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혼자만 권태기

이츠 |2006.01.02 02:33
조회 666 |추천 0

사귄지 1년 5개월째 접어드는 스물여덟살 여자입니다.

작년 공무원 공부를 하다 노량진에서 남친을 첨 만났어요.

스물일곱살에 처음으로 사귀는 남자친구였기 때문에

더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죠.(그러느라 공부는 뒷전이었지만요.ㅋ)

10개월을 늘상 붙어다니며 같이 밥먹고 같이 공부하고 그랬어요.

난 감정표현도 서툴고 삐지면 꿍하고 있는 성격이었는데

남자친구 덕분에 열렬히 싸울 줄도 있게 되었구요,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게 남자친구 앞에서 숨어져있던 애교도 마구 부리더라구요.ㅋ

말그대로 세상에 모르고 있던 연애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던거죠.

 

그러기를 10개월. 저는 사정상 먼저 고향인 지방으로 내려오게 되었어요.

남자친구는 여전히 고시원 생활을 하고있고 그 이후로 반년 가까이는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어요.

 

문제는 저 같아요.

예전에는 남자친구가 마냥 좋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사귈 수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저 자신에게도, 남자친구에게도 자신없어진다는 겁니다.

더이상 둘이 같이 있어도 예전만큼 신나지도 않구요,

남자친구가 조금만 섭섭하게 해줘도 세상에 더없이 슬프고 서러운 기분이 들어 울컥한답니다.

 

물론, 남자친구 입장도 백번 이해는 하지요.

나이 먹고 공부하느라 내가 느끼는 고통의 두배 이상은 감당하고 있을 터인데

징징대는 여자친구에게 너그러울 수만은 없는 거겠죠.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서도 가슴으로는 사람이라서

친구들의 남자친구와 비교가 되기도 하고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남자친구의 진정어린 따뜻한 말한마디인데,

요즘들어 공부하느라 무척 예민해진 남자친구에게 내가 기댈 어깨는 없어보이네요.

저 첨해보는 연애에 커플링이 어찌나 해보고 싶던지 

첨엔 농담조로 나중엔 진하게 표현많이 했는데 사정상 결혼할 때 결혼반지 하쟤요.

물론 둘다 공부하고 돈도 없고 하니까 이해는 하는데

저 진짜 얄팍한 실반지라도 갖고싶어서 혼나는 줄 알았어요.

한번 만날꺼 안만나면 반지값은 나올 거 같은데 어떻게 하는게 옳은 선택인지도 모르겠고 

지금은 그냥 포기,가 되요. 그러면서도 섭섭하고 서운한 감정은 근대로 남네요.

 

한달에 한번꼴로 만나는 것도 요즘은 좀 꺼려져요.

만나면 요즘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용돈 정도는 버는데 

남자친구는 용돈 받아쓰는 입장이니까 제가 더 많이 쓰고 남자친구는 당연한 걸로 받아들이거든요.

그리고 매번 똑같은 만남의 반복이다보니 지겹기도 하구요, 돈도 좀 아까워요.

시험이 되고 결혼을 하고 그러면 얼마나 잘해줄지 몰라도

지금의 내가 이렇게 힘들고 지치는데 남자친구에게 아무렇지 않은척 할 자신이 없어요.

 

근데도 남자친구는 아무렇지도 않대요. 여전히 만나면 좋고 즐겁대요.

말그대로 '나혼자만 권태기'에요.

이런말 하면 나중에 벌받을 지 모르겠지만, 전 요즘 서서히 지쳐갑니다.

남자친구의 불투명한 미래와 나 자신의 뾰족하지 못한 미래.

 

이럴 땐 어떡해야하는 걸까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