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가 이혼을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요?
삼십대 중반인 한여자와 두아이의 가장입니다.
십년 가까이 살면서 단 한번도 이혼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사소한 말다툼은 있었지만 그 흔한 권태기 한번 없었으니까요
아내는 간혹 나의 눈빛에서 사랑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습니다.
제가 직장에서 한여자를 만났지요
뭐 그 흔한 불륜처럼 몸을 섞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좋았습니다. 여지껏 쌓아왔던 내 모든 것을 걸어보고 싶을 정도로
그러면서 점점 아내와의 사이가 벌어지고 아내의 단점이 보였습니다.
가정을 위하여 나 스스로 희생해왔던 내 삶이 후회되고
그 여자와 비교가 되고 정말 그 여자하고는 한평생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아내는 나의 싱거운 농담을 비웃었지만 그녀는 나의 농담이 좋다고 웃어주고
나의 낯뜨거운 속삭임을 아내는 비현실적이라 면박주었지만 그녀는 작은 떨림으로 받아주었지요
아내는 나의 잘못된 점만을 꾸짖었지만 그녀는 내 앞에서 긴장되어 말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저 웃는 것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지요
아내는 나의 우유부단을 욕했지만 그녀는 착한 사람이라고 쓰다듬어 주었지요
하루 종일 그 여자만 생각하고 흔히 미쳤다고 하지요 그랬습니다.
차라리 다른 사람들처럼 몸을 섞었다면 이렇듯 오래 가지 않을 것 같은데
남자도 마음을 준것이 문제구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아내에게 정이 없어질 바에는 아내도 다른 사람을 만나서
정말 사랑을 느끼면서 살아보는 것이 아내의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직감적으로 느끼나 봅니다.
나의 이런 행동들이 점점 아내한테 비춰지면서 크게 싸운 후 아내가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아내의 행동은 점점 난폭해지고 아마 가정이 없어질 것 같은 두려움에 그랬나 봅니다.
당신이 나한테서 맘이 떠난 것 같은데 평생 맘졸이고 사느니 나도 한살이라도 젊어 다른 삶 찾겠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제 성격과 아내에게 떳떳하지 못한 나의 구실이 싫어서 서너번 싸우고
서너번 아내가 요구한 이혼을 결정적인 순간에 거절했습니다.
아내 곁을 떠나도 결코 딴 여자때문이 아니라 내 삶을 찾기 위해서이며
내 맘에 들어온 여자를 배제하고 판단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한번 금이 가기 시작한 사이는 회복의 기미가 안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집에서 아내 명의의 보험증권을 보았습니다.
아내가 나에게 말없이 몇일 전에 질병보험을 들었더군요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신혼초 아내가 종신보험을 같이 들자 했었는데
난 내 보험만 들었습니다.
"당신은 무슨 병이 걸리든지 내가 어떡해서든 고쳐 줄께
하지만 내가 병이 들면 당신이 무슨 수로 나를 고쳐 그리고 내가 죽으면
당신은 아무 능력도 없는데 우리 애들하고 극빈층이 되는 거야
그러니 내 보험만 들자 당신보다는 내가 먼저 죽어줄께 그럼 나오는 보상금으로 당신 호강해"
'아! 내가 이렇게 사랑했었구나'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내가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을까
그동안 내 품에서 아무 걱정없이 잘 살아왔는데
같이 드라마보고 같이 영화보고 같이 애들 혼내고 이뻐하고 같이 여행하고
이제는 자기 몸뚱이 아플까봐 자기 몸 책임져줄 무언가를 걱정하는 팔자가 되었구나
바보같은 것이 내가 좀 흔들려도 난 당신 없인 못살아 그러니 절대로 당신 곁 못떠나
차라리 나 죽이고 떠나 그랬더라면 나같이 마음 약한 놈은 금방 돌아왔을텐데
사랑이 맘이 문제니 난 이미 너를 한번 사랑했었는데 이미 수많은 여자 중 너를 선택했었는데
정리했습니다.
아직도 내맘을 그 여자한테서 완전히 회수하지는 못했습니다.
맘으로 그 여자의 행복을 빌어주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 그 여자도 성숙한 여자라 나의 맘을 이해해 주었습니다.
먼훗날 떳떳하게 나를 안을 수 있는 기회가 오면 그리 하겠다고
나와 그렸던 미래는 서로의 삶을 위해서 접어두자고
아내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몇달만에
아내와 아이는 제 생활입니다. 제 책임이고 제 의무이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제 행복입니다.
좋잖아요 세상에서 보잘 것 없는 나같은 녀석한테 목매는 사람이 세명이나 된다는 것이
잠자리에서 아내가 물었습니다.
"나 당신 믿어도 돼?"
대답을 못했습니다.
아직 정리가 덜 된 건가요 아님 그 여자와의 약속이 생각나서인지
하지만 아내가 날 떠나기 전까지는 전 절대 아내를 놓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사랑? 그게 결혼생활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리고 부부의 사랑은 절대 없어지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주었던 사랑이 아이에게 조금 나누어지고
처가에 조금 나누어지고 삶에 조금 나누어지고
그래 보이지 않는 거지요
참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남편의 단점들 아내들이 같잖게 여기는 남편의 어떤 점을 다른 어느 여자는
아주 귀한 듯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남편이 집에서는 아내와 아이들 사이에 쓸모없는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런 남자와
하루라도 함께하면 행복할 수 있을꺼라 생각하고 긴장되어 말도 못하고 웃기만 하면서
미래를 꿈꾸는 여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긴장하고 조금만 사랑해주세요
당신이 당신 가슴 구석에 처박아 둔 아내를 다른 어떤 남자는 자신이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차지하고픈 남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내를 제발 울리지 마세요
당신이 하찮게 여기는 그런 아내를 옆집에 누군가는 단하루만이라도 떳떳하게 함께하고 싶어
가슴아파하는 남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이 신경쓰고 많이 사랑해 주세요
행복하세요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고 빌어주세요 저희 가정 행복하라고
그리고 여유가 되면 그 여자도 행복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