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최고의 신부-그리고 결혼하자(20)

데이지 |2005.10.22 23:39
조회 1,157 |추천 0

 

 

 

 

최고의 신부(20)

 

 

 

"일어나,계속 바보 처럼 그럴래?너 이럴거면 돌아가!"

 

"갈거에요.돌아갈거라구요.제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거죠?"

 

"잊었어?내 코디 해주라구,월급도 넉넉히 줄거야 있을거야 말거야 지금 결정해 나도 엄청 급한놈이니까 기다리는거 지루해서 싫어"

 

꿇었던 무릎을 세운 남경이 양볼을 타고 내려온 눈물을 소매깃으로 훔치고서 이를 악물며 민호를 쳐다봤다.

 

"있을께요.뭐 부터 하면 되는거죠?"

 

아무렇치 않게 행동하는 남경을 보며 민호는 씁쓸한 웃음을 지어냈다.

 

"지금은 일단 들어가서 쉬는게 나을것 같군"

 

말을 끝낸 민호는 조금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남경앞을 지나쳐갔다.남경은 그러한 민호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볼뿐이었다.그리고,조금전 채하가 민호에게 했던말이  갑자기 뇌 신경들을 자극하기 시작했다.'그여자 끝내주더라'

 

'뭘?뭘 끝내준다는거지?고작 키스한것 때문에?나만 그런 생각했을까? 그와의 입맞춤을 성스럽게 생각했는데 그는 고작 친구한테  놀리듯 얘기하는게 재밌었을까'

 

남경은 채하가 한말때문에 방안을 삼십분이 넘게 있었어도 침대나 소파에 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그렇게 방안을 서성이더니 밖으로 향하는 문을 보며 생각할 겨를도 없이 채하에게 달려가 따지기로 했다.채하 방앞에 까지 온 그녀는 갑자기 멈춰섰다.채하의 방안에서 새나오는 웃음소리 때문이었다.여자의 웃음소리는 하진의 것이었고,남자의 목소리는 채하의 소리였다.그녀는 다시 한번 허탈감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야만 했다.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땐 민호가 그녀의 소파에 매우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새 못 참아서 간거야?참 너두 어지간하다."

 

"바,,바람좀 쐬고 왔어요."


"준비해라.한시간 후부터 야간 촬영 한댄다."

 

민호는 가지고온 가방을 남경앞에 내려 놓았다.가방안에는 민호가 입을 옷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잠시 그 가방을 들어본 남경이 작은 비명을 질렀다.가방안에 쇳덩이가 들어있는건지 아님 돌덩이들이 가득 들은 건지 가방은 남경이 들기엔  무거웠었다.남경이 가방을 들며 낑낑대자 민호가 한마디 뱉었다.

 

"그런것도 못들어?거져 내돈 먹을려고 그랬냐?"

 

"이까짓것 들어요.들은다구요.얼른 가서 준비나 하시죠"

 

독기를 뿜은 사람처럼 남경은 이를 악물고 민호에게 던지듯 얘기했다.

한시간후,남경은 민호의 소품들이 든 가방을 로비로 간신히 들고 내려왔다.로비에는 채하와 하진도 미리 내려와 있었다.채하는 계단에서 전전긍긍하며 내려오는 남경을 보며 굳은 얼굴로 민호를 쳐다봤다.

 

"한국 안보냈냐?"

 

"내가 필요해서"

 

툭던진 민호의 말에 채하의 얼굴은 점점 굳어지고 있었다.그런 남경은 채하와 하진을 봐도 이제는 아무렇치도 않게 쳐다보았다.

 

"안가요?"

 

민호를 보며 웃고 얘기하는 남경을 본 채하는 부글부글 끓는 속을 간신히 진정시켜야만 했었다.

 

"차 트렁크안에 너놔라"


계속 낑낑대며 걸어가는 남경을 본 채하는 민호를 보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넌 여자를 저런식으로밖에 못대하냐?사귀긴 사귀는 거냐?"

 

"공과사는 구별해야지"

 

비꼬는 식으로 얘기하는 민호를 보며 하진이 끼어들었다.

 

"그래두 너무 하셨어요.저 언니....몸도 약할것 같은데..."

 

"난 너네둘이 진짜 웃기다.너랑 채하 지금 무슨 관계냐?"

 

채하는 어리둥절해 있었고,하진의 볼은 발그스레 해있었다.채하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밖으로 나온 채하는 아직까지도 낑낑대며 차트렁크에서 헤메고 있는 남경을 발견할수 있었다.맘같아선 금방이라도 가서 도와주고 싶었지만,남경이 자신의 도움을 거절할것 같아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그사이 하진과 민호가 나오고 있었다.민호는 채하는 안중에도 없었고,남경에게로 다가가 거침없는 말을 뱉어냈다.

 

"야 이바보야,이 부피가 큰건 이렇게 넣어야지.너,무뇌충이냐?"

 

아무말도 못하는 남경을 보자 채하는 피가 꺼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다.그래도 둘의 모습에서는 알콩달콩한 모습이 보인것 같아 채하는 자신의 차쪽으로 가 하진을 옆에 태웠다.그리고 묵묵히 핸들을 잡고 시동을 키고 있는 채하를 보자 하진은 걱정스러운듯 앞에 있는 민호와 남경을 번갈아 쳐다보며 채하에게 넌즈시 말을 건넸다.

