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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굴함으로얻은안락한쇼파보다당당함으로얻은가시방석이더좋다!<1>

임승주 |2005.11.08 21:48
조회 391 |추천 0

토요일 12시..

 

그날도 어김없이 형택은 TV앞에서 시간을 보내고있다.

깨어난지 30분밖에 되질않아 씻지도 않은채 한쪽손에는

리모콘 , 다른손은 담배를 들고 힘겹게떠진 눈으로는

TV를 주시하고있다.

며칠째인지 모르지만 형택의 몸에 걸친것이라고는

비와이씨 사각 팬티뿐이고 이불은 배탈나지않게

배꼽부분에 바람이 들어가는것을 철저이 막아주고있었다.

 

 

 

"야!! 권형택!  너 안일어나?  이놈이 지금이 몇신데

 아직 자고있는거야? 어?

 그럴 거면 차리리 일을해 임마!!  대학도안가고 학교졸업해서

 뭐하는거야 너 도데체!!"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누나였다.

 

형택은 자신의 초라한행색에 화가 났다.

"에이씨! 알았어!!  일어났자나!  빨리 나가!!

 나 팬티 만입고있는거 안보여?"

 

"웃기고 있네! 꼴에 쪽팔리는건있냐?"

"아무튼 누나 나가봐야 되고 니앞으로 무슨 편지 왔으니까 이거나

 받어!!   그리고 정신좀 차려라!  졸업한지 1년이 지났는데

 넌 무슨 테레비만보다 세월 다보낼레? 으이구 한심한새끼"

 

 

"나 한테 편지가 왔다고?  누구지?"

"알았어 아무튼 나가!!"

형택이 일어났다.

계속 형택을 비난하는누나의 어깨를 억지로 문밖으로

떠밀며 문고리를 잠궈버렸다.

 

"아~ 짜증나 나도 짜증나니까 좀 고만해!"

 

문밖으로 떠밀려나간 형택의누나도 자신이 조금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방안의 형택에게 조금 누구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야! 근데 너 요즘 쓸돈은 있어?"

"너 혹시 돈없어서 안나가는거야?"

 

 짜증내는목소리로 형택은 대답했다.

"아! 몰라 짜증나 그런거아니니까 누난 누나일이나 잘해!"

 

"아무튼 정신차려라! 누나나간다!"

 

그때 형택의 방안으로는

흰색봉투하나가 미끄러지듯이 형택의이불위로 밀려들어오고있었다.

 

형택은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비꼬는 누나의 행동이 화가났지만

이런 생각지도 못한 센스를 발휘하는 누나가 고마웠다.

 

하지만 남자의 자존심으로 이렇게 화를 낸상황에

간신배처럼 금방 누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엔

너무이른것같은 타이밍이었다.

 

'우선 모르는척하고 있다가 누나 나가면 누나 방이나

청소 해줘야겠다'

 

말그대로 형택의 입은 귀에 걸렸다.

흐뭇한 표정으로 형택은 봉투를 확인했다.

떨리는 손으로 흰봉투의 입구를 열고

초록색종이돈을 한장한장 세기 시작했다.

 

"음~ 5장이면 꽤 괞찬은데?"

 

"아~ 나도 무슨 일을 해야할텐데 뭐 좋은일 하나없나?"

"우선 TV나 보자"

다시 테레비 앞에 누운 형택은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다.

 

화면속에는 TV내무반 "우정의 무대"가 방송대고 있었다.

어리숙해 보이는 군인들이 나와 쓸데없이 큰목소리로

대답을 하고있고

사람들에게 "뽀빠이아저씨" 로 유명한 사회자는 방송내내

싱글벙글 웃으며 군인들에게 유치한 질문을 던지고있었다.

 

-뒤에게신 분은 저의어머니가 확실합니다!!!-

 

-아니 왜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어제밤꿈속에 어머니께서 저의 내무반에서 자고있는 저를 깨우시더니 휴가증을 주시고 가셨습니다.

그래서 뒤에게신 분은 저의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순간 관중들은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억지로 웃음을 참은 사회자는 다음 사람에게 질문을 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병!!  박! 상! 래!  뒤에 게신분은 저의어머니가

 확 실 히 아닙니다!!-

 

관중들은 의아해 했다.

그리고는 방금말한 이병의 긴장해있는 바보같은표정에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근데 여기 왜나오셨습니까-

 

-예! 이병! 박! 상! 래!  제가 여기 나온 이유는!

 며칠전 저희 부대에 우정의무대가 온다고 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TV에도 나오고싶고 고참들고 나가라고하고

 저도 할말이 있어서한 마디 하러 나왔습니다.-

 

여전히 바보 같은 표정으로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 대고있었다.

 

관중들은 이병의 당돌하고 유머스러운 대답에

이리저리 쓰러지며 웃기 시작했다.

