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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촬영 분은 내가 음식을 먹는 장면이었다. 따끈한 우동을 맛있게 먹는 나를 뿌듯하게 바라보는 은하윤……. 처음에는 마침 긴장해서 하루 종일 먹지를 못했던 터라 맛있는 우동을 먹는 게 반가웠다. 그래서 정말 연기할 필요도 없이 맛나게 우동 한 그릇을 꿀꺽! 그런데 도대체 뭐가 잘못됐단 말인가? 지섭 오빠는 자꾸만 컷을 외쳐댔고, 나는 부른 배를 움켜잡고 계속 목구멍에 우동을 들이부을 수밖에 없었다. 그제 서야 배우들이 먹는 광고를 찍을 때 제일 힘들어하며 음식을 거의 삼키지 않고 뱉는다는 얘기가 떠올랐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입천장은 뜨거운 우동 국물에 데서 얼얼했고, 아무래도 다시는 우동을 먹고 싶은 일은 없을 것만 같았다. 왜 나만 이런 먹는 장면을 찍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며, 자꾸 재촬영을 원하는 지섭 오빠가 잠깐이나마 미워졌다. 내 앞에서 다정한 척 웃어대는 은하윤의 얼굴에 우동 그릇을 엎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해졌다.
그래도 우동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무렵, 그 장면은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만약 한번만 더 우동을 먹으라고 했어도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산 너머 산! 이번에도 은하윤과 내가 연인이었을 때의 다정함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좀 전의 장면도 그러했지만, 이번에는 내가 대신 몰두할 우동 그릇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났다. 이번에는 은하윤의 얼굴에 완전히 집중해야 할 상황이었던 것이다.
로맨틱하게 꾸며진 세트에서 정다운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보며 웃어 보이라는 주문이 떨어졌다. 그러나 좀처럼 감정이 살아나지 않는다. 자꾸만 신경은 내 뱃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우동 면발에 쏠렸고, 마침내는 나도 모르게 꺼억 하고 우렁차게 트림을 해버렸다. 그러자 은하윤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발끈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아, 이거 뭐냐고요! 내 뮤직비디오에 이런 지저분하고 실력도 없는 여자를 데려다 놓고 찍을 생각이에요? 유명 여배우 좀 섭외해달라고 했잖아요!”
지저분한 여자라니! 트림 한 번 한 것 가지고 내가 이런 취급까지 받아야 해? 자기는 트림 한 번 안하고 사나? 너도 우동을 그렇게 배터지게 먹어 보라고! 나도 한 바탕 소리를 지르려 하는데 지섭 오빠가 먼저 입을 연다.
“하윤 씨도 신인인데 유명 여배우를 쓰면 하윤 씨가 묻힐 수도 있어요. 물론 화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반작용이 있을 수도 있단 말입니다. 일단 내가 감독을 맡은 이상 내 콘셉트에 따라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원래 기성 연기자보다는 새로운 얼굴을 선호한다는 건 알고 있었잖아요?”
“하지만 얼굴은 그렇다 치고 도무지 감정을 잡을 수가 없잖아요. 여자가 면전에 대고 트림을 하지를 않나…….”
“첫 촬영이라 긴장해서 그럴 거예요. 누구나 처음이란 있는 거니까, 서로 도우며 작업하도록 합시다. 자, 다시 진지한 마음으로 시작하죠.”
오래지 않아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증명되었다. 은하윤이나 나나,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위대한 배우의 재능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 아무리 그의 얼굴을 마주보며 웃는 표정을 지어 보려 해도 자꾸만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은하윤 역시 그다지 정다워 보이는 표정은 아니었다. 몇 번이나 반복하여 그 단순한 장면을 찍기 위해 애썼지만, 결과적으로는 수도 없는 NG필름만 쌓였을 뿐이다. 마침내 맥 빠진 목소리로 지섭 오빠가 소리쳤다.
“컷! 두 사람, 표정이 왜 그래요? 지금 이 장면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연인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건데, 두 사람 얼굴은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표정이잖아요.”
