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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온다

아자아자 |2005.10.15 12:24
조회 174 |추천 0

몇년전 카드바람이 불때쯤 

영업하시는분들이 엄청나게 드나들던 때가있었습니다.

얼마나 질긴지 몇날 몇일을 찾아와 조르는 통에 하나 만들었습니다.

 

물론 집에 상의도했고

어려서부터 저금하나는 끝내주게 잘했던 저 인지라 믿고 만들어도 된다 하시더군요

 

카드가있으니 좋더군요

돈가지고 다니지 않아도되고 급할때 은행 안가도되고

 

 

그때쯤 지금의 남친과 결혼 얘기가 오갔습니다.

하지만 집안에 일이생겨 미루게 됐죠

불행이란게 원래 한꺼번에 찾아오는건가

남친이 회사에서 짤리게 됐습니다.

 

 

추운 겨울날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을때 쯤

 

퇴직하며 받은 돈으론 방을 구하고 생필품 구입하고 이래저래 쓰고나니 돈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래서 딱 한달만쓴다는 조건으로 제가 카드를 빌려줬습니다....

본인도 꼭 갚으마 굳게 다짐했구요.

그리고 워낙 성격이 남한테 빚지고 못사는 성격임을 알기에 정말 믿고 줬습니다.

 

 

문제는 그 한달이

취업이 늦어지면서

두달, 세달, 네달.....

 

 

자기 카드 아니라 그런가 준다준다하며 잘도 긁어 쓰더군요

저 월급 빠듯한데... 자기 용돈에 카드값까지...

 

받는 족족 카드값 결제하고나면 수중에 10원땡전한푼없게 될 지경에 이르러

신용카드를 더 만들게 됐습니다.

 

저 월급 적다고 카드 한도 젤 적은걸로 잡았는데

카드가 나온걸 보니 제가 적은 한도에 2배가 찍혀서 왔더군요 ...

 

카드를 돌리고 돌리고.. 이자에 이자에 또 이자 현금 써비스 또 돌리고 돌리고

 

물론 남친 직장 구해서 돈 버는 족족 갚아줬어요

하지만 논 기간이 4개월

월급 제대로 나올때까지  6개월 이상....

 

그 기간동안 제 카드는 자꾸만 한도가 커지고 빚이 늘더군요

남친의 수입이 어느정도 안정권을 찾으면서 카드값이 200도 안될 정도로 줄었을때

회사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서 중고차를 사게됐습니다.

물론 차값은 자기가 준다는 명분으로...

 

100만원정도 12개월 할부로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또 남친 퇴직....

그리고 겹겹이 사기까지...

 

 

사람이 미친다면 딱 그렇게 미치나 보더군요

 

결국 6백만원이 넘는 카드빚이 생겼고 계속 돌리고 돌리고

카드깡도 해보고 빌려서 갚아보기도하고...

경험자로서 얘기하는데 카드값 막는다고 카드깡하지마세요...

빌린 돈보다 이자가 더 쎕니다...

 

빚은 줄어들기는 커녕 늘기만 하더군요

 

마이너스 통장만들려고 했지만

그때쯤엔 신용이 확실해야하는데 카드빚이 너무 많아 안된다더군요

 

그냥 터졌습니다.

 

뻥!!!

 

3개월간의 긴 독촉 전화

우편물

직장이고 집이고 찾아와 난리치는 채권단..

 

그때 심정은 그냥 죽고싶다였어요

진짜 죽어 볼려고 유서까지 다 써놓고 어떻게 죽을지도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혼자 죽을 생각했습니다.

나 혼자 죽으면 다 끝난다

죽자 죽자...

 

 

죽으려고 한날 밤 목욕까지 다 하고 나왔는데

아버지가 부르시더군요

빚이 얼마냐고? 갚아주시겠다고...

 

눈물이 날려고 하더군요

싫다고했습니다.

제 빚 부모님한테 넘기기 싫었습니다.

 

그날밤은 아버지가 생각나서 포기했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독촉 전화에 채권단의 방문

듣도 보도 못한 행패에 회사도 짤리게 만들어 버리겠다며 협박...

 

문자를 보냈더니 남자친구가 바로 달려왔고

그놈들 바로 도망가버리더군요

 

그정도까지 되니 혼자 죽기 억울하더군요

결과적으로 빚진건 다 이놈때문이니깐

 

같이 죽자고했습니다.

차를 끌고가서 절벽에서 떨어져죽자...

약도 구했습니다. 먹으며 몇분안에 죽는다는 극약....

둘이 만든 결과 둘이 그냥 죽자고

 

말리지도 않고 그러마하더군요

 

그 다음날 진짜 약을 구해서 꺼내줬습니다.

진짜 죽을거냐고 묻길래 그런다했어요 자기가 죽기 싫으면 혼자라도 죽겠다고

 

죽을거면 같이 죽자고 자기가 먼저 먹으마 하더군요

이렇게 만들고 제가 먼저 죽는거 보기싫다고

약을 집어 들고는 입에 넣으려고 하는데 그때 제정신 돌아와서 제가 말렸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어느순간 정말 피눈물이 나더군요...

 

죽진 않았지만 몇날몇일 눈에 핏대가 터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3개월이 지나서 신용위원회에 신청 서류를 냈습니다.

거짓말처럼 독촉 전화가 멈추더군요

 

제가 일한 경력과 일정한 수입이있어서 바로 통과됐습니다.

(그때쯤 월급도 많이올랐구요)

이자를 뺀 원금이 500만원 선이 되더군요

카드깡 했던건 자기들도 어쩔수없어서 그것까지 포함된 돈이 그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감사하더군요

어쨌든 제가 썼지 누가 썼겠습니까

 

그거 통과되고

첫달 변제금 내고 나니 다시 세상이 환해지더군요

남자친구는 다시 일 잘 다니고있고

매달 돈 버는 족족 다 저한테 갖다 줍니다.

저는 제 월급에 3/2가 변제금으로 들어가니 돈이 없는 관계로 남자친구 월급으로 살구요

 

 

이제 반정도 갚았습니다.

2월달까지 이 사람 보너스나오는거 봐서 한꺼번에 다 갚을 예정입니다.

 

 

이거 다 갚고나면

카드 안만들겁니다.

사실 지금도 카드는 쓰고있습니다.

통장용 직불카드

 

그때 한참 독촉 심할때

저보다 부모님이 더 마음 고생하신것 때문에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서 더 잘하고싶은데 마음같지 않아서 더 죄송합니다.

 

남친은 월급이 남으면 저희 부모님 좋아하시는거 한가득씩 사서 옵니다.

 

인생 초반에 이런일 겪어 내 스스로에게도 큰 충격이였지만

어쨌든 돈이 얼마나 무서운가도 배웠습니다.

 

저희 2년쯤 돈 모아 결혼하기로 하고 결혼 미뤘습니다.

뭐든 부모님한테 손 안벌리고 둘이서 할겁니다.

그때 자기도 놀라고 저도 놀랐던지라 생기는 돈은 모아놓고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첫변제금 내던 날이라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 봅니다.

글 읽고 욕하셔도 좋지만

저같은 실수는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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