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악마를 만난다 - 20<참새>
-니가 나한테..
여느날과 다름없이 아침 일찍 학교에 오는데..
운동장에 왠 이상한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호,혹시.시체를 묻고들 계시나?-_-;
라는 어이 없는 추리와 호기심으로 인해..
그 사람들 근처로 다가갔다.
아저씨:넌 뭐야?
현수:뭐긴 새끼야-_-
라고 말하면 학교 게시판에 최현수 퇴학.이라는 글이 올라올지도 모르기에..;
가식으로 똘똘뭉친 난 예의 바른 청년으로 재빨리 변신해서-_)
그 아저씨에게 물었다.
현수:뭐하고 계세요?
아저씨:잔디 깐다-_-
현수:자,잔디라고 하셨어요?
아저씨:그럼 잔디지.쟌듸냐?-_-;
현수:...................
이,이럴수가...
모든것이 쓰러져 가는 것 같았다..
힘들게...힘 겹게 이겨낸것들이...쓰러져 가고 있었다..
난 그녀에게 말했었다.아니,선포를 했었다.
비록 알량한 자존심 따위일지라도.
난 그녀에게 나의 자존심을 걸고 말을 했다.
"너 예전에 실망이라는 말.
가장 싫어 한다고 했지?
나 분명히 말한다.
너 여기서 더 하면..나도 정말 너한테 실망할것 같다."
그런 생각에 난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날 사랑한다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까지 말을 하고 부탁을 했는데 그걸 못 들어준단 말인가?!!!
결국 너는 나보다 자존심이 먼저였단 말인가?
그녀가 예전에 말했던 그 말이 생각난다.
"오늘 있었던 일.잊지마..
오늘은 너와 나.우리 둘 만의 Holiday니까..알았지?"
뭐 우리...?
뭐가 우리야!!!!!
더 이상 그녀와 나는 '우리' 가 아니였다.
그녀는 '그녀' 일뿐이고 난 '나' 일뿐이다.
'우리' 라는 그 유치한 단어 따위는 처음부터 내 마음속에서만 존재 하던것이였다.
그녀는 처음부터 나 따위는 사랑하지도 않았을것이다.
난 정말 납득할수가 없다.
아현이란 후배가 마치 그녀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그녀 앞에서 대 놓고..나에게 웃으며 말을 걸고 장난을 치는데도..
정작 그녀는 그 일을 신경도 쓰지 않았고.질투 한번 한적이 없었다.
처음엔 그녀가 날 믿는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나가 무너져버린 지금..모든것이 무너져버린다.
그녀는 나와 아현을 보며 생각했을것이다.
둘이서 놀고 자빠졌네.라는 생각만 했겠지.
아니,그런 생각도 안했겠지.그냥 우스웠겠지.
왜냐면 난 처음부터 쓰레받기 였으니까.
그녀가 흘리고 다니는 쓰레길 청소해주는 쓰레받기..였을뿐이니까..
따져야 했다...
그녀의 눈을 당당히 보며 따지고 싶었다..
난 교실에 가방을 던져놓고..
무작정 그녀의 교실로 찾아갔다.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듯이 그녀의 교실안에는..
그녀 혼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었다.
난 크게 소리쳤다..
"야.한정현!!!"
음악을 듣고 있던 그녀가 무표정으로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나를 발견하고는 반갑다는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얼어있었다.
그런 가식적인 미소 따위로 난 녹지 않는다.
정현:왠일이야?교실을 다 찾아오구..?^^
현수:................
정현:왜그래?무슨일있어?
현수:너 정말....
정현:응?
난 비아냥 거리듯이 그녀에게 말했다..
현수:그렇게 학생 회장이 되고 싶었냐?
정현:................
현수:장난이 너무 심하다 생각하지 않냐?
정현:그 얘길 왜 또하는거야..
현수:왜 하냐고?
정현:그래.하지마.듣기 싫어.
현수:듣기 싫겠지.너때문에 한 사람은 결국 쓰러져버렸으니까.
정현:무슨말이니?
현수:운동장에 잔디깔고 있더라..^^봤니?
정현:(놀란듯)저,정말?
난 우스웠다..
모른척 하고 있는 그녀가 그렇게 얄미울수가 없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남을 속이고 상처를 주는 사람이다.
지금 두가지에 해당되는 그녀는 나에게 가장 싫은 사람이였다.
현수:하하하...
정현:왜 웃어?
현수:하하하...
정현:왜 그러냐고 묻잖아?
현수:너 이런애였구나..응?
정현:...........
난 그녀의 눈 빛을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넌...... 정말 악마야..........."
내 앞에 서 있는 그녀는 더 이상...
한사람에게 사랑 받던 그 어여쁜 악마가 아니였다.
정말 악마였다..
그녀는 내 앞에서 한참을 그냥 서있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인채 피식 하고 웃었다.
그리곤 계속 피식 거리며 웃는다..
