 나쁘게 감싸고  돌았다. 하지만 먼저 돈 이야기를 꺼낸 건 그녀였기에 그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조  좋아요. 그 정도면 괜찮군요.”

 

그는 그녀의 대답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분명 그녀를 두고 몸을 파는 여자취급 하듯 말했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그런 제의를 간단히 수락할 수 있는 건지 그는 떨떠름한 기분으로 그녀에게 다음에 만날 날을 말해 주었다.

 

“조건이 맘에 든다니 다행이오. 유난희씨 그럼 내일 만나서 구체적으로 의논해 봅시다. 아! 의논하는 것도 돈을 줘야하는 건가?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좀 비싸군.”

 

그녀는 정말이지 그의 말투를 더 이상 가만히 들어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나무랄 수만은 없지 않는가.

 

“원래 제가 좀 가치가 있는 여자거든요. 그리고 당신에겐 특별히 할인 혜택을 드리죠. 의논하는 건 그냥 나가드릴께요. 내일 어디서 볼까요.”

 

그녀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잘도 말을 했다. 그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더욱 싫어져 약속장소를 건성으로 말한 후 전화를 내던지듯이 끊어 버렸다.

 

‘젠장 당신이란 여자 도대체 뭐야! 돈을 좋아 하는 거야. 아님 남자를 이런 식으로 다 후리고 다니는 건가!’

 

그는 그녀에게 그나마 가지고 있던 일말의 희망조차 산산이 부서져 버린 것처럼 침대위에 벌러덩 누우며, 낮에 그녀의 몸에 자신의 손이 닿았던 느낌을 떨쳐버리려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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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아랑입돠!!!!!!!! ^^**

 

뭐가 좋아서 하하하 냐구요?

 

다음에 이어질 그들의 이야기에 벌써부터 가슴이 콩닥거려서요.

 

흐미 원래 제가 이렇답니다.

 

스스로 도취를 잘하는 아주 그런 이상한 ㅇㅇ닙다. 그려. ^^;;

 

아무튼 밤도 깊었는데......... 제글 보시고 기분전환 하신다음에

 

내일을 위해 깊은잠??? 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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