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누가 사연이 없을까마는
아마 우리집에서 거쳐간 가정부들,보모들의 이야기를 쓰자고 해도
내 중국생활의 한장은 차지할 것 같습니다
비록 무늬만 학생이지만... 세아이를 키우면서 하는 제 유학생활에
게을러진 날 도와 살림을 도와주고 애들을 같이 키워주는
가족같은 존재들이니까...적어도 제게는 그렇습니다
아무리 마음을 바꾸어 정주지 말자 다짐하고 다짐해도
이상하게도 전 그게 참 안됩니다...
선을 그어야 하고… 잘해줄 필요 없고…
오히려 잘해주면 고마운 줄 모르고 부리기도 어렵다는 거…
초보중국아줌마한테 선배인양 생색내면서
내 스스로 조언을 해주면서도 정작 나 자신조차 이게 참 안되서
늘 힘이 듭니다
그애는 딱보기에도 시골에서 막 올라온 시골처녀처럼
그렇게 생겼습니다
우리집에 온지 3달이 좀 못되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정말이지 착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살면서 그 아이처럼 순하고 착한 아이 오랜만입니다
시골서 자라고 배우지 못해서 약간 어둡고 답답한 면은 있어도
절대로 이쁘지는 않은 얼굴이지만 조용히 웃으면서
사근사근하고도 다소곳하게 말을 할 때면
내 눈에... 참 예뻤습니다...
순종적이고 성실하고 무엇보다 겸손했습니다
중국인특유의 쓸데없이 자기변명 하는 것도 적었고
적어도 내가 말하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게 참 나를 편하게 했었습니다
그런 그 애가 우리집에 온지 한 달이 지난 어느날
갑자기 고향으로부터 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정신없이 울어대면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나는 그 애의 기구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겨우 22살의 그 아가씨가 사실은 아가씨가 아닌
한 아이의 엄마였다는 것...
아이의 아버지는 결혼한지 1년도 못되어
임신 3개월의 그녀를 두고 죽어 버렸다는 것...
그것도 누가 죽였는지도 모르게 살해되어 버렸다는 것...
시골의 평범한 카센터 직원이었던 그녀의 남편은
사장의 가장 아끼는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다른 직원들의 시샘을 받을 정도였다고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경찰로부터 들어야 헸고
아직 범인이 누구인지도 모른채
중국돈 몇만원만을 보상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외아들이었던 남편의 유일한 핏줄인 뱃속의 아이를
제발 낳아만 달라는 시부모님의 사정에
그 새파란 청춘과부는 남편 없이 애를 낳았답니다
애만 낳아주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겠다던 시부모는
-법적으로 그 보상금이 모두 그녀의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요구한 절반의 자녀양육비도 조금은 아까웠나봅니다-
막상 애가 생기자 이핑계 저핑계로 아이의 장래양육비도 소식이 없고 젊은애가 돈을 밝힌다고 동네에 안좋은 소문만 내고 다니더랍니다
아이가 생후6개월정도 지나자
아이를 위해서라도 집에서 있을수 만도 없는 그녀는
결국 시부모에게 애를 맡기고 이곳 광주로 일을 구하러 온것이고
그 첫직장이 바로 우리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유일한 희망인 7개월된 아들이 아파서
병원에 있다고 아는 친구가 대신 전화를 넣어준 것이었습니다
시골사정에 그런 큰 병원에서 2일씩이나 링거를 맞았다면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던지 어린 이 엄마는 울고 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갑작스런 그녀의 이야기에 우리모두 당황스러웠지만
적어도 같은 엄마로서 이해가 되었기에
한없이 안쓰럽고 안타까왔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것은 그동안 그 사실을 숨기고
자신의 아들만한 우리 시준이를 보면서
얼마나 집에 두고온 자신의 아이가 보고싶었을까 ...