난 그런 그녀의 행동에 다시 기분이 나빠져옴을 느낄수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런 날 쳐다보며 말한다.
내 마음을 긁어..버릴정도로...
슬픈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하지만 난 더 이상 속지 않는다.
그 슬픈 미소까지도 가식으로 만들수 있는 그녀라는 것을..
그녀는 정말 무서운 여자다.
그녀의 미소는 나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와 난 지금 이순간 부터..
두번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수 없음을 말이다...
그녀는 그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현수야...
니가 ...
나한테........
이럴줄은 정말...몰랐다........
너 말 다했으면 나 들어갈께.. "
그리곤 나를 돌아서 그녀는 교실로 들어가버린다..
난 그녀의 교실 앞에 혼자 멍하게 서있다가..
손으로 뺨을 닦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내 뺨을 타고 흘렀다..
병신.왜 우냐?
잘한거야!!!근데 도대체 우는거야!!
뭐가 그렇게 분해서 우는거야!!!!
난 왜 울었던것일까...?
창문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교실엔..
그녀 혼자만이 책상에 엎드린채 어깨를 가늘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 들리는지 모를 아기 참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비
방송반에서 하루종일 멍하게 앉아있으니..
아까부터 날 걱정스레 쳐다보던 후배 아현이 다가온다..
현수:나 혼자있고 싶거든?
아현:..................
현수:걱정마.별일 아냐.
아현:선배님.제가 있다는거 잊지 마세요.
현수:안잊어..니가 했던말까지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
아현:서,선배님...
현수:그러니까 나 지금 혼자 있게 해줄래?
아현:고,고마워요..그리고 미안해요.
솔직히 그녀는 미안해 할 이유가 없다.
누군가를 사랑 한다는것이 이렇게 힘든줄일인걸 이제 알았으니까.
적어도 짝사랑을 하는 그녀의 마음은 나보다 더 아플것이다.
사랑하는 상대가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하고 있을때의 그 기분.
그리고 매일마다 그걸 봐야 한다는 그 기분..
날 향한 아현의 마음은 내가 상상하는 이상보다 클지도 모른다..
난 학생회장 김태형을 찾아갔다
김태형:안녕..
현수:응..
김태형:운동장 봤니..?
현수:봤어..
김태형:걱정마.난 괜찮아.^^
현수:미안하다..
김태형:니가 뭘..그리고 정현이 너무 뭐라하진마.어차피 걔 탓도 아니고.
내가 한말에는 책임을 져야 했으니까...
현수:넌 정말 착하구나.
김태형:나야말로 너한테 고마워.이젠 잠을 편히 잘수가 있어.
그때는 그녀석이 마냥 착한줄로만 알고있었다.
그리고 그녀석이 무슨말을 하는건지 난 전혀 알수가 없었다..
난 그때 이성이라곤 없었으니까..
단지 나만의 감정 세계에 틀어박혀 있었을뿐이니까.
민식,정태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
현수:얘들아.
민식:우리가 왜 얘들이냐?미쳤냐?
현수:^^
정태:저새끼 웃는거 봐라.졸라 재수없지 않냐?
민식:난 너도 재수없어.
정태:-_-;;
현수:나..있잖아...
민식,정태:니가 뭘 있어?넌 없어
현수:씨발;좀 들어봐!!
민식:미안.무슨 일인데?
현수:나 헤어진것 같다.
.............................
장난을 치던 두 녀석은 갑자기 말이 없다..
그러다 민식이 녀석이 말이 없으면 안될 분위기를 느꼈는지..
날 위로 해주기 위해 입을 연다.
민식:미친놈-_-헤어지면 헤어진거지.헤어진것 같다는 뭐냐?
현수:그냥..헤어진것 같아.
민식:병신아.사랑한다면서 뭐하러 헤어져?
현수:아냐.사랑하지 않았어.
민식:지랄하네.
현수:정말이야.생각해보면..사랑은 아니었던것 같아.
그렇게 말하면 정말 사랑이 아닐줄 알았다...
민식:사랑이 아니였다..?누구냐?너냐?그애냐?
현수:내가...^^
민식:니가?
현수:응.
민식:정말...?
현수:응.내가.
민식:정말.....?
현수:응-_-
민식:정말로???????
현수:아니.그애가....
........................
민식:그래.누굴 속이려 드냐.니가 진심이었다는거 우린 전부 다 아는걸..
참고 참았던 눈물이 조금씩 흘러나옴을 느낄수 있었다..
졸라 쪽팔렸다..-_-;
비가 내렸음 좋겠다.
친구들에게만큼은 이런 약한 모습보여주기가 싫었다.
비가 마음껏 내려서 눈물인지 비인지 알수 없을만큼..
내 뺨을 적셔주었으면 좋겠다...
민식:새끼.우냐?
현수:미친.안 울어.
민식:새끼.운것 같은데?
그때 신기하게도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이,이런....
