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분의 1’의 사나이 에밀리애넨코 표도르가 격투기 세계 최강자라는 것에 이견을 달수 있는 사람은 없다. 완벽한 위기 극복 능력, 유연한 몸놀림, 경지에 다다른 삼보 기술, 그리고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얼음 파운딩까지….
현재 표도르를 잡을 수 있을 선수는 필자의 생각으론 미르코 크로캅 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한번의 대전에서 판정으로 패했지만 ‘쿠데타’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1라운드 공세 후 어떤 이유에선지 2,3라운드는 많이 지쳐버렸지만 표도르의 그라운드 기술에 한번도 말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격투기 선수론 과외활동이 너무 많았던 시기에 최강의 상대인 표도르와 경기를 맞이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승부에 세계에서 패배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선수의 기본 자세는 경기전 자신의 몸 상태를 베스트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베스트 상태에서 링에 올라오지 못했다면 그것은 크로캅의 잘못이다.
지난 2003년 크로캅이 K-1에서 프라이드로 이적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왜 최강의 스탠딩 전사가 프라이드라는 생소한 곳에 뛰어 위기를 자초하려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닌게 아니라 크로캅은 이적 초기 그라운드 룰에 적응 하지 못해 자신보다 두세 수 낮은 선수들에게 패하고 케빈 랜들맨의 펀치에 정신을 잃고 KO패 하는 등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크로캅은 상대가 어지간 한 그라운드 시도조차 섯불리 할 수 없을 만큼 가차없는 공격을 퍼붓는다. 지난 달 무제한급 GP 결선에서 반델레이 시부바가 자신의 기술을 단 한가지도 걸지 못하고 실신 패 했다. 과거 약점이었던 그라운드에서조차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고 자신의 공세로 되돌리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크로캅의 팬들은 우선 그의 하이킥에 환호 한다. 그의 하이킥은 상대의 관자놀이나 안면 부근에서 발목과 발등이 칼날인양 상대를 벤다. 그 공격에 쓰러지지 않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주먹도 위력적이다. 그의 주먹은 상대의 커버링 안으로 쏟아진다. 아래로 내리면 스트레이트나 훅으로 상대의 안면을 가격하고 커버가 위로 올라가면 바로 각도 있는 어퍼로 상대의 반격의지를 꺾어 버린다. 빠르고 각도 있는 그의 공격에서 전문가들조차 허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크로캅에게도 정상에 오를 자격은 분명 있다. 오랜 시간 황제의 자리에 있는 표도르가 한번쯤 패하는 것을 보고 싶은 건 필자만의 바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