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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공부 열심히 해라 ~

글쓴이 |2006.01.02 14:59
조회 32,725 |추천 0

우리 남편 저번주 토요일인가... 씩씩 거리면서 집에 왔더군요

안그래도 그 전날부터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았는데

아침부터 일하러 간곳에서 약간의 감정싸움이 있었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좀 우리 남편이 심했다는 생각도 들면서

왠지 작은일에 흥분하면서 들어온 남편이 귀엽기도 하더군요 ^^ ;;

 

남편은 지금 작은 사업을 하는데 제조업 입니다.

싱크대나 붙박이장 인테리어같은 현장일을 많이 하죠

나이는 27살 .. 아참 ..이제 28살 이지만

벌써 딸 하나에 뱃속에 아이까지 두아이의 아빠랍니다 

워낙 그쪽일이 힘들다 보니까 말투며 성격이 좀 거칠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거래처상대로 일하다 보면 유한 성격일수가 없죠

 

암튼 각설하고 그날은 어학원인가 .. 학원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학원을 운영중에 공사하는걸로 봐서 보수 공사나 부분 리모델링이었던듯 ㅎ.ㅎ

꼬마 아이가 공사하는걸 옆에서 보다가 그걸 손으로 만졌던가 기댔던가

암튼 그래서 , 저희 남편이 이거 만지면 본드 뭍으니까 만지지 말라고 했다는군요

그때 짜잔 하고 나타난 그 꼬마 아이의 아빠라는 사람이

왜 이런걸 하면서 공사중이라는 설명(?) 같은걸 안써서 붙이고 하냐고

약간의 반감을 나타내고 , 그에 맞선 남편은 지금 공사하는거 안보이냐고

그걸 꼭 써서 붙여야 하냐고 말하면서 점점 말이 길어집니다.

 

아저씨 : 당신 몇살이야. 몇살인데 그렇게 건방진가 ?

남 편 : 27살이다 어쩔래

아저씨 : 27살 ? 나이도 어린게 결혼은 했나 ?

남편 : 애가 둘이다 

 

암튼 분명 옥신 각신 하면서 말도 짧아지고 언성도 높아지고

그때 날린 결정적인 그 아저씨의 한마디

 

" 너는 공부 열심히 해라 ~ " < -- 공부 열심히 해서 저런 아저씨 처럼 되지 마란뜻

아무래도 그 아저씨는 토요일날  아들을 학원에 등록시킬 정도면

주5일 근무하는곳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사람인듯 하고

우리 남편은 작업복 차림에 공사중이었으니 그사람이 순간

자신의 위치가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던진 말이었나 봅니다

 

남편은 그다지 성격이 차분하지도 좋지도 않은데

그말에 빡 ! 돌아 버린겁니다.

들고있던 연장을 하늘높이 들고(그래도 진짜 때릴 사람은 아닙니다. ^^ ;;; )

아저씨는 반사적으로 몸을 숙여 손으로 머리를 가렸다는군요

" 야 ! 너 나 일끝날때 까지 딱 여기 서있어

 나 다끝났으니까 끝나면 보자 , 도망가기만 해봐라 "

같이 사는 남편이지만 흥분하면 무섭습니다

 

옆에 서있던 꼬마는 " 아저씨 우리 아빠 때리지 마세요 ㅠ.ㅠ " 하고 울고

아이가 옆에서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 이야기를 듣는데 아이한테 미안한 생각이..

무섭게 생긴 아저씨가 무기같은 연장을 하늘높이 들었으니

암튼 아저씨랑 꼬마는 그자리를 얼른 피했고

남편은 씩씩거리고 그 말이 잘 잊혀지지 않았는지

집에 와서 왠만하면 밖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데

저에게 그런일이 있었다고 이야기 해주더군요

 

남편이 학력이 짧은건 사실이죠

남들처럼 대학도 다 다니고 해서 사업 시작하려면

적어도 30살은 되어야 하고

지금처럼 살려면 서른 중반은 되어야 되는데

일찌감치 사회에 눈돌려 돈버는데 감각을 익힌 남편은

절대 비젼이 없는곳에는 돈 안씁니다.

대학에 꼭 배우고 싶은게 있어서 가는게 아니면 낭비라고 생각하죠

사실 돈만주면 들어갈수있는 대학도 무지 많잖아요

 

게다가 자신의 학력에 대한 자격지심이나

직업에 대한 열등감 같은것도 전혀 없습니다.

결혼전 데이트 할때도 저녘약속이 있으면

일하는 중에도 당당히 트럭타고 작업복 입고 나타나서

저녘먹고 또 일하러 가는 모습이 지금까지 만난사람들과

다르더군요 .. 게다가 첨 만나서 먹은 음식은 해장국입니다. 하하

 

남편은 여름엔 낚시,래프팅등 물에서 살고,겨울엔 스키장에서살고

봄가을엔 골프치면서 자기가 하고싶은거 다 하고 사는사람입니다.

우리 나이또래의 사람들보다는 좋은차 타고 좋은집에 삽니다.

그렇게 살려고 또 힘든일도 마다 않고 열심히 하는

제가 봤을땐 공부만 많이 하고 나이만 먹어가는 사람보다는

훨씬 현명하고 현실감있는 사람으로 생각 되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공부를 많이 하고 좋은 학교를 가야

좋은 직장을 얻을수 있다는 고정관념안에서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은 학교를 가려는것도 역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좀더 남들보다 잘살기 위해 가는거 아닌가요 ?

