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추석에도 만두 빚나요~~
만두 해보신 분 알거에요. 만두는 그야 말로 막노동의 결정체잖아여.
제가 올해 일을 쉬는 관계로 연휴 전날인 16일날 시모랑 장봤거든요.
(작년에 맞벌이하니 시댁이랑 신랑이랑 씀씀이가 장난이 아니라서
올해 큰맘먹고 쉰답니다. ㅎㅎ 돈씀씀이는 이제 좀 고쳤죠~)
시댁도 친정도 저희집도 돌아가는 삼각주 마냥 다 코앞이라
일단 시댁에 장봐놓고 친정 엄마 좀 도와주러 가려했죠.
근데 갑자기 만두를 만들어야 겠다시며 판을 벌이시데요.
칼 한자루 주시고, 본인은 팔 아프다며 그 많은 만두속을 제가 다 다졌어요.
그나마 만두피를 사서해서 다행이지..
만두피 10팩했슴다. 무려 300개져~~하하하!!! 대나무 광주리 2개나옵니다^^
저두 '좋다 내 할 수 있는 만큼은 일단 해보자. 그리고 올 추석 큰소리함 쳐보자~' 하고
이 악물고 했슴다. 오른손에 칼잡은데 물집 두개 생기더군요.
만두는 일단 한번 쪄놔야 되잖아요. 그 뜨거운거 다 식혀 냉장고에 넣으니
밤 10시가 다 됬더군요. 저 바로 신랑이랑 친정으로 날랐습니다.
신랑넘한테 나 피곤해 쓰러지겠다 하구 친정에서 잤죠.
다음날, 아침일찍 울엄마 음식 도와준다 했더니
언니(친언니-올케아님다. 울집에 아들없어요)온다고 너는 시댁가서 도와드리라 하데요.
울언니네는 정말 대한민국 몇안되는 명절에 시부모 여행가시는 그런 집안이라
친정으로 바로 오고 연휴 끝날때 시어른들 귀국하시면 시댁가거든요. 부럽슴다--;;
언니랑 형부 오는거 보고 반갑게 인사드리고 저는 오전에 시댁으로 갔죠.
만두속 다지느라 오른쪽 어깨에서 뚝뚝 소리가 나는 것 같았지만 부지런히 했슴다..
신랑도 옆에 서서 튀김옷 만들고 나물 볶을때 같이 하고
시모 tv보고 쉬는 동안, 우리 둘이 눈썹휘날리게 일했슴다.
명절때 나 열심히 일할 동안, 신랑넘 누워자는 것 땜시 한번 싸웠거든요.
시친결언니들 조언대로 명절날 싸우지 말고, 그전에 인간만들기 작업에 들어갔더니
요번 명절은 훨씬 잘 하더군요.
저녁에 친정 좀 가볼려고 나오려니
시모 갑자기 "송편빚어야 하는데 깜박했다 지금 얼른하자~~"
아니, 낮에는 시동생(저보다 나이 많구요 곧 결혼합니다)이랑 하루종일 드라마 보시며
친구들하고 전화하시며 쉬시더니 갑자기 왠 송편, 그것도 만들자니!!!
신랑이 내 눈치 보길래 오기가 나서 "그래 만들자~" 했슴다.
암튼 쌀가루 치대서 반죽 만들고 안에 들어갈 팥 콩 삶으니 밤 10시,
시동생 오락한다고 놀고(시모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안함)
시모, 저, 울랑이 셋이서 송편 빚은후 시모는 들어가서 쉬고
신랑이랑 둘이서 그 많은거 다 쪄서 참기름 발라 놓으니 새벽 1시가 넘습디다.
김치냉장고 김치통 아시죠? 송편만 거기 큰 거 한통 들어가더이다.
왠 음식 욕심이 그리 많으신지. 아님 며늘 논다 생각하시고 작정하신건지..
이리하여 이틀동안 열심히 만두에다 송편까지 다 빚고
추석날 잘보내고 큰집이며 인사다니고 할 거 다했죠.
사건은 추석 다음날 그러니까 19일날 저녁이었슴다.
그날 오전에 신랑이랑 시댁에 갔더니 다들 안계시더라구요.
목욕가셨나 마실가셨나 하면서 2시간쯤 기다리다가 졸려서 집에 왔죠.
신랑이 만두먹고 싶다고 비닐팩에 챙기길래 귀찮아서 쳐다보지도 않고
집에 와서 저는 잤습니다. 삭신이 녹아내린다는 말이 실감나더라구요.