그러나 은하윤은 오히려 불만을 토해냈다.
“이것 봐요. 이렇게 속이 더부룩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를 어떻게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봅니까?”
이제 내 위장 상태까지 트집을 잡는 거냐? 내 거북한 속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자신의 번드르르한 얼굴 탓은 결코 안하는구나!
“그러지 말고 두 사람 다 연기에 몰입을 해봐요. 요즘은 가수들도 연기력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거 알죠? 진짜 사랑을 하라는 게 아니잖아요. 연기를 하라고요. 아영 씨, 마찬가지에요. 처음인 만큼 더 열심히 해줘야지요.”
그래, 나도 반성하자. 지섭 오빠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더구나 나의 새로운 일이 이런 재수 없는 녀석 때문에 망쳐져서야 되겠어? 연기, 연기를 하는 거다. 나의 감정을 감추고 세기의 명연기를 보여주도록 하지. 저 녀석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면……그것이야 말로 대단한 연기가 아니겠는가!
은하윤 역시 마음을 다잡은 듯 했다. 가벼운 한숨을 토해낸 그는 표정 관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폼 나게 머리를 한 번 쓰윽 쓸어 올리며(재수 없지만 한 순간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폼이 난 건 사실이다) 그윽한 눈빛으로 날 응시했다.
“분위기 좋아요. 자, 이대로……무언가 다정한 대화를 하는 척 해줘요.”
지섭 오빠의 주문에 은하윤은 돌아가는 카메라 앞에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대사는 중요한 게 아니니까 편하게 말해. 내가 아까 한 말은 나도 긴장해서 한 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앞으로 잘해 보자고. 자세히 보니까 너도 꽤 귀엽네.”
언제 봤다고 반말? 거기다가 저 느끼함이란……마치 ‘내가 이 정도 해주면 너도 나한테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길걸?’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이게 연예인의 포스라는 걸까? 분명 재수 없는 녀석이라는 걸 뻔히 아는데, 마음이 사르륵 풀리고 있다. 아, 하여간 난 남자의 미색에 너무 약해서 탈이라니까…….
“음, 내 귀여움을 이제야 눈치 채다니, 너도 좀 둔하기는 하구나. 그래도 늦게나마 알았으니 다행이지 뭐. 아까 얼굴에 대고 트림한 건 미안하다. 앞으로는 요령껏 피해서 하도록 노력할게.”
드디어 만족스러울 만큼 분위기 있는 장면이 나온 걸까? 지섭 오빠가 신바람 나는 목소리로 외쳤다.
“좋아요. 그대로 하윤 씨가 아영 씨를 부드럽게 끌어안는 거예요.”
눈물 대신 기름을 뚝뚝 흘릴 것 같은 은하윤, 그가 내게 가까이 다가온다. 기다란 팔로 나를 휘감더니, 터프하게 끌어당긴다. 그러더니……그러더니……헉, 이게 웬일! 갑자기 그의 입술이 나의 입술을 뒤덮는다! 어리벙벙한 가운데 스튜디오 어느 구석에서 무언가 부러지는 듯 뚝 하는 소리만 크게 들려왔다.
“컷!”
거칠게 갈라진 지섭 오빠의 목소리에 은하윤이 나를 놓아줬다. 그 때까지도 나는 얼어붙어 있었다.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흥분한 지섭 오빠가 따지듯이 묻자, 은하윤은 태연하게 대꾸한다.
“리얼리티를 살려 보려고 약간의 애드리브를 해봤습니다. 요즘은 좀 자극적이고 말초적이어야지, 가벼운 포옹 정도로는 먹히지 않는다고요.”
기가 막힌 지섭 오빠가 말을 못 잇고 있는 새에, 드디어 얼어 있던 나의 몸이 풀렸다. 그리고 깊은 곳에서부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울분! 지금 저 녀석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두 번 있을 수도 없고, 세 번 있을 수도 없는……나의, 나의 첫 키스를 빼앗아 간 것이다! 내 입술의 순결을!!!
