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자친구를 만난지는 1년 정도 됐습니다.
처음 그 사람을 알았을 때는 그냥 친한 직장 동료였고. 그한테
5년 된 여자친구가 있다는걸 알았죠..
신입 동기들끼리 자주 모여서 술 마시고 식사하고 하다보니
친해지게 됐죠.. 사실은 여자친구가 있지만 그냥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좀 좋아하기도 했지만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이라서 손을 내밀 수도 없었고. 그냥 바라보는 친구사이였습니다.
단체로 자주 모이는 술자리에서 그 사람은 여자친구랑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자주 그랬죠. 그리고 저랑 둘이서 밥 먹거나 영화보는 일이 있을 때는 여자친구
전화가 오면 절대 안 받더군요. 전 바람 피는 것도 아닌데 제가 조용히 있을 테니
받으라는 말도 자주 했는데.. 그냥 여자친구랑 헤어지려고 할 때마다
많이 매달려서 못 헤어졌다 그러더군요. 아무리 좋아는 했지만 저 같은 여자로서
맘이 미안해서 잘해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같이 가다가 여자친구를 마주쳤는데 이 사람이 인사도 안 시켜주고
냅다 먼저 가라고 뛰어가더군요.. 후움 ㅡ.ㅡ;; 그리고 다음날 극장 앞에서 또 만났는데
여전히 인사는 안 시켜주고 멀리서 손 흔들며 목례 하고 가더군요. 그 때까지만
해도 정말 저와 그 사람은 그냥 친한 직장 동료였습니다.
좀 거하게 회식이 있던 날 다른 사람들은 새벽 늦게까지 안 들어갔지만
전 집에서 전화가 와서 혼자 집에 가려고 몰래 일이서 나왔습니다.
그 사람이 쫓아 나오더군요. 바래다 준다고.. 사실 새벽 2시 정도 되는 시간이라
무섭기도 하고 해서 그냥 택시 같이 타고 집앞까지 갔습니다
집 앞에서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술 김에 ㅡ.ㅡ;; 후움
우리는 사귀게 됐고... 전 그 사람이 금방 그 여자랑 정리할 줄 알았습니다
자주 헤어지고 싶다고 말했고.. 제 앞에서만 그랬을 수도 있지만요..
평일에는 일 끝나고 저랑 만나고 주말에는 그 여자 보러 가더군요. 그 사람
집이 여기가 아니라 일때문에 이사 왔었던거였거든요. 물론 학교 CC라서
친구들과도 다 아는 사이라서 늘 친구 생일이야.. 친구만나러 간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제가 바보인건지 그런 인식이 없었습니다.
여자친구 만나러 가는 구나 하는 생각도 거의 안해봤구요..
늘 갔다올때마다 미안...미안이란 말을 하는 그 사람한테 모가 미안하지 하는
생각을 중얼거릴 정도로...
그 사람이 일자리를 옮기게 됐고, 그 여자친구와도 저와도
거리적으로 먼곳에 놓이게 됐습니다. 그 사람이 이직이 결정된
저녁에 그러더군요. 한 번도 나한테 당당해보지를 못했다고..
헤어지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고.. 이번에 멀리 가게 되니까
그 여자랑 꼭 정리하고 너만 바라보겠다고 말해주더군요.
사귄지 3개월만에 처음 듣는 말이었죠.. 그래도 정이 있어서
그 여자한테 매몰차게 하기 힘들고 친구들하고도 다 연관이 되어 있으니까
그 여자가 지쳐서 떨어지게 하는 쪽이 낫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제가 그 사람의 정식 여자친구가 아닌 것을 빼고는 저한테
정말 잘했습니다. 선수다 싶을 정도로 눈치가 빠르고
기분 나쁠 때마다 해주는 선물들이나.. 말들...
그 여자 친구 전화는 지독히도 안 받고 모른척 한다고 들었는데
제한테는 무슨 일이 있듯 꼬박꼬박 보고 해주는 연락들...
여름 휴가 때 어차피 외박 못하는 저는 둘이 가는 여행이나 이런거
사실 꿈도 못꾸고 있었는데. 여자친구랑 친구들이랑 다 같이 3일정도
가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리 알고 시작했어도.. 나름대로 믿고 있었는데
제 정신으로 잘 갔다와라 말해주기 힘들었습니다..
제 남은 자존심은 포커페이스라도 지켜주면서 아무렇지도 않는 척 하는것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조금 있으면 만난지 1년이 되죠..