 

"아저씨,아저씨 애인 왜 저기 민호 아저씨랑 있는거에요?"

 

"둘이 사귀나 보지뭐"

 

"사귄다구요?"


하진의 귀가 쏠깃 했다.하지만,채하의 얼굴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발견하자 다시 하진은 고개를 숙여버렸다.시동을 켜다만 채하가 그런 하진을 쳐다봤다.

 

"너 왜그래?어디 아파?어디봐 어?열 있네?"

 

채하는 머리를 숙이고 있는 하진의 이마에 자신을 손을 갖다 댔다.그리고 그 순간 남경은 뒤를 돌아봐 채하와 하진의 다정한 모습에서 다시한번 들 끓는 맘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맘 강하게 가져"

 

트렁크를 닫으려던 민호가 채하를 쳐다보는 남경을 보며 얘기했다.

 

"독한 생각만 하란 말이야,채하 저자식 본래 여자한테 약해"

 

여자한테  약하다는말에 남경은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그녀는 다시금 서울에서 채하가 그녀에게 했던 행동들이 물밀듯이 생각났다.사람들이 많았던 극장앞에서 채하는 자신의 처지도 잊은채 남경의 손을 행여나 놓칠까봐 꼬옥 붙잡고 걸어가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고 그가 잡은 손의 체취가 여전히 느껴졌다.그가 이제는 자신의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쪽 구석이 뻥 뚫려버린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민호의 보조석에서 영화 찍는 촬영현장에 도착할때까지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채하 생각 뿐이었다.그녀는 민호가 내리자 차 트렁크에 있던 짐들을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했다.민호는 그녀를 도와줄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민호는 스텝들이 있는 곳을 빠른걸음으로 걸어가고있었다.남경은 그제서야 도착한 장소를 눈으로 둘러봤다.그곳은 풀들이 무성한 초원이었다.점점어두워 지고 있어서 그런지 갑자기 으쓱하게 느껴졌다.

 

민호는 점점 보이지 않았다.차가 영화 찍는 곳까지는 들어가지 못해서 백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차를 주차시겨야만 했다.남경은 퍼다논 짐들을 어깨에 들쳐메고 민호의 뒤를 향하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풀밞는 소리가 나더니 건장한 사내 두명이 남경앞에 나타났다.그 사내들은 러시아인들이었다.이런곳에서 부딛친 그들은 분명 길을 물으려고 하진 않을것 이다.예사롭지 않은 시선들을 피하려다 그만 남경은 발을 삐끗하고 말았다.그 사내들은 서로 쳐다보며 키득거리며 러시아어로 먼가를 짓거리고 있었다.남경은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이미 겁에질린 남경의 목은 잠겨 있었다.일어나려던 남경이 좀전에 삣끗한 발때문에 다시 주저 앉아 버렸다.남경은 서툰 러시아어로 살려주세요 라고 했다.하지만 그사내들은 갈수록 음흉한 모습만 할뿐 남경을 비켜주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그중 더 건장한 사내가 자신의 넓은 어깨로 남경을 들어 올렸다.순간 비명을 질렀지만,들려봤자 십미터 안팎이었다.남경은 깊은 풀속으로 점점 끌려들어가고 있었다.몇발자국 걸어가진 않은것 같은데 남경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푹신한 풀밭이었다.그리고 자신의 몸위로 달라드는 남자를 남경은 있는 힘껏 저항했다.하지만 꿈적도 하지 않았다.남경은 한 사내가 자신의 목덜미를 덥치려하자 그사내의 팔을 쎄게 물어버렸다.외마디 비명을 지른 그사내는 화가 난듯 남경의 뺨을 있는 힘껏 때렸다.그래도 남경은 절대 굴복하지 않았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사내들은 서로 남경의 얼굴에다 구타를 하기 시작했다.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해져 있었다.그리고 있는 힘껏 그녀는 부르고 싶었던 이름을 불렀다.하지만 그이름도 입안에서만 맴돌뿐이었다.

 

"채....채...하..씨"


사내들은 키득키득웃으며 그녀의 윗옷을 거칠게 벗겨 버렸다.그리고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한사내가 둔기에 맞고 쓸어졌으며 다른 사내도 그 둔기에 맞고 달아나 버렸다.힘이 쭈욱 빠진 그녀가 슬쩍 눈을 떳을땐 한 남자가 숨을 헐떡거리며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그리고 잠시후 그녀의 앞에 서있는 남자는 채하임을 알았다.채하는 힘없이 누워있는 그녀를 보며,흐느끼고 있었다.

 

"미안해,정말 미안해,다시는 너에게 이러지 않기로 했는데 너에게 또 상처를 주고 말았구나"

 

남경은 자신을 구해준 채하가 한없이 고마웠다.스토커한테 감금 당했을때도 그랬고,이번에도 역시 그녀의 옆에 채하가 있어주었다.채하는 누워있던 그녀를 떨고 있던 자신의 몸으로 감싸주었다.

 

"나랑 같이 내일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자.그리고 결혼하자"

 

남경은 채하가 자신에게 뭐라고 말한것 같았지만 끝까지 듣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말았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