잠시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나의 첫 키스를 이런 녀석에게 이렇게 분위기 없이 빼앗겼다는데 대한 분노 때문에 광기가 내 몸을 지배했던 것 같다. 정신이 들고 보니 지섭 오빠가 내 몸을 은하윤에게서 떼놓기 위해 붙잡고 있었다.
“아영아, 그만. 그만 진정해!”
지섭 오빠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고 보니, 나의 손에는 한 움큼의 머리카락이 쥐어져 있었다. 고개를 들고 맞은편의 은하윤 얼굴을 보니……차마 말이 안 나왔다. 나에게 잔뜩 뜯겨서 엉망이 된 머리에 벌겋게 부어오른 얼굴, 팔뚝에는 끔찍하게도 이빨 자국까지 나 있었다. 저것이 바로 나의 작품이란 말인가? 물론 저 녀석이 한 행동은 그 정도 당해도 싼 일이었지만,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특히 지섭 오빠 앞에서- 이성을 잃고 날뛰는 추태를 보였다는 생각을 하니 눈앞이 아찔해졌다.
“아악, 저 여자……뭐에요? 완전 인간이 아니라 맹수잖아! 저런 여자랑 더 이상 못 찍어요! 고소해 버릴 거야!”
흥! 나도 너랑 같이 찍고 싶은 생각 전혀 없으니 걱정 말라고! 호기 있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고소’라는 말에 뜨끔해서 입을 다물었다. 설마……이 일로 내 이름에 빨간 줄이 가는 건 아니겠지? 내가 폭력 전과까지 달게 된다면……부모님은 아예 나를 호적에서 파버리실 지도 모른다.
“고소? 마음대로 해봐요. 그러는 하윤 씨도 여자를 때려 놓고……잘한 거 하나도 없어요!”
응? 여자를 때려? 그러고 보니 왼쪽 뺨에 얼얼한 작열감이 느껴진다. 나……저 녀석한테 맞은 거야?
“그건 정당방위라고요! 그렇게 미친 듯이 덤벼드는데, 방어는 해야 하잖아요!”
“어쨌든 데뷔를 앞두고 있는 지금 시기에 여자와 폭력 사건에 얽혔다는 게 알려지면 당신한테도 좋을 거 하나 없다는 것만 알아 두고 고소를 하든지 해요.”
지섭 오빠의 목소리에 전에 없이 날카롭게 날이 서있다. 그 기세에 눌린 걸까, 아니면 정말 스캔들을 두려워하는 걸까……은하윤은 꼼짝없이 입을 다물었다.
“아영아, 괜찮니? 많이 아프지?”
더 이상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지섭 오빠가 다정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그의 목소리를 듣자, 눈물이 핑 돌았다. 나의 그런 포악한 모습까지 보고서도 변함없이 나를 아껴주는 지섭 오빠의 모습에 감동받은 것이다.
“오빠, 괜찮아요. 그리고 미안해요. 저 땜에……오빠 일 많이 방해됐죠? 아무래도 저한테는 이 일이 안 맞나 봐요. 다른 여배우 쓰는 게 좋겠어요. 저, 그만 돌아갈게요.”
“몸도 안 좋을 텐데……어떻게 혼자 가니? 오빠가 데려다 줄게.”
“아니에요. 스텝들 저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오빠가 그냥 가버리면 어떻게 해요. 공은 공이고, 사는 사잖아요.”
“하지만…….”
“정말 혼자 갈 수 있으니까 걱정 마요. 오빠도 기분 풀고 촬영 끝까지 잘해요. 알았죠?”
나는 겨우 오빠를 설득시키고 돌아갈 채비를 했다. 자꾸만 눈물이 터지려는 것을 이를 악물고 참았다. 담담한 태도를 보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며 스튜디오를 빠져 나왔다. 아, 결국 이 일도 이런 식으로 엉망이 되고 마는구나.
연예인이라는 꿈은 이렇게 내 입술의 순결과 함께 허무하고 짧게 사라져버리고야 말았다.
