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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내가 넘, 미워요...ㅠㅠ

에바 |2005.09.23 21:36
조회 911 |추천 0

저는 올해로 결혼 3년차 주부닙다...다들 결혼사연 많고 살면서도 힘든 일 많지만, 지금, 저 역시 많이 힘이 드네여...

울 신랑이랑 저는 친구로 만났다가 어쩌다보니 이렇게 결혼이라는 것 까지 하게 되었네요..

신랑이랑 저는 집안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닙니다..

어릴 적 소꼽친구라, 집안 숨기고 싶은 사정 까지 아는 사이라 결혼 말 오가면서 둘이서 모든 준비하자, 했습니다.. 대신 예물, 예단, 함 같은 건, 다 생략하고 아껴서 집 구하는데, 보태자..

울 신랑 학교 졸업하고, 올바른 직장 다니지 2년정도 밖에 안 됐던때라 둘이서 말 맞쳤습니다..

근데, 결혼은 그게 아니더이다..

예단을 해야 한다네요.. 그것 말고도 아버님이 과거, 처가 많았던 관계로-신랑은 친모는 어릴 적 돌아가시고, 재혼 몇 차례 했는데, 그때마다, 무슨 이윤지, 오래 못 살고, 헤어지고, 마지막으로 같이 살던 그 여자는 시아버지께, 빚만 엄청 남기고 자기가 낳은 자식들 데리고 도망가서, 울 시아버지가 올 초까지 그 빚 다 갚았습니다...- 울 집도 반대고, 신랑측도 그런 내막 다 아는 울 집이 달갑지 않겠죠...

어째튼, 여차 저차해서, 결혼했고, 얼마 안가서 애기도 갖졌습니다...

제가 직업이 간호사라 힘든 일도 많고, 삼교대고, 창원에서 부산까지 버스로 출퇴근하고 해서, 직장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근데, 울 시아버지 신랑이랑 저 불러서 임신했다고 다 직장 그만 두냐며, 한 소리 하시더군요..넘, 속상해서 많이 울고, 싸우고 했는데, 얼마 안가 울 아가 그만 유산 됐었지요..

아버님 때문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괜히 더 속상하고 아버님이 더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가 애기 유산한 시점이 구정 경이라 구정엔, 친척 분들 다들 오셔서, 저 몸 걱정 하는게 아니고, 직장 계속 다니냐고 그 얘기들 부터 하시니. 더 속상했습니다..

결혼전 농담으로 울 신랑이 니가 간호사라 집안에서 허락했고, 넉넉치 않은 집안 니가 돈 좀 벌어 보탤거라 생각한다고 했던 말이 새삼, 떠오르던군요... 어째튼, 전 병원을 그만 두고 애기 갖기 위해 무던 히도 애썻습니다.. 다행이 몇 개월 뒤 애기는 생겼는데, 10달 내내 조산기에다 유산기까지.. 넘 힘들었습니다.. 근데, 울 시아버지. 저 8개월 쯤, 아버님 동생분이 후두암 초기라 수술한다고 진주에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마침, 그 날은 8급 공무원 시험이 창원에서 있어서 친구들이 시험 때문에 집에 오기로 되어있고, 저 역시 혹시나 하는 맘에 시험 등록이 되어있어서, 안 되겠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구서.. 자기들 끼리 한마디씩 돌아가면서 애기하고 했다더군요.. 갈 수록 아버님이랑 사이가 꺼끄럽지 않게 되었죠.. 그리고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근데, 정말 큰일이 생겼습니다.. 얼마전에 시아버님이 폐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혼자 부산에서 지내시면서 담배를 엄청 많이 피시고, 더군다나 옛날에 연탄 공장에 10년 정도 근무 하셨다하더군요..어째튼, 진단받고 여기로 와서, 형님네랑 저희 집에 왔다갔다 하면 계시는데, 그 사이 건강은 많이 회복 되었습니다..병원에 갔더니, 의사도 건강이 넘, 좋아졌다고 항암치로를 받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암이 작아지면 수술도 가능 하겠다고 합니다.. 아직 입원 결정을 내린게 아니라서, 전이 여부는 모릅니다..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곗지만, 암 중에 제일 예후가 안 좋은게 폐암이랑 췌장암입니다..

더군다가 울 시아버님은 3기고 얼마나 전이 됐는지도 모르고해서, 저랑, 울 시아주버님이랑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울 신랑이랑 울 형님이랑, 시누는 그래도 하자고 합니다...

확진 받은게 얼마 안되어서, 지금 실랑이 중이죠..

ㅠㅠ

갑자기 그런 진단 받고, 아버님도 그렇지만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언성이 높아지고 하고, 이내 다들 진정되지만 말입니다..

전..... 사실 많이 담담합니다.. 아버님이 불쌍하고 안 쓰럽고, 나중에 아버님이 끝이 어떤 식으로 될 건지 알고 하니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울 형님처럼 수시로 눈물이 나진 않습니다..

그동안 아버님이랑 이래저래 맘 상하는 일도 많았고, 결혼한지 아직 3년도 채 안되어서인지 정도 그렇게 많이 들지도 않고요...

아버님에게 많이 미안하네요..

이렇게 될 걸..그냥 그려려니 그러면 되지, 왜 그리 속상해하고, 미워하고 화내고, 그랬을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제가 다시금, 독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전에 병원다닐때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 하지만, 그때는 직업이니 하고 넘겼는데, 아닌가 봅니다..

아버님이 그런 진단 받고 가족들에게 제가 독하게, 폐암에 대해서 이런 저런 얘기 다 했습니다..

많이 미안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이런 저런 얘기하는 식구들에게 사실을 알아야 항암 치료를 하든, 대체요법을 하든, 그냥 가시게 하든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그렇게 할 필요까지 있었을까...?!

폐암 진단 받은 울 시아버님도 많이 불쌍하고 안 스럽고, 그걸 지켜 보는 울 식구들도 넘 안스럽구요...

그리고 폐암이란 질병을, 또 죽음이란 단어를 넘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제가, 넘, 독해서 안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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