 

-아 예! 그럼 한마디 하세요-

 

-고향에 계신 부모님!! 전 몸건강히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몇주 지나면 100일 휴가를 받고 멋지게 고향으로 달려갈테니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계십시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애인 윤미정!!  이거 보고있으리라 생각됀다.

 몇주만 참어라! 나 금방 간다!!!

 

 충! 성 !-

 

이병의 씩씩 목소리를 들은 관중은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향의 계신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 하며 숙연해졌다.

 

 -아 예~ 씩씩한 박상래 이병 . 잘들었습니다.

  지금 윤미정씨가 방송을 보고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멎진 사나이를 남자친구로 두신것이

  정말 자랑 스러우시겠습니다

  아~ 그럼  사단장님 께 한번 박상래 이병의 휴가를

  건의해 볼까요?

  사단장님!!! 어떻게 박이병의 휴가 괜찮겠습니까?-

 

 멀리 관중들사이에 뚱뚱하고 심술굳게 생긴 무표정의 남자가

화면에  잡혔다.

그는 모자에 은색 별을 두개 붙이고있고

방금산거와 같은 깔금한 얼룩무늬 항공 잠바를 입고

용도는 알수없으나 애들장난감같은 짝대기를 들고있었다.

 

그는 조금 고민하는가 싶더니

어색한 웃음을지으며 뽀빠이사회자에게 거만한태도로

손을 흔들었다.

 

관중들은 마치 자신의 휴가라도 받은양 서로 부등껴 안으며

좋아 하고있었다.

 

-아! 역시 우리 멎진 사단장 님이 허락을 해주셨습니다.-

이어서 사회자는 흰생봉투를 박이병에게 건낸후

계속 진행을 시작했다.

-자 다음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관중들도 이내 흥분된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다음 장병에게 집중했다.

 

 

 

 

"미친놈들"

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성질이 난 형택의 입에서 나온소리였다.

 

박이병이 봉투를 받는것까지 억지로 시청을 한형택은

더이상 참을수없는 따분함을 못이기고 TV를 꺼버린후에

화면을 향해 욕을 짖거렸다.

 

'도데체 군대에는 왜가서 저 지랄들이지?'

형택의 눈에는 바보같은 박이병이나

권위를 떠는 사단장이나, 지일도 아닌데 흥분하는 관중들이

다 쓸데없어 보였다.

 

'아~ 그나저나 나도 이제 군대 가라고 할때가 됀거같은데?

 어쩌지?"

 

순간 형택의 뇌리속에는 흰봉투 3장이 스쳐가고있었다.

 

1.누나의 돈봉투

2.박이병의 휴가증봉투

3.누나가준 자신에게온 편지봉투

 

그중 3번째 봉투는 아직 공개를 하지않았고

뭔가 불길한 예감이 형택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아~ 이런 엿같은 느낌은 도데체 뭐지?'

 

아무렇게나 내버려진 그 흰봉투를 집어들고

형택은 서서히 개봉하기 시작했다.

 

봉투의 내용물을 본 형택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에이 이런 젠장!!  신체검사 받으러 오라고?"

병무청에서 날라온 신검 통지서였다.

 

'아~ 이거 받으면 군대 가야 돼자나?'

 

"아~무슨 좋은 수가 없나?"

 

형택의눈은 갑자기 평소의 흐리멍텅한 멍한 눈이아닌

광채를 뿜어 내고 있었고

두뇌는 사정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아~맞다 그새끼한테 물어보면 돼겠다!!"

 

형택은 전화기를 들고 회심에 미소를 지으며

누군가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신호음이 가기 시작하고

전화기에서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있었다.

 

- .... 여..어..    보...  오...  세...에.... ㅇ..요..오 .. .-

무척이나 졸렵고 짜증나는 목소리였다.

마치 잠결에 그냥 끈어버릴수도 있는 상태의 목소리 였다.

 

전화가 끊겨질것을 감지한 형택의 목소리는 다급해졌다.

-야!! 이새끼야 ! 아직도 자냐?-

-좀 일어 나봐!! 지금 정말 급해!!-

 

-무...우..슨...일...이,,.. 인,,,데...에..."

 

-야!!!   임!! 승!! 주!!!  좀 일어나보라고!!!-

-에이씨!! 아니다 니네집으로 갈테니까 기다려! 할말있어!-

-뚝-

 

형택은 졸려워하는 승주에게 더이상 대화를 할수 없는걸 느낀후

전화를 끈어버리고 허겁지겁 옷을 입기 시작했다.

"직접 가서 물어봐야겠다.!  그 새끼라면 확실히 방법을 알고

있을거야!"

 

대충 츄리닝을 걸친 형택은 씻지도 않은채

이불도 정리하지않고

마치 방에서 누구한테 쫏겨 도망이라도 가는듯이

누나의 5만원짜리 돈봉투를 들고

방에서 황급히 빠져 나왔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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