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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뭔데...(4)

엔돌핀 |2006.02.08 10:32
조회 579 |추천 0

물을 뒤집어 쓴채 아무렇지 않게...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놀라지고 않고...그 자리에서 술을 들이키는 나를 본다...조금은 놀란듯 그리고 떨리는 손에는 수건을 집었다 다시 놓아버린다.

 

"오늘 끝날때까지 술 마실테니까 내 앞에서 그대로 있어...알았어?"
"..........."
"안그럼 니가 지금 한 행동들 책임못져"

옆에서 지금껏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오환이 형이 다가와서 내 술잔을 잡았다

 

"얌마...너 왜그러냐??...송하너 잠깐 들어가 있어"
"들어가지마...그대로 있어"
"얌마...너 취했어? 그래?"
"그대로 있어..."
"애 겁먹잖아...물 뿌리고 반말한거 나도 들었는데...그래도 너도 말 심했어...둘이 무슨 사이인줄은 모르지만...그래도 이"
"형. 재 여기 있으면 안돼...집에 동생 혼자 언니 기달리고 있어...근데 여기 있으면 안되지"
"사정이 있다고 하잖아...."
"그래도 안돼...무조건 안돼..."
"얌마...여기가 무슨 죄악이라도 되냐?? 좀 심하다"
"형 그래도 안돼..."

 

'독한걸까?? 떨리고 있지만 절대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다...

술잔이 비면 따르고 또 마시면 따르고...흐트러지지 않는 자세로 그렇게 몇 십짜리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독하다...술보다 더 독하다"
"......."
"취할것 같아..."

"그만 마시세요..."

"이제 말하네..."

"저한테 잘해주지 않으셔도 돼요...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많이 부담스러워요...아까는 제가 지나친것 같아요 사과할께요"
"흠.....나쁘지 않았어...기분 나쁘지 않았어..."
"네?"
"한번도 나한테 그럴 사람이 없었거든...그래서...새로운 기분이었어...근데 지금 마시는 술보다...나 지금...뭔가에 홀린것 처럼 제대로 취할것 같아...나 지금 제성이 아닌것 같다..."

 

그말과 함께 테이블에 그대로 머리를 박은것 같다...그 다음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도 가물가물....그저 어지럽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바 안쪽에 마련된 작은 침대에 누워있다.

머리가 깨질듯 아프다...침대옆 작은 테이블에 약봉지가 있다...유리에 붙은 메모지가 눈에 보인다.

 

( 오빠도 학생이잖아요...술 ...많이 마셔서 속 아플것 같아서 놓고 가요...그리고 다른데 알아볼테니까 다른데서 혹시 보더라도 그때는 아는척 하지 마세요...부담스러워요...송이일은 다음에 꼭 갚을께요)

 

약같은거...싫어하는데...아무리 아프고 죽을것 같아도 약같은거 먹지 않는데...자연스럽게 내 손이 약봉지에서 스스럼 없이 약을 입안에 넣는다...그동안 아파도 쳐다보지도 않은 약인데...

 

그리고 다음날 그 자리에 다른 여자가 웃고 있었다...내심 맘은 놓였지만 어디로 또 어디서 지친 어깨가 떨리고 있을지 내심 걱정됐다.

찾아가볼까???

하지만...모른척 하라는 말...기억이 난다...모른척...아는 사람을 왜 모른척 하라는거야?? 도대체...

답답하다...

 

"환희야...너 어디 아파? 내가 약사다 줄까??"

책상에 엎드려 있는 나를 조심스럽게 흔들고 있는 같은반 여자다...

그동안 내 무관심은 같은 반이라도 이름을 모르겠다...그냥 내 주위를 뱅뱅 맴돌다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따라 웃다가 내가 굳어지면 어쩔줄을 몰라한다...내가 뭐라구...

 

"괜찮아"
"그럼...뭐 필요한거 없어?"
"응"
"있으면 말해...내가 사다줄께"
"넌 나한테 왜 그러니?"
"어?"

"궁금해서"
"어? ㄱ그냥....니가 좋으니까..."
"재수없지 않아?"
"아니..절대...절대...어떻게 그런말이"

 

'나한테 이렇게 쩔쩔매는데...개는 왜 그러는거야? 도대체...자꾸 날 자극한다.

못참겠다...무작정 일학년 교실로 찾아갔다.

복도 창문에 얼굴을 내밀고 여간 소란스러운게 아니다...여기저기서 수근수근 비명소리...내가 지나가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창문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아무에게...

 

"한송하가 몇반이야?"
"네??? 송하요???? 글쎄...송하가...아...4반...한송하...4반 옆반에 있어요...근데...환희 선배 .....맞죠?"

얼굴가득 빨개진 일학년이다.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지 할말은 다 하면서...자꾸만 날 쳐다본다...

4반 팻말을 확인하고 앞 교실문을 활짝 열었다...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복도에서는 일학년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정신이 없지만 지금 오로지 왜 모른척 말라는지 그 대답이 듣고 싶을 뿐이다.

앞 교실문이 얼리자 한꺼번에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여기저기서

 

"환희 선배다...환희 선배야...몰라..진짜 잘생겼다......야 빛이 난다..완전 강동원이야...더 멋있어~

왠일이지...?

왜왔을까? 누구 찾아 왔다..좋겠다.

부럽다...손 봐봐...완전 길어...

다리봐봐..예술이다...쫙 뻗었어...

와 저 가슴에 한번 안겨봤으면...멋있다...

등짝봐...완전 ...조각이야...

야...멋있다...

진짜 잘생겼다..

"

 

..밥 먹고 와서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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