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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똠방’ 활용 잘하면 땅투자 절반 성공

똠방각하 |2007.04.16 15:22
조회 89 |추천 0

 

투자자들의 경계 대상이자 협력자

 

강원도 평창군에서 3년째 ‘똠방’(땅을 모아 투자자에게 넘기는 현지인) 노릇을 하는 K씨.

10월 초 이른 아침, 봉평면의 마을 이장 J씨로부터 ‘괜찮은 물건(땅)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틀 전 만나 ‘좋은 땅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며 쳐놓은 그물이 예상외의 효과를 발휘한 것.

 

J씨는 “마을의 한 주민이 사정이 급해 땅을 싸게 내놓았다”는 따끈따끈한 정보를 제공했다.

현장을 둘러본 K씨는 곧바로 자신과 한팀으로 움직이는 서울 부동산업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다음날 새벽 서울에서 내려온 투자자는 즉석에서 계약서를 도장을 찍었다.

매매가는 4억5000만원. 계약 성사후 K씨는 2000만원 전후의 수고비를 챙겼다.

 

또 다른 ‘똠방’ H씨는 올해초 2억원에 산 땅을 최근 3억원에 팔았다.

알펜시아리조트 단지 등 개발 효과를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처럼 땅을 비싸게 되팔 수 있었다.

H씨는 가끔 평당 2∼3만원의 복비를 얹어 서울 큰손들에게 직접 넘기는

‘데두리(독립적인 중개행위)’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똠방’은 협력의 대상?

 

반면 ‘똠방’의 농간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도 있다.

부동산개발업자인 L씨는 재작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전원주택단지 개발을 위해 강원도 횡성에 임야 5000평을 매입하고,

군청으로부터 어렵게 개발허가를 받아냈다. 허가를 받았으니 일이 다 성사됐다고 여겼던 L씨.

 

하지만 마을 ‘똠방’(이장) M씨가 찾아와 다짜고짜 ‘

우리 동네에서 개발사업을 하려면 마을발전기금으로 5000만원을 내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일이 꼬기 시작했다.

터무니없는 요구에 어이가 없던 L씨는 이를 냉정히 거절했다.

요구 금액이 너무 많은데다 태도가 무례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후 사업부지 입구에 “악덕 투기꾼 OOO는 물러나라”는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이처럼 땅 투자자에게 ‘똠방’은 때론 경계의 대상이지만

긴밀한 관계를 맺어둬야 하는 협력의 대상이기도 하다.

권한이 막강한 데다 동네언론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지 출신 부동산 중개업자의 경우 현지 ‘똠방’과 연계하지 않고선

영업이 어려워 무시하기 힘들다. 지역 매물정보를 꿰차고 있어서다.

 

대개 현지 지역정보에 밝은 이장 등이 ‘똠방’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투자자에게 물건을 공급하고 일정한 구전을 챙긴다.

‘똠방’의 힘은 지역개발사업에서도 발휘된다.

마을도로 개설 등 사업계획 수립과 예산집행권을 모두 이들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도로개설 등에 지원되는 주민지원사업비의 경우 일부 지자체에서는

여론수렴을 이유로 각 마을의 이장들에게 사업계획을 수립토록 한다.

이장이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오면 지자체에선 형식적인 검토를 거친 뒤 예산을 내준다.

이 경우 지자체에서는 사업이 현지 이장단에서 결정됐다는 이유로 지도ㆍ감독을 거의 하지 않는 게 관례다.

 

‘똠방’ 잘 사귀어 대박 터트리기도

 

‘똠방’으로 나선 마을이장을 잘 사귀어 대박을 터트린 사람도 있다.

세무공무원 출신인 K씨는 2003년 5월 은퇴 후 정착용으로

남양주시 조안면 S마을 일대 밭 300평을 평당 14만원에 매입했다.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등 주변환경이 좋아 투자가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에서 외딴 곳으로 좁은 농로만 연결돼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게 흠이었다.

 

당시 땅을 중개한 사람은 S마을이장이었던 L씨. 땅을 산 뒤

K씨는 현지에 내려갈 때마다 L씨를 찾아가 인사를 했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2004년 L씨는 이 마을에 배당된 주민지원사업비 1억여 원으로

K씨 땅까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내주었다.

어차피 사업비 사용계획을 짜고, 이를 집행하는 일은 마을이장인 L씨의 고유 권한.

도로가 뚫리자 땅값이 올랐다.

2004년 10월, K씨는 이 땅을 서울의 한 중개업자를 통해 6억원에 카페용지로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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