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남들에게 부러워 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엄마' 라는 소재로 대화가 시작되어서 끝날때 까지입니다
우리 엄마는 한 마디로 우아한 분이십니다.
환갑 넘은 나이에 하루도 빠짐없이 화장을 하시고요
다른 엄마들은 딸들 김치 담궈다 준다 고추가루나 참기름 짜서 보낸다 하며
뭔가 하나 더 주시려고 애들을 쓰시는데 우리 엄마는 그저 우아하십니다.
어제도 퇴근해서 집에 갔더니
우아하게 핫케익을 만들어서 커피랑 드시고 계시더군요.
하나 집어 먹으려 했더니 애들(손주) 줄거 밖에 없으니 먹지 말라고 하시데요.
귀엽기도 하고 어이도 없어 웃음만 납니다.
제가 아기때는 저를 등에 업고 당구치러 다녔다는 이야기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죽었을때 원없이 울어 보았다는 이야기와
솜사탕을 먹으면 허무하기가 꼭 당신 인생 같다는 이야기 등
좀체 다른 평범한 우리네 엄마와는 많이 다르시지요.
며칠전 야구를 함께 보러갔습니다
한화 응원이 시작되니 갑자기 엄마가 벌떡 일어서서는 마구 응원을 하시는 겁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응원하니까 피가 끓는다나 뭐다나 하시면서 파도도 엄청 열심히
따라 하시는데 창피해 혼났습니다.
어이없어 우두커니 바라보는 저히를 보시며 젊은 아이들이 패기가 없다며
오히려 신기해 하십니다.
영화 개봉작은 저희보다 더 정보가 빠르십니다.
정부에서 내 놓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요즘 물만난 고기처럼 열변을 토하십니다.
그러나 우리 엄마는 김치나 된장을 담그거나
다른 엄마들처럼 자식의 사소한 일상 걱정은 안하시는 분입니다
미웠습니다.
얄미웠습니다.
창피했습니다.(애들 아빠보기가)
원망 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젠 저도 나이가 들었는지
내 엄마인데도 귀엽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손주와 역사와 화학 기호를 말하시고
블루마블 게임을 함께 하시며 웃으시는 우리 엄마가 말입니다
저는 아이들 에게 엄마일 뿐인데
우리 엄마는 저에게 친구이며 연구대상입니다.
엄마,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