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휴머니스트들이 저항했던 신은 중세 교회가 사람들에게 가르쳤던 교리 속의 신입니다.
다시 말해 성경에 나오는 신입니다.
그러나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신을 지상에서 대변한다는 교황이었지요.
중세 동안 교황은 신의 대리인으로 절대적인 권위를 누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황이 그러한 권위를 누릴 만큼 영적인 사람도 아니었고 도덕적인 사람도 아니었다는 것이었지요.
교황을 따르는 사제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사실 로마 교황청은 다른 나라의 궁정만큼이나 세속적이고 정치적인 집단이었습니다.
그들이 주로 하는 일은 다른 나라의 왕과 영토와 고위 성직을 놓고 패권 다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황 중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유능한 인물은 바로 알렉산데르 6세 이었습니다.
그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인 독일 왕과 싸워 이탈리아의 패권을 장악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사실 정치적 수완보다, 부정부패로 더 유명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는 카톨릭 사제들의 우두머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부(情婦)를 두었으며 그들 사이에서 또 많은 사생아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생아를 조카라고 속여, 정치에 등용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생아 중 하나인 체사레 보르자를 이탈리아의 왕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물론 그의 이 엄청난 계획은 그가 죽음으로써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사실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교황의 사생아를 시조로 하는 왕가를 모셔야 했을 테니까요.
이래서야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게 체면이 서겠습니까?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 유럽에서는 두개의 신화가 충돌합니다.
하나는 유럽 대륙에 있는 그리스에서 발생한 신화이고 다른 하나는 레반트에 있는 유대 땅에서 발생한 신화입니다.
보통 우리는 이것을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갈등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그리스와 유대는 신을 서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대 종교에서는 신은 절대적이고 유일한 인격신으로 나타납니다.
유대의 신은 특정한 인간이나 민족을 선택해 인간의 삶에 직접 관여합니다.
그는 인간에게 율법을 내리고 인간이 그것을 지켰을 때는 축복을 인간이 그것을 어겼을 때는 재앙을 내립니다.
인간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율법을 충실히 따름으로서 구원을 얻습니다.
이 경우 신은 믿음(Credo)에 대상입니다.
반면 그리스 신화에서는 각 가능을 나타내는 수많은 신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기원전 7세기 경에 접어들면서, 그리스 사람들은 신화는 사실이 아니라 비유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주를 형성하고 지배하는 근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은 이 만물의 근원이자 원리를 밝히려고 애씁니다.
그러다 기원전 6세기 경에 이르러, 고전 철학자(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들은
만물의 근원을 우주를 지배하는 이성적 원리, 다시말해 로고스라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로고스란 우주적 법칙은 그 자체의 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
유대의 유일신처럼 특정한 인간이나 민족에게 특별히 호감을 갖거나 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그 우주적 법칙을 어겼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지만,
우주적 법칙을 따른다고 구원이 약속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주적 법칙을 따를 때 인간은 마음의 평화(행복)를 이룰 수 있죠.
그러나 우주적 법칙을 따르기 위해서는 일단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 고전 철학에서는 우주적 법칙을 사랑해서 그것을 탐구하는 것이 가장 큰 인간의 덕목입니다.
그리스 철학에서 신은 앎(Gnosis)의 대상입니다.
이러한 그리스철학의 전통은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레반트와 이집트, 북인도까지 퍼집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정복한 지역에서는 그리스 문화가 꽃피게 되는데 그것을 헬레니즘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헬레니즘을 받아들인 로마에 의해 서유럽 전역에 퍼지게 됩니다.
사실 로마 제국 말기까지 유럽과 레반트, 북 아프리카를 지배했던 것은 헬레니즘이었습니다.
그런데 로마 제국 말기에 기독교가 국교화 되면서, 헬레니즘이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얼마 후 로마제국은 멸망하고 기독교가 중세 천년을 지배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기독교 신학자들이 기독교 교리를 체계화하면서 그리스 철학을 본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기독교 신학자들은 서로 다른 그리스 철학의 신과 유대 신화 신을 하나로 묶어내야만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주적 법칙(Logos) =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이라는 도식을 세웁니다.
그러나 그것은 서로 다른 그리스 철학과 유대의 신화를 억지로 하나로 묶은 것이라 오래 갈 수가 없었습니다.
14세기가 되자, 휴머니스트들은 유대의 신화적 전통에서 벗어나 그리스 로마의 고전 시대,
헬레니즘으로 복귀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휴머니스트들이 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교회가 가르친, 유일한 인격신이 아니라, 초월적인 우주의 법칙, 로고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로고스를 탐구하고 밝히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 철학(과학)이 영역입니다.
그리고 사실 르네상스 이후 유럽의 역사는 유대 땅에서 온 종교와 그리스에서 시작된 철학(과학)이 서로 패권을 다투는 갈등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은 21세기인 지금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황과 사제들이 교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면 휴머니스트들은 대학을 만들었습니다.
교회는 진리를 믿음(Credo)을 통해 얻어진다고 가르치고 대학은 진리를 앎(Gnosis)을 통해 얻어진다고 가르칩니다.
르네상스 휴머니스트의 이상은 17세기 계몽주의로 이어지고 그것은 또 19세기 마르크스의 혁명 이론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교회는 아직도 서구의 보수 사회의 정신적 보루입니다.
유럽의 우파는 주로 기독민주당(기민당)이고 유럽의 좌파는 사회주의민주당(사민당)입니다.
선거가 있을 때면, 교회와 기독교 신자들은 기민당을 지지하고 대학의 지식인들은 사민당을 지원합니다.
아직도 교회와 휴머니스트들은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자 이쯤에서, 생각해봅시다 한국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기독교인들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자기들 신앙의 뿌리, 전개과정, 진실에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그저 신도는 목사와 교회의 시다바리이자 돈줄이 되고,
요상한 관행이 진리가 되어 무식한 앵무새가 되는것이 善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우리 안티는 휴머니스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