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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버렸다.........

........ |2006.02.04 20:29
조회 1,171 |추천 0

남편은 집에 관해선 별로 관심이 없는것 같다.

설겆이를 할 때도, 세탁기를 돌릴 때도, 집안 청소를 할 때도..

이것좀 치워달라 말할때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컴퓨터나 TV를 즐긴다.

일이 있을때마다 여러번 요구해보고... 그제서야 조금 하고

또 할건 없지? 다그치듯 묻고.. 끝.

다시 금세 자신의 일로 돌아간다. 자신이 원하는걸 한다. 마음껏 요구하고...

잘 안되면 마음껏 화도 낸다.

실망했지만 불평하진 않았다.

남자니까...그렇게 커왔으니까....  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고분고분 내가 다 한다는 사실이 부당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감정은 계속 누적되어 갔다.


나도 별로 깔끔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하고 생각외로 조금씩 눈에 보이는건 치우고 산다.


그냥 자취할 때처럼 망가진채로 살면 차라리 마음 편할텐데...

이런 생각도 해보고..


꼭 여자가 밥 차려주고 씻고, 정리하고, 챙겨주고.. 희생만 강요당하는 부인... 같은 느낌..


솔직히 가족이 먹여주는거 잘 받으면서만 살아오고

공평하게 아버지가 어머니와 가사를 같이 하는걸 보면서 커 온 나였기에...

내가 무조건 베풀어주는 그런 성격이 못된다.


그저께 시누이 생일이 있었다.

남편 전화가 왔다.

여자생일에 자신이 갈게 안된다고 했다.

나보고 혼자 다녀오랬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아침에 밥달라고 한다. 가끔은 오빠도 밥좀 챙겨달라고 했더니

화가 나서 말이 없다.

우울했다.

 

꼬막을 했다. 버럭버럭 씻고 끓이고 껍질 까내고...

다 만들어서 양념장 끼얹는데 와서는 껍질에 붙은 살은 아까운데 왜 버리냐고 한다...

귀찮았다.. 몰랐다고 했다.

같이 하면서 대화 했다면 받아들이는게 틀렸을것 같은데..... 슬펐다.


찻잔으로 물 마시면 안된다고 담부턴 큰 머그 컵 가져오라고 하는 말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더니

화를 냈다. 요새 왜이렇게 말을 안듣냐며...

옷을 휙휙 갈아입더니 집을 나갔다.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말에 가시들...... 행동에 가시들...... 

좀더 침착하고 한번 더 생각하고... 차근차근 풀어보길 원했는데...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고 말할 시간이 필요한데...

기다려 주지 않는다..


꿈을 꿔본다..

얼굴이 안좋네.. 하면서 다가와주고.. 기다려주고...

가끔은 마음이 안좋아 보이는데 좀 쉬어...내가 해줄께..먼저 해주는 마음...

싫어도 해주는 그런 마음... 그게 사랑이 아닐까....


베풀다가 지쳤다. 나도 막내라서... 희생만 강요하면서 살 수는 없는 성질인가 보다.

 

최근에 직장에서도 짤렸다. 기분이 최저다...


머그컵 사건으로 끊기는 대화를 하다가

결국 가사일을 당신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말했더니

담부턴 밥하지 말랜다. 설겆이 하지 말랜다. 니 먹을꺼만 챙겨라...

내껀 내 먹을것만 챙길께... 내 밥 절대로 하지 마라..

해결책도 급하다..

그래놓고 자기 의식주를 책임지고 챙기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을꺼면서...


너무나 쉽게 집을 나간 남편을 떠올리며...

나에게 지혜를 간구하며 글을 써본다.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정말 나 결혼 잘못한건 아닐까..

왠지 무서운 생각이 든다.


나도 막 나가서 술마시고...망가지고...사라져버리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남아서 눈물만 뚝뚝 흘린다.


어쩌면 나한테 맞는 사람이 아닌데.. 엉겹결에 이렇게 되버린건 아닐까..

온갖 생각이 다 든다.

 

결혼하기 전에 그랬다. 내가 살림이 서툴러서 시어머니한테 혼나면서 배워야 한다나...

그런 내용 전화통화 했다가..

그러면 내가 집에서 나가버릴지도 몰라...장난스럽게 말했더니 엄청 또 화를 내며

그런 말 했다고 나가버린다니 그럴수가 있느냐.. 집에 다툼이 있으면 휙 나가버릴꺼냐...

전화를 뚝 끊기도 하고..


그렇게 마구마구 쏟아 붇던 당신이..

 

뭐람...

결국 당신이 나가버리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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