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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회사도 있답니다.

방랑자 |2005.12.08 22:29
조회 590 |추천 0

저는 등기부등본 전산화작업하는 곳에서 입력하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아주 오래된 등기를 하다보니 일제시대의 등기도 입력을 한답니다.

옛날 등기는 대부분이 한문으로 작성되어 있답니다.

제대로 알아 볼 수 있는 한문도 많이 있긴 하지만, 종종 초서체(흘림체)로 되어 있어서

읽기가 힘든 것도 많이 있답니다.

그래서 이런 한자를 읽기 어려운 것들은 예전에 학교 선생이었던 3명의 일명 한자선생들이

있어서 그 분들이 알려 줍니다.

 

그런데 몇 개월전 갑자기 한문 시험을 보겠다는 겁니다.

매 주 그 선생 중 한 명이 작성한 한문 교육지(?)를 나누어 줘서 2개월 뒤에 시험을 본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한자는 지역명, 숫자만 알면 작업이 가능 한데 말이죠...

가끔 법인 등기를 입력하지만 대부분 읽을 수 있는 한자이고 모르는 한자는 옥편을 찾는다든가,

한자 선생들에게 문의하면 되는데 갑자기 한자 시험이라니...

그것도 고사성어로 가득한 것들을 주며 시험을 본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어이없었지만 대부분 아는 글자들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100점을 받았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던 겁니다.

100점이 많이 나온게 의심스럽다는 거죠.

문제가 너무 쉬웠다고 하질 않나, 컨닝해서 그렇다고 하질 않나...

70점 밑으로 결과가 나온 사람은 재시험을 보던가, 퇴근후 1시간동안 한자교육을 받던가, 숙제로 한자를 나누어주면 10일 동안 써서 내거나 선택하라고 하더군요.

결국은 숙제로 대체 했다고 합니다.

이게 어디 직장인의 모습입니까?

하루 종일 한자를 들여다보며 컴퓨터 작업만 했던 사람들에게 자기들이 나누어준 한자까지 공부하라고 하다니...

잠자고, 밥먹는거 빼고 오직 한자만 들여다 보라는 겁니다.

 

문제는 2개월마다 시험을 본다는 겁니다.

내일 시험을 보죠.

이번에 나누어 준 것들은 10자도 넘는 고사성어도 있고, 쓰기 시험, 초서체도 읽어야 하고...

부정행위 하지 말라고 책상에 있는 것들은 모두 치우라고 게시판을 붙였답니다.

 

우리가 이것 땜에 많은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한자 선생중 한 명은 너무 너무 즐겁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한자 교육을 못시켜서 안달이 난 사람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말들을 제일 윗사람에게 바로 바로 고자질하는 사람이죠.

자기가 아직도 학교 선생인줄 착각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알기로는 학교에서 문제가 있어서 짤렸다고 하던데...

자기 일은 하지도 않고 하루 종일 우리에게 줄 한자문제지만 작성하고 있답니다.

근무 중에 술을 마시고 들어오질 않나...

결국은 어떤 직원이 참가 못해 윗 사람에게 얘기해서 한 소리 들었는지 일을 좀 하는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이 문제의 한자시험은 제일 윗사람과 이 한자 선생이 죽이 맞아서 폐지 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에 직원 너무 많아서 자진퇴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했답니다.

이런 말도 나와서 그런지 우리를 자꾸 괴롭히는게 아무래도 그만두게 하려는 작전(?)이 아닌지 의심스럽답니다.

계속 직원을 뽑은건 자기들이면서 왜 우리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지 도대체가 알 수 없답니다.

 

요즘같이 취직하기 어려운데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월급도 조금 주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스트레스를 주는 곳에 계속 다니는 것도 짜증나고...

 

어디에 하소연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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