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빨간색 스카프를 좋아하는 그녀는 항상 돌아오는 토요일을 좋아합니다..
카운터 앉아서 오고가는 손님들을 대하면서 다정하게 웃어주는 그녀는 오늘도 빨간색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저..."
엄지손가락을 꼼지락 대며 말못하는 사내는 어느새 얼굴이 발그레 졌습니다.
"네..고객님"
말못하는 사내에게 환하게 웃어주는 그녀는 천사보다 눈부시고 매혹적이었습니다. 저는 운동화끈을 매만지며 둘을 지켜봤습니다.
"저..오늘 시간있으면 저랑..."
말못하는 사내는 영화표 두장을 꺼내 놓습니다.
"어, 영화표네요..이거 내가 진짜 보고 싶은 거였는데 저, 주시는 거에요?"
너무좋아하는 그녀였다..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천사처럼 웃으며 기뻐하는 그녀였다.
"고마워요..잘 볼게요"
하자. 사내는 머뭇거리며
"예...잘 보세요.."
하며 물러나는 사내였다. 뒷머리를 긁적이며 영화표하나에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아직 웃음이 가시지 않은 그녀를 뒤로한채 머쓱해 하며 돌아서는 사내였다. 사내가 가자 나도 모르게 통쾌한 웃음이 흘러 나왔다.
"풋"
스카프를 두른 그녀는 순간 나의 행적에 눈길을 돌렸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런닝머신 자리로 갔다. 그녀와의 거리는 어른발 열발자국. 런닝머신의 수는 일열로 스무개정도. 영화채널 시사채널 모든게 다 되는 티비가 앞에 진열되어 있는 꽤 넓고 세련된 디자인의 헬스클럽이었다. 벽은 거울로 배치되어 자주 자신의 몸매를 비춰볼 수 있는 디자인의 꽤 깊은 배려가 들여있는 공간이었다. 나는 내 몸매보다는 그녀의 관찰용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녀만 보면 왠지 베시시 웃음이 서려 나오기 때문에 이유없이 서성이고 왔다갔다 하며 어쩔뗀 긴장시키게 만들기도 하는 그녀였다.
"왜 저만 보세요?"
순간 놀라 돌아보니 문트레이너가 다가와 내가 곁눈질로 카운터를 보는걸 알아차렷나 보다. 당황했지만 이해할 수 잇었다. 문트레이너는 그녀 옆에서 항상 알짱 거렸다. 근육질에 탄탄한 몸매였지만 남자답게 생긴것 보다는 어딘가 여성스럽게 이쁘게만 생긴 그가 항상 그녀 옆에서 수근거리며 웃을땐 온 신경이 그쪽에만 쓸려 나도모르게 곁눈질로 카운터만 흘겨 보았기 때문이다.
여
그는 오늘도 정각 여섯시에 발도장을 찍고 들어왔다. 엘리베이터 "딩동" 소리에 나는 자동으로 그쪽을 보게 된다. 다섯시에 이른 저녁을 먹어버리고 깨끗하게 양치하고 화장을 고치면 그가 들어온다.
빨간스카프를 선물받고 처음 하고 온날. 그가 나에게 처음으로 말을 붙였던 기억이 난다.
"빨간 스카프가 잘 어울리세요"
하며 웃어주는 그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전에는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 내 마음이 안좋았지만 허긴, 저렇게 잘 생긴데다 키도 훤칠하게 큰게 어디하나 미운구석이 있어야 말이지..그냥 좋다.
아까 영화표를 만지작 거리며 문트레이너와 대화를 나누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이런생각을 해본다.
'공짜표가 생겼는데 같이 보러 가실래요...'
아니다..여자친구가 있으니까 이러면 안되는건 알지만...자꾸 마음이 흔들린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그가 어느새 말끔히 옷을 갈아입고 키를 반납한다.
"어, 오늘은 일찍 가시네요"
"네..약속이 있어서요"
"아~네"
영화표를 만지작 거리며 나는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그럼 수고하세요"
그가 등을 보이며 가버리면 나는 이내 또 자리에 털썩 주저 않고 만다.
"후~우"
문트레이너는 또 새로 들어온 어여쁜 아가씨에게 자신의 몸매를 하장하듯 팔을 걷어 붙이고 이런저런 사용법을 알려주며 미소를 쏟아 내고 있다. 문트레이너는 이쁘게 생겨 유난히 여자 손님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 걱정인게 그 사람에게 관심갖는 사람이 더 많을 것 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남
재빨리 나올수 밖에 없었다. 문트레이너가 눈치를 챈것 같아 얼굴을 들 수 가 없었다.
둘이 많이 친한것 같은데 벌써 알려주지는 않았는지.."오늘은 일찍 가시네요" 했던 그녀가 마치 나를 비웃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안절부절 없는 약속 만들어 부랴부랴 뛰쳐 나오고 말았다.
여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던 그가 이주일채 나오지 않고 있다.
'무슨일이 생긴걸까?'
이런저런 생각끝에 저나벨에 나는 생각을 멈추었다. 발신자번호엔 저장되어 있지 않은 "행복하세요"문구가 유난히 울려댔다.
"여보세요"
"아..안녕하세요"
"헉!"
그였다. 그를 한번에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저나를 받혀들고 나와 마주보고 빙긋 웃는 그였다.
"오랫만이네요"
저나를 끊지 않으며 계속 나와 통화를 하며 키를 받아들고 탈의실 안으로 들어가는 그였다.
"네.."
"오늘 시간 있으세요?"
"네?"
"시간없으면 시간 좀 내주세요. 오래 붙잡진 않을게요. 퇴근 몇시에 하세요?"
"열시에요"
"됐어요 그럼. 저랑 같이 나가요"
"...."
"그럼 그렇게 알고 끊을게요. 참, 제 번호 저장 좀 해주세요"
"뚝-"
심장이 벌렁거렸다. 안에서 곤두박질. 하트가 금방이라도 내 가슴을 박차고 그에게 달려갈 것 같은 기분에 얼굴까지 발그레졌다. 오다가다 만나는 사이도 아니고 몇 마디 말도 붙여보지도 못했는데 내 저나번호는 어떻게 알았을까? 왜 보자고 한 것일까?"
끝나고 밥먹고 들어가자던 문트레이너와 다른날 먹자고 해두고 열시가 오기를 누구보다 기다렸다.
"째깍째깍"
기다려지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뭔가 불안했다.
그가 평소보다 늦게 나왔다. 한참 뭔가를 꾸물거리다가 카운터 앞에 섰다.
"사귀는 사람 있어요?"
"네?"
뜬금없이 물어보는 그였다.
"아니요...왜...요?"
아이처럼 웃으며 좋아하는 그였다.
"아니에요. 그럼 됐어요. 가요. 끝났죠?"
"네.."
지하2층에 차를 가지러 가는 그와 같이 탑승할 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어색했다. 층수가 옮길때마다 숫자를 확인하는게 다였다.
"타요"
재빨리 앞문을 열어주며 타라고 재촉하였다.
차는 두번 급회전을 크게 하고서는 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런데..어디 가시는 거에요?"
열심히 운전만 하던 그에게 어색한 침묵을 깨는 나의 물음에 그는 또 빙긋 웃었다.
"무서우세요? 제가 납치라도 할까봐...맞아요 납치하는 거에요. 하하하하"
말도 참 싸가지있고 위트있다. 정말 이쁜게 많고 사랑스러운 남자다. 이게 내꺼라면 꼭 깨물어 주고 싶은 충동을 자주 주는 남자였다.
넋을 잃고 바라보는 나를 느꼈는지
"어, 죄송해요. 장난이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