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중반의 이혼남입니다.
이혼의 아픔 그런거 나에게 해당없다라고 생각하며 인생을 즐기면서 살려고 노력합니다.
아는 선배가 20대 후반의 여자를 소개시켜 준다더군요.
그 선배는 내가 이혼도 하고 해서 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아무 생각없이 약속장소에 나갔습니다.
약속장소가 홍대 근처였습니다.
약속시간 30분이 지나도 안나타납니다.
선배한테 받은 그녀의 휴대폰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 여자, 미안하다는 소리도 없이 그냥 10분 후면 도착한답니다.
결국 그 여자 45분 늦게 도착했습니다.
외모 얘기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많은 남자분들은 제 심정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외모가 전부는 아닙니다.
하지만 턱과 목의 경계를 구분짓지 못할 정도고, 딱붙는 티셔츠에 허리와 뱃살이 한무데기씩이나 삐져나와 덜덜거리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왜요? 남자가 그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솔직히 난감했습니다.
적지 않은 여자들하고 만남을 가져봤지만, 대체적으로 늦었을 경우에 미안하다는 심정표시는 하던데 말이죠.
게다가
저도 이제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날씬하던 배에 살이 붙는 조짐이 보여서,
바쁜 시간 쪼개서 운동해서 여전히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내 평정을 잃으면 내 자신에게 지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이 여자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이 사태를 매듭짓도록 하자. 그리하여 그 착한 선배와의 아름다운 관계에도 이상이 없도록 하자.
이렇게 제 딴으로는 갸륵한 생각을 가지고, 그 여자를 데리고 일식집에를 갔습니다.
생선회와 튀김,,,,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침묵을 깨려고 대화하기를 노력했습니다.
그 여자, 먹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칼로리 높은 그 튀김을 정신없이 먹어댑니다.
'저거 몽땅 살로 갈텐데,,' 제가 다 걱정이 되더군요.
한 시간도 못되서 음식들이 싸그리 없어졌습니다.
더 이상 앉아 있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저기 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신 거 같은데,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일어나셔도 되요. 저 그런 걸로 상처 안받거든요. 그러니 부담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딴에는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주느라고 이렇게 돌려 말했습니다.
그 여자, 그냥 미소만 지으면서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미소짓는 그 입 언저리에 튀김가루가 여전히 남은 채로 말입니다.
나는 별로 먹은 것도 없이 10만원이 넘는 식대를 지불하는데,,,
그 여자, 아무 말도 없이 밖으로 나갑니다.
"저 그럼 안녕히 가세요."
이렇게 된 이야기인데요.
그 이후에 그 선배로부터 전화를 한통 받았습니다.
"야 너, 걔 싫든? 아무리 싫더라도 내 얼굴도 있는데, 그런식으로 돌려보내면 어떻게 해? 적당히 해서 사람 기분은 상하게 하지 말아야 할거 아냐?"
말문이 콱 막혔습니다.
뭐라고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