그 생각을 하면 정말 가엽기 그지 없는 것이었습니다
전 왜 이리 아이들 생각만 하면 무방비상태가 될 정도로
마음이 약해져 버리는건지
하지만 세상의 모든 엄마의 마음이 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시준이에게 작은 옷을 챙겨서
부라부랴 일주일간의 휴가를 얻은 그녀는 정말이지
너무 미안해하고 고마와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별 이상이 없고 1주일후 몇 장의 사진을 품고
그녀는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또 한번의 아주 많이 울어버리는 일이 생겼습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번씩은
머리가 아주 많이 참을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는 겁니다
어려서 산에서 떨어져서 머리를 다친 이후로
휴유증이라고 해야할까
특히 아이를 낳은 후 그 증상이 더 심해진 모양이라고…
걱정하는 내게 그나마 일거리를 잃을까봐 걱정했음인지는 몰라도
한 달에 하루이틀 이러다 만다는 그녀의 말을
정말이지 믿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그 애가 며칠 전에는 더 이상 안되겠다면서
집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달에 머리가 아픈 것은 유난히 더 심한 것이
아무래도 속으로 많이 걱정이 되었나보습니다
정말이지 지난달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두통약을 먹어도 듣지 않고
몇날몇일을 눈이 퉁퉁 부은채로 다녔습니다
그애가 사람을 다시 찾으라고 소개소에 전화를 하고
사람을 불러오고 해도 사실 난 마음속으로
그애를 보낼 준비가 안되어서인지 사람들이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좀 있다 나아지면
그냥 다시 구슬러서 우리집에 있게 해야지 싶은 마음에
급하게 사람 찾을 생각도 안하고...
지금 내가 형편이 조금만 좋아도
당장 내가 병원 데리고 가서 치료해주고 싶었지만
-사고로 인한 충격이어서 일반적인 두통이 아니라 치료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섯불리 고쳐준다고 했다가 안되면 어떻하나 하는 생각에-
솔직히 아이들과 내 등록금에 한국에 들어갈 준비에 하루하루 빠듯한
요즘 우리집 형편으로는 그 또한 쉽지않아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나 찍어보자는 말도 사실 몇일을 고민하다가
내 입에서 나왔습니다
단돈 몇백원에도 마음이 나뉘는 내가 참 스스로도 싫었지만
그만큼이나 사실 나도 상황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난 사실 그렇게까지 하면 그 애가 내 곁에 머물러 줄줄로 알았습니다
오늘 남편을 배웅하러 공항에 갔다가 돌아오는데
그애가 또 울면서 전화를 합니다
또 머리가 많이 아픈데 도저히 안 될것 같다고…
오늘 집으로 가겠다고...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 보이면 우리애들이 놀라니까
유치원에서 오기전에 자기가 가야겠다는 거였습니다
난 아직 집에 도착하려면 멀었으니
집에서 누워서 기다리라고 해도 갑자기 그 고집이 말이 아닙니다
애들 보지않게 아파트단지 밖에서 날 기다리겠답니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먹히지 않자 나도 걱정이 되서
우선 아는 언니한테 전화를 걸어
우선 그 애가 못가게 막아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목소리가 말이 아닌데 한 두시간도 아닌 그 먼 거리를
아픈 몸을 이끌고 가겠다는 게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되었습니다
혹시나 내가 자꾸 가지 말라고 하니까
그게 부담스러워서 그러나 싶어서
갈때 가더라도 우선 아프면 좀 쉬다가 통증이 안올때 떠나라고
아무리 정말 사정을 해도...
평소에 그렇게 말 잘듣던 애가 막무가내였습니다
겨우겨우 아파트 문밖에서 만난 그애는
이미 짐을 다 싸가지고 나왔습니다...
내가 너한테 서운하게 했니? 왜 이렇게 말을 안듣니?라는 나의 말에
신세 지는게 싫답니다
자기한테 잘해줄수록 자기 땜에 피해줄까봐 그게 싫답니다
내가 예전에 그애가 집에서 돌아오고 나서
네 사정은 딱하지만 네가 늘 어두운 표정으로 있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주니까
힘들어도 기분좋게 생활하려고 노력하라고
나또한 아이들의 엄마이기에 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이가는건
절대 바라지 않는다고 말을 한것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집에 아픈사람 있는 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어디 그게 맘대로 되는 건가...이거랑 그거랑은 다른 일인데도
이애가 그 때문에 신경을 쓰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건 그거랑 다르다고 얼르고 달래도
정말 진이 다 빠지도록 설득을 해도 이애는 고집을 꺽지 않는데
나 또한 당해낼 방법이 없어 포기를 했습니다
월급에서 조금 더 쳐서 줘도 안받고
차비라고 백원짜리 한장도 안 받더군요
내 돈을 절래절래 흔드는 이애한테
내 친한 언니가 그 동안 우리 아이한테 너무 잘해준 거 고마워서 주는 거라고 돈 50원을 건네자 역시 사양하는걸 내가 괜찮다고 했더니 그건 받아넣습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한숨 속에 그 아이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서는 마음 참으로 착찹하기 그지없습니다
언니말로는 오늘 정말이지 자신의 병이 심각하게 느껴서인지
약간 신경이 불안한 듯한 증세까지 보였다는 겁니다
집에 오니 평소보다 더 가지런하게 정리된 옷장이 눈에 띕니다
가려고 아주 작정을 했었구나...