5
집에 도착해 거울을 보자, 뺨은 심하게 부어 있었다.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자, 그 동안 얼얼함 때문에 느낄 수 없었던 통증이 살아나며, 욱신욱신하기 시작했다. 서둘러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뺨에 얼음찜질을 했다. 찜질을 하고 있노라니, 겨우겨우 참고 있었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너무나 서러운 기분이 들어, 그냥 목 놓아 꺼이꺼이 울어 버렸다. 하는 일마다 이 모양으로 되는 일이 없고, 이렇게 얻어맞기까지 하다니……내 팔자는 왜 이리도 기구한지 모르겠다. 좋은 남자 친구 만나서 연예인씩이나 해보나 했더니, 아무래도 나의 행운은 지섭 오빠를 만난 걸로 끝인가 보다. 물론 지섭 오빠를 만난 건 정말 기쁜 일이고, 행운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그래도 나의 운이 그것뿐이라고 생각하면 억울하고 서글픈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에게 내세울 것이 남자 친구뿐이라는 건 너무 슬픈 일이잖아? 나도 남들처럼 나의 일로 성공하고, 그것으로서 인정받고 싶단 말이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과분한 희망인가? 왜 나는 무슨 일을 해도 이렇게 결과가 안 좋은 거지?
뺨이 심하게 화끈거려서, 잠시 고뇌하던 것을 멈추고 뺨에서 얼음을 떼어 보았다. 헉! 이게 어찌 된 일? 뺨은 아까보다 더 빨갛게 부어 있었다. 아니, 찜질을 하면 가라앉아야 하는 거 아닌가? 원래 낫기 위해 하는 거잖아! 이것도 붓기가 가라앉는 과정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찜질을 계속 해야 하는 건지, 그만 해야 하는 건지 망설이고 있는데, 핸드폰 벨이 울렸다. 지섭 오빠였다.
“잘 들어갔니? 집이야? 뺨은 좀 어때?”
“지금 얼음찜질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찜질을 하고 났더니 더 부어올랐네요. 화끈거림도 심하고……. 원래 이런 거예요?”
“혹시……얼음을 뺨에 그냥 갖다 대고 한참 놔둔 거 아냐?”
“맞아요.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런, 수건 같은 데다 잘 싸서 했어야지. 뺨에 동상 걸린 거 아니니?”
이럴 수가……. 뺨을 얻어맞은 걸로 부족해서 동상까지 걸린 건가?
“동상 맞나 봐요. 어떻게 하죠? 오래 갈까요?”
“글쎄, 한 며칠 조심하면 괜찮을 거야. 내가 가서 해줬어야 하는 건데……잘못 했다.”
“오빠는 촬영 때문에 어쩔 수 없었잖아요. 촬영은 벌써 끝난 거예요? 아님, 휴식 시간?”
“그만 뒀다. 그 가수랑 더 이상 일 못할 것 같아서…….”
“아니, 왜요? 나 때문에?”
“그것도 그렇고……너 간 후에 승우 때문에 또 난장판이 되 버려서…….”
“승우가 왜요?”
“네가 가고 나서……여배우도 없고, 또 가수 얼굴이 그 모양이 됐으니……할 수 없이 승우와의 격투 장면부터 찍기로 했지. 분장도 필요 없을 정도니, 마침 잘 됐잖아?”
지섭 오빠는 웃으며 말했지만, 그의 말을 듣는 나의 얼굴은 동상 걸린 뺨과의 경계가 모호해질 정도로 붉어졌다.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이 여전히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서 서둘러 말을 돌리기 위해 그에게 대답을 재촉했다.
“그런데요? 뭐 잘못됐어요?”