저,정말 비가 내린다.............
현수:야.비온다..
민식:이새끼.지금 질질 짠거 비 맞았다는 핑계로 써먹을꺼지?-_-
역시 민식은 나에 대해선 모르는게 없다.
내 마음 깊숙한곳 까지 들여다 보고 있는 무서운 새끼다.
난 내리는 비를 보며..흘러 내리는 눈물을 참지 않았다.
이 순간만큼은 친구들도 날 이해해주겠지?
눈물이 아닌..
비라고 속아 넘어가주겠지?-_-
날 계속 쳐다보던 민식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한다.
"현수야.너 술이 왜 있는지 아냐?
너 같은 새끼들.마시라고 있는거야.
그럼 우리같이 사랑도 해보지 못한 새끼들은 왜 술마시는 줄 아냐?
너 같은 새끼.위로 해주라고 같이 마시는거야.
현수야.힘들어하지마.
너의 그 슬픔..우리가 같이 나눠서 마셔주마.
........................
그러니까 내 말은...
지금 질질 짜고 있는거 다 아니까 비 맞은척 연기 하지말라고-_-..씹색아
현수:풉..
난 민식과 정태를 보며 웃었다..
정태:병신새끼.웃기는..
민식:그러게.졸라 바보같다.
현수:^^
난 그들을 보며 생각한다.
너희들이야 말로 내 목숨까지도 줄수 있는 친구들이란것을..
민식:씹새끼.고맙냐?우리에게 니 목숨까지 주고 싶지?
현수:지랄.그런게 어딨어.말로 백번 해봤자.막상 행동으론 힘들껄.
민식:아마도 그렇겠지?
현수:물론...
민식은 그런 날 향해 알수 없는 웃음을 짓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난 그녀석의 그런 웃음이 이상하게도 졸라 재수가 없었다..;
내 마음과도 같은....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내 주위에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날것만 같은 기분이다.
-참새
아침 일찍 방송반에 가니 한장의 종이가 놓여져 있었다.
그 종이를 가장 먼저 발견한건 나였다.
-동아리 탈퇴서-
저 정현입니다.
이런거 내게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도 방송반엘 거의 가진 않지만..
더 이상 방송반을 출입한다는게 저에겐 조금 무리인것 같습니다.
그냥 이렇게 생각해주세요..
그동안 싸가지도 없고 건방진 후배가.
반성하는 의미로 이렇게 떠난다고 말이예요...
감사했습니다..
탈퇴서를 들고 있던 나의 손이 부들 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렇게 탈퇴를 해버리면...
그녀와 난 더이상 마주칠 껀덕지도 없기 때문이다.
벌써 그녀와 헤어졌다고 생각하는 내가..
무슨 미련이 남았던 것일까?
난 다시 그 종이를 들고 그녀의 교실을 찾아갔다..
역시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교실엔 그녀 혼자 만이 창밖을 바라보며 서 있다.
현수:야!!!한정현!!!
창밖을 바라보던 그녀가 날 돌아본다.
항상 미소를 띄어주던 그녀는 이제 무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현수:이게 뭐야?장난하냐?
정현:현수야.
현수:내 말에 대답부터 해!!
정현:밖으로 나가자..
현수:어-_-;
난 그녀와 함께 학교 밖으로 나가서.
항상 그녀와 함께 점심을 먹던 그 벤치에 앉았다..
벤치에 앉은 그녀는..
하늘을 바라보는건지.저 멀리 전봇대 전선에 앉아있는 참새를 바라보는건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현수:말해.이거 뭐야?
그녀는 그런 나의 질문에 입을 열기 시작했지만.
먼곳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아기 참새와.. 엄마 참새가..
전봇대 전선위에..나란히 앉아 있어.
그런데 아기 참새가 힘이 없는지 자꾸 휘청거려..
더이상 버틸 힘이 없었나봐....
그럼 엄마 참새는 아기 참새에게 말해줄까?
그렇게 휘청거리고 있으면.....
땅바닥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리고 땅바닥으로 떨어지면 죽는다는 사실을 말이야...."
난 알수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도대체 그녀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건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현수:너 요즘 참새 잡고 다니니?-_-
정현:풉...아니.
현수:근데 왜 그런 이상한 질문을 해?
정현:현수야.부탁이야..대답해줘..
그녀는 진심으로 나에게 대답을 원하고 있었다..
난 간단한 질문이였기에 간단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녀는 나의 대답을 듣고는..
몸을 흠칫 떨더니...
고개를 숙여 무릅에 얼굴을 파 묻고 말았다..
알수가 없는 그녀의 말..
알수가 없는 그녀의 행동...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다...
그녀는 무릅에 얼굴을 파 묻고는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나에게 단 한마디만 하고는..
내 곁을 정말 떠나버렸다...
"..말했잖니..
그 아기 참새는...
더이상 버틸 힘이 없는 참새였다고..."
Written by Love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