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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le my guitar gently weeps (5)

온단테 |2005.11.23 10:41
조회 125 |추천 0

5. 성현, 화가 나다.

 

“김성현이 누구냐?”

 

불량스러워 보이는 선배들이 교실을 찾아 온 것은 3월이 끝나가던 무렵이었다. 점심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나서 교실 안은 한적하였고 배도 부르고 해서 난 창가의 햇살을 쬐며 졸고 있었다. 교실 안에 남아있던 아이들은 공부를 하던지, 놀던지 나름대로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 선배들이 들어왔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했다.

 

“씨-이-팔!”

 

선배 한 명이 욕지거리를 하면서 책상을 팔로 차고 나서야 소란스럽던 교실 안에 적막이 감돌았다. 아이들은 모두 할말을 잃은 채 자신의 자리에 가서 조용히 앉았다.

 

“성현이란 새끼가 어떤 자식이야. 빨리 말해!”

 

위험해 보이는 인간들이었다. 다행히도 성현은 자리에 없었고. 반 친구들은 그저 조용히 그들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저기, 선배님. 성현이는 지금 자리에 없는데요.”

 

아이들 중에 한 명이 작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래? 그럼 오는 대로 체육관 옆으로 나오라고 전해!”

 

그들은 마지막으로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쿵쿵거리는 발걸음으로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안한 평화 속의 교실 안으로 성현이 걸어 들어왔다.

 

“도대체 반 분위기가 왜 이러냐?”

 

성현은 반을 한번 둘러보더니 이상하게 침울한 분위기를 의아해 하며 나에게 물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성현의 얼굴을 보았다. 뚜렷하고 날렵한 턱선과 그늘이 없어 보이는 눈매,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어린애 같은 눈,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야무진 이마까지.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차마 그에게 사실을 말 할 수가 없었다. 분명히 야만스러운 그들은 이런 그의 얼굴에 상처를 입힐 것이다. 그리고 그의 착한 마음에도 상처를 입힐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서……성현아, 어떤 선배들이 찾아오더니…… 체육관 옆으로 오라고 하더라.”

 

나의 앞에 있던 아이가 더듬거리면서 이야기를 했다. 성현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가지마! 그 녀석들 깡패처럼 보였단 말이야.”

 

태연하게 움직이는 성현을 보고 난 그의 팔목을 붙잡으며 경고하였다. 그러자 성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의 눈을 바라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어차피 신입생 길들이기 하겠다는 건데 너무 걱정하지마. 모두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야”

의젓한 그의 말에 나는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성현이 유유히 교실 밖으로 나가자 교실은 어두운 분위기를 떨쳐버리고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모두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역시! 성현이구나.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학년을 대표해서 선배들과 이야기 하러 가는 거구나.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알겠지. 아마 그라면 잘 해결하고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할 수가 없었다. 아니 머릿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도 마음속으로 계속 선배들한테 얻어맞는 성현이의 모습이 이미지로 떠오르고 있어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스로 어리석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신을 차려보니 난 성현이의 뒤를 쫓아서 복도를 달리고 있었다.

 

‘성현이가 어련히 잘 알아서 할 텐데…… 내가 가서 뭘 도와 줄 수 있다고….. 성현이와 알고 지낸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무슨 우정을 지키겠다고 이러는 것인지……’

 

마음속에 미혹이 가득했지만 난 계속 달렸다. 뜀박질과 두려움으로 인해 가슴이 뛰고 답답해 졌다. 분노로 인해 손끝이 져려 올 만큼 온몸이 팽팽히 긴장되었고, 달리다 보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지도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되었다. 체육관 옆으로 도착하였으나 성현과 선배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난 그들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교내를 헤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학교의 오래된 창고 뒤의 은밀한 공터에서 그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넌 뭐야!”

 

선배 한 명이 나의 팔을 붙잡으며 말하였지만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성현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성현은 옷이 먼지투성이가 된 채 5명의 선배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난 너무나도 억울하고, 화가 나서 눈에서 눈물이 났다. 그곳에는 10명 정도의 불량한 선배들이 있었고 생각 같아서는 그들을 모두 때려눕혀 버리고 왜 착한 성현을 괴롭히느냐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벌써 나의 팔은 두 명의 선배한테 붙잡혀 있었다.

 

“씹새끼! 죽고 싶냐!”


둘은 나의 옆구리와 등에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고, 약골인 나는 변변히 대적도 해보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미친 자식! 의리를 지키려 왔냐?”

 

선배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렸고 난 고통과 슬픔 속에서 성현의 얼굴을 보았다. 그때 성현은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모를 기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바보”라고 중얼거렸다.