얼마전 그 사람은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여름에 한 번 헤어졌었지만 여자친구가
일하는 곳까지 쫓아와서 다시 만나다가.. 한 2주전에
정말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다른 사람 있다고 하니까 절대 안 믿어서
미안하지만 제 문자 보여줬다구 하더군요. 그래서 그 여자친구가 저한테
전화를 했구요. 예상치 못했지만 그 사람 전화 빼앗아서 도망가서 그 전화로
했더군요. 그래서 받고 잠시 얘길 했죠.. 그 날 저녁에 시내 한 복판에서
전화기 찾으려고 싸우고 했다더군요....
그리고 그 후로는 정말 헤어졌구나.. 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 여자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더군요.
헤어진지 얼마 안되서 그런일 생기니까 죄책감이 많이 드는
모양이더라구요. 저도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 하고 있었는데
그 멀리서 초상집 이틀이나 다니는데.. 휴가도 못 내는 사람이
일하다가 중간에 나와서 기차타고 왔다갔다 하는걸 보니.. 마음이 안 좋더군요..
그리고 다른 친구들 말이 너가 다른 여자 좋아하는건 아는데
지금은 얘가 너무 힘들어 하니까 옆에 있어주면 안되겠냐고.. 그러더래요..
그리고 그 여자분은 울면서 가지 말라고 매달리고..
안 오면 죽겠다고 그러고..
어머니 돌아가신 상황 힘들죠.. 거기다가 그 집착 심했던 그 여자친구로서
저런 말 충분히 나올거라 예상했습니다.
저도 예전에 스토커 하나 붙었었는데.. 전화 안 받고 헤어지자고 그러면
죽겠다고 그러고.. 새벽에 전화 60통씩 해대고 음성에 지금 죽는다고 남기고..
같이 죽자고 차 막 몰고.. 직적 본인이 사고까지 내고... 그러고 나서도.. 지금 헤어지고
멀쩡히 잘 살고 여전히 다른 여자 만나러 다닙니다..
그래서 그 여자분 절대.. 안 죽을거라고. 괜찮을거라고.. 전 믿는데
그 사람은 아닌가봐요..
저도 상황이 나쁜건 이해가가요. 하루에 10시간도 넘게 일할 때도 많으면서
그 힘든데 휴가도 못내면서 일하다가 거기 가는것도 그 사람이 마음에
죄책감을 덜 수 있는 일이라면 상관 없어요.
근데.. 그 여자분 너무 힘들어 하니까 옆에 있어주라는 친구들..
또 다시 돌아오라고 매달리는 그 여자분...
그냥 빈말이라도 옆에 있어줘 라고 말하기 쉽지 않네요.
저 정말 화 안내는 사람인데.. 어제 저녁 이 얘기 하면서
화냈습니다. 그 사람이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예전엔
나만 울렸었는데..이제는 모두가 다 힘들다고.. 그러더군요..
그 여자한테 더 이상 사랑하지 않고 너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도..
그 여자가 울면서 돌아오라고 했답니다...
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데..
내가 만나라고 하면 가서 그 여자 위로 해주다가 뭘 어찌 할거면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 만나게 되면 이제 나까지 속일거냐고 화냈습니다..
참 그 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비참해졌습니다..
힘들어도 나를 사랑하고 나를 선택하지만 마음이 무거워서,,
주변 친구들과 그 여자분의 매달림에 마음이 가는 그 사람이
참 미웠습니다.. 나는 늘 참아도 되는 사람인가.. 나는 그 사람이 사랑한다고 말해도
늘 뒷자리일 뿐인가 하는 생각에 정말 마음이 쓰렸습니다.
나한테는 평생 미안하기만 하다고.. 이번에도 내가 아마 양보할 줄 알았나 봅니다.
화내니까 미안하다며 한숨 쉬더군요. 이번주까지 정리 해볼께..이러면서요..
정많고 우유부단한 그 성격 너무 잘 아니까 이번 주말에도
장례식 끝나고 친구들 모이는 자리에서 무슨 말이 나오면 또 흔들릴까 걱정이 됩니다.
내가 이렇게 비참해지면서도.. 내가 가장 친한 주변 사람들한테 안 좋은 소리 들어
가면서도 그 사람을 만나는건..... 그 사람이 너무 보고 싶어서인데..
그 사람은..... 왜 날 만나는건지...
이번엔 자기 생각도, 친구들 생각도, 그 여자친구 생각도 하지 말고
제생각만 해주면 안되는지....... 제가 너무 이기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