체력만땅 신랑넘은 친구들 만나러 나갔구요.
근데 그날 저녁에 시누네가 놀러왔나봅니다. 자는데 전화가 왔더라구요. 좀 내려오라고.
그래, 마지막까지 함 가보자~~비척비척하고 내려갔죠.
그랬더니 어쭈 이 시누년(용서하셔요~~)이 자기가 친정와서 일해야겠냐고 투덜거립니다.
시부, 신랑은 아직 안왔고 시누가 배고프다고 밥을 다 차렸는데
시모 갑자기 삼겹살이 먹고 싶은데 휴대용 버너가 고장이니
저보고 부엌에서 좀 구워오라더군요.
불판을 확 엎을가 하다 그래 좀만 더 참자
저 혼자 열심히 구워 세접시째 나가는 찰나
..............울랑이 왔슴니다.
울랑이 식구들 다 앉아 밥먹는데 제가 없거든요. 보니 부엌에서 혼자 고기굽고 있죠.
식구들 저녁먹는데 나는 점심도 안먹은거 아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겠죠.
"들어와서 같이 저녁먹자. " 그러길래
저 "어머님이 삼겹살 드신다고 구워오라드라. 자기 먼저 먹어라" 했죠.
그랬더니 신랑 얼굴색이 변합니다.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 한 거죠.
근데 거기다 대고 시모가 "쟤(저를 지칭하는 거죠)는 점심때 만두 훔쳐먹고 체했단다"
이말을 했지 뭡니까!!!
울 신랑 타고난 장남정신으로 무장한 넘인데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서 숟가락 딱 소리나게 놓더니
자기는 밥 안먹는다고 저보고 얼른 집에 가자고 난립니다.
마침 집에 들어오신 시부도 큰애만 빼고 밥먹는다고
시모 시동생 시누이 다 야단칩니다.
울 신랑 "엄마는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데 훔쳐먹다니 무슨 그런말을...
그거 내가 먹고 싶어서 아까 비닐에 담아 갔다. 쟤는 먹지도 않았다......"
그리고는 정말 속상한지 차마 말을 더 못하고 서있더니
시누한테 "누나 니는 집에와서 니 먹는 밥도 차리기 싫으면 앞으로 오지도 마라.
그리고 와도 우리한테 연락하지 말고"
시동생한테는 "니는 형이 없으면 니가 나서서 해야지. 니는 결혼하고 함 보자. 어떻게 하는가"
이러고는 집에와서 저보고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이넘 눈물이 글썽합니다.
저 이넘 눈에 눈물 맺힌거 결혼하고 첨 봤슴니다.
서울에서 10년 살면서도 사투리 쓰던 무뚝뚝한 경상도 넘이..
어머님이 그렇게까지 하실 지 몰랐다네요.
자기가 알던 어머니가 아니랍니다.
여태까지는 자기 없을때 시댁가면 서운하게 하신다 말해도
네가 예민하다, 원래 어른들은 그러니 네가 이해해라 하고 말더니,
올 명절 같이 일해보니, 마누라 힘들어도 웃으면서 일하는데(제가 끝까지 참았잖아여^^)
다른 식구들은 놀면서도 이것저것 불평불만에 짜증내는거 보니
울랑이가 드디어 나의 마음을 이해했나봅니다. .
사실 명절이나 이런 일 있음 시댁식구들한테 서운한것보다
내 맘 이해못하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을 실천하는 신랑이 넘 서운해서,
시친결 게시판에 신랑 욕도 하고 시댁욕도 하고 했는데
올 명절은 고생은 더 했지만 맘은 편합니다.
이제 신랑이 내 편이니까 내 맘 알아주니까....
거기다 시모도 저한테 미안하다 하네요..뭐 진심이겠냐마는...
아마 다음 설은 좀 다를 것 같습니다.
밉상 시동생도 막상 자기 부인 고생하는 거 보면 좀 달라지겠죠.
동서는 이런 고생 안시키게 다음 설엔 만두고 떡이고 다 안할랍니다.ㅎㅎ
먹고 싶은 넘이 만들어 먹으라 하지요 뭐 !
이제 못할 것도 없고 무서운게 없는 거보니 저도 대한의 아짐인가 봅니다.
참, 제가 만든거지만 만두 맜있던데ㅎㅎㅎ
시친결 님들과 나눠먹을 수 있음 찐짜루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