 

순간, 얌전하고 차분하던 성현의 눈빛에서 광기가 번뜻이기 시작했다. 이제껏 본 적이 없었던 성현의 예리한 눈빛에 난 깜짝 놀라였다.

 

“이제 그만해두시지.”

 

낮은 톤의 성현의 목소리에 선배들이 기가 막힌 듯이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입에서 욕지거리를 뱉기도 전에 성현은 전광석화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옆에 있던 선배의 발을 붙잡고 쓰러뜨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깜짝 놀라 달려드는 4명의 선배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쳐서 바닥에 나뒹굴게 하였다. 나를 붙잡고 있던 2명과 나머지 3명도 한꺼번에 달려들었지만 성현에게 주먹 하나도 날리지 못하였다. 성현은 재빨리 그들의 팔을 비틀어 꺾고 날렵한 발길질로 급소를 쳐서 쓰러뜨렸다.

 

“무에타이라고 들어봤냐? 내가 약골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아주 어려서부터 무에타이를 배워왔다고 너네들 같은 녀석들은 100명이 와도 우스울 뿐이야. 선배의 체면도 있고 해서 귀엽게 봐줄까 했는데 너무 기가 살아서 발광을 하는 꼴은 더 이상 못 봐주겠어.” 성현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10명의 건달들은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분함을 찾지 못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러자 성현은 아주 즐겁다는 듯이 싱글싱글 웃으며 쓰러져 있는 그들 중에 한 명에게 가서 목덜미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자신의 뒤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들었다. 그것은 예리한 칼날을 가진 푸른 손잡이의 섬뜩한 버터플라이 나이프였다.

 

“자, 그럼 해부학 실습을 한번 해볼까요?”

 

성현은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선배의 얼굴에 칼을 들이밀며 말하였다.

 

“인간의 뼈는 206개이고, 근육은 총 650개, 관절은 100개이며 놀랍게도 혈관의 길이를 다 합치면 80,000Km나 된 다는군요. 이렇게 정교한 신체이지만 또 쉽게 부서지기 쉬운 게 인간의 몸이기도 하지요. 예를 들면 힘줄 몇 개와 신경 몇 개를 끊어버리면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거든요.”

 

성현의 칼날은 발버둥 치는 상대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 흰 와이셔츠에 붉은 상처를 내었다.

 

“어허! 그렇게 발버둥 치다가는 급소를 찔려서 죽고 말아요. 내가 칼 다루는 솜씨는 좋지만 이러다간 잘 못 찌르고 만다니까요.”

 

공포와 섬찟함으로 얼어붙은 공기는 우리 모두의 입을 열 수 없게 하였다. 단지 성현의 손에 잡힌 선배만이 공포에 질려 흐느끼며 우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너 그런 짓 하면 어떻게 될 지 알아! 감옥에 들어간다고!”

 

어두운 침묵을 깨고 선배 한 명이 소리치며 그의 행동을 말렸다.

 

“하하하! 정말 그럴까요? 어른들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묻겠지요. 그럼 난 선배들이 구타를 하고 칼까지 꺼내는 바람에 무서워서 칼을 빼앗으려 하다가 잘 못해서 찌르고 말았다고 하지요. 아! 그런 거짓말이 통할 것 같냐구요? 너무 순진들 하시네. 세상 사람들이 누구의 말을 믿겠어요. 착한 모범생을 끌고 가서 구타를 하던 불량아들의 말을 믿을까요?”

 

그의 말에 더 이상 아무도 어떤 말도 못하였다.

 

“그럼 이제 슬슬 본격적으로 인간의 신체의 내부가 어떻게 되었는지 볼까요.”

 

“으악!”

 

선배의 비명소리와 함께 성현은 그를 밀쳐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으로 내 앞에서 얼쩡거리면 진짜로 어떻게 될 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하지요. 명목상 난 당신들에게 교육을 단단히 받고 얌전히 지내기로 한 것으로 하지요. 뭐 선배대접도 해주지요. 단, 앞으로 1학년한테 괜히 시비 걸지만 말아요.” 성현은 나지막이 말하였고, 그들은 감지덕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성현은 얼어있는 내게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고맙다. 나를 돕기 위해 와줘서.” 성현은 평소와 다름없는 다정한 목소리였고 그때서야 난 안심을 하였다. 성현은 나의 어깨를 부축하였고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소리와 함께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교실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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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영님이 열독해 주신다니 안심하고 연재 할 수 있겠네요. ^^ 가끔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하다가 보면 조회수라든지 독자들이 반응이 신통치 않아서 슬럼프를 겪을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저도 작은 것에 만족하고 사는 편이랍니다. 꿈은 거창하지만 솔직히 그런 것들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지요 사회적 여건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제일 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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