 

예전에 여기 톡에서 이런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한 청년이 자신도 엄마가 어릴때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가르키며

너는 공부 열심히 해서 저런 사람 되지 말아라 .. 하고 말씀하셨는데

열심히 공부해 4년제 건축학과를 졸업했더니

현장에서 일당받고 일하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현실에 우울하다는 글을 본적 있습니다.

게다가 그때 마침 지나가는 엄마와 꼬마의 대화가 자신을 가르키며

" 아들아 , 너는 공부 열심히 해라 " (이하 생략)

 

세상은 참 알수가 없는거 같습니다 ^ ^

어쩌면 나도 지금의 남편을 안만났다면 그런말을 했을지도 모르죠 ..

저역시 대학을 나와서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나름대로는 나잘난맛에 살았었는데

지금 남편을 만나서 새로운 스타일의 사람을 알게 된겁니다. ^^ ;;

 

결혼전까지는 대학을 안나온사람이 더 이상하게 생각되었고

왜 ? 무슨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 ? 하고 의심했는데

세상은 참 다양한 사람이 각각 다른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사는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기 재우고 여유시간이 생겨 주절주절 ..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 ;;

속썩일때도 많지만 지금도 지나가는 길에 집에들러 문풍지 붙이고 있는 남편을

남들은 겉모습만 보고 뭐라고 하든 말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겠습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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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톡이 되었네요 .. 

자랑도 아니고 어찌보면 남편이 잘못한 부분도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어 좀 민망하기도 하고 ..

또 나쁘게 생각하시는분들도 계셔서 속상하기도 하네요

 

변명을 하자면 나이 어려 보인다고 먼저 반말을 하는 상대방도 문제가 있는듯하고

(근데 사실 남편이 어릴때부터 힘든일을 해서 그런지 10살은 더 들어 보여요 -_ - )

어린 아이앞에서 아빠를 위협한 남편에게도 문제는 있죠 ..

 

하지만 여기서 제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너는 공부 열심히 해서 이런일하는 사람 되지 말라는 그 말한마디

이 글을 쓴 저도 이사람과 인연이 없어서 다른사람과 결혼했다면

세상에 필요없는 일이란건 없는데 어쩌면 쉽게 던질수도 있었을지 모르는

그 말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말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상대를 판단하는일이 없었으면해서.... 

 

그리고 변명같지만 남편 나쁜사람은 아니거든요 ㅠ.ㅠ

아무데나 가서 그렇게 막 싸우고 그러지는 않아요

평소에는 많이 웃고 , 드라마 좋아하고 , 아이랑 잘 놀아주고

운전할때도 여성운전자 보면 집사람생각난다고 양보해주고

그러다가 가끔 트러블이 생기면 그땐 꼭 이겨야 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_ - ; 

워낙 급한 성격이라 그 상황에선 생각에 앞서 말이나 행동이 앞서네요 ^^ ;;  

앞으로 남편의 인내심을 키울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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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베플진짜 ...|2006.01.03 11:41
머야. 저 남자는 잘했나??? 지가 쪼금 모쫌 되는양 건방떨다 애앞에서 개망신당한거 아니야. 자격지심으로 싸웠다? 별루. 그게 아니라 내 보기엔 가는 말이 구린데 오는 말이 곱겠어? 그말이 더 적절할듯. 누가 막 잘했다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두 글쓴이 남편이 질타를 받을만큼 못했다고 생각안함. 입장바꿔 생각하면 남들도 다 그 입장이었음 더 하면 더하지 들하진 않았을듯.
베플흐음|2006.01.03 09:47
제 남편이 밖에서 그러고 들어왔다고 하면 혼내줄 사항인것 같네요.. 일단 그말을 듣고 욱해서 흥분했다는 자체가 자격지심이 존재한다는겁니다... 본인 스스로 당당하면 '너나 잘하세요' 소리나 하면서 비웃어줄수 있는 문제 아닌가요? 님 글에서처럼 남편분이 항상 그렇게 당당하게 느끼셨다면 충분히 그렇게 넘어갈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제 유치원 다닐정도의 아이앞에서 그게 무슨 행동입니까? 님이 사소한 말다툼 하던중 님 아이와 함께 있는데 상대방이 그런식으로 님을 위협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사람 성격이 모나고 거친거 자랑아닙니다. 님글로 보면 바깥분께서 그 아이에게 말할때나 그 아저씨께 말할때나 그리 좋게 말씀하셨다고 보긴 어려울것 같고 그런 거친 말투등으로 인해 사소한 언질이 일어난것 같은데... 물론 거기서 그런식으로 말하는 아저씨의 잘못도 크지만... 결론은 둘다 오십보 백보 똑같아 보인다는 겁니다. 님 남편도 잘한거 하나도 없습니다.
베플물론|2006.01.03 09:35
님의 남편 어린나이에 자기일하시고 훌륭하십니다. 어쨋든 성공하신것 같네요. 그치만. 어른에게 첨부터 반말하며 아이까지 있는데서. 연장들고 때리는 시늉했다는건 결코 좋은행동은 아녔다고봅니다. 님의 남편.자기일하시고.열정있으신건 칭찬받을일이겠지만. 그런행동을 고치지 못한다면 어디서든 누구나. 역시 가방끈이 짧다운운하며 무시는 못피하실듯합니다. 그렇게 노력하여 이루신만큼.행동이나 말투도 바뀌신다면 더 조을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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