남들은 마지막에는 더 함부로 하는데... 가는 뒷모습 그 마음이 더 예쁩니다
그 애의 옷장을 열어봤더니
예전에 내가 그리고 내가 아는 언니들이 입으라고 준 새옷이랑 내 헌옷들이 그대로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그 옷들도 모두 안 가져 갔습니다
정말 바보같은 아이입니다...
그 옷들을 보니까 마음이 더 안 좋은데
우리애기유모아줌마가 한마디 합니다
어제 같이 시장을 가는데 엑스레이 찍으려면 비싸냐고 묻더랍니다
속도 모르는 우리아줌마가 당연히 비싸겠지 했답니다
어제 내가 지난달 집세를 내지 않았다고 집주인이 전화를 했는데
내가 돈이 없어서 못 낸다고 몇일만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사실은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혹시라도 이사를 가게될까 싶어서
보증금 아까와서 그런건데…일부러 시간을 끈건데
그 전화를 옆에서 듣던 그 아이가 퍼뜩 떠오릅니다
그게 그얘기 였나봅니다…
내가 네 병을 다 고쳐줄 자신은 없지만
병원가서 엑스레이 찍어서 보고 안되면 한국에 부탁해서약구해줄께...
내가 돈있음 너 고쳐줄텐데 나도 지금은 돈이없다...
내가 이런 말 할때마다 자기는 집으로 갈거라고
여기 있으면 우리만 귀찮아진다고 말하더니...
난 내 진심이기도 했지만 정말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 애가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쥐고 날 떠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말이 그 애를 하루라도 일찍 떠나 보낸듯합니다
내가 며칠 전부터 내일 딸애 신체검사 하는 날
같이 병원 가서 엑스레이 찍자고 했었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오늘 부득부득 간다고 한 거 같다고 아줌마가 그럽니다
우리 돈 없는데 자기가 짐 될까 봐서 간다고...
그래서 내 돈은 안 받았나 봅니다 ...
아... 정말이지 날 비참하게 만드네요...
내가 돈이 없다없다 저만큼 없을까?
그 애는 왜 그렇게 살까요...?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그보다도 더 화가 나는 건
이렇게 착한 애를 그냥 빨리 병원에 끌고 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재다가 겨우 말을 꺼내서...
아니 말만 꺼내고 결국은 이렇게 보내버린 내게 너무 화가 납니다
세상을 이렇게 착하게 살아가는 그 아이...
그 아이에게는 왜 그리도 인생이 힘이 드는 걸까요?
누가 대답해 줄 수 있을까요?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서 가슴이 멍이 드는 것 같이 아픕니다
저는 미터보다 더 받으려고 거스름돈 안 거슬러주는
중국택시운전기사와 2원을 가지고 싸우는 무서운 아줌마입니다
시장 가서 저울 속이는 과일장수와 실랑이하면서
중국이라는 나라에 치를 떨기도 하는 속 좁은 아줌마입니다
난 원어민영어수업을 듣고
내 자식은 홍콩유치원에서 미국인들과 수업하게 한다고
이곳 저곳 다 들쑤시고 치마바람 날리며 돌아다니는
평범한 대한민국 아줌마입니다
맘에 드는 옷 50%세일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겨우 사 입고는
돈 벌었다고(?) 기분 좋아 그 돈으로 우리 세 아이들 책 한권 씩에…
장미 한 다발이면 행복에 겨워 입이 귀에까지 걸치는
그런 속없는 아줌마입니다
창피하게 전달 월세도 내지 못한 것 까지 알리면서까지
이 글을 올리는 까닭은
적어도 우리 네이트방님들만이라도 알아주셨으면 해서 입니다.
게으르고…이기적이고…
눈하나 깜빡 안하고 거짓말잘 하는 중국사람들이 보기싫고
역사왜곡에…
갈수록 거대한 몸집을 뽐내며 유세를 떠는 중국이
이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짱꼴라,짱깨라며 무시하는 한국인터넷판을 보면
한없이 마음이 무겁습니다
중국인을 함부로 욕하지 말아주세요!!!
유식해보이고 어려운 얘기는 다 접어놓고라도
단 한가지의 이유 때문에…
적어도 이곳에는 제가 사랑하는 이들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 받기에 충분한 사람들이 이곳에도 많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도와야 할 이웃들이… 친구들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