“응, 아주 엉망이 됐지. 서로 치고받는 장면을 찍는데, 승우가 가수를 진짜로 때려버린 거야. 가수를 거의 녹다운 상태로 만들어 놓고는 태연하게 말하더군. ‘미안, 너무 연기에 열중해 버렸네. 감정이입이 되서 말이죠.’라고 말이야. 은하윤 얼굴 아주 볼만 했어. 하지만 너하고의 일도 있고 해서 스캔들이 걱정됐는지, 아무 내색 하지 않고 계속 촬영을 했지. 그런데 승우가 또 그를 때린 거야. 연기 핑계를 대면서……. 그 다음은 정말 제대로 과격한 격투였지. 승우가 월등하게 우세했던 탓에 은하윤은 정말 실컷 얻어맞았어. 휴우, 정말 악몽적인 하루였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승우 녀석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통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난생 처음으로 승우가 고마운 행동을 해준 것이다!
“어머, 웃으면 안 되는데……미안해요. 그래서……그만 둔 거예요? 그럼 안 되잖아요. 어떻게 해요?”
“뭐, 솔직히 말하자면 그 녀석 얼굴이 엉망이 된 꼴을 보니 나도 통쾌한 기분이 들긴 하더라. 우리 아영이 입술을 빼앗다니……나도 패주고 싶을 만큼 분해서 참기 힘들었어. 차라리 잘됐지 뭐. 아마 일을 계속 했어도 감정이 실려서 엉망이 됐을 거야.”
“괜히 내가 나서서 오빠 일만 방해한 것 같네요.”
“그런 것보다……솔직히 나도 아영이한테 미안한걸.”
“오빠가 왜요?”
“내가 아영이한테 연예인 해보라고 부추겨놓고……은하윤이 네게 뽀뽀하는 걸 보는 순간 눈에서 불이 번쩍 하더라고. 사실 연예인이 된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건데, 내겐 그런 아량이 부족한 것 같아. 솔직히 아영이가 그만 두겠다고 했을 때 고마운 생각이 들었어.”
“이제 보니까 오빠도 질투장이구나? 어쨌든 이번 일 망쳐져서 무슨 문제되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 이래 뵈도 나 잘나가는 감독인걸. 그 일 아니라도 할 일은 많다고. 어쨌든 오늘 일도 성과가 있는 걸.”
“성과? 무슨 성과요?”
“철권 게임에 버금가는 아영이의 격투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잖아? 정말 굉장했어. 그 엄청난 머리카락 잡아 뜯기와 물어뜯기란…….”
으윽, 그만! 더 이상 얼굴이 빨개지다가는 내 두꺼운 얼굴 가죽도 남아나지 못할 거다!
다정한 인사말로 전화를 끊고, 동상으로 부어오른 뺨을 어루만지며 나의 머릿속을 사로잡은 생각은……다름 아닌 승우에 대한 것이었다. 도대체 녀석은 왜 은하윤을 그렇게 두들겨 팬 걸까? 그저 그 가수 녀석의 거들먹거리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서? 아니면 설마……나의 복수? 에이, 설마 그럴 리가! 그 녀석이 나와 살가운 사이도 아니고, 나를 대신해 복수를 해줄 이유가 없잖아? 설마하니 ‘내 밥에 남이 손대는 건 못 보겠다.’ 뭐 이런 괴상한 심리는 아니겠지? 자기가 즐겨 괴롭히는 상대이므로 자기만 괴롭혀야 한다는……그런 거 말이다. 아무리 녀석이 괴상한 성격이라지만 그런 건 아닐 거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적당한 설명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결론은 한 가지 뿐. 강승우, 그는 역시 알 수 없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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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그 동안 잘 지내셨나요?
글이 늦어지게 된 점 정말 죄송합니다.
주말을 꼬박 앓고, 그나마 몸이 좀 나아진 것 같네요.
그래도 여러분의 응원 덕에 힘이 솟아났답니다^^
다음부터는 절대 아프지 말아야겠어요^^
그런데 사실 요즘 제게 많이 심란한 일이 있답니다.
어머니가 많이 아프세요.
그래서 며칠 전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으셨는데...좀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서 조직 검사를 하셨답니다.
아직 결과가 안나왔는데, 기다리는 시간 동안 너무 가슴 졸여지네요.
부디 별 거 아니기를...여러분도 빌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부탁 들어주실거죠?^^
역시 건강이 최곱니다!
모두모두 건강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